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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5502464 / 336쪽 135 x 203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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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 책은 노장철학에 대한 지난한 학문적 연대기 쓰기를 마친 한 노교수가 남다른 서사의 방식으로 인간과 인간의 앎(지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철학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맹랑 선생은 학식과 명망 높은 대학 교수이자 지식인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무너지던 어느 날, 그는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고 강단을 떠나버린다. “아무것도, 나는 실로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노라. 더는 광대 노릇을 할 자신이 없노라.” 그러고는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돌아오던 날 선생은 서재로 들어가 지금까지 써온 저서와 모든 원고를 들고 ... 이 책은 노장철학에 대한 지난한 학문적 연대기 쓰기를 마친 한 노교수가 남다른 서사의 방식으로 인간과 인간의 앎(지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철학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맹랑 선생은 학식과 명망 높은 대학 교수이자 지식인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무너지던 어느 날, 그는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고 강단을 떠나버린다. “아무것도, 나는 실로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노라. 더는 광대 노릇을 할 자신이 없노라.” 그러고는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돌아오던 날 선생은 서재로 들어가 지금까지 써온 저서와 모든 원고를 들고 마당으로 나왔다. 그리고 불을 질렀다. 마당에는 하루 종일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의 저서와 원고는 그만큼 많았다. 그러나 선생은 원고만을 태우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영혼까지 태우고 있었다. 이후 사람들은 그를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불렀다. 지적 오만 속에 살던 한 영혼이 앎의 무상함을 깨닫고 제자리로 되돌아오기까지, 홀연히 떠났던 방랑의 여정을 이 책은 담고 있다.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처럼 서책의 혼령은 맹랑 선생을 회유하려 들고 그날 밤 맹랑 선생은 방랑을 시작한다 맹랑 선생은 평생 책에 파묻혀 학문 연구에만 매달려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의 철학 강의는 제자들의 마음과 영혼까지 움직였고, 자신도 안다는 것에 대한 믿음이 분명하고 확실하였다. 이러한 신념 속에 그의 지식은 한없이 확충되어갔다. 또한 그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보편타당성의 기반을 확보함으로써 앎의 정당성, 심지어는 도덕적 덕목이 지니는 선의 문제까지도 그 실재를 증명하는 데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가 그간 붙들고 온 것 모두가 허상이요, 지식은 그 허상을 장식하고 꾸미는 데 불과했다는 생각에 빠져들고 있었다. 찾고 있던 진리는 어디에도 들어 있지 않았고, 무엇을 진리라 하는지도 지금에 와서는 알 수가 없었다. 많은 이론과 학설들, 그리고 모든 존재 사실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던 근원, 원리, 법칙, 이치와 형이상학적 개념들은 모두 지식을 위장하는 데 필요한 것이었을 뿐, 아무것도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지 않았다. 그 속에는 아무런 진실도 들어 있지 않았다. 최고의 가치라고 여겼던 도덕적 선이나 예술이 추구하는 미 역시 공허한 허상에 지나지 않았다. 진실은 사실 속에 있는 것이요, 사실은 이성 안으로 들어와 지식으로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그의 서가를 가득 채운 책들이 조금씩 흔들리더니 스멀스멀 벌레 같은 것들이 책갈피에서 기어 나온다. 그리고 한 덩어리로 엉켜드는가 싶더니 갑자기 사람의 모습을 한 그림자 하나가 나타난다. 이른바 서책의 혼령이었다. 혼령은 맹랑 선생이 그 많은 지식을 무(無)로 돌리고 학자로서는 있을 수 없다는 말을 한다며 타박하고, 그와 대화를 시도한다. 혼령은 판단에 오류가 없다면 그것이 참 앎이 되는 것이며, 느낌과 감동 따위로는 무오류의 판단을 가져올 수가 없으니, 오직 싸늘한 이성만을 되찾으라며 그를 회유하곤 사라져버린다. 그러나 맹랑 선생은 지금까지 누구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모를 몽롱한 상태로 빠져든다.