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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어떻게 오는가

김언, 함기석, 이영광 외 저 | 문학의전당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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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963583 / 272쪽 136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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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일상을 선물로 뒤바꾸고, 오랜 머뭇거림을 선사하는 ‘시적 순간’은 어떻게 오는 것일까?

2014년 《시인동네》 겨울호부터 현재까지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는 <시적 순간>이 《시는 어떻게 오는가》라는 제목으로 한데 묶여 나왔다. 김언, 함기석, 이영광, 위선환, 이홍섭, 박형준, 이민하, 김언희, 이재훈, 고진하, 오은, 박용하, 송재학, 신용목, 문혜진, 이윤학, 김신용, 손택수, 이규리, 윤의섭, 김안, 길상호 시인까지, 각자 자신의 개성 있는 시 세계를 구축하며 활동해온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 22人의 생생한 시적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시적이다’라는 감상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어떻게 비로소 ‘시’로 맺힐 수 있을까? 22人의 개성 넘치는 시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동안 몰라서 지나쳐왔던 자신만의 ‘시적 순간’이 찾아들지도 모른다.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며 나아가는 시 세계는 창작의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으나, 그 너머에 진실한 가치가 있음을 믿는 사람들의 세계이기도 하다. 이렇듯 쓰려는 자, 읽으려는 자, 사유하는 모두에게 ‘시적 순간’은 찾아온다.

‘시는 상실이 있어야 한다’(김언), ‘시는 늘 전심전력의 목소리를 뱉어낼 수밖에 없는 것’(이영광), ‘시는 결핍의 산물’(이재훈), ‘시는 내가 내 진정성에 속는 작업’(이홍섭) ‘시는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것’(박형준) 등 각기 다르게 이야기되는 ‘시’의 정의와 시로 출발하는 다양한 ‘시동(詩動)’ 소리를 한꺼번에 들어볼 수 있다. 자신의 ‘시론’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이야기와 시인이 직접 경험했던 시보다 더 시 같은 순간들을 산문으로 만나볼 수 있다.

저자 소개

  • 저자 : 김언, 함기석, 이영광 외
지은이 : 고진하
불편도 불행도 즐기며 살자는 마음으로 강원도 원주 명봉산 기슭에 귀촌 귀농했다. “흔한 것이 귀하다”는 삶의 화두를 말로만 아니라 삶으로 실천하고 있으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잡초의 소중함에 눈떠 잡초를 뜯어 먹으며 잡초처럼 낮아진 겸허한 삶을 살고 있다. 낮에는 낡은 한옥을 수리하고 텃밭을 가꾸고, 밤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대학과 도서관 등에서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시와 인문학 강연을 활발히 하고 있다.

1987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하여 《지금 남은 자들의 골짜기엔》, 《프란체스코의 새들》, 《얼음수도원》, 《거룩한 낭비》, 《명랑의 둘레》 등의 시집과 《시 읽어주는 예수>》, 《신들의 나라, 인간의 땅》, 《잡초치유밥상》 등의 산문집을 냈다. 숭실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영랑시문학상, 김달진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이 : 김신용
1945년 부산에서 태어나 1988년 시 전문 무크지 『현대시사상』1집에 「양동시편-뼉다귀집」외 6편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 『버려진 사람들』 『개같은 날들의 기록』 『몽유 속을 걷다』 『환상통』 『도장골 시편』 『바자울에 기대다』 『잉어』, 시선집 『부빈다는 것』, 장편소설 『달은 어디에 있나』(원제『고백』) 『기계 앵무새』 『새를 아세요?』가 있다.〈천상병문학상〉 〈노작문학상〉 〈올해의좋은시상〉 〈고양행주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이 : 김언희
1953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198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트렁크』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 『뜻밖의 대답』 『요즘 우울하십니까』가 있다.  

