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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7630864 / 344쪽 206 x 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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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민, 정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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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 16,200
- 15,750
- 17,010
- 19,350
출판사 리뷰
골목은 도시의 실핏줄이다, 골목은 동네의 둠벙이고, 마을의 복도이다. 골목은 마을 공동체 바로 그것이다. 새벽이면 멀리 닭 우는 소리 들리고 어스름은 점차 사라진다. 골목 안은 딸그락딸그락 소리를 내며 여기저기서 아침을 시작한다. 동녘에 해 오르면 사람들은 벌써 골목 안에 발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까르륵거리며 책보매고 대문을 나오고 골목 안에서 이미 삼삼오오가 된다. 이슬 맞은 풀섶이 빛나기 시작하면 벌써 일상은 저만큼 시작하였다. 우리나라는 전통시대 도시에서 근대화를 거치며 산업화 시대의 도시를 만들어왔고 그것들은 최근 수 십 년 사이에는 재개발이니 재건축이니 하면서 자본화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면서 우리는 점차 인간적인 도시를 잃어버렸다. 도시에서 인간적인 곳은 어디일까? 아니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아직 인간적인 정취가 남아 있는 곳은 어디 일까? 내가 찾는 곳은 점차 사라져가는 도시의 좁은 골목이다. 그런 골목은 사람들을 천천히 지나가게 한다. 어린 아이들은 혼자서도, 혹은 여럿이 골목에서 머뭇거리며 놀기도 한다. 그러나 골목길에서 마냥 놀지만은 않는다. 때가 되면 집으로 간다. 그렇지만 서두르지는 않는다. 조급하지도 않고, 강박에 빠져들지도 않고, 천천히 집으로 간다. 골목길은 혼자 있을 때도 억압하지 않는다. 골목은 다만 끌어안고 보듬어 줄 뿐이다. 여러 사람들이 같이 있을 때도 골목은 각각의 권리를 부여한다. 또한 공동의 권리도 내준다. 그렇지만 골목은 사람들에게 마냥 권리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책임도 나눠준다. ‘같이’ 할 책임과 ‘함께’ 할 의무들을 말이다. 길가의 사람들은 그 골목을 사이에 두고 살면서 습관을 만들고 관습을 형성한다. 사람들은 그러한 습관과 관습들을 강요하듯이 약속하지 않아도 스스로 지킨다. 오히려 그것을 지키기 위해 서로 돕는다. 모내기를 하거나 추수를 하거나, 우물을 파거나 물을 댈 때도 돕고 나눈다. 이 돕는 일이 품앗이가 되기도 하고 울력이 되기도 한다. 곧 문화적이고 공동체적이다.
서문 - 왜 골목인가?
종로 피맛길 골목 기행 벌초머리 다방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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