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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너머의 삶 베네딕트 앤더슨 자서전

원제 : A Life Beyond Boundaries (2016)

베네딕트 앤더슨 저 | 손영미 역 | 연암서가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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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870442 / 264쪽 124 x 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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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베네딕트 앤더슨은 민족주의 연구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고,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연구에 이론적인 틀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그 언어와 권력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뉴욕타임스』

국가든, 학교든, 언어든 앤더슨은 거품을 정말 싫어한다. 그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문화에 등장하는 평생 코코넛 껍질 속에 갇혀 사는 개구리 얘기를 자주 하는데,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코코넛 껍질에서 빠져나오는 느낌이 든다. -『이코노미스트』

우리 시대 최고의 지성 베네딕트 앤더슨의 경이로운 학문적 여정

베네딕트 앤더슨(Benedict Anderson, 1936∼2015)은 중국 쿤밍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와 아일랜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영국에서 수학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 대학교 대학원에서 당시 부상하던 동남아시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로 재직했다. 1965년 인도네시아의 좌익 쿠데타 시도에 군이 개입되어 있음을 폭로한 후 수하르토 정권으로부터 입국 금지 조치를 당했다. 당시 백만 명에 달하는 좌익 인사가 쿠데타 혐의로 피살되었다. 앤더슨은 35년이 지나서야 인도네시아에 돌아갈 수 있었고, 그 사이 태국, 필리핀 등을 연구하고, 필리핀의 소설가 호세 리살 등 19세기 무정주부의자들을 다룬 역작『세계화의 시대』(『세 깃발 아래에서』의 개정판)를 펴내기도 했다.
이 책 『경계 너머의 삶』에서 앤더슨은 외국어 공부의 즐거움, 현장 연구의 중요성, 번역 작업의 희열, 신좌익이 전 세계 학계에 끼친 영향, 후학 양성의 보람, 세계 문학에 대한 애정 등, 세상을 향해 열린 마음으로 살아온 생애를 묘사하고 있다. 그의 저작 중 가장 유명한 『상상의 공동체』집필의 동인이 된 몇 가지 개념과 영향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예리하고 독창적인 논의는 민족주의 연구의 틀을 바꾸어 놓았다.
베네딕트 앤더슨은 2015년 12월, 이 책의 교정쇄 수정을 마친 얼마 후 자바에서 타계했다.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보내온 추모사만 보아도 그의 저작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불어넣어 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저자 소개

중국 윈난 성의 쿤밍에서 태어나 베트남인 보모의 손에 자랐으며, 캘리포니아?아일랜드?영국에서 학교를 다닌 후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고전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코넬대학교 대학원생으로서 일본 점령기와 그 직후의 인도네시아에 대해 여러 해 동안 현지에서 수집한 자료로 자바의 ‘해방 3년사’에 관한 박사학위논문을 완성했고, 1967년부터 2002년까지 같은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정치학과 동남아시아학을 가르쳤다. 1970년대 초 인도네시아의 군사 정권에 의해 입국이 금지된 후에는 태국과 필리핀도 연구했다. 영국 국적을 포기하면서 아일랜드 국적을 취득했고, 1970년대 후반에는 인도네시아의 공산당 출신 정치범들과 인도네시아 점령 하 동티모르인들이 겪는 현실에 대해 미국 의회에서 증언했다. 대표작 『상상된 공동체』 외에도 역사와 정치, 문화, 문학 분야에 걸쳐 수많은 연구를 남겼으며, 자전적 회고록 『경계를 넘은 삶』(A Life Beyond Boundaries, 2016?/?일본어판 『코코넛 껍질 밖으로』(ヤシガラ椀の外へ, 2009))을 출간했다. 미국 사회과학연구위원회의 앨버트 O. 허시먼 상(2011)을 비롯해 학술상을 다수 수상했다. 유럽과 동남아시아의 여러 언어에 능통했으며, 동남아시아 작가와 혁명가들의 글 다수를 영미권에 소개하면서 때로는 직접 번역했다. 2015년 12월 인도네시아 동부자바에서 영면했다. 

