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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소식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
원제 : Bad News(1992)
시리즈 :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
[4]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저 | 공진호 역 | 현대문학 | 2018년 06월
ISBN : 9788972758853 / 268쪽 / 407g / 130 x 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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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 초판 1쇄 도서에 한해서 <드라마 표지>가 추가 제공됩니다.

출판사 리뷰
끔찍했던 어린 시절을 눈부시고 충격적인 작품으로 승화시킨 영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 영국 상류층 가정의 빛바랜 도덕관과 관습, 계급 의식, 학대와 중독에 대한 이야기가 절제된 언어와 냉소적인 시선으로 그려진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 『나쁜 소식』(1992)이 『괜찮아』에 이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은 ‘유머와 비애, 날카로운 비판, 고통, 기쁨뿐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 온갖 감정이 녹아 있는 21세기가 낳은 걸작이다’, ‘신랄한 명문과 짜릿한 재미가 있는 영국 현대소설의 금자탑이다’, ‘인생에 대한 인도적 고찰을 담은 책으로, 영국 소설의 백미다’ 등의 찬사를 받으며 세계문학사에서 영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은 이 작품으로 ‘당대 최고의 영국 소설가’, ‘이 시대 최고의 문장가’, ‘오스카 와일드의 재치, 우드하우스의 명료함, 에벌린 워의 신랄한 풍자가 뭉쳐진 엄청난 재능을 가진 작가’라는 극찬을 받았다. 작가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려 20년에 걸쳐 쓴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은 주인공 패트릭의 다섯 살 때부터 40대에 이르기까지의 극적인 인생을 다루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 『괜찮아』는 1960년대 프랑스 남부 멜로즈 일가의 대저택에서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이 그려졌다. 다섯 살 난 패트릭은 이날, 아버지 데이비드 멜로즈로부터 세상이 두 동강 날 정도로 끔찍한 학대를 당한다. 두 번째 이야기인 이 책 『나쁜 소식』에서는 어린 시절의 그 불우한 기억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패트릭의 모습이 펼쳐진다. 스물두 살이 된 패트릭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나쁜 소식’을 듣고, 아버지의 유해를 가지러 뉴욕으로 간다. 1권과 마찬가지로 2권에서도 단 하루, 1980년대 뉴욕에서 24시간 동안의 모습만을 보여 줄 뿐인데도, 청년기 패트릭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트라우마가 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잊기 위해 끊임없이 고군분투하는 우아한 플레이보이, 패트릭 멜로즈의 파란한 삶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벗어나려 끊임없이 발버둥 치는 우아한 플레이보이, 패트릭 멜로즈의 파란한 삶 ‘아버지가 죽은 게 나쁜 소식이라고? 거리에 나가 춤이라도 추고 싶을 지경인데?’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 『나쁜 소식』에는 약물에 중독된 20대 패트릭의 모습이 그려진다. 어린 시절의 패트릭은 아버지에게 ‘그 일’을 당하는 동안, 자신이 정확히 무슨 일을 당하는지를 몰랐다. 견딜 수 없어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고, 천장의 도마뱀붙이에 자신을 이입하여 상상으로 그 상황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성장한 패트릭은 ‘그 일’의 정체를 알게 되고, 그게 얼마나 치욕적이고 치 떨리는 일이었는지를 절절히 느끼며 그 기억에서 벗어나고,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약물을 택한다. 패트릭은 아버지의 시신을 마주하는 동안에는 반드시 제정신으로, 정신을 똑바로 차리려고 하지만, 습관성 마약에 빠져든 그가 약을 참기란 쉽지 않다. 결국 마약을 구하기 위해 뉴욕 뒷골목을 헤매다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기어코 약을 구해서 투여하게 된다. 마약에 취한 패트릭은 의식의 분열을 통해 수십 명의 인격을 ‘강박적으로 흉내’ 내면서 자신의 복잡한 심경과 내면을 드러낸다(7장). 여러 인물을 흉내 내는 중에 “유모, 난 (약) 그만하고 싶어”라거나 “아버지는 용서할 수 없어요” 식의 대사로 자연스레 속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패트릭이 연기하는 이 수많은 인격 중에는 옛 지인이나 레스토랑에서 만난 뚱뚱한 남자, 웨이터 등 그의 주변에 실재한 인물들도 있지만 클레오파트라나 훈족의 아틸라왕 같은 역사 속 인물도 있고, 영화 <스타트렉>의 등장인물, 셰익스피어와 찰스 디킨스,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 속 인물들도 있다. 