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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 2 남방의 차나무

왕쉬펑 저 | 홍순도 역 | 더봄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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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522170 / 448쪽 145 x 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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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절강성 항주 최고의 차상茶商 항杭씨 가문
4대 130년의 흥망성쇠를 다룬 중국판 『토지』

-중국 최고 권위 마오둔문학상 수상 작품!
-차(茶)를 소재로 한 중국 최고의 소설!


중국 최고 권위 ‘마오둔문학상’ 수상작과 현대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걸작선을 소개하는 ‘더봄 중국문학’ 시리즈 중의 하나! 소설 《다인》은 차와 차문화를 주제로 한 독보적인 장편소설이다. 무엇보다 독자들은 책의 곳곳에 펼쳐지는 작가의 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놀라고 그에 못지않은 문학성에 전율하게 된다.
중국은 세계적으로 내로라할 것이 부지기수로 많은 나라이다. 그중에서도 음식과 술, 차 등이 단연 첫손가락에 꼽힌다. 세계적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소개하는 책들 역시 지천이다. 반면 차는 유명세와는 달리 세세한 내용들이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다. 소개하는 책들 역시 음식이나 술과 관련한 저술에 비한다면 한정적이다. 한국에서도 ‘다성(茶聖)’으로 일컬어지는 육우(陸羽)의 《다경(茶經)》이 단연 압권일 정도로 중국 차에 대해 소개하는 책들은 많지 않다.
중국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차를 소재로 하는 책들이 그래도 한국과 비교하면 상당하기는 하나 관련 소설은 상당히 드물다. 왕쉬펑(王旭烽)의 《다인(茶人)》 3부작이 차 관련 소설을 언급할 때면 늘 거론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중국의 최고 문학상인 마오둔(茅盾)문학상 수상작인 것에 기인한 면도 있다.
이 소설은 상당한 수준의 문학성을 자랑한다. 적지 않은 독자들이 책의 곳곳에 펼쳐지는 작가의 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놀라면서도 그에 못지않은 문학성에 전율하게 된다. 더구나 차문화를 주제로 한 중국 최초의 장편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소설은 스케일도 상당히 크다. 절강성 항주의 항(杭)씨 가문을 중심으로 작중 인물들의 시대 변천에 따른 생활양식과 가치관의 변모 과정을 잘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활동 시기는 19세기 중반의 태평천국(太平天國) 때부터 시작해 무술변법(戊戌變法), 신해혁명(辛亥革命)까지를 우선 아우른다. 이어 지난 세기 초, 중반의 1, 2차 국공합작(國共合作)과 항일전쟁, 신중국 건국,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 시기 등을 관통한 후 ‘사인방(四人?)’ 제거 및 개혁개방 실시에까지 이른다. 거의 130년에 걸친 역사가 이 소설에 녹아 있다. 그러면서도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茶)를 매개체로 해 각자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의 형상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자 하는 목표를 잃지 않는다.
소설 《다인》은 3부작으로 구성돼 있다.
제1부 〈남방의 차나무〉(南方有嘉木)는 청나라 말기부터 1930년대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녹차의 고장인 항주 망우차장忘憂茶莊의 3대에 걸친 인물들이 다양한 신분,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의 차 산업과 차문화의 흥망성쇠에 참여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제2부 〈불야지후〉(不夜之侯)는 차가 정신을 맑게 하여 밤을 잊게 해준다는 의미로써 차의 별칭이다. 동란의 시대인 항일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항씨 가문 주요 인물들의 운명적인 부침, 혼란스러운 시대에 어쩔 수 없이 직면하게 되는 서로 다른 선택과 모험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이 시기 중국 차 산업의 파란만장한 발전사도 보여준다.
제3부 〈차로 성을 쌓다〉(築草爲城)은 1950년대부터 20세기 말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항씨 가문이 ‘문화대혁명’이라는 엄청난 동란의 시대에 수많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차문화를 지키고 보존하는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은 중국의 역사, 특히 차의 역사와 중국 민간기업의 발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단언한다. 여기에 읽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는 사실까지 더하면 이제 더 이상의 설명은 사족에 속한다. 한국에 대한 상식이 다소 있는 중국 독자들이 이 소설을 중국판 《토지》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은 것은 다 나름의 까닭이 있다.

저자 소개

1955년 저장(浙江)성 핑후(平湖)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문화대혁명 세대로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1978년 뒤늦게 항저우(杭州)대학 역사학과에 입학해 1982년에 졸업했다. 중학교 교사 생활을 하다 전직, 중국차업(茶業)박물관에서 근무했다. 그녀가 차에 대한 중국 최고의 권위자인 것은 바로 이런 이력 때문이다. 첫 작품은 대학 재학 시절인 1980년에 썼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 1990년부터 10년 동안 공을 들인 『다인』 3부작으로 2000년 중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제5회 마오둔(茅盾)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오랜 무명생활에서 벗어나 마침내 국가급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이후 저장농림대학 차문화학원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문단에서는 저장성 작가협회 부주석으로, ‘중국의 박경리’라고 할 만한 대작가이다. ‘다인 3부작’의 1부인 「남방의 가목」은 1997년 20부작 드라마로 방영됐는데, 최근 다시 50부작으로 제작되어 2018년 12월에 방영을 앞두고 있다.

