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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05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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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으로
고유한 지명이나 날짜가 거의 언급되지 않는 대신, 김유정의 문학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산골’, ‘시골’, ‘농촌’, ‘도회’, ‘도시’ 등의 일반명사가 가득하다. 김유정의 문학은 특수한 시대적 맥락을 반영하기보다는 식민지 시기의 빈한한 사람들의 전형적인 삶을 재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반명사들로 재현되는 김유정의 ‘경성’은 동시대의 다른 작가들의 그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근대도시 경성은 민족별ㆍ계층별로 구역이 세분화되어 발달하였다. 그러므로 특정 구역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일반화해서 서술하는 것은 쉽지 않다. 김유정의 도시소설에서 구체적인 지명이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등장인물들이 그 공간 속에 정착하거나 동화되지 못하고 떠돌고 있음을 보여준다.
―「식민지 도시 경성과 김유정의 언어감각」, 본문 24쪽,
김유정의 유년기는 이와 같은 폭력에 노출되어 있었고 어느 정도 성장해서는 어쩌면 물리적 폭력보다 더 가혹한 누이의 언어적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 (…중략…) 이와 같은 김유정의 개인사는 「생의 반려」를 비롯하여 「따라지」, 「두꺼비」 등 여러 작품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김유정의 소설 속에 난무하는 폭력의 양상들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도 어색하지도 않다. 그는 항상 폭력적인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고 항상 피해자의 입장에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소설 속에 이와 같은 폭력적인 양상들을 삽입하거나 그대로 옮겨 적었다. 그가 소설 속에 등장하는 병적인 주인공들의 내면을 그토록 리얼하게 재현해낼 수 있었던 것은 이와 같은 그의 개인사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다.
―「김유정 소설의 폭력의 기억과 서사적 재현」, 본문 139쪽
김유정과 이상의 잇따른 죽음은 그 자체로 1930년대 후반 우리 문학사에서 하나의 사건이었다. 동료작가들은 김유정과 이상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했다. 그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은 오롯이 남은 자가 해야 할 일이었다. 생전에 이해받지 못한 고인의 존재를 널리 알리는 일, 고인이 미처 마무리 짓지 못한 유고를 세상에 내놓는 일, 고인의 작품을 다시 읽음으로써 그 의미를 되새기는 일, 나아가 고인의 죽음을 계기로 또 다른 글쓰기로 나아가는 일 등이 애도의 구체적 방식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제출한 애도문은 정치적, 문화적으로 억압적인 사회에서 사회적 발언의 창구 역할을 담당했다. 애도문은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동시에 애도 주체의 생각과 의지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애도 주체의 의지와 애도문의 서술 양상에 따라 애도문은 작가론이 되었고, 문학론이 되었으며, 회고록, 반성문, 고백록, 편지글, 공개장, 전傳, 소설이 되기도 했다.
―「1930년대 후반 작고 작가 애도문의 서술 양상과 그 의미」, 본문 201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