이는 패트릭이 약물에 취하고 깨어나고 하는 생활 중에도 ‘스스로 무식하다는 공포에 몰린 나머지 어려운 책 또는 심지어 독창적이고 영향력이 큰 책을 정복하겠다는 결심’(74쪽)을 한 결과로써, 그는 강박적으로 알베르 카뮈와 사뮈엘 베케트의 소설, 문학 비평서나 철학서, 역사서 등을 늘 가지고 다닌다. 한편 아버지의 시신을 수습하러 뉴욕으로 온 패트릭은 이곳에서 조지 와트퍼드를 비롯한 아버지의 지인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겉으로는 데이비드 멜로즈의 죽음을 안타까워하지만 실상은 잘난 체하고 자기 자랑하기에 급급하다. 위선에 가득 찬, 오만하고 거만한 영국 상류층 남자들의 면면이 낱낱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것은 상류층의 뒤틀리고 비틀어진 모습을 재치 있고 위트 있으면서도 신랄한 언어로 묘사하는 작가 세인트 오빈 글의 특징으로, 패트릭이 비행기에서 만난 얼이라는 인물과 대화를 나누는 첫 장면에서부터 잘 나타난다. 얼은 “콩코드를 타면 사람도 늘 ‘고급’을 만난다”는 등의 말을 하며 패트릭과 나눈 대화에 나름의 예의를 보이는데, 패트릭은 속으로 ‘콩코드를 타서 비행시간이 단축된 덕분에 얼과의 이런 대화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 기쁘다’고 생각하는 식으로 묘사된다. 패트릭의 ‘주적主敵’인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패트릭은 이제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괜찮아』의 ‘잔인’과 ‘학대’ 이야기에 이어 『나쁜 소식』에서는 그 트라우마와 기억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지독한 ‘중독’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패트릭은 약물을 하지 않으려고 굳게 다짐하지만 결국 약물을 하게 되고, 그 약물의 반응에 대한 이야기가 책 한 권에 걸쳐 생생하게 묘사된다. 엉망진창인 스물두 살 패트릭의 모습은 너무나 처절해 안타까울 정도인데, 이는 어쩌면 세 번째 이야기 『일말의 희망』으로 가기 위한 거점일지도 모른다. ‘일말의 희망’이라는 제목처럼 구원의 가능성으로 연결될지, 먼저 『나쁜 소식』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난 지금 딜레마에 처해 있어. 아주 난감한 딜레마지.” 얼은 다시 엄숙해졌다. “내 딸아이가 배구 국가대표 팀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데, 내년에 아주 중요한 시합들을 줄줄이 치러야 한단 말이야. 빌어먹을, 그래서 대사로 가야 할지, 딸아이를 응원해야 할지 모르겠네.”
“얼, 세상에서 좋은 아빠가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디 있겠어요.”
얼의 마음이 분명 흔들리는 듯했다. “그 충고, 고마워, 패디, 정말 고맙네.”
비행기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얼은 콩코드를 타면 사람도 늘 ‘고급’을 만난다는 따위의 말을 했다. 공항 터미널에서 얼은 미국 시민들이 서는 줄로 가고 패트릭은 외국인 줄을 따라갔다.
“잘 가게, 친구, 또 보세!” 얼이 크게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모든 이별은 작은 죽음이지.” 패트릭은 으르렁거리듯 혼잣말했다.
_「1」, 22~23쪽
패트릭은 이에 찢긴 아버지의 아랫입술 상처를 종잇조각처럼 죽 찢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느꼈다.
아니야, 그건 아니야. 패트릭은 그런 생각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커튼 봉 위로 넘어가 달아났던 그 터무니없는 필요. 그건 아니야, 그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그런 짓을 하면 안 된다. 패트릭은 그런 사람이 될 수 없었다. 개자식.
패트릭은 악문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아버지더러 의식을 되찾으라고 주먹으로 관 옆을 쳤다. 인생의 영화에서 이 장면을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 패트릭은 자세를 바로잡고 경멸의 웃음을 지었다.
“아버지, 아버지는 그리도 지독히 슬픈 사람이었는데, 이젠 나도 슬픈 사람으로 만들려는군요.” 지나치게 감상적인 미국 사람 어투였다. 패트릭은 가식적으로 목이 메었다. “어유, 안되셨어.”
_「2」, 41쪽
패트릭이 헤로인에 대해 느끼는 것은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느끼는 것과 같았고, 패트릭이 사랑에 대해 느끼는 것은 사람들이 헤로인에 대해 느끼는 것과 같았다. 그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것, 위험한 시간 낭비였다. 데비에게는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를 맺고 있는 건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마약에 대한 사랑이야. 자기는 세 번째란 걸 알아 둬.” 그렇게 쟁쟁한 경쟁 상대와 나란히 ‘메달권에 든 것’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_「4」, 65쪽
아, 이런, 또 시작이다. 끊임없는 목소리들. 혼자 하는 대화. 통제할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끔찍한 지껄임. 패트릭은 레드 와인 한 잔을 단숨에 들이켰다. 피터 오툴이 연기한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사막을 건너고 난 뒤의 갈증을 해소하려고 레모네이드를 마셨을 때처럼 열렬히.
