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검은 사슴은 이렇게 말했을 거다 - 문학동네시인선 112

시리즈 : 문학동네 시인선 [149]

채호기 저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북트리

정가
$20.00
판매가
$11.0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22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9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88954653510 / 156쪽 130 x 224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 16,200
  • 16,650
  • 27,000
  • 15,120

책 소개

출판사 리뷰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언제나 내가 아니다.”
뜨겁고 아름다운 ‘나’라는 언어의 극한


문학동네 시인선 112번째 시집으로 채호기 시인의 『검은 사슴은 이렇게 말했을 거다』를 펴낸다. 1988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 전작 『레슬링 질 수밖에 없는』 이후 4년 만에 펴낸 시집이자 올해로 시력 30년을 가득 채운 거장의 가장 뜨겁고도 첨예한 시 세계를 닮은 일곱번째 시집이다. “몸”의 시인이자 “형이상학적 물질론”의 언어 세계를 펼쳐 보인 시인 채호기. 그의 신작 시집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 언어 예술이 보여줄 수 있는 극단에 도전하며, 인식과 상상이 극한에 이르렀을 때 생겨나고 들려오는 침묵과 음악을 받아쓴 흔적들로 가득하다. 그럼으로 부서진 나와 나들을 그러모은 파편-시편들이 반짝이며 쏟아져내린다.
『검은 사슴은 이렇게 말했을 거다』는 총 57개의 시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2부라는 명칭 없이 제목으로만 껴안은 각 파트는 이 시집이 분절될 수 없는 하나의 시라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또한 악장으로 나뉘어 찰나의 휴지는 있으나 결국 한 곡으로 들리는 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구성이기도 하겠다. “나는 언제나 내가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 “시간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이후가 있을까?” “나는 누구인가?”로 이어지는 제목들은 시인이 도전하는 극한의 주제에 다름 아니기도 하다.

나?
나라고 쓰면서 동시에 갈라진다. 하나는 내 몸을 가리키면서 파고들면서(물결이 배 밑바닥을 지나가면서 배가 일렁이듯) 공명하고(무엇이 무엇에 공명하는 것일까?), 다른 하나는 종이에 덧칠되면서 종이를 긁으면서 표면에 붙으면서 나가 된다.
나는 수많은 갈라짐이다. 쪼개진 자잘한 부분이 나이다. 눈길을 끄는 것들이(얼핏 보았지만 잔상으로 남는 색깔 같은 것이거나, 사라진 뒤에도 남는 냄새, 촉감 같은 것) 있어 그것들을 그러모을 수 있다면 그게 나?
그러나 나. 인. 순간. 동시에 사방으로 흩어진다.
_「나는 누구인가?」 부분

일상을 어떻게 시로 만들까 평소 고민해오던 나는 어제 「잡담」이란 제목의 초고를 썼다. 시를 이렇게 써도 되나? (이걸 합평에 부친다면, “산문이나 소설의 한 부분 같다”는 비판이 날아올걸) 이건 시가 아니라 ‘삽화’라고 멸시받지 않을까? 나는?발표할까, 말까, 이렇게도 한번 써볼까, 그냥 써오던 대로 쓸까?망설인다.
_「삽화」 부분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 회집하는 나
그리하여 태어나는 또하나의 새로운 몸


내 안의 수많은 ‘나들’이 들썩이고 괴로워하며 실족하고 무너져내리는 이곳은 채호기의 시가 태어나는 곳이자 한사코 벗어나려 하면서도 결국 되돌아오고 마는 시적 여정의 종착지이다. 자기 안의 자신을 끝끝내 지워내지 못한 실패로서만 존재하는 이 불가능한 사랑은 주체 ‘너머’의 절대적 대상을 갈망하지만, 그러한 갈증이 태어나는 ‘나’라는 욕된 이 자리를 부정하지 않는다.
_이철주(문학평론가), 해설 「저녁의 극한」부분