지은이 : 박용하
1963년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교산 출생,
1982년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입학.
1989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비」당선, 제11회 문예중앙 신인문학상 수상
1991년 첫 시집 『나무들은 폭포처럼 타오른다』(중앙일보사) 출간.
1995년 두 번째 시집 『바다로 가는 서른세번째 길』(문학과지성사) 출간.
1999년 세 번째 시집 『영혼의 북쪽』(문학과지성사) 출간.
2007년 네 번째 시집 『견자』(열림원) 출간.
2012년 다섯 번째 시집 『한 남자』(시로여는세상) 출간.
2015년 『시인일기』(체온365) 출간. 제1회 시와 반시 문학상 수상.
  

지은이 : 박형준
1966년 전북 정읍 출생.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 취득. 199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 등단. 시집으로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 <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 <춤>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평론집으로 <침묵의 음>, 산문집으로 <저녁의 무늬> <아름다움에 허기지다>가 있음. 동서문학상, 현대시학 작품상, 소월시문학상, 육사시문학상 등 수상.  

지은이 : 송재학
1955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1986년 《세계의 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 『얼음시집』(문학과지성사) 『살레시오네 집』(세계사) 『푸른빛과 싸우다』(문학과지성사)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민음사) 『기억들』(청색종이) 『진흙 얼굴』(문예중앙)『내간체를 얻다』(문학동네) 『날짜들』(서정시학) 『검은색』(문학과지성사) 등이 있다. 제2회 전봉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이 : 윤의섭
1968년 경기도 시흥에서 태어났다. 1994년 《문학과 사회》로 등단했다. 시집 『말괄량이 삐삐의 죽음』『천국의 난민』『붉은 달은 미친 듯이 궤도를 돈다』『마계』가 있다. 2015년 현재 ‘21세기 전망’ 동인으로 활동 중이며 대전대 국어국문창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9년 애지문학상(시 부문)을 수상했다.  

지은이 : 이윤학
1965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시집 《먼지의 집》,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 《아픈 곳에 자꾸 손이 간다》, 《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와》, 《그림자를 마신다》,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나를 울렸다》, 《짙은 백야》, 장편동화 《왕따》, 《샘 괴롭히기 프로젝트》, 《나 엄마 딸 맞아》를 펴냈다. 김수영문학상, 지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이 : 이홍섭
1965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1990년 『현대시세계』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강릉, 프라하, 함흥』,『숨결』, 『가도 가도 서쪽인 당신』, 『터미널』과 산문집 『곱게 싼 인연』이 있다.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시인시각 작품상, 현대불교문학상, 유심작품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지은이 : 함기석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92년 문예지 『작가세계』로 데뷔하여 시와 동화, 산문과 비평 등 여러 분야의 글을 쓰고, 틈틈이 어린이 잡지에 수학에 관한 흥미로운 글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낮엔 ‘수학동시 놀이터’를 열어 초등 친구들과 재밌는 창작놀이도 하고, 어른들을 위한 시 창작 수업과 동시 창작 수업도 하고 있습니다. 밤엔 눈 큰 왕눈이 올빼미가 되어 어린이 친구들의 꿈과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는 신나고 재밌는 글감을 찾느라 바쁩니다. 선생님이 그동안 펴낸 책으로는 동시집 『숫자벌레』 『아무래도 수상해』, 동화책 『상상력 학교』 『코도둑 비밀탐정대』 『야호 수학이 좋아졌다』 『황금비 수학동화』, 시집 『국어선생은 달팽이』 『착란의 돌』 『뽈랑 공원』 『오렌지 기하학』 『힐베르트 고양이 제로』, 시산문집 『고독한 대화』 등이 있습니다. 박인환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애지문학상, 눈높이아동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지은이 : 문혜진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마음으로 우리말의 소리와 리듬 그리고 재미난 몸짓을 살린 시들을 써 왔습니다. 제26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사랑해 사랑해 우리 아가』, 『문혜진 시인의 의성어 말놀이 동시집』, 『문혜진 시인의 의태어 말놀이 동시집』과 시집 『검은 표범 여인』, 『혜성의 냄새』 등이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조금만 기다려 봐』, 『아기 토끼 하양이는 궁금해』, 『소리 산책』이 있습니다.  

