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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바다 말, 이시커

시리즈 : 르네상스 청소년 소설 [8]

매기 스티브오터 저 | 박영도 역 | 르네상스 | 201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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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0828804 / 488쪽 / 634g /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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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바다에서 나온 거대하고 숨 막히게 빠른 말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황홀하고 스릴 넘치는 이야기! ≪2012년 마이클 L. 프린츠 아너 상 수상≫ 11월! 미친 마법의 검은 바다에서 나온 바다 말을 타고 질주한다. 죽음의 경주! 살아남은 자 중에 단 한 사람만 챔피언이 된다. 돌아온 챔피언, 션 켄드릭! 아무도 볼 수 없는 깊은 곳에 두려움을 묻어 두고 다시 도전한다. 최초의 여성 참가자, 퍽 코널리! 운명적으로 참가한 대회지만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인데……. 치밀한 세계 구성, 입체적인 캐릭터, 예측할 수 없으면서도 탄탄하고 설득력 있는 스토리, 시적인 문체, 어떤 작품과도 닮지 않은 독특함까지, 흠을 찾기 어려운 강렬한 판타지 소설! 무시무시하면서도 야생의 매력이 넘치는 바다 말이 상징하는 아름답고 거친 자연과 그런 자연을 품고 살아가는 인간의 이야기! <붉은 바다 말, 이시커>는 켈트 신화에 등장하는 바다 말, 이시커를 모티프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바다에서 나오는 말이라는 소재 하나로 작가, 매기 스티브오터는 완전히 독특한 세계를 창조하는 데 성공했다. 사람도 서슴지 않고 잡아먹는 맹수들이 모래밭을 기어오르는 황량하고 외딴 섬, 영영 길들지 않을 맹수를 길들여 타고 달리는 사람들.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바다 말이 등장하는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이 가득하다. 또한 흔하지 않고 입체감 있는 두 캐릭터가 작품의 매력을 더해준다. 마음속에 바다를 품은 듯 조용하고 신비로운 소년 션과 다정하면서도 때로 심술 맞으며 뻔뻔함과 용기를 갖춘 소녀 퍽은 어울릴 것 같지 않으면서도 무척 잘 어울린다. 두 사람이 조심스럽게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과 서로 영향을 주며 변화하는 과정이 섬세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저자 소개

1981년 미국 버지니아 주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전투기 조종사와 카레이서를 꿈꾸는 한편 읽기와 쓰기를 즐기는 아이였다. 매리 워싱턴 칼리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작가가 되기까지 초상화가를 비롯해 여러 직업을 거쳤다. 
2008년 《애도Lament》, 《발라드Ballad》, 《진혼곡Requiem》으로 이어지는 〈요정의 책Books of Faerie〉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작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2009년에는 〈머시 폴스의 늑대들The Wolves of Mercy Falls〉 시리즈의 첫 책인 《시버Shiver》를 발표하여 40주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영예를 누렸다. 
《레이스The Scorpio Races》는 2011년 발표하자마자 〈뉴욕타임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커커스 리뷰〉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그해 최고의 청소년 소설로 선정되었다. 뒤이어 2012년에는 최고의 청소년 소설에 주는 마이클 L. 프린츠 아너 상을 수상했다

역자 소개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를 졸업하였습니다. 농산어촌 교육협동조합 소속으로 틈틈이 아이들을 가르치며 재미있게 수학을 가르치는 법을 생각합니다. 
한겨레문화센터 어린이책 번역작가 과정을 수료하고‘한겨레 어린이·청소년책 번역가 그룹’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역서로 《꼬마 개미 가우스의 숫자 여행》, <저학년 수학 개념 쌓기>시리즈 《수학 교과서가 쉬워지는 곱셈과 나눗셈》《수학 교과서가 쉬워지는 덧셈과 뺄셈》《수학 교과서가 쉬워지는 분수와 수 이야기》가 있습니다.


 


 

책 속에서

11월 첫째 날이다. 그러니 오늘, 누군가 죽을 것이다.
차가운 가을 바다는 눈부신 태양 아래에서도 갖가지 밤 빛깔을 띤다. 어두운 푸른색, 검은색, 갈색……. 수없이 많은 발굽에 차여 끊임없이 바뀌는 모랫바닥 무늬를 바라본다.
검은 바다와 백악 절벽 사이로 난 희뿌연 길을 따라 사람들이 말을 타고 달린다. 이 해변을 달리는 일은 언제나 안전하지 않지만 특히 오늘, 경주가 벌어지는 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위험하다. (7쪽)

