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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

다카하시 겐이치로 저 | 박혜성 역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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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01220352 / 284쪽 128 x 1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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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제5권,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
전무후무한 헌책방 순례 열풍을 일으켰던 문제작이 돌아왔다!

파격적인 언어와 신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제1회 미시마 유키오상 수상작


일본의 문화와 정서가 담긴 문학을 엄선해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을 깊이 이해하자는 취지로 20년 만에 새 단장을 시작한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의 다섯 번째 작품이 출간된다. 제1회 미시마 유키오상 수상작이자 파격적인 언어와 신랄한 상상력으로 문단의 이단아로 불리는 다카하시 겐이치로(高橋源一郞)의 소설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다. 그간 아쉽게도 절판이 되어 소설광들을 헌책방 순례에 나서게 만들었던 이 책이 〈저자 후기〉를 더해 10여 년 만에 다시 돌아와 열혈 독자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다.
소설은 야구가 사라진 세상에 남겨진 괴짜들이 벌이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다룬다. 시 900편 쓰기와 포르노 100편 보기에 도전하는 초등학생부터, 카프카야말로 열렬한 포수였다고 믿는 노인, 공이 너무 잘 보여서 칠 수 없다는 4번 타자까지. 우스꽝스럽게 뒤틀려 있는 야구광들의 모습이 줄줄이 등장하며, 세세한 단편들이 어떻게 야구라는 거대하고 복잡한 운명을 좌우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언어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각별했던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대표작인 만큼,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는 ‘문학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의식이 압축된 산물이다. 고루한 형식과 관습에 갇혀 위기를 자초한 기존 소설을 향해 뼈아픈 일침을 던지는 동시에, 고정된 의미에서 벗어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새로운 소설 읽기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과감한 형식의 파괴와 신랄한 상상력, 파격적인 언어 표현으로 빚어낸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는 ‘문학의 위기론’이 대두되는 현실 속에서 여전히 의미 있는 시사를 던지고 있다.