지은이 : 위선환
1941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났으며, 1960년에 용아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1970년 이후 30년간 시를 끊었고, 2001년 《현대시》 9월호에 「교외에서」외 2편을 발표하면서 다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나무들이 강을 건너갔다』(2001), 『눈 덮인 하늘에서 넘어지다』(2003), 『새떼를 베끼다』(2007), 『두근거리다』(2010) 등이 있다. 현대시작품상(2008), 현대시학작품상(2009)을 수상했다.  

지은이 : 김언
1998년 『시와사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숨쉬는 무덤』 『거인』 『소설을 쓰자』 『모두가 움직인다』 『한 문장』이 있다.  

지은이 : 손택수
시인. 1970년 전라남도 담양에서 태어나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호랑이 발자국』, 『목련 전차』, 『나무의 수사학』 등을 펴냈으며 <신동엽창작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실천문학사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지은이 : 이영광
1965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문과와 동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8년 『문예중앙』에 「빙폭」 등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직선 위에서 떨다』 『그늘과 사귀다』 『아픈 천국』 『나무는 간다』가 있다. 2008년 노작문학상, 2011년 지훈상과 미당문학상을 수상했다. 2018년 현재 고려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영광 leeglor@hanmail.net)  

지은이 : 이규리
1955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다. 계명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앤디 워홀의 생각』 『뒷모습』이 있다.  

지은이 : 길상호
1973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한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모르는 척』 『눈의 심장을 받았네』가 있다. 현대시동인상, 천상병 시상,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이 : 신용목
1974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났다. 2000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 『아무 날의 도시』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와 산문집 『우리는 이렇게 살겠지』를 냈다.  

지은이 : 이민하
1967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2000년 『현대시』로 등단했다. 시집 『환상수족』 『음악처럼 스캔들처럼』 『모조 숲』이 있다. 2012년 현대시작품상을 수상했다.  

지은이 : 이재훈
1972년 강원 영월 출생. 1998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으로 <내 최초의 말이 사는 부족에 관한 보고서>, <명왕성 되다>, <벌레 신화>. 저서로 <현대시와 허무의식>, <딜레마의 시학>, <부재의 수사학>, 대담집 <나는 시인이다>가 있다. 현대시작품상,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한국서정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이 : 오은
1982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현대시』로 문단에 나왔으며, 시집으로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가 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가 있다.  

지은이 : 김안
2004년 월간 《현대시》로 등단했다. 시집 <오빠생각> <미제레레>가 있다. 제5회 김구용시문학상(2015)을 수상했다.  

