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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7465394 / 820쪽 162 x 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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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불교의 사회화, 불교의 사회참여는 한국 불교계의 오랜 화두이자 뜨거운 감자이다. 특히 근현대 격동의 한반도 상황에서 불교계가 취해온 여러 행태들은 안팎에서 논쟁과 비판의 대상이 되곤 하였다.
이 책은 40여 년 동안 학문의 길을 걸으며 ‘불교의 사회화’를 화두 삼아 참구한 결실을 한데 모아 엮은 것으로, 현대 사회에서 ‘불교의 사회참여’에 대한 이론적 토대와 실천적 방향을 제시하여 한국 불교학의 ‘불교사회교리’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1.
이 책은 저자가 대학 강단에서 정년을 맞이하면서, 그동안 발표한 주요 논문들을 재정리하여 엮은 것이다. ‘불교의 사회화’와 ‘불교의 생활화’를 주제로 하여 총 28편의 논문을 모았다.
서문에서 볼 수 있듯이, 저자는 종교를 ‘산 종교’와 ‘죽은 종교’로 구분한다. 그래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박물관 안에 박제화되어 있거나 경전 속에 갇혀 있는 종교가 죽은 종교라면, 동시대와 함께 호흡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사회를 열어가는 종교가 산 종교이다. 오늘의 한국불교가 산 종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 성찰과 변혁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동안 한국불교는 빠른 시대변화가 몰고 온 수많은 사회적 난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역사를 능동적으로 향도해 오지도 못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불교인의 투철하고 적극적인 사회의식이 필요하다. 또한 전통적인 불교 교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해석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의식이 그의 연구 방향을 끊임없이 ‘불교의 사회화’로 이끌었던 것이다.
그는 불교가 깨달음의 종교이지만 깨달음 이상주의, 깨달음 신비주의에 매몰되는 것을 경계한다. 즉 그가 이해하는 불교는 ‘깨달음을 위한 삶’이 아니라 ‘삶을 위한 깨달음’을 가르치는 종교인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그 가장 뛰어난 모범을 고타마 붓다에게서 찾는다.
붓다는 깨달음을 이룬 후 열반에 들지 않고, 중생의 미혹을 깨뜨리고 중생의 고통을 보듬기 위해 세간 속으로 뛰어들었으니, 그는 깨달음이 삶의 완성이 아니라 참다운 삶의 시작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저자는 이런 문제의식과 신념을 바탕으로 현학衒學과 사변思辨으로서의 불교학을 지양하고, 불교를 주체적·역동적 ‘삶의 예술’로 정의하며 ‘불교의 사회화’와 ‘불교의 생활화’를 학문적 화두로 삼아왔으며, 이 책은 그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2.
여기에 수록된 논문들은 그 성격상 ‘불교의 사회화’라는 큰 주제의 이론적 토대를 성찰한 것도 있고, 그때 그때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실천적 방향을 모색한 것도 있다. 물론 전자의 논문들은 시기에 구애되지 않는 본질적 성찰이지만, 후자의 논문들에 드러난 문제의식도 현실 사회를 바라보는 데 있어 여전히 유의미하다.
저자는 불교의 이론적인 문제와 실천적인 문제들에 대해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이해를 비판하며 창조적인 해설을 시도하고 있는데, 그중 지금도 여전히 그 성찰이 돋보이는 몇몇 논문의 요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초기불교 연기상의설 재검토」에서 저자는 특히 ‘차유고피유此有故彼有~’를 공간적 상의성으로 해석하는 관행을 철저하게 비판한다. 차유고피유는 초기불교의 12연기설을 공식화한 표현으로, 공간적 상의성보다는 오히려 시간적 계기성의 의미라는 것이다. 적어도 초기불교의 12연기설은 우리에게 평화와 협력의 원리를 제공해주고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현실극복과 현실개혁을 위한 창조적 비판의 원리를 가르쳐준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불교 업설에서의 동기론과 결과론」에서는, 불교 업설은 행위의 의도를 중시하는 동기론이지만 결과론적인 측면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관념론으로 흐르기 쉬운 동기론적 사고는 특히 사회적 실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반면, 결과론적 사고는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회적 실천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본다. 착한 동기만이 선이 아니라 좋은 결과를 낳은 행위도 선이라는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질 때 불교의 사회적 실천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퇴옹 성철의 현실참여 문제」에서는, 퇴옹의 삶은 은둔과 회피가 아니라 소통과 회향을 중시한 ‘간접적 참여’였고 ‘개인표현지향형 사회운동’으로 볼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출판사 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