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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

셀린

원제 : Celine

피터 헬러 저 | 김선형 역 | 문학동네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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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54814 / 488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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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실종 사건 해결률 96퍼센트,
번득이는 통찰력과 백발백중 사격 실력을 갖춘,
우아하고 파격적인 할머니 탐정의 수사가 시작된다!

“셀린은 올해 가장 잊을 수 없는 캐릭터 중 하나다.
직설적이고, 지적으로 흠잡을 데 없으며,
지극히 현명하면서도 콧대 높은 매력을 발산한다는 점에서.”_엘르


『셀린』은 소설 데뷔작인 『도그 스타』(2012)를 통해 헤밍웨이에 비견되며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은 미국 작가 피터 헬러의 세번째 장편소설이자, 그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탐정소설이다. 작가는 특유의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와 섬세하고 풍부한 묘사를 장르적 요소와 결합시켜 피터 헬러만의 특별한 탐정소설을 탄생시켰다. 무엇보다 이 소설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작품의 중심에서 화려하고 강력한 매력으로 독자를 끌어당기는 주인공 셀린이다. 이십여 년 전 홀연히 사라져버린 유명 사진작가의 실종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이 사립탐정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그녀가 일흔을 바라보는 노년의 여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급스러운 재킷과 장신구를 걸친 이 귀부인이 그저 연륜으로만 무장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그녀는 번득이는 지성과 예리한 관찰력은 물론이고, 권총과 소총을 가리지 않는 백발백중의 사격 실력을 지녔다. 작가의 어머니를 실제 모델로 한 이 우아하고 파격적인 할머니 탐정은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독자를 이야기의 궤도에 단단히 붙들어놓는다.

감쪽같이 사라진 유명 사진작가,
그 수수께끼를 파헤치는 노부부 탐정단의
고요하지만 위험천만한 여정


부유한 명문 가문에서 태어난 셀린은 파리에 살며 영어보다 프랑스어를 먼저 배웠다. 일곱 살에 뉴욕으로 온 그녀는 고급 사립학교를 다니다가 세라로런스대학에 진학해 미술을 전공했지만, 전형적인 부유층의 삶에는 처음부터 흥미가 없었다. 그녀는 스스로 상류사회의 ‘아웃사이더’가 되기를 선택했고, 남편이자 수사 파트너인 피트와 함께 헤어진 혈육을 찾아주는 실종 사건 전문 사립탐정으로 일하며 칠십 년에 가까운 세월을 살아왔다. 과묵하지만 다정하고 사려 깊은 피트는 셀린의 가장 든든한 우군이자 눈빛만으로도 그녀의 마음을 읽어내는 최고의 반려자다. 그러나 일 년여 전 언니와 여동생을 잃고 슬픔에 잠긴 셀린은 자신에게 탐정 일을 계속할 의지가 남아 있는지 의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셀린의 대학 후배라는 여성에게서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우연히 동문 잡지를 통해 셀린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가브리엘라는 이십여 년 전 실종된 아버지 폴 러몬트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스타 사진작가였던 폴 러몬트는 가브리엘라의 여덟 살 생일날 나들이를 갔던 바닷가에서 갑자기 덮쳐온 파도에 끔찍이 사랑했던 아내 아마나를 잃고 삶의 의욕을 상실한 채 술에 의지해 살아간다. 그리고 가브리엘라가 스무 살이 되던 해, 촬영차 옐로스톤국립공원에 갔다가 실종된다. 속전속결로 이뤄진 수사 결과 폴은 회색곰의 습격을 받아 사망한 것으로 결론이 난다. 그러나 가브리엘라는 시신조차 발견되지 않은 채 서둘러 마무리된 폴의 사망 선고에 의문을 품어왔다. 셀린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차례로 잃고 거듭되는 상실에 상처를 입으며 살아온 가브리엘라에게 깊은 동질감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고민 끝에 사건을 맡기로 한다.

피트와 함께 옐로스톤국립공원으로 향한 셀린은 폴의 흔적을 되짚어가는 과정에서 정말로 그의 실종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그들이 진실을 향해 가까이 다가갈수록, 어두운 위협의 그림자 또한 짙어져가고, 급기야 셀린과 피트는 누군가가 자신들을 미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 즉시 셀린은 직감한다. 폴 러몬트의 실종 사건 뒤에 생각보다 더 거대하고 위험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범인은 회색곰이 아니라, 그보다 더 무섭고 은밀한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강철 같은 강인함, 칼날 같은 예리함,
우아한 유머 감각을 모두 갖춘
전에 없고 다시없을 ‘할머니’ 탐정의 탄생


