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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가면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들을 위한 동시대 미술 안내서
원제 : Playing to the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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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 롱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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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유물멍 원고 공모전」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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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샤론(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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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산드로 루도비코
- 22,500
- 20,700
- 18,000
- 18,000
출판사 리뷰
“언젠가 나는 〈다정한 합의〉라는 항아리를 만들었다. 그때 나는 딜러에게 내 작품을 손에 넣으면 좋을 만한 사람들과 기관들 상위 50위까지의 명단을 받아 그 항아리에 장식처럼 그 이름들을 써넣었다. 그 항아리는 터너 상 전시회에 전시되었는데, 항아리에 이름이 적힌 이들 중 다키스 조아누라는 거물 수집가가 테이트 갤러리에서 그 항아리를 보다가 전화를 걸어 그걸 구매했다. 여담이지만 이건 예술가들에게 알려주는 작은 팁이다.” _38-39쪽
예술의 정의와 관련된 경험을 통해 내가 알게 된 것이 있다. 그건 예술이 예술가가 행한 무엇이어야 한다든지 하는 형식적 경계선들이 아니라 취향과 관련한 경계선들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게 속물성의 한 예라고 생각한다. “그래,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고 그들이 하는 모든 게 예술이 될 수 있지.”와 같이 세련되고 아량이 넓어 보이는 태도 밑에는 흥미롭게도 일종의 계급적 속물근성이 흐르고 있다. _80쪽
문신이나 피어싱, 마약, 다른 인종 간 섹스, 페티시즘 같은 건 한때 전복적이고 위험한 것으로 간주되었고 예술가들이 자신의 자유로움과 남다름을 보여 주기 위해 활용하던 수단이지만, 이제는 이 모든 것을 토요일 밤 가족이 시청하는 리얼리티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인 〈엑스 팩터〉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진짜 위험한 것, 절대 볼 일 없는 한 가지는 겨드랑이 털밖에 없다! _124-125쪽
작품을 만들 때, 아이들의 작품에 담긴 의미와 아이들이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아이들이 표현하는 감정 들은 모두 아이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밖으로 배어난다. 나에게 미술 학교에 가면 잘하겠다고 말해 준 미술 선생님은 내 그림으로 배어나와 얼룩처럼 묻어 있던 내 무의식의 흔적을 보았던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 선생님은 내가 언어로 자기를 표현하는 것은 십대답게 대단히 어색해하지만 그림으로는 나 자신을 훨씬 더 많이 내보인다는 걸 알아챘던 것이다. _158쪽
친구는 아이들에게 “너희는 동시대 예술가가 하는 일이 뭐라고 생각하니?”라고 물었다. 그러자 한 아이가 꽤 조숙한 태도로 손을 들더니 “스타벅스에 앉아 빈둥거리며 유기농 샐러드를 먹어요.”라고 말했다.
나는 그거야말로 도시의 화려한 구역에서 많은 예술가들이 하는 행동을 꽤 정확하게 지적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동시대 예술가들이 하는 일을 알아보며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고서 프로그램이 끝날 때 친구는 다시 물었다. “이제는 동시대 예술가들이 무슨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그러자 아까 그 아이가 다시 말했다. “그들은 사물들을 알아봐요.” 나는 생각했다. ‘와, 이거야말로 정말 예술가가 하는 일에 관한 짧고 예리한 정의인 걸!’ _162-163쪽
핀란드의 사진가 아르노 밍키넨은 2004년에 ‘헬싱키 버스터미널 이론’이란 것을 내놓았다. 미술 대학을 떠나 자신의 스타일과 예술계에서 자신이 갈 경로를 선택하는 일이 헬싱키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하는 일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대략 20개의 플랫폼이 있고 각 플랫폼마다 대략 10종의 버스가 있다. 미술 대학을 졸업한 야심만만한 어느 젊은이가 버스를 골라 오른다. 한 세 정거장쯤 지나서(각 정류장은 그의 경력에서 1년을 의미한다) 그는 버스에서 내려 어느 갤러리로 들어가 자신의 작품을 보여 준다. 그걸 본 사람들은 “오, 아주 좋아요, 아주 좋아. 그런데 마틴 파가 좀 생각나네요.” 하고 말한다. 그러면 그는 “으악!! 난 독창적이지 않아. 난 독특하지 않아!”라며 잔뜩 의기소침해진다. 그래서 택시를 잡아타고 다시 버스터미널로 가서 다른 버스에 오른다. 그리고 당연히… 똑같은 일이 또 벌어진다. 밍키넨은 말한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그 뭣 같은 버스에 계속 남아 있는 거야!” _171쪽
예술계란 신랄함이 왕왕 기승을 부리는 곳이고, 그런 신랄한 분위기는 창조적 충동 같은 섬세한 유기체를 갉아먹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 창조적 에너지 덩어리를 보호한다. 위악적 냉담의 아이러니로 만든 방패와 짓궂음의 투구와 익살맞음의 흉갑으로 그것을 지킨다. 그리고 신중하게 벼린 냉소주의의 칼날을 휘두른다. 해가 가도 내가 계속 일할 수 있게 유지해 주는 나의 그 부분은 세상의 매서운 눈매에 완전히 내놓기에는 너무 상처 입기 쉬운 것이기 때문이다. _178쪽
동시대 예술 작품을 마주할 때 아직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내가 종종 활용하는 사고 운동을 시도해 보시라. 1세기쯤 지나서 누군가가 그 작품을 감정받으려고 22세기판 〈진품명품〉에 내놓았을 때 어떤 대화가 오고갈지 상상해 보는 것이다. 나는 이 방법으로 톡톡히 효과를 봤다. _186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