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가 책의 혼령들을 장사지내는 기이한 꿈에서 깬 맹랑 선생은 자신의 서재를 한번 둘러본다. 초저녁에 켜놓은 희미한 전등과 서가의 책들, 그리고 진리에 대해서 쓰다만 원고도 그대로였다. 창밖은 밝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서재 안은 낮도 아니고 밤도 아닌 회색빛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 회색은 무엇이란 말인가?’ 맹랑 선생은 중얼거리며 그대로 앉아 있었지만, 사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었다.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방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무엇이 사실이고 앎이며 진리인가? 맹랑 선생, 광대, 무하공… 자기 분열적 지식인이 걷는 허무의 오디세이 소설은 맹랑 선생과 또 다른 두 형상들-무하공과 광대-이 따로 또 같이 이곳저곳을 유랑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만나는 한 편의 방랑기다. 맹랑 선생은 광대가 되기도 하고 무하공이 되기도 하였다. 광대가 되었을 때는 모든 진리가 무너져 내렸고, 무하공이 되었을 때는 영혼이 방황했다. 세 사람은 서로의 그림자가 되기도 하고, 하나의 영혼 속에 모여들기도 했다. 이렇게 저자는 자기 분열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지식인의 운명을 세 분신의 모습으로 형상화해냈다. 방랑 중에 맹랑 선생은 자주 비틀거리거나 어지러워한다. 모든 것이 흔들리고, 눈앞에는 영혼의 시체들이 굴러다니기도 했다. 감성을 배제한 순수 이성과 논리적 사고에만 의지해 인식해오던 자기 존재의 바탕이 무너지고 있었다. 이성과 과학의 기반인 논리적 사고는 사실과 만나는 자리에서는 실로 무력하기 이를 데 없었다. “모든 이론은 회색이고, 빛나는 생활의 나무만이 초록일세.” 괴테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했지만, 맹랑 선생에게서는 오히려 이론 속에서 분명한 것이 현실의 사실 앞에서 모두 무너져 회색의 혼동으로 빠져버리고 마는 것이었다. 이론 속에서 명확성으로 마주 서는 사실의 세계는 아무데도 없었다. 이론의 세계 그리고 개념의 세계는 현실의 사실 세계가 아니었다. 그 어느 것도 개념으로 있는 사실 세계는 없었다. 그의 영혼은 빛을 잃어갔다. 말, 언어, 문자… 지금까지 소중하게 여겨왔던 개념들도 퇴색되어갔다. 너무나 분명했던 명제와 사념들이 흐려지고 모호해지면서, 모두 혼돈으로 빠져들었다. 죽은 영혼의 시체들이 길 위를 나뒹굴고 있는 이유가 그랬다. 아무런 생명도 숨결도 진실도 없는 허상들이었다. 맹랑 선생이자 무하공이자 광대의 방황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끝나는 날이 있을 것인가? 진리란 무엇인가? 진리는 언어 속에 하나의 개념으로만 있는 것인가? 언어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언어에 의탁해 이루어지는 이론과 명제들은 무엇인가? 그 모든 것들이 사실과는 무관한 것인가? 분열된 세 형상은 분열된 사념의 방황을 벗어날 수 없었다. 허울을 벗고 현실로 마주 서는 여인 맹랑 선생(과 분신들)의 방랑은 폭포수 떨어지는 계곡에서부터 동굴 속 현궁, 교회, 공원, 절, 주막, 굿당, 저잣거리 그리고 궁극의 공간인 남화원까지 이어지고, 때마다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등장한다. 문자에 집착해 말의 세계가 곧 사실의 세계인 부묵, 그의 친구로 낭랑하게 책을 낭송하는 낙송과 세상일이 모두 책 속에 있다고 믿는 섭허는 서책의 혼령들이다. 장님에 그림자가 없는 상망은 그를 만나면 알고 있는 모든 게 사라져버리는 신비로운 인물이다. 여기에 나루터에서 만난 어부와 사공과 저잣거리의 왁자한 여인들, 생명의 혼령인 홍몽과 구름의 혼령인 운장, 아지랑이의 혼령인 야마, 꼽추 구루자, 이주와 끽구, 원풍과 순망, 내공 깊은 청허 스님, 그리고 남화원에 모인 공맹을 비롯한 제자백가들과 그의 제자들까지, 저자가 소설의 난장에 불러들인 등장인물들은 그 자체만으로 캐릭터들의 카니발이다. 이들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 현주다. 그녀는 맹랑 선생처럼 여러 형상으로 등장하지만, 분열적인 존재라기보다는 자유롭게 변신하는 생명의 캐릭터다. 맹랑과 무하공과 광대는 이 여인을 찾아다닌다. 그녀는 동굴 속 현궁에서 만난 신녀이기도 하고, 굿당의 신녀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녀를 거리의 여인으로만 알고 있다. 치마끈을 쉽게 푼다고 하여 창기라 하기도 하고 아무 칼이나 갈고 다닌다 해서 숫돌 여인이라고도 불렀다. 모두 그녀를 비난하는 말들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녀를 아는 제대로 사람은 없었다. 현주는 맹랑 선생에게 찬란한 이론의 옷을 벗고 마주 선 생활 속의 사실이었다. 맹랑 선생은 그녀를 만나기

작가의 말
제1부 맹랑 선생전
맹랑 선생
그날 밤 서재에서
숲속의 계곡
거리의 광대
석탄절에 있었던 일
유령의 술집
굿당의 신녀
제2부 방황하는 영혼들
맹랑 선생과 광대와 무하공
영혼의 추락
방황하는 영혼들
님을 기리는 노래
현실로 마주 서는 여인
남화원으로 가는 길
제3부 남화원의 사람들
나루 남화진
남화원의 초원
저잣거리
서책의 혼령들
지상 최대의 교향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