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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963408 / 152쪽 126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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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시인동네 시인선 [97]
출판사 리뷰
1974년 인천에서 태어나 2005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한 김경철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등단 13년 만에 첫 시집을 출간한 김경철 시인의 언어는 매 순간 분절하는 목소리로 언어의 해상도를 높인다. 불안하지만 아름다운 자세로 세계에 틈입해 프리즘으로 굴절되는 기하학적인 세계를 받아내는 시편은 매 순간 매혹적인 안내서를 제공한다. “마음이 소용돌이치는”(「파계승」) 혼란의 중심에 서서 오롯한 목소리를 내는 시인의 깊이를 가늠하다보면, “잠시 꿈을 꾼 듯”(「만남」)한 장면을 만날 수 있다. 해설 대신 그가 써내려간 ... 1974년 인천에서 태어나 2005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한 김경철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등단 13년 만에 첫 시집을 출간한 김경철 시인의 언어는 매 순간 분절하는 목소리로 언어의 해상도를 높인다. 불안하지만 아름다운 자세로 세계에 틈입해 프리즘으로 굴절되는 기하학적인 세계를 받아내는 시편은 매 순간 매혹적인 안내서를 제공한다. “마음이 소용돌이치는”(「파계승」) 혼란의 중심에 서서 오롯한 목소리를 내는 시인의 깊이를 가늠하다보면, “잠시 꿈을 꾼 듯”(「만남」)한 장면을 만날 수 있다. 해설 대신 그가 써내려간 에필로그는, 가상의 인터뷰로 시편에 스미지 않은 또 다른 자세에 대해 느낄 수 있다. 여러 시편은 그가 떠돌았던 방랑의 역사가 적혀 있으며, 또 다른 시편에선 일상에서 가닿을 수 없는 초자연적 고지를 넘는다. 언어를 비탈길 삼아 모험하는 50편의 수록된 시는 독자에게 모험에 가담하라는 유혹적인 언어로 다가설 것이다.
육체는 저문다. 사람은 서 있는 것보다 달릴 때 아름답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달리는 자세는 얼마나 불안정한가? 넘어짐의 연속, 그것이 달리는 자세가 아닌가. 어찌 보면 세상에서 가장 불안한 자세가 가장 아름다운 자세가 아닐까 싶다.
나는 지금 불안하다. 그래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세를 취하고 있다.
나는 나의 부재 속에서만 나의 아름다움을 본다. 진리가 내 곁을 스쳐가고 있다라는 느낌만 있을 뿐 나는 식별할 수 없는 저 진리를 향해, 온몸으로, 떤다. 춥고 배고프고 쓸쓸한 어느 저녁,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세를 생각한다.
2017년 9월
김경철
심장에 닿기 위해 내 안의 말은
사방팔방 몇십 리, 몇천 킬로미터라도
상관없다는 듯 내달려간다 히말라야
산하에서 내려다본 무수한 하천 너머
푸른 대지를 녹이는 한낮의 햇살처럼
작고 따사로운 풀잎에게 눈인사하는
내 안의 말은, 산양의 피를 마시는 저
저녁의 목책까지 훌쩍 뛰어넘어 간다
동음이의어로 가득한 일상의 목울음까지
내 안의 말은 새롭게 되새김질한다
산과 바다를 향해 절벽이 끌어안는
포말까지, 버티고 서서 우는 내 안의 말은
잠시 말울음으로 흩어진 갈매기 떼를
정렬시키고 다시 비상한다 내 안의 말은
심장 너머를 본다 천 개의 고원, 천 개의
하천이 모이는 이 바다에서 내 안의 말은
말갈기로 이글거리는 태양을 본다
내 안의 고동이 저기 저 천 개의 고원까지
둥둥둥 울려 퍼지는 뱃고동으로 전해진다
하루를 천년처럼 충전하는 하루살이처럼
내 안의 말은 잠깐 동안 반짝인다, 눈빛을
―「천 개의 고원」 전문
돌풍이 부는 날에 내 전신을 타고 오르는 소용돌이 떼가 있다
음악은 대평원이다
달릴 수 있는 데까지 달리다 지친 말 한 마리를 보고 싶다
격한 새벽안개가 콧김에서 뿜어져 나온다
뒷다리로 긁는 저 푸른 먼지들이 산란하는 꿈
한 마리 파리가 말처럼 뛰어갈까
스키타이를 건너
황하를 건너
마력: 1초 동안에 건장한 한 사내를 1미터 움직이게 할 수 있는 힘. 마적 떼는 크로키만으로 그려질 수 있다. 심장의 평원을 요동치게 하는 말발굽에는 먼지와 바람의 마적 떼가 숨어 산다.
질주하는 말들에게서 느껴지는 묘한 마력. 질서를 혼란케 하는 이들에게서 느껴지는 마력. 열광과 연대. 마력은 순식간에 마적 떼를 만들어낸다. 내 안의 마적 떼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연대와 열광.
허공중에 입자와 파동을 이끌어내는 음악이란 마적 떼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고요와 침묵을 거부하는 한차례 움직임은 나를 가르는 마적 떼.
먼지와 바람의 마적 떼가 한차례 지나갔다.
지상의 풍랑과 하늘의 벼락이 한차례 지나갔다.
―「내 안의 마적 떼」 전문
시인의 말
제1부
모자이크 눈! 13 아리떼 소마 14 귀면와 16 도원경(桃源境) 18 시집가는 날 20 파계승 21 당신이란 사람 22 집시의 춤 28 시속 80킬로미터로 달리는 벚꽃잎 30 사랑의 상대성이론 36 샤먼 38 충사 40 영원에 관하여 42
제2부
刀의 영혼 51 택시미터기 안에 뛰고 있는 저 말 52 천 개의 고원 54 아틀란티스 56 말발굽이 쫓는 저 달빛, 구름벌판을 달린다 58 천자문 60 깡통 속 밀림 63 전생 64 내 안의 마적 떼 68 황제 70 고스톱 72 강한 시차 75 미로 78 사우論 79
제3부
은행나무침대 85 방위 86 정물의 세계 1 90 정물의 세계 2 94 정물의 세계 3 98 유일한 입구 108 그래픽 바다 112 음역 1 116 음역 1.5 120 음역 2 123 음역 3 126
제4부
不二門 129 악수(握手) 130 동체꽃 131 섬이 잠기다 132 물총잠자리 물이랑을 친다 133 염주시편 134 회오리 136 왕오천축국으로 가는 주문 1 139 왕오천축국으로 가는 주문 2 140 왕오천축국으로 가는 주문 3 142 일필휘지 144 노루 간 146
에필로그(epilogue) 1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