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상일 안내
주문하신 상품이 한국에서 현지 배송을 위한 출고단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입니다.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출고예상일에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상품(예약상품포함)을 함께 주문하신 경우 출고예상일이 가장 늦은 날짜에 맞춰 함께 배송됩니다.

ISBN : 9788994361994 / 212쪽 128 x 188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
김혜영
-
데이비드 솔로이
-
백희성
-
스즈키 유이
- 15,120
- 16,920
- 17,820
- 15,300
출판사 리뷰
지금 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필립 베송의 자전적 소설.
프랑스 판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열일곱 살 소년들의 사랑은 동성애가 아니다. 그냥 사랑이다.
필립 베송은 매년 멋진 소설을 한 편씩 선보인다. 그럭저럭 야심 찬 , 그럭저럭 성공적인, 그럭저럭 친동성애적인 소설. 그러나 이번만큼은 그가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성적으로 모호한 매력적인 주인공의 짧고도 강렬한 사랑 이야기를 쓸 기분이 아니라는 것, 어쩌면 더 이상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은 나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2017년 쉰 살이 된 필립 베송은 그가 어렸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온, 그리고 이 자전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그만해, 거짓말.”이라는 어머니의 말을 따르며, 우리에게 드디어 사실을 고백한다.
작가가 그렇게 말했지만, 과연 이 소설이 실제 이야기인지 궁금해진다. 주인공이자 화자가 필립 베송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소설 속 필립의 이력과 용모는 필립 베송의 그것들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 소설의 헌정 대상이자 작가가 사랑한 소년 토마 앙드리외도 실존했던 인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소설은 실제 이야기이며, 작가는 빼어난 솜씨로 실제 체험들을 버무려 사랑에 대한 진정한 소설을 우리 앞에 내놓았다.
한눈에 반한 사랑, 사랑의 아픔
1984년 필립 베송은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다. 필립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어두운 분위기의 소년, 모든 면에서 자신과 정반대인 토마 앙드리외를 몰래 관찰하며 사랑에 빠진 것이다. 토마도 필립을 눈여겨보았고, 먼저 시내에서 만나자고 제안한다. 필립은 단순하고도 정확한 언어로 자신을 강타했던 그 만남을 강렬하게 재현한다. 그에게 처음으로 의미있던 만남, 나중에 올 또 다른 만남들의 모태이자 거푸집이 된 그 만남을. 그는 절도 있게, 그러나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첫 섹스, 견딜 수 없는 약속과 약속 사이의 간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다른 사람들은 물론 본인의 시선조차 두려워하는 토마가 두 사람의 관계를 비밀로 부치고 싶어하는 것에 따른 불만 등을 그렸다. 필립과 토마는 평생 두 번 다시 없을 그런 사랑을 불태우지만 그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바칼로레아 시험이 끝난 뒤 필립과 토마는 각자의 삶의 길을 향해 떠나고 둘은 철저히 타인이 된다. 하지만 필립은 평생 더 이상 닿을 수 없는 존재가 된 타인으로 인한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필립 베송이 남성으로서,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 그 사랑에 대한 이야기
지금까지 필립 베송은 강렬했지만 짧았던 토마와의 만남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 책을 집필하기 전까지. 하지만 토마에 대한 기억은 필립에게 부재와 상실, 약물 금단 현상과도 같은 결핍으로 남아 있었다. 바로 그 고통으로부터, 평생 채워지지 않는 그 빈자리로부터 필립 베송의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그의 소설이 태어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어쩌면 토마의 가슴 아프고도 전조적인 발언, “왜냐하면 너는 떠날 거고, 우리는 남을 테니까.”라는 말로부터 태어났을 것이다. 실제로 필립 베송은 바르브지외를 떠났다. 그는 여행을 다녔고, 작가가 되었다. 토마에 대한 궁금증을 가슴 깊이 간직한 채로.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 ?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아직도 자신의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번에 필립 베송은 아무것도 지어내지 않았다. ‘진짜 삶’이 그 대신 이야기의 결말을 쓰며,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이 소설은 작가의 가장 뛰어난 작품이자 그가 앞서 발표한 15권 남짓한 소설들의 모태가 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다룬 주된 주제들이 이 작품에 모두 담겨 있다. 결핍, 부재, 실현되지 못한 약동, 불행한 사랑, 그리고 삶의 예측 불가능한 면모, 삶의 흐름을 바꾸는 뜻밖의 사건들이 모두 이 소설 속에 들어 있다.
