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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과 지열발전

임재현 저 | 여우와두루미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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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6623458 / 168쪽 188 x 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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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포항지열발전소 시험가동 과정의 63회 유발지진들, 왜 숨겨왔나? 포항지진, 인재(人災)인가 천재(天災)인가? 포항지열발전소가 2016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시험한 지하 시추공 물 주입과 배출의 과정에서 무려 63회의 유발지진이 발생했다. 이 엄청난 사실들은 5.4 강진이 터진 그날까지 포항시민 어느 누구도 모르게 감쪽같이 숨겨져 왔다. 그중에는 규모 3.1의 지진도 있었고 규모 2를 넘은 것만 해도 10회였다. 1.0 이하의 진동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얼마나 많은 미소진동이 발생했는지를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더구나 그때는 세상이 혼란스러운 시기도 아니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1차 촛불집회가 열린 때가 2016년 10월 29일이었으니……. 산업통상자원부와 포항지열발전 건설업체 넥스지오는 처음에 유발지진이 몇 차례 발생한 시점에서 당연히 그것을 공개하고 해외 여러 사례들과 비교해가며 올바른 대책을 세우는 일에 돌입했어야 했다. 그러나 유발지진 발생 사실을 시민들에게 철저히 숨기는 가운데 시험가동을 계속했고 유발지진은 계속 발생했다. 이는 대형 인재(人災)를 불러들이기로 작정한 듯이 ‘대범한 사람들’의 참으로 ‘대담한 행동’이었다. 포항지열발전소는 좋은 의도로 출발했다. 정부도 포항시도 업체도 그랬다. 그러나 좋은 의도가 나쁜 결과를 낳는 경우도 있다. 문제의 핵심은 그 과정이다. 나쁜 결과를 예고하는 현상들이 63회나 나타났지만 그것들을 철저히 숨겨왔다는 사실이 포항지열발전소의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지열발전소에 의한 대표적 유발지진 의심 사례가 일어난 스위스의 바젤시는 2006년 12월 규모 3.4 지진이 발생하자 건설을 영구 중단했다. 동부 지역인 장크트 갈렌 시에서는 2013년 지열발전소 건설을 위한 시추작업 중 규모 3.6의 지진이 발생해 사업이 중단됐다. 당국은 긴급 위기대응팀을 파견하고 즉시 시추공에 돌과 흙을 투입했다. 사업 중단은 당연한 결과였다. 독일 란다우인데어팔츠에서는 2009년 8월에 규모 2.7이, 프랑스 알사스 주의 술츠 수포레에서는 2003년 지열시추공 2개를 뚫은 뒤 규모 2.9 지진이 각각 발생했다. 호주에서도 쿠퍼 분지의 사막에 시추공 2개를 뚫자 2003년 12월 지진이 잇따랐으며 최대는 규모 3.7이었다. 이처럼 지열발전소 건설 및 가동 과정에서 유발지진의 의심사례는 세계적으로 충분히 확인되었다. 그 결과 관련 시설의 부지 선정 과정에 적용할 프로토콜이 제정돼 주거지역과의 거리와 지반에 대한 기준도 제시돼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포항지열발전 사업의 추진과정에서 정부와 기업 등 참여주체는 포항시민에게 어떤 정보 제공도 제공하지 않았고 여론 수렴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은폐해온 63회 유발지진에 이어서 규모 5.4 강진이 발생한 후 여러 의혹들에 대한 언론의 취재에 대해 거짓말과 변명, 말 바꾸기와 쟁점 회피 등 심각한 모럴 해저드 상태를 노출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 르포는 다섯 가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첫째, 포항지열발전소 건설업체인 넥스지오는 63회 유발지진 발생에 대해 포항시에 단 한번도 알리지 않았는가? 그것을 포항시에 알릴 의무가 전혀 없었는가? 