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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45621 / 172쪽 130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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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문학동네 시인선 [149]
출판사 리뷰
문학동네시인선 아흔여섯번째 시집 신철규 시인의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를 펴낸다. 이 시집은 201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시인의 첫 작품집이기도 하다. 크게 4부로 나뉘어 총 64편의 시를 고루 담아낸 이번 시집은 해설을 맡은 신형철 평론가의 말마따나 “세상의 슬픔을 증언하기 위해 인간의 말을 배운 천사의 문장”으로 가득차 있다.
● 시인의 말
떠들썩한 술자리에서 혼자 빠져나와
이 세상에 없는 이름들을 가만히 되뇌곤 했다.
그 이름마저 사라질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절벽 끝에 서 있는 사람을 잠깐 뒤돌아보게 하는 것,
다만 반걸음이라도 뒤로 물러서게 하는 것,
그것이 시일 것이라고 오래 생각했다.
숨을 곳도 없이
길바닥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이
더는 생겨나지 않는 세상이
언젠가는 와야 한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겠다.
하늘에 있는 마리와 동식이에게
그리고 고향에 계신 할머니께
이 시집이 따스한 안부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7년 7월
신철규
슬픔의 과적 때문에 우리는 가라앉았다
슬픔이 한쪽으로 치우쳐 이 세계는 비틀거렸다
신의 이름을 부르고 싶었지만 그것이 일반명사인지 고유명사인지 알 수 없어 포기했다
기도를 하던 두 손엔 검은 물이 가득 고였다
가만히 있으면 죽는다
최대한 가만히 있으려고 할수록 몸에 힘이 들어갔다
나는 딱딱해지고 있었다
해변에 맨발로 서 있던 유가족
맨살로 닿을 수 없는 거리가 그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죽을 때까지 악몽을 꾸어야 하는 사람들의 뒷모습
학살은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꾸는 악몽 같은 것
손가락과 발가락까지 피가 돌지 않고
눈이 심장과 바로 연결된 것처럼 쿵쾅거렸다
모든 것이 가만히 있는 곳이 지옥이다
꽃도 나무도 시들지 않고 살아 있는 곳
별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멈춰서 못처럼 박혀 있는 곳
죽은 마음, 죽은 손가락, 죽은 눈동자
위로받아야 할 사람과 위로할 사람이 한 사람이라면
우리에게 남은 것은 기도밖에 없는 것인가
우리는 떠올라야 한다
우리는 기어올라야 한다
누구도 우리를 끌어올리지 않는다
가을이 멀었는데 온통 국화다
가을이 지난 지가 언젠데 국화 향이 이 세계를 덮고 있다
컴컴한 방에 검은 비닐봉지를 쓰고 앉아 있는 것처럼 숨이 막힌다
꿈속에서도 공기가 희박했다
해변은 제단이 되었다
바다 가운데 강철로 된 검은 허파가 떠 있었다
시인의 말
1부 우리가 고개를 숙일 때
소행성
권총과 장미
식탁의 기도
프롬프터
벌거벗은 모자
생각의 위로
눈물의 중력
모래의 집
샌드위치맨
다리 위에서
단종
다족의 천사
불청객
연기로 가득한 방
커튼콜
개기일식
2부 우리는 혼혈이 되어야 합니까
플랫폼
구급차가 구급차를
연인
백지
한밤의 핀볼
밤의 드라큘라
당신의 벼랑
저녁 뉴스
해변의 진혼곡
데칼코마니
밤은 부드러워
유빙
외곽으로 가는 택시
비밀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술래는 등을 돌리고
3부 그때부터 우리는 모두 벽이 되었다
바벨
어둠의 진화
벽
검은 방
부서진 사월
가상현실
슬픔의 자전
마비
No surprises
동심원
등과 등 사이
동상
기념사진
무지개가 뜨는 동안
꽃의 내전
검은 숲
4부 이무기는 잠들지 않는다
꽃과 뼈
꽃피네, 꽃이 피네
파브르의 여름
복수에 빠진 아버지
빙글빙글
손톱이 자란다
공회전
뫼비우스의 띠
기생
울 엄마 시집간다
의자는 생각한다
눈 속의 사냥꾼
할아버지는 들에 가서
눈보라
거기, 누구?
이무기는 잠들지 않는다
해설| 6년 동안의 울음
|신형철(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