역자 소개

경희대 사학과 졸업. 독일 보쿰대 대학원 중국정치학과 석사 과정 수료.〈매일경제신문〉국제부,〈문화일보〉에서 1997년부터 베이징 특파원으로 중국에서 활동. 2004년 한국기자협회 ‘올해의 기자상’과 제8회 ‘한국언론대상’을 수상. 1998년 ‘관훈클럽 국제보도 부문상’을 공동수상. 〈인민일보〉해외판 한국 대표처 대표를 역임. 현재 〈아시아 투데이〉 베이징 지국장으로 활동 중. 펴낸 책으로는《베이징 특파원 중국 문화를 말하다》《베이징 특파원 중국 경제를 말하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화폐전쟁》《중국, 그 거대한 행보》《진시황강의》 등 다수 

머리말

번역자의 말 | 홍순도

소설 《다인》은 차와 차문화를 주제로 한 독보적인 장편소설이다. 게다가 스케일도 상당히 크다. 중국 근현대사를 헤쳐나간 절강성 항주 최고의 차상(茶商)인 항(杭)씨 가문 4대 130년에 걸친 드라마틱한 역사가 녹아들어 있다. 또 항씨 가문을 중심으로 작중 인물들의 시대 변천에 따른 생활양식과 가치관의 변모 과정을 잘 그려내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역사, 특히 차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소설이다.

 

책 속에서

‘나는 어쩌면 오차청의 아들일 수 있다. 그리고 내 허울뿐인 아버지는 이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계셨다. 그래서 차청 아저씨를 항씨네 선산에 묻으라는 유언을 남기셨을 것이다. 그 이유는 차청 아저씨가 항씨네 망우차장을 위해 우마牛馬처럼 일한 사람이라는 명분을 죽어서까지도 간직하게 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35P

임우초는 친히 용정차를 한 잔씩 따라서 조상들의 위패 옆에 올렸다. 위패가 없이 사발과 젓가락만 있는 곳에는 황산 모봉차를 한 잔 올렸다. 사람들은 더 말하지 않아도 누구의 제사인지 알 수 있었다. 다들 항천취를 찾느라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항천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임우초가 항씨 가문을 지켜달라고 경건한 자세로 조상들께 빌면서 죽어갈 때 임우초의 아들 항천취는 망우차장에서 마지막으로 받아온 은전으로 아편을 사서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황홀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85~86P

혜명사 주위 차밭에서는 들꽃 향이 진동하고 있었다. 심록애는 그제야 알겠다는 듯 무릎을 쳤다.
“당신이 보낸 차에서 웬 꽃향기가 나나 했더니 이곳의 들꽃 향이군요. 어쩐지 말리향도, 장미향도 아닌 것 같았어요.”
-136P

소차의 무덤 앞에 묵묵히 서 있던 항천취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왜 차나무를 심지 않았어?”
“당신이 오기를 기다렸어요.”
항천취와 심록애 두 사람은 차밭에서 어린 차나무를 한 그루 골라 소차의 무덤 앞에 옮겨 심었다. -177P

“동포 여러분! 학생은 공부하고, 노동자는 일을 하고, 상인은 장사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봄이 오면 햇차를 수확해 향과 맛을 음미하는 것 역시 우리 항주 사람들의 오래된 풍습입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 망우차장은 이 풍습을 깰 수밖에 없습니다. 망우차장은 오늘부로 문을 닫고 동맹파업에 동참합니다! 대를 위해 소를 버리기로 했으니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차는 안 마셔도 살 수 있지만 국가가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습니다.”
차를 사러 온 사람들은 그제야 망우차장에서 ‘축객령’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고는 웅성거렸다. “국난이 눈앞에 닥쳤는데 그깟 햇차가 대수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으나 일부는 수긍하지 않고 이치를 따졌다. -201~202P

항천취는 문득 조주 스님의 “차 한 잔 마시게”라는 게가 떠올랐다. 언제부터인가 그는 어릴 때부터 익히 접해왔던 ‘차’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됐다. 어떤 고민이 있든 간에 차 한 잔 마시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겠는가. 그는 불교의 다선(茶禪)을 새롭게 깨우친 기쁨에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215P

사람들이 떠올리는 차는 온화함, 우아함,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의 상징이자 산 속의 하얀 눈처럼 깨끗한 절개를 가진 존재였다. 그런 차가 서서히 고유의 모습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차를 달일 때 나오는 연기에 섬뜩한 피비린내가 섞였다. -383P

“망우…….”
항천취는 핏덩이와 함께 마지막 한마디를 토해내고 아기 몸 위에 엎어졌다. ‘망우(忘憂)’라는 이름을 가진 아기가 울음을 터트렸다.
……
항주 교외의 끝도 없이 펼쳐진 차밭은 장엄하고 엄숙했다. 줄지어 서 있는 차나무들은 녹슨 철갑모를 쓰고 열병식을 치르는 군사들 같았다.
싹을 틔운 차나무는 아직 없었다.
여린 싹들은 어느 눈송이에 깔려 있는 걸까……. -4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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