그래서 포항시는 정말 일반시민처럼 63회 유발지진을 까맣게 몰랐는가? 둘째, 63회 유발지진 발생 보고를 받은 산업통상자원부는 왜 그것을 숨겨왔는가? 국민을 위한 정부기관이었는가, 업체를 위한 정부기관이었는가? 셋째, 포항과 인연이 없는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이 63회 유발지진에 대한 자료를 공개했는데, 포항의 두 국회의원(자유한국당 김정재, 박명재 의원)은 그 철저한 은폐에 대해 국정조사라도 요구해야 옳지 않는가? 넷째,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은 상관이 없다는 ‘부정파’ 학자들에게 묻고 싶은 것으로, 북한이 길주군 풍계리에서 6차례나 핵실험을 했어도 그 산은 멀쩡하게 잘 버티고 있지만 만약 포항시 흥해읍에서 똑같은 핵실험을 했더라면 흥해읍은 단번에 거대한 구덩이로 변했을 텐데, 왜 그럴까? 땅의 성질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지 않는가? 다섯째,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상관성에 대한 조사위원회가 어떻게 될지 몰라도 그 결과야 ‘상관성이 아주 높다’부터 ‘상관성이 거의 없다’까지의 어느 지점에 놓일 것으로 예단할 수 있는데, 이미 포항시민은 포항지열발전소를 재앙의 근원이라 여기고 있으니 정부는 ‘오랜 은폐에 대한 책임감’까지 통감하여 포항지열발전소를 폐쇄해야 옳지 않는가? 포항지진에도 하인리히 법칙이 있었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진은 대한민국 재난사에 이름을 크게 올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본진은 오후 2시 29분 31초에 규모 5.4로 측정됐다. 이는 충남 홍성 지진이 일어난 1978년 대한민국 지진 관측 이래 최대인 2016년 9월 12일 경북 경주(오후 8시 32분, 남남서쪽 8㎞) 규모 5.8 지진에 이어 두 번째가 됐다. 하지만 피해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22분 32초 포항 북구 북쪽 7㎞ 지역에서 규모 2.2에 이어 44초에 2.6의 지진이 발생했다. 전진 횟수는 기상청에 의해 2회로 발표됐지만 진앙지 인근에서 월성원전의 내진 보강 설계 조사를 의뢰받은 부산대학교연구팀은 나중에 총 6회라고 주장했다. 김광희 교수는 본진 발생 9시간여 전인 15일 새벽 5시 4분, 지하 4.5㎞ 지점을 비롯해 4회의 전진이 추가로 관측됐으며 규모는 모두 2.0 이하로 추정했다. 여진도 이어졌다. 오후 2시 32분 59초의 규모 3.6 이후 2~3 사이의 지진들이 이어지다 4시 49분에는 4.3의 지진이 또 다시 들이닥치기에 이르렀다. 기상청에 따르면 2018년 1월 10일까지 포항지진의 총 여진 발생 횟수는 77회이며 2.0~3.0 미만 70회, 3.0~4.0 미만 6회, 4.0~5.0 미만 1회를 기록했다.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은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산업재해가 발생해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원리이다. 그래서 하인리히 법칙은 ‘1:29:300법칙’이라고도 부른다.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29:300이라는 것이다. 이를 포항지진에 대입할 수 있다. 2017년 11월 15일 5.4의 본진이 발생하던 그날 전진 6회를 제외하고도 물 주입과 배출 과정에서 발생한 규모 3.1의 큰 경고와 규모 2.0 이상 10번의 중간 경고, 1.0 이상 1.9 이하의 작은 경고가 52번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지진이 포항을 덮친 이후 그 땅 위에서 눈에 보이든, 안 보이든 어느 곳 하나 금이 가지 않은 것은 없다. 내놓고 얘기는 못한 채 ‘쉬쉬’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무너지고 금이 간 건물은 허물거나 보수하면 피해가 낫는다. 하지만 마음속의 고통들은 서로 털어놓아야만 치유된다. 지진도 마찬가지다. 그 재앙의 원인이 자연이 일으킨 자연재난이든, 지열발전소가 유발한 사회적 재난이든, 그로 인해 받은 피해와 고통은 먼저 피해자의 목소리가 되어 친구에게, 이웃에게, 그리고 세상 속으로 퍼져 나가야 한다. 피해자가 입을 닫을 때 그의 상처는 덧나게 되고 가해자의 죄는 잊힌다.