“셀린에게는 미미의 표현대로 ‘낙오자 기질’이 있었다. 언제나 약자, 박탈당한 자, 아이들, 돈도 권력도 없는 사람들 편을 들었다. (…) 셀린은 첫 배를 타고 와서 열심히 일해 자수성가한 가문의 망토를 둘러쓰고 살았지만, 가끔 피부에 쓸리는 그 망토를 미련 없이 벗어 베레모와 함께 옷걸이에 걸어두고 나갈 때 가장 행복했다.” _본문 21쪽

소설의 제목이 ‘셀린’이라는 사실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이 작품의 핵심은 바로 셀린이라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일반적으로 노년의 여성에게 기대되는 전형성을 깨부수는, 혹은 그 전형성을 역으로 이용하여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셀린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통쾌하고 유쾌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셀린이라는 뛰어난 탐정의 외적인 모험담에만 관심을 집중하지는 않는다. 폴 러몬트의 과거 흔적을 되짚어가는 과정에서 셀린이 마주하는 자기 자신의 과거와 오래된 상처가 작품의 또다른 중심축을 이룬다. 현재의 수사 과정과 셀린의 어린 시절 일화를 교차하여 서술하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작가는 셀린이라는 특별한 사람의 삶을 또하나의 미스터리로 다룬다. 셀린이 실종 사건의 단서를 하나씩 발견하는 것과 동시에 독자는 셀린의 삶에 대한 단서를 하나씩 얻게 된다.

“지금 아버지를 찾는 것이 그 여자의 마음에 어떤 매듭을 지어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본질적인 슬픔은 변하지 않으리라. 그리고 그게 셀린이 하는 일이었다. 셀린은 오래전에 그것을 받아들였다. 자신의 일은 그런 불완전한 상봉을 위해 다리를 놓는 일이라는 것을.” _본문 309쪽

그렇게 짜맞춰진 셀린의 삶은 흥미진진한 모험뿐 아니라 슬픔과 상실로 점철되어 있다. 소설 속에서 “가장 매력적인 사람이―속을 들여다보면―가장 슬픈 사람인 경우가 많다”는 셀린의 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진술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셀린은 결국 슬픔과 상처를 절망이 아닌 삶의 깊이로, 타인을 이해하는 통로로 전환할 줄 아는 사람이기에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녀가 가브리엘라를 향해 느끼는 유대와 슬픔은 그들이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있기에 극대화된다. 과거에 사라진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결국 과거의 흔적을 복기하는 과정이고, 또한 그 상실된 세월 동안 누군가의 삶에 켜켜이 쌓인 슬픔을 떠안는 행위다. 셀린은 사라진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겨진 사람을 위해서, 떠난 사람의 빈자리를 견뎌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일한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자신을 위한 행위이기도 하다. 셀린이 누군가를 찾기 위해 떠나는 여정은 결국 자신의 해묵은 상처와 마주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여정인 셈이다.

작가의 추억과 애정이 깃든,
진실과 진심의 힘으로 생동하는 인물들


“남편은 벌써 이십 년째 셀린의 테이블에 이 지도들을 펴주고, 언제나 더 넓은 땅이 있다는 걸 상기시켜주었다. 셀린이 길을 잃으면 찾을 수 있게 도와주고, 전진할 수 있는 길은 아주 여러 갈래라는 점을 다정하게 상기시켜주곤 했다.” _본문 113쪽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셀린과 피트의 관계 역시 이 소설의 큰 재미 중 하나다. 육포와 과자만 먹으면서 평생을 살 수도 있다고 말하는 셀린과 자신이 정성껏 만든 음식 속에 어떻게든 야채를 숨겨서 아내에게 먹이려고 하는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마는) 피트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짓지 않기란 어렵다. 작은 단서도 놓치지 않는 신중하고 예민한 관찰자이면서 동시에 불같은 성격을 지닌 셀린과 조용하고 묵묵하게 셀린의 곁을 지키는 피트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랑스러운 ‘노부부 탐정단’을 앞으로도 오래도록 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어머니에게 매력을 느끼는 청년은 흔치 않지만 행크는 그랬다. 어머니의 삶은 종종 그 자신의 삶보다 훨씬 흥미로워 보였고, 그것은 자연의 질서를 역행하는 일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_본문 43쪽

놀라운 것은 셀린과 피트라는 인물이 피터 헬러의 실제 어머니와 그의 양아버지를 모델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소설 속에 등장해 어머니의 화려한 삶에 약간의 부러움 섞인 경이를 표하고, 동시에 어머니를 향한 깊은 존경과 사랑을 드러내는 셀린의 아들 행크는 작가 자신인 셈이다. 피터 헬러는 인터뷰에서 몇 해 전 돌아가신 어머니와 “한 해 더 함께하고 싶은 소망을 담아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책에 등장하는 셀린의 가족사와 다양한 일화들 또한 대부분 실화에 기반을 두었다. 예를 들어 사립탑정 자격증을 취득하자마자 FBI의 의뢰를 받고, 마땅한 장비가 없어 망원경 대용으로 오페라글라스를 사용하며 한 범법자를 추적했다는 일화가 그것이다. 이렇듯 실제의 삶과 작가의 깊은 애정을 재료로 빚어진 셀린과 피트라는 캐릭터는 소설 전체에 설득력과 사실성뿐 아니라 따스한 진정성을 더한다. 그리고 작품 전체를 감싸고 있는 것이 작가의 그런 진심이라면,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읽는 이에게 어김없이 가닿기 마련이다.