역자 소개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영문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 수료 후 미국 오하이오주 켄트 주립대학교 영문과에 진학, 석사학위를 받고, 에밀리 디킨슨의 시간시(時間詩)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강사로 근무했다. 1995년부터 원광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The Challenge of Temporality: The Time Poems of Emily Dickinson』, 『English in Action』, 『서술이론과 문학비평』(공저), 옮긴 책으로 『여권의 옹호』, 『현대 서술이론의 흐름』(공역),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선 프롬』, 『암초』,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여섯 살』, 『훌륭한 군인』 등이 있다. 영문학 안에서는 서술이론(narrative theory), 페미니즘, 유토피아 문학, 사상사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책 속에서

P. 30 내가 아일랜드 국적을 취득한 데는 개인뿐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도 있었다. 당시 베트남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반공산주의 군대가 권력을 장악하고 100만 명에 이르는 공산주의자 및 동조자들을 학살한 참이었다. 그런 일을 보면서 나는 좌익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다. 동생들은 이미 영국 국적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는데, 나는 태어났을 때 아일랜드 성인 오고먼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신 아버지를 생각해서라도 아일랜드 국적을 따야 할 것 같았다.
부모나 조부모 중 한 분이 아일랜드에서 출생했다는 걸 증명하면 아일랜드 국적은 쉽게 취득할 수 있었다. (우리 아버지는 당시 할아버지가 근무하신 페낭, 어머니는 런던에서 태어나셨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일랜드 민족주의자들이 영국에 반항해 일어난 1916년 부활절 봉기 당시 반도(叛徒)들이 출생신고서가 있는 건물을 불태워 버렸다. 하지만 어머니 친구 중에 취미로 워터포드 군의 가계를 연구하는 분이 계셔서 그 분으로부터 위와 같은 내용을 듣게 되었다. 나는 지역 국회의원에게 그 분이 해주신 이야기를 전했고, 그의 도움으로 1967년에 처음으로 아일랜드 여권을 발급받았다. 


P. 36 내가 처음 학교에 간 것은 1942년쯤인 것 같다. 당시 아버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투병 중이셨고, 어머니는 1943년에 여동생을 낳으셨다. 남편과 아기를 돌보느라 너무 힘들었던 어머니는 기운이 넘쳐서 늘 티격태격하는 두 아들을 오늘날 실리콘 밸리의 변방 로스 가토스(Los Gatos) 외곽에 있는 컨트리 스쿨이라는 기숙학교에 보냈다. 북유럽 출신의 엄격한 두 여성이 운영하던 이 학교는 지금도 그 자리에 있지만 도시가 많이 커져서 지금은 거의 시내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우리에게 아주 낯선 곳이었고, 부모님도 너무 보고 싶고, 체벌도 자주 있었다. 나는 야뇨증이 있어서 교칙에 따라 거의 매일 아침 수업을 빼먹고 이불을 빨았는데, 이것 때문에 애들이 늘 심하게 놀리고 괴롭혔다. 그 학교에서는 배운 게 하나도 없다. 


P. 42 엄청난 분량의 고대 문학을 읽은 것은 또 다른 경험이었다. 두 위대한 비기독교 전통에 푹 빠지는 느낌이랄까. 장학생들은 학교의 우등생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민망해서 빼놓고 가르치는 성적인 장면을 비롯해 거의 모든 자료를 읽을 수 있었다. 그 분들이 중시하는 고대 문화와 우리가 배우는 현대 문화는 서로 많이 달랐다. 학교에서는 몸을 내보이는 걸 부끄러워하거나 옷으로 감추라고 배웠지만, 고대 그리스의 조각들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아주 아름다운 신체들을 당당히 표현하고 있었다. 1950년대 영국에서 동성애는 여전히 범죄 행위였고, 발각되면 몇 년씩 투옥될 수도 있었지만, 고대 신화는 소년이나 청년과 사랑에 빠지는 신들의 이야기로 넘쳐났다. 고대사에는 젊은 두 연인이 용감하게 전쟁에 나가거나 서로의 품에 안겨 죽은 이야기들이 등장했고, 아름다운 사랑의 여신과 활과 화살로 무장하고 그녀를 돕는 장난꾸러기 소년신도 있었다. 그런 이야기에 비해 기독교는 재미없고 편협해 보였다. 

 

목차

역자 서문
서문

제1장 이주(移住)의 연속
제2장 지역 연구
제3장 현장 연구
제4장 비교의 틀
제5장 학제간 연구
제6장 은퇴와 해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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