“물위에 새긴 장면”(「두 장면」), “먼지의 정물”(「먼지의 정물」), “이명을 떨쳐내는 반동으로 자기부상 하는 침묵”(「자기부상 : 석분기자」), “암흑을 바라보는 암흑의 빛”(「돌을 이해하는 법」), “몸안에서 메아리치는 소리 없는 것들”(「자기부상 : 석분기자」), “사랑하는 사람을 산다는 것”(「근데, 시간은 있나?」)에 이르기까지. 시인이 포착한 극도로 섬세한 이미지는 부재하면서도 너무나도 선연하게 다가오고, 이는 도달 불가능한 너머와 무한과 유한을 함께 환기한다. 사물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감각하고 파고들어 가까스로 건져낸 인식들, 그것을 순정한 언어로 펼쳐낸 시편들. 그곳에 닿기 위해, 닿지 못해, 닿았다 착각하는 사실마저 직시하며 “그건 인간의 터무니없는 상상”(「고양이」)이라고 써내는 시인. 그렇기에 너무나 인간적일 수밖에 없는 시인 채호기. 수많은 나들이 속삭이고 웅성거리고 때로는 침묵하는 소리들을 받아 적는 일은 수만 개로 반짝이는 분명한 나들을 목도하는 일이자, 산산조각으로 흩어진 나를 그러모으는 작업에 다름 아니다. 그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선보일 『검은 사슴은 이렇게 말했을 거다』는 독자들이 결코 잊을 수 없을 단 하나의 새로운 몸을, 그 몸의 탄생을 함께 지켜보는 일이 될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채호기
지은이 : 채호기
1988년 『창작과비평』 여름호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지독한 사랑』 『슬픈 게이』 『밤의 공중전화』 『수련』 『손가락이 뜨겁다』 『레슬링 질 수밖에 없는』이 있으며, 김수영문학상과 현대시작품상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머리말

생각을 멈추고 호흡에 집중하기.
몸에서 빠져나와 언어로 행동하기.
채석장 돌산 (언어는 독립적이다),
깨어져 나뒹구는 언어와
(판 아래 보이지 않는 자력에 쇳가루가 끌리듯)
부서져 흩어진 나들의 회집
의 상호관계, 분리한
몸과 언어의 새 종합.

2018년 11월
채호기

책 속에서

나는 나의 죽음을 볼 수 없다.
나는 책상 앞에서 글쓰는 나를 볼 수 없다(글쓰는 나는 더이상 내가 아니니까).
나는 산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내 뒷모습의 영상을 되풀이해서 본다. 달려가서 추월하여 그게 나인지 아닌지 확인하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끝끝내 뒤쫓아갈 수밖에 없는,
그것이 나의 불가능이다.
.다없수볼로바서로나를나는나
_「나를 이해하는 법―단순한 삽화」 부분

(해칠까 무서워 도망간 거라고?
그건 인간의 터무니없는 상상)

검은 사슴은 이렇게 말했을 거다.
새벽의 영역에 들어오는 걸
허락하겠다.
저녁에 다시 인간의 영역으로 돌아가는 걸
허락하겠다.
_「검은 사슴」 부분

그러나 삶은 사건이다. 시간은 사건의 연속이다.
탄생 이전에 탄생이 있었고, 죽음 이전에 죽음이 있었다.
탄생과 죽음은 지면의 앞면과 뒷면.
삶은 엎치락뒤치락 팔랑거리는 지면: 여름 햇빛에 반짝이며 뒤척이는 미루나무 수많은 잎 잎들.
_「자기부상 : 석분기자」 부분

목차

시인의 말

나는 언제나 내가 아니다

명자꽃
나는 누구인가?
겨울 저녁, 덕수궁 현대미술관에서
다른 곳
눈을 이해하는 법
일그러짐?눈의 바다
갑자기
뭐라고?
은밀한 투명무늬
나를 이해하는 법?단순한 삽화
푸른 벽
마음을 들여다본다
저녁에
저녁의 노래
조각가

아무것도 아닌

먼지의 정물
그녀는 곧
순간의 숲
에델바이스
삶은 마술이다
단순한 삽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흰 종이
잡담
눈이 쓴 산문에 앉아
……가 되기를 거부하는 끝내 그 무엇도 아닌 것들

시간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꽃병
볼살 통통한 소녀 1
볼살 통통한 소녀 2
벌거벗은 마음
새벽의 노래
부러진 쇄골
미지의 대륙
사람은 죽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돼
고양이
검은 사슴
죽음은 비교할 수 없다
오래된 나무
근데, 시간은 있나?

그 이후가 있을까?

저 물속에
소포
꿈
두 장면
도시 외곽의 시간
언니 뭐해!
연두
과일
회귀
돌을 이해하는 법
극도로 차가운 빛
재채기
삽화
등대

나는 누구인가?

자기부상 : 석분기자
자기부상 : 석분기자
자기부상 : 석분기자
자기부상 : 석분기자
자기부상 : 석분기자

해설| 저녁의 극한
|이철주(문학평론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