출판사 리뷰

수많은 독자들을 헌책방으로 이끌었던 전설적인 소설 원서 출간 30주년 기념, 〈저자 후기〉를 더해 다시 돌아오다 1995년 〈20세기 일문학의 발견〉 시리즈의 한 권으로 국내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소설 마니아들을 전율시키며 발 빠르게 입소문을 탄 전설적인 작품이 있다. 일본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자 파격적인 언어와 신랄한 상상력으로 문단의 이단아로 불린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다. 아쉽게도 절판이 되어 소설광들을 헌책방 순례에 나서게 만들고 희귀본 수집가 사이에서 귀한 몸값을 자... 수많은 독자들을 헌책방으로 이끌었던 전설적인 소설 원서 출간 30주년 기념, 〈저자 후기〉를 더해 다시 돌아오다 1995년 〈20세기 일문학의 발견〉 시리즈의 한 권으로 국내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소설 마니아들을 전율시키며 발 빠르게 입소문을 탄 전설적인 작품이 있다. 일본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자 파격적인 언어와 신랄한 상상력으로 문단의 이단아로 불린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다. 아쉽게도 절판이 되어 소설광들을 헌책방 순례에 나서게 만들고 희귀본 수집가 사이에서 귀한 몸값을 자랑하던 이 책이 10여 년 만에 새 단장을 마치고 돌아와 열혈 독자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다. 원서 출간 30주년을 앞두고, 이번 개정판에서는 초판에는 실리지 않았던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후기〉를 추가했다. 그 안에는 ‘일본 야구’를 내세워 소설을 쓰게 된 일화와 이 책에 얽힌 크고 작은 해프닝, 작가로서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작품을 이해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되어준다. 더욱 완성도 있는 모습으로 돌아온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는 기존의 팬들에게는 남다른 감회와 여운을, 새로운 독자들에게는 과거의 명성을 직접 경험해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제1회 미시마 유키오상 수상작 “긴 것으로 둥근 것을 치는 게임이라고도 전해진다” 야구가 사라진 세상, 괴짜들이 벌이는 기상천외한 이야기! 어느 미래의 가상 세계, 그곳에 ‘야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유일한 흔적이라고는 두툼한 국어사전 속 사어(死語)로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야구에 대한 집념을 키워가는 별난 사람들이 있다. 카프카야말로 열렬한 포수였다고 믿으며 야구에 관한 글만 모으는 노인, 야구를 배우기 위해 900편의 야구 시를 쓰고 100편의 포르노 비디오를 보는 것에 도전하는 초등학생 1학년, 공이 너무 잘 보여 칠 수가 없다는 4번 타자와 라이프니츠에 매료된 슬럼프에 빠진 주전 투수, 그리고 일기를 교환하기 위해 여동생을 낳아달라는 ‘네케레케세맛타’ 신까지. 우스꽝스럽게 뒤틀린 야구광들은 제각각의 방법으로 야구의 본질에 대해 파고들고, 그 모든 시도들은 1985년 한신 타이거스 우승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향하고 있다. 이 작품은 일곱 가지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야구를 바라보는 관점도 다르고, 화자나 시점, 전개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라이프니츠의 철학을 바탕으로 최적의 타구를 논하거나, 야구 선수들의 수비 연습을 포르노 보기에 비유하고, ‘네멘호텝’, ‘네케레케세맛타’처럼 임의로 지어낸 신들을 내세워 일본 신화를 비틀기도 한다. 그러나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 세세한 단편들은 피카소의 그림처럼 각각의 조각이 하나씩 모이고 연결되면서 마침내 거대하고 복잡한 야구라는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긴 것으로 둥근 것을 치는 게임”이라는 일차원적인 수준을 넘어, ‘진정한 야구란 무엇인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이르는 것이다. 야구가 사라진 미래에서 벌어지는 가벼우면서도 진지한 삶의 궤적을 담은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는 그 신랄함과 참신함을 인정받아 제1회 미시마 유키오상을 수상하였다. 끊임없이 고민하는 작가, 다카하시 겐이치로 매너리즘에 빠진 문학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다 다카하시 겐이치로라는 작가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언어에 대한 남다른 감각이다. 물론 그는 고등학생 때 첫 평론을 발표하고 직접 연극 각본을 썼던 문학청년이었고, 훗날 “잘 표현해낼 말이 없어 소설을 쓰게 되었다”라는 메모를 남겼을 정도로 문학에 깊이 심취했다. 하지만 대학 시절 학생운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구치소에 구금되어, 그때의 충격으로 겪었던 실어증은 그의 작가 인생에 결정적인 한 획을 그었다. 1979년 글쓰기를 재개할 때까지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언어를 무기로 삼았던 문학청년이 말을 잃는 좌절을 딛고 소설가, 평론가로서 언어에 관여하고 표현하는 길을 다시 택했다는 것은 문학에 대한 대단한 애착 없이는 불가능했다. 이를 증명하듯 그는 《문학 따위는 무섭지 않다》, 《문학이 이토록 잘 이해돼도 되는 건가》, 《문학왕》, 《문학이 아닐지도 모르는 증후군》, 《일본 문학 성쇠사》 등 ‘문학 읽기’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줄줄이 발표했다. ‘읽기’라는 문학의 기본으로 돌아가 ‘문학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던졌던 것이다.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는 문학에 대한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그런 고민이 가장 발전된 형태로 드러난 작품이었다. 언제였을까?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도 1980년대 중반 무렵이었던 것 같다. 필립 로스의 《멋진 미국 야구》라는 번역본을 읽고, 이런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발단이었다. (……)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나도 일본 야구를 통해 일본인들의 마음속 비밀에 다가가 궁극적으로 일본 문학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 〈후기〉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는 단순히 야구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가 아니다.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의 산물이자 소설에 대해 쓴 글이다.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야구와 정체성, 문학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발상에서 시작해, 야구를 통해 문학의 본질을 찾는 소설을 쓰고자 했고 그 결과물이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였다. 진정한 야구를 좇는 야구광들의 지난한 몸부림은 곧, 진정한 문학을 향한 그의 필사적인 노력인 셈이다. 기교에 불과한 배팅으로 슬럼프를 넘기려는 코치부터, 홈런을 연발하지만 타격 자세는 엉망진창인 타자, 승률은 1위이지만 방어율은 최악인 투수, 선수 명단을 감동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야구장 아나운서들, 경기에는 집중하지 않고 상대 팀을 비난하는 데만 열을 올리는 관중들까지.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는 아이러니에 빠진 야구광들의 단편을 보여주며, 고루한 형식과 관습에 갇혀 위기를 자초한 오늘날의 소설을 향해 뼈아픈 일침을 던지고 있다. “환상적 장난이라고 할까. 한번 신선했던 것은 오래간다.” _ 성석제(소설가) 모더니즘 소설의 어법을 파괴한 문학 읽기의 신세계 일본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답게,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소설의 형식을 거부한다. 기승전결로 압축되는 모더니즘 소설의 서사 구조에 익숙한 독자들은 일정한 줄거리도 없이 연결고리가 헐거운 단편들로 이루어진 이 소설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처음에는 당황하기도 한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던 글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는지 깨달으면서 짜릿한 쾌감에 전율하게 된다. 파격에 가까운 언어 표현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소설의 긴장감을 더한다. 고양이에게 ‘365일의 반찬 백과’, ‘다자이 오사무 주간’이라는 의미 없는 이름을 붙이거나, ‘찬치키오케사’, ‘덴파이폰친 체조’, ‘도라에몽’ 등 시대 풍속에 너무 밀접한 나머지 보편성을 잃은 단어들이 수시로 등장하고, 히라가나만 읽는 여자의 입을 빌려 조사와 어미를 쭉 늘어놓기도 한다. 거의 기호에 가까운 단어들은 언어의 고정된 의미나 관습적인 이미지를 해체하고 새로운 언어 표현으로 자리 잡기에 이른다. 야구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가 한 편의 멋진 환상처럼 펼쳐지는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에는 기존 소설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함께 문학이 나아가야 할 청사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국

