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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096541 / 268쪽 195 x 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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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역사는 ‘기타의 이야기’를 괄호로 생략하고 말지만,
문학은 그 괄호를 풀어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소설가 전성태가 길어 올린 46편의 우리네 숨결 같은 문장들
소외된 것, 사라져가는 것을 아껴온 소설가 전성태가 46편의 문학작품을 선별하고 그에 관한 감상을 덧붙여 역사에 초대받지 못한 우리네 이야기들을 길어 올렸다. 저자는 역사가 괄호로 묶어 생략해버린 ‘기타 등등’의 서사들이 끝내 문학이란 도구에 의해 되살아나, 견고한 역사에 균열을 내고 인간 존재의 일반에 대해 숙고하게 한다고 말한다.
출판사 리뷰
역사는 ‘기타의 이야기’를 괄호로 생략하고 말지만,
문학은 그 괄호를 풀어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소설가 전성태가 길어 올린 46편의 우리네 숨결 같은 문장들
소외된 것, 사라져가는 것을 아껴온 소설가 전성태가 46편의 문학작품을 선별하고 그에 관한 감상을 덧붙여 역사에 초대받지 못한 우리네 이야기들을 길어 올렸다. 저자는 역사가 괄호로 묶어 생략해버린 ‘기타 등등’의 서사들이 끝내 문학이란 도구에 의해 되살아나, 견고한 역사에 균열을 내고 인간 존재의 일반에 대해 숙고하게 한다고 말한다.
‘기타 등등’이란 말로 묶이기엔
저마다 특별한 각자의 이야기들
『기타 등등의 문학』은 소설가 전성태가 ‘문학집배원’로 활동하며 독자들에게 부친 편지들을 선별하여 엮은 것으로, 문학이 포괄하는 세계관을 소설가의 시선으로 깊숙이 포착해내었다. 그가 지하철 선두의 어두운 방에 홀로 앉은 기관사의 사연으로 책의 첫 번째 작품을 소개한 것에서 짐작해볼 수 있듯이, 이 책에 실린 46편의 이야기는 문학이 아니었으면 쉽사리 조명되지 못했을 것들이다.
문학 작품에서는 재동의 600살 먹은 백송과 깊이 사귀며 사색을 나누기도 하고(김연수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 화산암 노스님과 그에게 자꾸 고기를 권하는 수렵채취의 달인의 진검승부가 감칠맛 나는 풍자와 해학과 위트로 버무려져 펼쳐지기도 하며(성석제 『위풍당당』), 기차 여행 중에 옆자리 여인도 아니고 기차 승무원과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박금산 『존재인 척, 아닌 척』).
세상에 초대받지 못한 경계인들을 다독이는
애정 어린 시선과 손길
열아홉에 상경해 서울에 산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본인을 여전히 시골 사람이라 칭하는 저자는, 그래서인지 세상을 관찰할 때 이방인으로서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그리고 그가 선별해서 우리에게 전하는 문장들에는 세상에 초대받지 못한 경계인들의 애절하면서도 고독한 심정들이 잘 드러나 있다.
저자는 남편이 빚만 잔뜩 남긴 채 자살하자 도망치듯 한국을 떠나와 로마의 한인 민박집에 머물고 있는 여인(김서령 「어디로 갈까요」)을 향해 사는 게 참 맵다며 악수하는 손길의 온기를 전하고자 하고, 어머니의 시신을 넘기는 대가로 돈을 받아 유럽으로 넘어온 북한 난민(조해진 『로기완을 만났다』)에게서 ‘살아남은 자의 절규’를 듣고는 미안해한다. 그리고 다단계 회사에서 제공한 토끼장 같은 숙소의 공책만 한 창밖으로 보이는 서울 뉴타운의 야경을 두고 “깨물어 먹고 싶을 만큼, 예쁜 서울”이라고 말하는 청춘(김애란 「서른」)의 말에서 고독한 소외감을 읽어낸다.
저자는 전쟁 같은 대서사 안에서도 역사가 주목하지 않는 개인의 서사를 들추어내는 문학의 역할에 주목한다. 임신한 몸으로 약탈당해 온 어머니가 역시 같은 방식으로 전쟁통에 며느리를 잃고서 아들과 나눈 대화(김형수 『조드』)를 통해 척박한 대지에서 이어지는 생의 연속성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피신하던 중에 급류에 아내를 잃고 손을 뻗어 가까스로 구해낸 아기가 이내 남의 아이임을 깨닫는 한 사내의 사연(바오 닌 『전쟁의 슬픔』)을 통해 “전쟁은 살아남은 남남들이 결국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개인의 서사들이 모여 역사에 균열을 내다
전성태 작가가 ‘문학집배원’으로서 문장을 전하던 2012년에서 2013년으로 가던 그해는, ‘아랍의 봄’에서 월가점령운동으로 이어진 저항운동이 거세게 일어났고, 겨울에는 우리의 대선이 있던 안팎으로 요동치던 시절이었다. “넉넉한 수입을 올리거나 경찰에게 공정한 대우를 받을 힘은 없었지만 당신은 저항할 힘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희망은 많은 이들의 꿈이었으며 99%의 꿈이었기 때문에 힘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리베카 솔닛 「희망을 점령하는 것에 대한 편지」) 2012년 대선 결과를 받아들고서 전성태 작가는 우리에게 “희망을 점령하라!”라는 외침이 가득한 리베카 솔닛의 글을 전한다.