저자 소개

1967년 경북 포항 출생. 성균관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무역회사에서 6년 근무한 뒤 귀향하여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 사무국장, 지역연구 중심 종합지 《포항연구》 편집장, 형산강 환경조사 프로젝트 실무총괄, 신문사 사회부 기자를 거쳐 경북매일신문 편집국장을 지냄. 주요 르포에는 「연중기획특집 ‘다시 형산강에서’」 「미국 서부 도심·항만 리모델링 현장 탐사」 「광복 71주년, 잊혀진 미주 한인 이민 1세대를 찾아서」 등이 있음. 

책 속에서

먼저, 느닷없이 땅속에서 괴이한 포효 소리가 올라왔다.
“우르르르 쿠구구궁 쾅-.”
“쿠궁, 크슈슈슈슝 쾅-.”
곧 이어, 건물들이 무너질 것처럼 격렬히 흔들렸다.
맨발로 아파트를 뛰쳐나온 중년 아주머니의 얼굴에도, 바지를 제대로 입히지 못한 젖먹이를 들쳐 업은 채 발을 동동 구르는 새댁의 얼굴에도, 불과 몇 분 전까지 누렸을 보일러집의 온기는 어른거리지 않았다. 언뜻 경험했을 ‘우주적인 공포’의 흔적만 역력했다. 겨울이나 다름없는 쌀쌀한 늦가을 포항의 거리는 자연에 의한 핍박을 막 경험하고 몸서리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_‘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 31초’ 중에서

 

지진 이재민은 1천536명으로, 15일 오후 10시 당시에 비해 200명 이상 늘어났으며 흥해 실내체육관 등 27곳에 대피했다. 잠정 집계된 민간인 시설 피해는 1천197건. 그중 주택 피해는 1천98건으로 완전히 부서진 경우가 3건, 절반 피해 219건, 지붕 파손 876건이 파악됐다. 상가 84곳, 공장 1곳 등도 피해시설에 포함됐다. 차량 파손은 38대로 나타났다.
공공시설 피해도 드러났다. 학교건물 균열 32건을 비롯해 포항 영일만항 등 3개 항만에서 13건의 콘크리트 균열이 확인됐고 국방시설 38곳도 피해를 입었다.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 교량 4곳의 받침 등 11곳이 파손됐다. 상하수도 등 시설 6곳, 상수관 누수 45건 등도 파악됐다.
포항시가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잠정 집계한 지진 피해액은 69억1천100만원. 이 가운데 사유시설 피해가 1천213건으로 45억1천100만원, 공공시설 피해가 134건 24억원으로 파악됐다.
_‘지진 피해라는 눈덩이’ 중에서

 

방송을 지켜본 포항시민들은 허를 찔렸다는 느낌에 이어 자괴감에 이르렀다. 그동안 지열발전소라면 포항이 첨단과학도시를 지향하는 도시의 위상에 맞게 국내 최초로 유치했으며 마무리 사업 단계에 이른 친환경에너지 생산시설쯤으로 막연하게 믿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진이 발생한 그날까지도 포항시는 지열발전소를 포항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중대한 과학기술로 자랑하고 있었다. 포항지열발전 사업이 시작되어 6년이 지나도록 대한민국 정부나 경상북도, 포항시는 말할 것도 없고 서울과 지역의 모든 언론과 학계, 시민단체 등 어느 곳에서도 ‘단 한 번’도 그 안전성을 염려하거나 지적한 적이 없었다.
_‘‘블랙 스완’이 된 포항지열발전소‘ 중에서

목차

63회 유발지진들, 왜 숨겨왔나?
지열발전의 유발지진, 외국사례들도 있었다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 31초
수능 연기 전격 결정
지진 피해라는 눈덩이
포항의 땅속에서 과연 무슨 일이?
‘블랙 스완’이 된 포항지열발전소
지진의 원리를 이해하는 열쇠, 응력
이지에스, ‘지열 빈국’에 성배인가, 독배인가
윤곽 드러내는 유발지진의 쟁점들
‘물 주입 후 지진 63회 발생’ 충격
불신만 키운 넥스지오와 정부의 해명
속속 드러나는 기상청의 뒷북치기
새로운 쟁점이 된 진원, 진앙 위치 수정
창과 방패, 진용 정비한 긴급포럼
쟁점1, 포항지열발전소 물 분사량과 압력
수압 89MPa는 워터제트가공기 1/4 위력
쟁점2, 물 주입과 지진 발생 시기의 연관성
지진학, 모호함의 학문인가
쟁점3, 지열발전소의 지반은 안전한가
음모론 냄새 풍기는 활성단층 논란
전문가의 함정과 양심
위험사회론으로 본 포항지진
위험소통 무시한 정부가 최대의 책임자
‘실증연구개발’ 명분은 특혜의 시작
정부 보고서에서도 드러난 정보 공개의 필요성
‘지열 신기루’에 허 찔린 포항시
‘시민의 힘’ 보여준 SNS의 위력
정부의 재난 구호 체계 정비는 원점에서
지진의 고통과 피해도 ‘미투’를
맺음말-글을 맺는 소망과 남은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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