저자 소개

1951년 히로시마 출생. 1981년 《사요나라, 갱들이여》로 제4회 군조신인장편소설상 우수상, 1988년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로 제1회 미시마유키오상, 2002년 《일본 문학 성쇄사》로 제13회 이토세문학상, 2006년 《미야자와 겐지 Greatest Hits》로 제16회 미야자와겐지상, 2012년 《사요나라, 크리스토퍼 로빈》으로 제48회 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 수상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무지개의 저편》 《존 레논 대 화성인》 《펭귄 마을에 해가 지고》 《고스트버스터즈 모험 소설》 《어덜트》 《고지라》 《관능 소설가》 《섹스와 연애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 《언젠가 서울 트레인을 탈 때까지》 《악과 싸우다》 등이 있다.

역자 소개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했다. 일본 문부과학성 초청 전액 장학생으로 와세다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에서 일본 문학을 전공하여 석사 및 박사과정을 마쳤다. EBS 라디오 〈초‧중급 일본어 회화〉의 진행을 맡아 교재를 집필했으며, 현재 국립한밭대학교 일본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교고쿠파 가인의 와카 연구〉, 〈동영상으로 가르치는 일본 고전 시가 문학〉, 〈영상을 이용한 일본 문학 교육 방법론〉 등 다수의 논문을 집필했다. 주요 저서로는 《일본 시가 문학사》(공저), 《햐쿠닌잇슈의 작품 세계》(공저) 등이 있으며, 《개인적 체험》, 《활짝 핀 벚꽃 나무 아래에서》 등을 번역했다.

책 속에서


수고양이라면 ‘365일의 반찬 백과’, 암고양이라면 ‘다자이 오사무 주간’. 그것이 여기 규칙인 것이다. (……)
내 방에 기거하고 있는 고양이는 8대 ‘365일의 반찬 백과’이다. 어제 체중을 달아보았더니 7킬로그램이었다. 체중 7킬로그램의 갈색 ‘365일의 반찬 백과’. 한쪽 눈은 빨갛고 또 한쪽은 파랑. 콘택트렌즈를 꼈거나 한 것은 아니다. 한 달 전에는 ‘다자이 오사무 주간’도 있었다. 6대 ‘다자이 오사무 주간’. 체중 3킬로그램의 얼룩무늬 암고양이는 창문을 통해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것을 글로 써보면, “‘다자이 오사무 주간’은 ‘365일의 반찬 백과’를 남기고 뛰쳐나갔다”라는 말이 된다. 왠지 우습다. 뭐, 왠지 모르게 말이다.
-12~14쪽, 〈가짜 르나르의 야구 박물지〉

“나는 지금도 매일 야구를 생각해.” 나는 소년에게 말했다. “아주 옛날에는 야구를 꽤나 잘 알고 있다고 믿었지.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서 점점 더 야구를 알지 못하게 되었어. 지금은 거의 야구를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 야구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이 있어. 이것을 보렴.” 공책을 소년 앞에서 펼쳐 보였다.
“자 봐, 녹색 잉크로 쓴 곳이 전부 야구에 관한 말들이야. 너와 같은 소년들에게 남겨진 말들이란다.”
“이 소년을 위해 그것을 읽어주면 어때?” 리치는 담배 연기를 뿜으며 눈을 감았다.
소년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나는 읽기 시작했다.
-33~36쪽, 〈가짜 르나르의 야구 박물지〉

“그렇게 공이 잘 보이는데도 칠 마음이 생기지 않아요.”
“실례지만 당신은 부인을 뭐라고 부르고 있지요?”
“포수입니다.”
“맞아. 부인이 포수고, 가족은 팀원, 아드님은 배트 보이이고, 아드님이 다니고 있는 학교가 마이너리그 그리고 뭐였더라? 낮에 하는 정사가 주간 경기.”
그 말이 맞다. 권태기에 빠진 여느 부부가 그렇듯 도중에 힘이 빠지면 서스펜디드 게임, 계속해서 하면 더블헤더, 그래도 결판이 안 나면 플레이오프. 물론 비가 와서 연기될 때도 있다. 붉은 비가 내려 그라운드 상태가 안 좋을 때 말이다.
-89쪽, 〈라이프니츠를 흉내 내어〉