“디저트에 관심 있으십니까, 손님?”
마침내 질문다운 질문을 하는 사람다운 사람이었지만 좀 별난 질문이었다. 어떻게 디저트에 ‘관심을 가진다’는 말인가? 일요일에 디저트를 찾아가 봐야 하나? 디저트에게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 아니면 먹이를 줘야 하나?
_「4」, 73쪽
“모성이 없는 여자는 뭘까?” 피에르가 느닷없이 날카롭게 말했다. “젖이 달린 가구지 뭐!”
“그럼!” 패트릭은 주사기에 새로 탄 약을 빨아들였다. 오싹한 코카인 주사를 한 번 더 맞고 평온이 시작되는 것을 뒤로 미루기보다는 피에르의 의학적 조언에 따라 한 걸음 물러서서 헤로인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 모든 건 잊어야 해. 부모님, 그 모든 불쾌한 일들. 독립된 개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새로 만들어 내야 해.”
_「6」, 109쪽
“하지만 지금은 자네 부친에게 심한 신경증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에디가 물었다.
“그렇게 말한들 뭐 달라지는 게 있을까요? 누군가가 끼치는 영향이 파괴적이라면, 그 원인은 이론상의 호기심이 될 뿐이에요. 세상에는 아주 고약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을 아버지로 둔 자식에게는 참 애석한 일이죠.”
“난 그 시절엔 부모들이 자녀 양육법을 잘 알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자네 부친 세대의 부모들은 많은 경우 단지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알지 못했던 거야.”
“잔인은 사랑의 반대이지, 무슨 표현되지 않은 사랑의 변형은 아니죠.” 패트릭이 말했다. (…)
“아빠는 내 영웅이야.” 메리앤이 아버지에게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염병할, 지랄하네! 패트릭은 생각했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하루 종일 뭘 할까, 〈브래디 번치〉 연속극 대본이라도 쓰나? 패트릭은 서로 격려해 주고, 애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남보다 자기들을 서로 더 귀하게 여긴다는 인상을 주는 행복한 가정을 증오했다. 그런 건 정말 역겨웠다.
_「11」, 200쪽
패트릭은 61번가에 이르렀을 때, 10분 이상 아버지와 단둘이 있으면서 항문을 침범당하거나, 매 맞거나, 모욕당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지난 14년 동안은 폭행과 모욕을 행사했지만, 그중 마지막 6년은 모욕만을 행세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처했다.
너무 약해져서 자기 자식을 때릴 수 없는 노년의 비극. 그러니 아버지가 죽은 것도 놀랄 일은 아니었다. 아버지의 무례함마저 말년에 가까워지면서 시들해졌다. 아버지는 모든 반격을 물리치는 수단으로 역겨운 자기 연민의 말투를 차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버지의 문제는 정신 장애가 있다는 거예요.” 패트릭은 호텔 도어맨 옆을 휙 스쳐 지나갔다.
“불쌍한 아버지한테 그런 말을 하다니!” 패트릭은 가상의 심장병 약통을 흔들어 주름지고 뒤틀린 손바닥에 알약을 꺼내 주며 중얼거렸다.
개자식. 사람이 사람에게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되지!
아무것도 아니니, 아무 말도 하지 마.
그런 생각은 당장 그만해! “당장!” 패트릭은 크게 소리 내어 말했다.
_「12」, 209쪽
패트릭은 만족스러운 신음 소리를 내며 코를 긁적였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정말 지랄 나게 기분이 좋았다. 이런 걸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 이건 사랑이야. 고향에 온 기분이야. 폭풍우에 시달리는 방랑의 세월을 끝내고 이타카에 온 기분이야. 패트릭은 맨 위 서랍에 주사기를 떨어뜨리고 휘청휘청 걸어가 침대에 길게 드러누웠다.
마침내 찾아든 평화. 반쯤 감긴 눈, 맞닿은 속눈썹. 마지못한 듯 접으며 천천히 퍼덕거리는 날개. 몸을 두드리는 펠트 해머, 연주되는 드럼에 떨어진 모래알처럼 춤추는 맥박. 이건 기억하지도 못하고 한시도 잊지 못하는 은둔 속에 사라지는 숨을 느리고 긴 호흡으로 배출하는 사랑이요 독이다.
_「14」, 242쪽
목차 없는 상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