■ 주요 인물 소개
필립 : 이 소설의 화자. 공부를 통한 신분상승을 바라는 부친의 뜻에 따라 그랑제콜 진학을 목표로 하는 최고 우등생이다. ‘괜히 한 대 치고 싶게 생긴 얼굴’에 배구공도 제대로 받아 넘기지 못할 정도로 체육에도 소질이 없고 여자 친구도 없다. 동급생들이 “계집애 같은 새끼!”라고 수군거려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일찍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달았고 열일곱 살 때 토마 앙드리외와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토마 : 앙드리외 어두운 눈빛의 호리호리한 소년으로 필립의 첫사랑 상대.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거기에 없는 듯한 무심함, 고독함, 자신을 외부와 단절시키는 그의 독특한 분위기에 필립은 이끌린다. 농부의 아들로 아버지의 농장을 이어받을 생각이다. 자신과 필립은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고 둘의 관계는 계속될 수 없다고 생각하여 필립과 다정한 사이가 되는 것을 경계한다.
루카 앙: 드리외 토마의 아들. 자신을 부모의 우발적인 사고로 생긴 아이라고 말한다. 생김새는 토마와 쌍둥이처럼 닮았지만, 부친과는 달리 잘 웃고 밝은 분위기를 풍기며 외향적이다. 보르도에서 필립과 우연히 만나 20여 년 만에 토마의 소식을 전해준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 일을 좋아했다. 잠깐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삶을 지어내고 그들의 모습에 관심을 기울이는 일에 편집증적으로 집착했다. 아주 어릴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그 점을 염려한 어머니가 늘 주의를 주던 게 기억난다.
“그만해, 거짓말”
--- p.9
나는 열일곱 살이다.
나는 알지 못했다. 두 번 다시 열일곱 살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젊음이란 영원하지 않은 한순간이며 금세 사라진다는 것을. 우리는 젊음이 다 지난 뒤에야 너무 늦게, 그 시간이 그대로 날아가버린 뒤에야, 젊음을 잃어버린 뒤에야 비로소 그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것을. 가끔씩 이 사실을 먼저 깨달은 이들이 이야기해줘도, 어른들이 끊임없이 일러줘도, 나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 말들은 물방울이 오리 깃털 위로 미끄러지듯 그대로 나를 스쳐 지나가버렸다. 나는 아무 생각이 없는 멍청이였다.
--- p.15-16
사랑의 감정은 나를 흥분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내게 화상을 입히고, 나를 고통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모두 그렇듯…….
나는 이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있었다.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다. 여러모로 노력도 하고, 꾀도 부리고, 유혹도 해가며 자기 자신을 꾸밀 수 있다.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패배를 내포하고 있다.
당연히 그 소년은 나의 것이 될 수 없었다.
--- p.31-32
“어째서 나야?”
그가 대답했다.
“네가 남들과 전혀 달라서. 너는 그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지만 내 눈에는 너만 보여.”
그리고 내가 절대로 잊지 못할 말을 덧붙였다.
“왜냐하면 너는 떠날 거고, 우리는 남을 테니까.”
--- p.42-43
나는 결핍에서 오는 고통을 경험했다. 그의 피부, 성기, 한때 나의 것이었는데 내게서 앗아간 것, 그래서 다시 주어지지 않으면 나를 광기로 몰아넣을 그런 것들의 결핍에서 오는 고통을 경험했다.
나중에 나는 결핍에 대해 썼다. 견딜 수 없는 타인의 상실에 대해. 그 상실이 가져오는 궁핍, 우리를 덮치는 빈곤에 대해 썼다. 우리를 갉아먹는 슬픔, 우리를 위협하는 광기에 대해 썼다. 그 주제는 나의 의지와는 거의 상관없이 내가 쓴 책들의 모태가 되었다.
--- p.59-60
이 점이 중요하다. 그는 특별한 시각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절대로 거기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우리 사이에 사랑이 가능하지 않았던 것은 그가 나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앞으로 크게 될 인물로 보았기 때문이다.
--- p.71
나는 오늘날, 그 해변에서 아이들이 모래언덕 위를 뛰어다니거나 방파제 역할을 하는 따뜻한 돌담 위에 드러누운 모습을 미소를 지으며 바라본다. 예전에 나도 그들처럼 천진난만하고 경쾌했으며, 햇살을 받으며 놀았던 사실을 기억한다. 사람은 결코 유년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유년 시절이 행복했을 경우 특히 더 그렇다.
---p.134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는 어느 날 서로에게 이끌리게 만들었던 그 무엇인가를 되찾을 수 없을 것이다. 매우 순수했던 그 절박함. 단 한 번이었던 순간. 여러 가지 사건들과 우연의 교차, 일치, 동시적인 욕구, 특별한 분위기. 그 시절, 그 장소에서 비롯된 어떤 것들이 어떤 순간을 만들고, 만남을 만들었다. 그러나……그 순간은 그렇게 끝났고 죽어버렸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일어났던 일도 바로 그런 것이었다.
---p.173
그것은 틀림없이 사랑이었어. 그리고 내일은 아주 커다란 공허함만 남을 거야. 어차피 우리는 계속될 수 없어. 네게는 너를 기다리는 삶이 있고, 나는 변하지 않을 거야. 나는 단지 너와 함께 지낸 그 몇 달 동안 정말 행복했고, 평생 그렇게 행복한 적이 없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행복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네게 전하고 싶었어.
---p.21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