나는 야구를 몰랐다. 내 친구들도 아빠도 엄마도 몰랐다. 선생님조차 몰랐다. 할 수 없이 나는 수업 시간에 쓰는 국어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야구(사어(死語))……아주 옛날에 사라졌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알려지지 않았다. 긴 것으로 둥근 것을 치는 게임이라고도 전해진다. 지면에 네모난 것을 놓고 악귀를 쫓았다.”
곧바로 나는 긴 것으로 둥근 것을 쳐보았다. 아빠의 낚싯대로 딤플이 이중으로 새겨진 골프공을. 테니스 라켓으로 자몽을. (……) 거참, 이런 것을 재미있어한 고대인의 심정을 알 수가 없다.
-102쪽, 〈센티멘털 베이스볼 저니〉

어떤 날은 두 시간 내로 900개의 야구 시(詩)를 짓는 고행.
713. 제목, 중견수./나는 39년 동안 센터를 지키고/대략 1만 3000개의 센터플라이를 잡아왔어/생각해보니/플라이를 잡을 때 외엔 하늘을 본 적이 없구나
또 어떤 날은 리모컨을 움켜잡고 매일 100편 이상의 포르노 비디오를 감상했다.
“큰아버지, 이제 싫증이 났어요. (……) 모든 비디오가 마지막엔 얼굴에 사정하고 끝나잖아요. 기분 나빠.”
“소년이여, 잘 듣거라. 포르노는 어린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죽도록 따분한 거야. 그렇지만 이 정도의 따분함에 지긋지긋해하면 훌륭한 야구 선수는 될 수 없어. 야구 역사에 빛날 정도의 명선수들은 대개 ‘1000번 노크’라고 해서 하루에 1000번이나 포르노를 보는 맹훈련에 힘썼어.”
-112~114쪽, 〈센티멘털 베이스볼 저니〉

자,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형님들. 이번에는 ‘일본 야구’를 하겠습니다. 간단합니다. 아버지, 당신은 삭제하겠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취소하겠습니다. 맏형, 당신은 너무 복잡해. 그러니까 말소하겠습니다. 덩치 큰 둘째 형, 당신은 생략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막내 형, 당신은 교환되고 싶습니까?
아무것도 슬퍼할 필요는 없어요. 당신들 얘기는 이제부터 쭉 일기를 교환하며 몇 번이나 취급할 테니까요.
-171쪽, 〈일본 야구 창세 기담〉

“기교에 빠지기 쉽지, 우리들은.”
“맞아. 그러다 껍데기 안에 틀어박혀버려.”
“그리고 ‘하겠습니다’라는 어감이 매일 다르지?”
“과연, 너만큼은 속일 수가 없어. 어감, 어감이야. 네가 좋은 말을 가르쳐주었어. ‘합니다’라는 미묘한 어감의 차이가 미묘하게 뭔가에 작용해서 시합에 미묘한 영향을 주는 거야. 아주 최고의 미묘함이야. 말하기 어려운 미묘함. 무서워진다.”
-192~193쪽, 〈사랑의 스타디움〉

랜디의 연구에 따르면, 그가 스기나미 구립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의 3분의 1은 일본 야구에 관한 것이었다.
“내 감상을 말하자면”이라고 랜디는 쓰고 있었다. “그 탄생 이래 야구는 발전과 분화를 거듭하여, 미국 야구에서 마다가스카르 야구 그리고 스페이스(우주) 야구에 이르는 대략 9000개 정도의 아류를 낳아온 것인데, 일본 야구만큼 우아하고 감상적인 것은 없었어.”
(……) 이것이 한신 팬인 극작가가 내게 보내온 편지야. 친애하는 친구여. 1985년에는 그러한 일이 있었던 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확실히 그의 주장에는 이상한 구석도 있어. 하지만 그게 어떻다는 거야?
-262~264쪽, 〈일본 야구의 행방〉




목차

한국어판 서문
제1장 가짜 르나르의 야구 박물지
제2장 라이프니츠를 흉내 내어
제3장 센티멘털 베이스볼 저니
제4장 일본 야구 창세 기담
제5장 코 푸는 종이로부터의 생환
제6장 사랑의 스타디움
제7장 일본 야구의 행방
저자 후기 ?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
작품 해설 ? 언어 표현의 해체와 재구축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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