작가들의 문장은 세월을 견디며 낡은 법 없이 역사가 지우고자 했던 수많은 개인의 이야기들을 소환해냈다. 김지우 소설가가 남긴 생애 단 한 권의 소설집 『나는 날개를 달아줄 수 없다』는 1980년 전두환 정권 당시 가려져 있던 시민들의 이야기를 에두르지 않고 풀어내고 있고, 최인석의 『연애, 하는 날』은 아무도 귀 기울여주지 않는 외로운 농성 파업의 현장을 작품의 배경으로 두고 있다. 이렇듯 문학으로 인해 되살아난 개인의 서사들은 차곡차곡 쌓여 견고한 역사에 균열을 내고, 정답으로 받아들여진 것들에 이의를 제기한다.
“누군가의 하루를 이해한다면 그것은 세상을 모두 아는 것이다.”(박성원 「하루」) 저자가 인용한 이 문장처럼 문학이 각기 다른 인물들을 내세우며 우리에게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누군가의 하루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함일지 모른다. 소설가가 “비극을 퍼즐 맞추기라도 하듯 긴장되게 이끌어가”는 이유는 우리 모두 인드라망의 그물처럼 서로 인지하지 못하는 가운데 하나의 세계에 연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쪽의 애틋한 사랑이 다른 쪽에서는 끔찍한 배신이 될 수 있는, ‘수수께끼’에 ‘오인투성이’의 삶. 그러나 그 안에서도 자꾸만 삶을 긍정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우리의 심사, 소설은 역사가 소외시킨 그 괄호 속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척박한 대지에서 이어지는 생의 연속성. 얼핏 이 비정한 가르침에서 생명을 낳고 기르는 모계의 율법이 느껴집니다. 배 한 번 앓아보지 않고 밤새 불씨를 지켜보지 못한 사내로서 가닿기 힘든 세계이지요. 이 위대한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사내는 영원한 것에 대한 감정이 없어서 늙어도 어른이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대지의 대명사 몽골 초원에는 칸의 노래뿐 아니라 두 여인의 운명도 널리 불리고 있잖겠습니까. _p.35 「인생은 아주 크단다」 중에서
성석제의 소설은 맛있습니다. 우선 차진 문장에 혀가 즐겁지요. 어리숙하고 물정 모르고 되바라지고 삐뚠 것들이, 그러니까 자연산 이웃들이 세상을 입에 올려 노는 풍자와 해학과 위트가 감칠맛 납니다. 게다가 진짜 먹거리도 푸짐합니다. 『칼과 황홀』이니 『소풍』이니 하는 음식 얘기 다룬 산문집까지 묶어낸 작가이니까요. 어느 후미지고 허름한 식당에 후배들을 따라 들었다가 싸고 푸짐하면서도 수더분한 손맛에 놀라면 어김없이 ‘성석제 선생님 따라 와본 집’이라는 광고문구 같은 대답이 돌아오곤 합니다. _p.47 「맛있는 소설」 중에서
얼마 전 사설용병부대를 방불하는 용역업체 컨택터스는 직장폐쇄에 맞서는 SJM 노동자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습니다. 그 용병들 중 일부가 등록금을 마련하려는 대학생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어디로 가는지, 무슨 일을 하러 가는지 몰랐다고 합니다. 그러니 현장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어머니와 아들이 맞닥뜨리지 않았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무관심 속에 우리의 공장들이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의 무관심이 똑똑한 정치적 견해가 아니라 실상 자본에 순치된 거라면 우리 사회는 정의도 없고 부도덕한 사회입니다. _ p.101 「우리들의 공장」 중에서
우리 사회에는 한국이나 일본 어느 정부도 인정하지 않는 ‘재한 일본인 처’들이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과 결혼해 해방 후에도 한반도에 눌러앉은 일본 부인들, 해방과 함께 조선인 남편을 따라 한반도로 들어온 일본인 부인들을 일컫습니다. 이들이야말로 경계인의 삶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존재들이고, 이들이 맞닥뜨려 사는 정체성은 견고한 역사에 균열을 냅니다. 역사는 기타를 괄호에 묶고 말지만 문학은 그 괄호를 풀어내며 시작합니다. 문학은 괄호에서 풀려나온 존재들의 흔들리는 몸짓에서 실존이든 역사든 인간 존재의 일반에 대해서 숙고하게 합니다. _ p.137 「슬픈 경계인」 중에서
