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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55552 / 284쪽 133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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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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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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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 11,700
- 16,200
- 15,120
- 16,650
출판사 리뷰
외인 거주지에 있는 숙소로 돌아온 앤더슨은 트렁크 가장 안쪽에 소중하게 넣어뒀던 ‘토마스 굿맨’ 축구공을 꺼내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가 쓰고자 하는 것,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그러면서 동시에 진짜를 가짜처럼 보이게도 하는—스토리를 만들려면 사진이 필요했으니까. 만약 사진만 있다면 아무리 기이한 이야기일지라도 진실이 된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_「공의 기원」
이 세번째 버전엔 또다른 뒷이야기도 존재한다. 그건 바로, 힙합 스타 스테판 켄달 고디가 LMFAO를 해체하지도 않았고 당연히 사라지지도 않았으며 그저 평생 신나게 춤추며 파티를 벌이는 어떤 우주에 관한 것이다. 거기에선 그의 아버지인 베리 고디 주니어도 한국과 별다른 관련이 없으며 〈월드 피스〉라는 기이한 명상음악이 아이튠즈 차트 정상을 휩쓸지도 않는다. 물론 왕년의 힙합 스타가 극동아시아의 어느 나라에서 영어 강사 생활을 한 적도 없고, 모든 것은 완벽하게, 정상적으로—그러니까 세상에 널리 알려진 그대로—돌아간다. _「스테판, 진실 혹은 거짓」
시인은 소파에 앉은 채로 생각에 잠겼다. 분명 이들은 제정신이 아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누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바꿔치기할 생각을 하겠는가. 그런데도 이상하게 시인은 그 편지에 마음이 끌렸다. ‘독자들의 비밀결사’라는 매혹적인 이름이 그의 영혼을 뒤흔들어놓은 탓이었다. 그는 독자를 사랑했다. 아니, 그 자신부터가 원래 독자였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러할 것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도무지 알 수 없는 일들이 서서히 진행되더니, 너도 나도 독자는 죽었다고 선언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생하게, 마치 갓 잡아올린 물고기들처럼 펄떡펄떡 뛰며 살아 있는 존재들에게, 그 누가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결국 비행기 표를 다시 한번 바라본 시인은 벌떡 일어서서 간단한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_「18인의 노인들」
밤의 사막을 천천히 이동하는 거대한 사구를 보고 있던 노인이 갑자기 소총을 움켜쥔 건 그로부터 꽤 긴 시간이 흐른 뒤였다. 달빛에 하얗게 빛나는 지평선 너머에서 뭔가가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두런두런 바람 같은 소리를 내는 것들이 이쪽으로 떼 지어 다가오는 걸 보며 그는 정확히 그쪽으로 총구를 겨눴다. 아주 잠깐 어떤 여름을 떠올렸지만, 그게 무엇에 관한 기억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러기엔 모든 것이 너무나 섬광 같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어떻게 두 세기나 되는 기나긴 시간이 한순간의 번쩍임—스스로는 그 의미를 결코 파악할 수 없는—으로 압축될 수 있는 건지 궁금해했을 뿐이다. _「그리고 계속되는 밤」
“만약 가능하다면, 자넨 어느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가? 자네의 골든 에이지, 그게 언제냔 말일세.” 내가 머뭇대자, 그가 쓸쓸하게 웃으며 두 손을 내저었다. “아니, 굳이 말해주진 않아도 돼. 하지만 상상해보게. 자신의 가장 소중한 순간으로 되돌아가 거기서 영원히 그 시절을 반복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인간은 어떻게 할까? 그런데 거기에 한술 더 떠 현재의 삶이 거의 지옥에 가깝다면? 그때 자네라면 어떤 선택을 할 거냔 말일세. _「골든 에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