나한테 세상이란 그런 것이었다. 코널리 가족과 코널리 가족이 아닌 나머지. 물론 디스비 섬에서 나머지라고 해봐야 얼마 되지도 않지만. 작년 가을까지는 나, 남동생 핀, 게이브 오빠, 부모님, 이렇게 살았다. 우리 가족은 모두 참 조용했다. 핀은 이것저것 조립했다가 다시 분해하고, 남는 부품은 상자에 고이 넣어 침대 밑에 보관하는 아이였다. 게이브 오빠도 말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오빠는 나보다 여섯 살 많은데, 말할 힘을 아꼈다가 자라는 데 다 썼다. 열세 살에 벌써 180센티미터였다. 아빠는 집에 있을 때면 양철 피리를 불었고, 엄마는 저녁마다 빵과 물고기로 기적을 일으켰다. 엄마가 떠나기 전에는 그게 기적인 줄 몰랐지만. (12~13쪽)

그리고 그 소녀가 있다. 절벽 길 위에 서서 처음 그 애와 회갈색 암말을 내려다봤을 때, 나는 그 애가 여자라는 사실보다 바닷속에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오늘은 끔찍한 둘째 날. 사람들이 죽기 시작하는 날이다. 아무도 파도에 가까이 가지 않는다. 그런데 저기 그 애가 무릎까지 물이 차는 곳에서 속보한다. 두려움 없이. (119~120쪽)

“그 애는 참가할 수 없소.”
이튼 씨가 말한다.
내 심장이 쿵 떨어진다. 도브! 도브 때문일 것이다. 기회가 있었을 때 그 얼룩말을 가졌어야 했다.
“경주가 시작된 이래로 여자가 참가한 적은 없었소. 올해 들어 그걸 바꿀 수는 없소.”
나는 이튼 씨와 그 주변 남자들을 바라본다. 그 사람들이 서 있는 모양새가 서로 한 가족 같고 동지 같다. 바람을 피해 모여든 한 무리 조랑말처럼. 혹은 자기들을 움직이려는 양치기 개를 주의 깊게 쳐다보는 한 무리 양처럼. 나는 이방인이다. 여자다. (236~237쪽)

헛간 틈새를 들여다보는 길고 검은 얼굴.
그 악마다.
나는 온 힘을 다해 헉하는 소리를 참는다. 한밤중 석탄처럼 새까만 그것은 입술을 말아 올려 무시무시한 웃음을 띤다. 긴 귀를 서로 마주 보게 치켜세운 것이 말보다는 악마처럼 보인다. 상어 알주머니가 떠오른다. 콧구멍은 바닷물을 뱉어내기 위해 길고 가늘게 생겼다. 눈은 검고 번들거린다. 물고기의 눈이다.
그것한테서 아직도 바다 냄새가 난다. 마치 썰물 때 바위에 걸려 남은 바다 생물처럼. 거의 말이라고 할 수 없다.
그것은 굶주렸다. (278~279쪽)

“프린스!”
션이 소리치는 동시에 모래를 박차고 튀어 나간다.
프린스가 쳐다본다.
뱀처럼 빠르게, 코어의 평평한 이빨이 프린스의 목에 박힌다.
머트가 고삐를 뒤로 홱 당기고, 코어가 뒷발로 일어선다. 구경꾼들이 비명을 지르며 흩어진다. 머트와 함께 있던 다른 두 사람이 펄쩍 뛰어 물러서서, 자기를 지켜야 할지 머트를 도와야 할지 갈팡질팡한다. (321~322쪽)
우리는 날아간다.
파도가 밀려오면 발가락이 모래 속에 더 깊이 파묻히듯이, 코어의 살갗이 내 다리에 뜨겁게 달라붙는다. 코어의 심장이 뛸 때 내 심장도 뛰고 코어의 힘이 내 안에 느껴진다. 이것이 그 무섭고도 신비한 이시커의 힘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우리는 모두 안다, 이시커가 우리를 사로잡고 우리를 현혹하고, 어느새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바닷속에 들어가고. 하지만 션은 코어의 갈기를 붙잡기 위해 나를 누르며 앞으로 몸을 깊이 숙이고, 갈기로 매듭을 만든다. 세 개. 그리고 일곱 개. 다시 세 개. 내 머리카락에 닿는 션의 뺨과 내 몸을 누르는 션의 몸 대신, 나는 션이 하는 행동에 집중하려고 애쓴다. (366쪽)

“너는 두렵지 않니?”
말의 여신은 나한테 다른 소원을 빌라고 했다. 하지만 소원은 지금 나한테는 실낱처럼 약한 선물일 뿐이다. 소원이 확실한 약속 같았던 지난 여러 해를 기억한다.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 모르겠어, 퍽.”
퍽은 중심을 잃지 않도록 팔을 살짝 풀더니 나한테 몸을 기대고, 눈을 감고 키스한다.
퍽이 몸을 떼더니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나는 꼼짝도 하지 않았고, 퍽도 거의 움직이지 않았지만, 이제 내가 딛고 선 세상이 낯설다.
“무슨 소원을 빌지 말해 줘. 바다에 무엇을 빌어야 할지 말해 줘.” (4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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