저자 소개

아이오와 작가 워크숍에서 시와 소설 부문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모험 작가로서 수상 경력이 있으며 <아웃사이드> <멘스 저널>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객원 기자이고 <블룸스버그 비즈니스위크>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쿡Kook』 『고래 수호자The Whale Warriors』 『무슨 일이 일어나도: 티베트 창포 강에서 살아남기Hell or High Water: Surviving Tibet’s Tsangpo River』 등 다수의 논픽션 을 발표했다. 그의 소설 『도그 스타』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이자, 전미 베스트셀러다. 


 

역자 소개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르네상스 영시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종대학교 초빙 교수로 재직한 바 있으며 2012년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연구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4년 아이작 아시모프의 《골드》를 첫 작품으로 번역 문학과 인연을 맺었고 C. S. 루이스의 《스크루 테리프의 편지》, 토니 모리슨의 《빌러비드》와 《재즈》,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 실비아 플라스의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더글러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카렐 차페크의 《도롱뇽과의 전쟁》, 존 케네디 툴르의 《바보들의 결탁》, 살만 루슈디의 《수치》, 시리 허스트베트의 《내가 사랑했던 것》,  로버트 갤브레이스의《쿠쿠스 콜링 1, 2》,  맥스 비어봄의《일곱 명의 남자》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2010년 유영 번역상을 수상했다.

책 속에서

경험에 따르면 이야기는 두 가지 속(屬)으로 나뉜다. 언덕을 따라 뚜렷하게 난 통행로처럼 예측 가능한 궤적을 따라가는 이야기, 그리고 처음부터 좀 이상하고 험난한 야생의 길에서 시작해 툭하면 갑작스럽게 들판을 가로지르는 이야기. 이상한 이야기에는 특유의 향기가 있다. _본문 32쪽

그녀는 늘 가장 매력적인 사람이―속을 들여다보면―가장 슬픈 사람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_본문 55쪽

죽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 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셀린은 나중에도 그 문장을 도저히 뇌리에서 떨칠 수 없었다. 무슨 노래 후렴구처럼 박혀버렸다.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또 한 발을 내디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_본문 60쪽

시간이 모든 상처를 치유해주는 건 아니야. 그럼, 천만의 말씀이지. _본문 71쪽

그렇다. 인간은 여전히, 비교도 할 수 없이, 행성에서 가장 사악한 동물이라는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_본문 73쪽

경이로워, 셀린은 생각했다. 세상 모든 것이 얼마나 켜켜이 층이 져 있는지. 발길을 멈추고 주목할 때 비로소 드러나는 구성 요소들. _본문 171쪽

“남자애의 삶이란 참 어려워.” 셀린은 건조하게 평했다. “어떤 존재를 사랑해야 할지 죽여야 할지 확실히 알지 못하거든.” _본문 190쪽

평화가 세상에 내렸다는―아니, 내릴지도 모른다는―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광폭한 사랑이 없는 곳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어머니와 아버지와 자식 간의 사랑이 존재하는 곳에 평화는 결코 오지 않으리라. _본문 231∼232쪽

“요즘은 때로 하루를 살아내는 게 핵심이라는 생각이 든단다. 사실 굉장한 승리라고 생각하지 않니? 무너지지도 않고 사람을 죽이지도 않고 그냥 포기하지도 않고 말이야. 혹시라도 친절을 베풀거나 다른 사람을 돕거나 뭔가 아름다운 걸 창조하게 된다면, 온 세상에 자랑해 마땅하지.” _본문 259쪽

내면의 삶이란 그 사람이 내면에 간직해두기를 원하기 때문에 내면에 있는 거라고, 피트는 오래전에 결론을 내렸다. 타인을 존중한다는 건 그 경계를 존중한다는 것이었다. _본문 397쪽

당신이 어딘가로 가고 싶을 때, 우주도 당신을 끌어당겨주기를 원할 때, 그때 당신은 도약한다. _본문 406쪽

목차

셀린 ... 009
감사의 말 ... 477
옮긴이의 말 ... 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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