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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3784 / 136쪽 / 122g / 124 x 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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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시작 시인선 (천년의시작) [300]
출판사 리뷰
문단의 대표적 진보 작가 겸 중견 시인인 오봉옥의 다섯 번째 시집 『섯!』이 시작시인선 0265번으로 출간되었다. 오봉옥은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필화를 겪고 옥고를 치른 시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해방 전후의 좌익 활동을 연작시(창비시선 『지리산 갈대꽃』, 1988)와 서사시(실천문학시선 『붉은산 검은 피』, 1989) 형태로 전면에 드러낸 최초의 시인이었다.
오봉옥의 다섯 번째 시집 『섯!』은 이전 시집들과 비교했을 때 여러 측면에서 새롭다. 그와 관련된 여러 평자들의 글과 ‘시인의 말’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최근 시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감성 짙은 서정시를 쓰는 시인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체 게바라의 길을 가고자 했던 그가 시대의 변화 속에서 어떠한 내면적 방황을 거쳐 삶의 깊은 곳에 다다르게 되었는지, 사랑과 감성의 힘을 재발견하게 되었는지 보여 주고 있다. 오봉옥이 보여 주는 시적 인식은 윤리적 행위와 연결되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시」 「기억의 변증법」 「아내」 등이 그러하다. 그 중 「와삭!」은 대상에 대한 시적 인식과 감각적 경험의 관계를 보여 주면서 새로운 시작詩作의 길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시산맥』 특집-이성혁 문학평론가)
이번 시집은 시인의 존재론과 세계관에 있어서 이전보다 더욱 심화된 의식을 담고 있다. 시인의 존재론은 이 시집 『섯!』 곳곳에서 자재연원의 활달한 자유의 시학을 펼쳐 보인다. 「그 꽃」 「희망」 「나는 나」 등이 그것이다. 이 시들에서 시인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모든 동식물 그리고 무생물에 이르는 일체 만물이 존재의 의의를 지니고 있음을 형상적으로 보여 준다. 그중 「시詩」―이 시는 저자가 네 번의 큰 수술을 받은 뒤 썼다고 한다―는 득의得意의 시편으로 꼽을 만하다. 이 시의 심연에서, 시적 화자와 천사와의 만남은 이 시가 감추고 있는 환각의 형식을 드러낸다. 그 환각은 일종의 혼의 부름이다. 시인 오봉옥은 그 천심天心의 ‘불러들임’을 “사뿐”이란 시어로서 표현한다. 천사는 천심의 화신인 것이고, 시는 천진난만의 소리를 전하는 것이니, 이 시에서 세 번이나 반복되고 행을 바꿔가며 강조되어 있는 ‘사뿐,/사뿐,/사뿐’은 애써 힘들여 무엇을 도모하지 않고 하늘의 뜻에 가볍게 자기를 일치시키는 시인의 순결한 마음 상태를 보여 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시집 해설-문학평론가 임우기)
오봉옥 시인의 「등불」은 동시처럼 예쁜 시이다. 알아들을 수도 없는 요설이 장황하게 이어지는 시들을 보다 이런 시를 보면 기분이 환해진다. 근래의 우리 시는 시의 본질, 정석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러다 보니 독자들도 다 잃어가고 있다. 이제 이렇게 예쁘고 메시지도 확실한 시로 독자들을 다시 불러 모아야 할 때이다.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고 예쁜 시이나 이 시는 동시는 아니다. 동심, 우리네 본래 마음으로 돌아가 이웃과 어울려 살자는 메시지를 동시풍으로 전하고 있는 것이다. (『문학의 오늘』리뷰, 이경철 문학평론가)
시인은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야말로 시의 연원을 이룸을 자각한다. 이 시집 『섯!』에는 그와 같은 동심으로 관통된 시편들이 많다. 「등불」 「소리를 본다는 것」 「나비」 등이 그러하다.(시집 해설-문학평론가 임우기)
시인의 말
어느 날 문득 시를 만났다. 시는 내 의사도 묻지 않고 스며들었다. 시인이라는 시시한 호칭 하나 부여한 뒤엔 요구도 많아졌다. 자신을 늘 돌아보라 하고, 작고 가난하고 외로운 것들 살뜰히 살피고 챙기며 걸어가라 한다. 단풍 들 나이에 와서야 알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행운은 바로 그 시를 만난 일이었음을. 그리하여 새삼 다짐한다. 시를 쓰는 마음으로 살 것이다.
지난 팔 년간 쓴 시를 모아 다섯 번째 시집을 낸다. 이 시집을 세상을 먼저 떠난 아버님과 아우에게 바친다. 내가 줄 게 이것뿐이어서 미안할 따름이다.
섯!
우리를 숨죽이게 한 건 3·8선이 아니었다
검문하러 올라온 총 든 군인도
검게 탄 초병들의 날카로운 눈빛도 아니었다
기찻길 건널목에 붉은 글씨로 써놓은 말 섯!
그 말이 급한 우리를 순간 얼어붙게 만들었다
두 다리로 짱짱히 버티고 서 고함을 지르는 섯,
그 뒤엔 회초리를 든 호랑이 선생님이
두 눈 부릅뜨고 서 있는 것 같았다
머리에 모자를 쓰고 있는 것도 아닌데
커다란 방점이 떠억 하고 찍혀 있는 것 같았다
멈춤 정도야 뭐 말랑말랑한 말로 느껴질 뿐이었다
섯에 비하면 정지나 스톱 같은 말도 그저
앙탈이나 부리는 언어로 느껴질 뿐이었다
남에서 올라온 내 발 앞에 꽝,
대못을 박고 가로막는 섯!
그 섯 가져와 자살 바위 옆에 세워두고 싶었다
그 섯 가져와 기러기 떼 날아가는 노을 속에
슬그머니 척, 걸어두고 싶었다
시인의 말
제1부
사소하거나 거룩한\t11
시詩\t12
기억의 변증법\t14
내 사랑이 그렇다\t16
아내\t20
나를 거두는 동안\t21
다시 사랑을\t22
그 꽃 28
등불\t29
희망\t30
낙엽 한 장\t31
나에게 묻는다\t32
나는 나\t34
겨우 천 년\t36
우는 여자\t38
인생\t40
섯!\t41
슬픈 너울\t42
운명 44
인간들\t47
천사 가젤\t48
별리\t50
제2부
엄마의 집게\t53
펌프의 꿈\t54
일체유심조\t56
코끼리 똥\t57
동물 학교 관람기\t58
경배\t61
아비와 벚꽃\t62
어머니의 밥\t64
아버지의 밥\t65
누이의 밥\t66
나의 밥\t68
가시걸음\t69
함께 살자\t72
혁명\t74
달인이 되려면\t75
길\t76
이것이 운명\t77
가뭄\t78
소리를 본다는 것\t79
아버지와 사탕 80
태백산맥\t81
똥꽃\t82
영원이라는 거\t83
제3부
탄생\t87
와삭!\t88
사과의 얼굴\t90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이유\t91
아이들 세상\t92
절반의 여유 93
맨발\t94
말\t95
안내견 복실이\t96
나무가 된 누렁이\t98
아름답다는 거\t100
그 여자\t102
날아라, 꽃아\t103
성자\t104
경계에 서서 1\t105
경계에 서서 2\t106
별\t107
사막의 장난감\t108
늙은 토끼\t109
엄마가 없는 집\t110
사랑\t111
그대 앞에서 춤을\t112
해설
임우기 자재연원의 시\t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