책 속에서

2013년 2월 22일
보는 순간 이미지가 된다. 이미지가 되는 순간 이미지는 다른 이미지로 전이되거나 중첩된다. 이미지의 이동 혹은 겹침. 그것이 비유다. 따라서 보는 순간 비유는 만들어진다. 시선은 반드시 비유를 동반한다. 그리고 시선에는 어떤 식으로든 정서가 동반된다. 요컨대 정서가 비유를 만들어낸다. 인간에게 시선 없는 사물이 존재하지 않듯이, 정서 없는 비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유 없는 시 쓰기는 그러므로 불가능하다. 비유 없는 시 쓰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우선 그것의 불가능이고 뜻밖에도 한 가지를 더 확인할 수 있다. 스스로 어떤 정서에 강하게 기대어서 쓰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어떤 정서가 동반된 이미지에 강하게 기대고 있는지를 새삼 확인하는 일이다. 나는 거의 매번, 적어도 자주, 이런 정서에 기대어서, 그리고 이런 이미지에 붙들려서 시를 쓰고 있었다는 사실. 그 한 가지를 위해서 비유 없는 시 쓰기는 한동안 계속되어야 한다. 불가능하지만 지속될 필요가 있다.
(김언, 「그 여름에서 여름까지 짧은 기록 몇 개·3」p18~19)
시를 어떻게 쓰면 되냐고 여쭤보면, 나의 선생님들은 이런 알 듯 모를 듯한 말씀을 하셨다.“모를 때 써라. 알면 못 쓴다.”아마 지식과 개념이 들어찬 머리가 자유로운 상상, 직관의 움직임을 방해한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이영광, 「진실에 불과하지 않은」p51)
계단 하나를 오르기 위해서는 자신의 대가리가 깨지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진하고 또 정진해야 한다. 뒤에 얘기하겠지만 시는‘힘’이다. 수련하지 않으면 힘을 얻을 수 없다. 요즘 시들이 수다스러워진 것은 이 힘에 대한 수련이 없기 때문이다. 시는 이스트를 넣어 빵을 부풀리는 것이 아니라, 떡메를 쳐서 인절미를 만드는 것과 같다. 고물을 묻히는 것은 나중의 일이다. 나는 시를 마치 빵 굽듯이 쓰는 것을, 또한 시단이 그렇게 가르치는 것을 싫어한다. 그건 테크닉의 문제이지 시의 본질, 시 쓰기의 본질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홍섭, 「시적 순간은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是便正覺)’에 있다」p84)
우리의 영혼 속에는 저마다 악기가 한 대쯤 놓여 있게 마련이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기억 속에서 잊힌 채 먼지를 뒤집어쓴 그 악기를 꺼내어 연주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 순간을 위하여 아직도 영혼의 근사한 이야기를 꿈꾼다면 자신의 마음속 악기를 깊은 밤에 혼자 튕겨 보는 연습을 하라. 시적 순간이란 악기를 다루듯 언제나 고독하게 자기 내면을 훈련하는 과정, 그 피나는 연습 속에서만 존재하니까.
(박형준, 「시적 순간은 의지의 꿈이고, 꿈꾸는 의지」p84)
시적인 순간은 없다. 그런 게 있다면 왜 굳이 시 속에서 헤매겠나. 시를 쓰는 순간이 시적인 순간이다. 시를 쓰는 순간은 마음을 쓰는 순간이다. 없으니까 쓴다. 재미가 없어서 쓰고 감동이 없어서 쓰고 침묵이 없어서 쓴다. 부끄러움을 쓰고 두려움을 쓰고 불안을 쓴다. 없애려고 쓴다. ‘없음’에서 시작한다. 시작(詩作)을 한다.
(이민하, 「수면의 떨림」p111)
나는 내 내면의 모습을 그려보기 위해 글을 쓰지 않는다. 나는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적대와 모순에 맞서 싸울 만큼 내 문장이 단련되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꿈을 이야기함으로써 꿈을 존재케 하고 싶은 것도 아니며, 순결한 꿈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나는 쓴다. 다만 나를, 지금 여기를, 나의 헛된 상상과 치욕의 물이 뚝뚝 흐르는 기억과 아무에게도 용서받지 못할 사랑을 견디지 못해서. 그 견딜 수 없음을 조금은 견뎌보고자 하는 비겁함으로 쓴다.

(신용목, 「열세 번째 제자」p181)

목차

● 그 여름에서 여름까지 짧은 기록 몇 개·3
_김언 11

● 파괴된 진공(眞空)
_함기석 27

● 진실에 불과하지 않은
_이영광 45

● 시, 사물, 언어, 그리고 빛
_위선환 67

● 시적 순간은‘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是便正覺)’에 있다
_이홍섭 81

● 시적 순간은 의지의 꿈이고, 꿈꾸는 의지
_박형준 93

● 수면의 떨림
_이민하 105

● 맹인용 카메라
_김언희 115

● 단독자의 고백
_이재훈 125

● 고해(苦海) 속의 고해(告解)
_고진하 135

● 푸는 순간들
_오은 145

● 파도의 숨소리가 바위섬의 이마를 때리는 시간
_박용하 155

● 내부의 세계사들
_송재학 165

● 열세 번째 제자
_신용목 175

● 정지 비행하는 매
_문혜진 185

● 스파크와 포옹
_이윤학 195

● 물방울 변주 3
_김신용 205

● 소년이여, 오라
_손택수 219

● 부끄러움
_이규리 231

● 시의 탄생
_윤의섭 243

● 비겁한 침묵
_김안 255

● 이제 겨울이 녹기 시작했다
_길상호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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