한 가정은 백일 된 아이를 잃고, 한 가정은 가장을 잃습니다. 그러나 인드라망의 그물처럼 두 가정은 서로 인지하지 못하는 가운데 비극에 연루되어 있지요. 소설은 그저 일상을 흘러갈 뿐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일상이 꽉 조여져 헐렁하지 않기를 원하고, 이웃들이 맡은 일에 충실하는, 엉터리 같지 않은 사회를 원합니다. 그러나 두 가정의 비극이 그런 빈틈 없는 열망들의 틈바구니에서 빚어졌다는 인식에 이르면 섬뜩합니다. 우리 역시 연루자라는 느낌이 들고 비극이 곧 우리에게도 닥칠 것만 같습니다. _ p.157 「오늘 하루 어땠어?」 중에서
다시 조각 맞춘 시어머니의 노년은 평안합니다. 이쯤이면 삶은 해피엔딩인데 어디 그렇던가요. 기실 간병인 여자의 정체가 남편이 십 년이나 생을 부린 마지막 정인이 아니겠습니까. 한쪽의 애틋한 사랑이 다른 쪽에는 끔찍한 배신이 되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삶의 허방이고 수수께끼지요. 그렇지만 소설의 화자처럼 오인투성이의 삶에서도 삶을 긍정하는 방향으로 자꾸 기울어지는 우리네 심사가 더 수수께끼이지요. 살아내는 힘의 근원 같은 것 말이죠. _ p.237 「언니, 이따 전화할게」 중에서



책을 펴내며 / 네루다 씨 댁 옆집처럼
1부 양들을 파는 시장을 아세요?
자끄 러끌레르끄 「게으름의 찬양」 / 부지런해서 미안해
김연수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 / 나의 나무를 찾아서
윤후명 「사랑의 방법」 / 양들을 파는 시장을 아세요?
김형수 「조드」 / 인생은 아주 크단다
김지우 「나는 날개를 달아줄 수 없다」 / 침착하게 오조준
아리엘 도르프만 「독자」 / 위대한 독서
성석제 「위풍당당」 / 맛있는 소설
바오 닌 「전쟁의 슬픔」 / 훌륭한 전쟁소설?
부희령 「꽃」 / 스커트를 입어보고 싶어요
은희경 「태연한 인생」 / 어른은 담담에 될래요
천승세 「혜자의 눈꽃」 / 피서용 소설
2부 예쁜 서울
박금산 「존재인 척, 아닌 척」 / 옆자리 여자
웨이드 데이비스 「시간 밖의 문명」 / 지혜로운 칼
김서령 「어디로 갈까요」 / 사는 게 참 맵다
조해진 「로기완을 만났다」 / 가장 오래 남는 마음 미안한 마음
최인석 「연애, 하는 날」 / 우리들의 공장
김애란 「서른」 / 예쁜 서울
신경숙 「모르는 연인들」 / 실연에 무슨 이유가 있겠어?
손홍규 「투명인간」 / 아버지는 자식의 몫이다
D. H. 로렌스 「국화 향기」 / 자식 잃은 어머니
박상률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시집」 / 첫사랑
송하춘 「시모다 후미요의 연애방정식」 / 슬픈 경계인
캐롤 스클레니카 「레이먼드 카버」 / 가족을 팝니다
3부 희망을 점령하라
한승오 「호미 도둑」 / 나를 말해줄 수 있는 물건
박성원 「하루」 / 오늘 하루 어땠어?
권여선 「레가토」 / 기적이 일어나는 방식
리베카 솔닛 「희망을 점령하는 것에 대한 편지」 / 희망을 점령하라!
이정록 「교무수첩에 쓴 연애편지」 / 인생농사 그늘농사
유정아 「누군가의 ‘첫’은 굉음이다」 / 첫 젖을 물리다
한강 「파란 돌」 / 회복하는 인간
황석영 「여울물 소리」 / 이야기꾼의 운명
모옌 「인생은 고달파」 / 내가 나의 주인이고 싶다
정우영 「그 가녀린 것들의 외로운 떨림」 / 조용한 일
이신조 「우선권은 밤에게」 / 헐벗은 영혼
4부 겸손한 실패
백가흠 「나프탈렌」 / 그녀가 말했다, “나, 곧 죽어”
김학철 「서울역」 / 제자리에 갖다놔, 박정희
김태형 「버려진 신발」 / 사막을 건너는 법
돈 드릴로 「화이트 노이즈」 / 타임머신을 탄다면
이혜경 「감히 핀 꽃」 / 언니, 이따 전화할게
최진영 「끝나지 않는 노래」 / 내가 나쁜 년 해보니까……
제인 정 트렌카 「덧없는 환영들」 / 한국 남자 좋아해요?
정지아 「목욕 가는 날」 / 모녀의 등 밀기
다니엘 네틀 & 수잔 로메인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 아따, 선생님, 거시기하요이
이동하 「시인과 농부」 / 겸손한 실패
정지용 「별똥이 떨어진 곳」 / 아름다운 조선 문장
출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