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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힙합 열광하거나 비난하거나

시리즈 :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46]

김수아, 홍종윤 저 | 스리체어스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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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힙합은 단순히 빠르게 뇌까리는 젊은이들의 유행가가 아니다. 신자유주의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청춘의 자화상이자, 그들의 생각과 행동 양식을 함축한 문화코드다. 그 속에는 힙합 본고장인 미국과는 완전히 다른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와 젊은 세대의 욕망이 담겨 있다. - MD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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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984208 / 160쪽 130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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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이제는 몇 개인지 기억도 잘 안 나요, 보냈었던 이력서가. 노는 게 미안해서 집에 들어가기도 좀 그래요. 사실 좀 분해요, 노력해도 늦었다는 게.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학벌의 한계.” 다이나믹듀오가 부른 <잔돈은 됐어요>는 4년제 대학을 나와 연봉이 몇 푼 되지 않는 불안정한 직장만 전전하다가 세상에 낙오된 젊은 남성 화자를 불러낸다. 곡의 가사는 일기나 자전적 에세이의 한 대목이라 해도 무리가 없다. ‘88만원 세대’, ‘삼포 세대’ 등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가장 고유하고 확실한 존재인 ‘나’를 사유하는 행위만큼 위로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불안한 시대를 겪어내며 어떻게든 성공해야 한다는 욕망이 한국 청년들을 뒤덮는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 시대와 맞물려 힙합이 수용된 양상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다룬다. 저자는 양분된 한국 힙합 산업에 주목한다. 기획사와 인디펜던트, 방송국과 홍대 언더그라운드 씬이라는 양극단의 산업 구조는 래퍼의 진정성을 논쟁 위에 올려놓는다. 아이돌 래퍼는 유독 힙합 장르에서 ‘진정하지 않다’는 비난에 봉착한다. 그래서 이들 중 많은 래퍼가 ‘쇼미더머니’에 나가 자신이 얼마나 진정한 ‘힙합인’인지 보여 준다. 아이돌 래퍼는 대중의 인정을 받아야만 다른 래퍼와 동등한 위치로 거듭날 수 있다. 래퍼라면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가사에 드러내야 한다는 무언의 당위성 또한 힙합의 조건이다. 그 때문에 사랑 주제로 점철된 힙합 음악은 늘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음악 차트 상위권을 독주하는 노래는 대부분 사랑 감성을 표방한 ‘랩 발라드’다. 대중은 아이돌 음악과 랩 발라드를 가장 열렬히 청취하는 소비자이지만, 이들로부터 ‘대중’의 대척점에 서 있는 진정성을 요구한다. 래퍼는 대중의 취향과 기호를 충족하는 동시에 진정성까지 증명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다. 현재 힙합은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를 양산하고 있는 음악이다. 솔직한 음악이라는 장르 특성의 비호 아래 여성 혐오 표현이나 남성 중심적 시각이 정당성을 부여받는다. 부와 성공의 증명을 중요하게 여기는 힙합에서 여성은 소유할 수 있는 존재거나, 남성의 자존감을 보여주기 위한 존재로 발화된다. 여성 래퍼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남성보다 실력이 부족한, 여성 ‘래퍼’가 아닌 ‘여성’ 래퍼로서만 인식되기도 한다. 저자는 한국 청년의 열패감이 담긴 루저 문화, 불안한 미래에 젊은 세대가 사랑을 향유하는 법에 대해 문화 사회학적으로 고찰한다. 헌신적인 자기계발로 성공에 도달한 래퍼들의 삶은 자기 착취에 가까운 ‘노력’을 신봉하는 ‘자기계발하는 주체’의 삶의 방식과 일치한다. 힙합을 알면 요즘 청년들의 삶의 방식이 보인다. 바로 지금,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다.

저자 소개

서울대학교 ICT사회정책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에서 학부 및 대학원 석사를 거쳐 언론정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 최초 디지털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에 근무하면서 HDTV, 쌍방향방송, PVR, 3DTV 등 새로운 방송 서비스 도입 관련 수용자 조사 업무를 수행했다. 지상파DMB 유원미디어 시청자위원, 한국방송학회 협력이사로 활동했다.
저서로 <두꺼운 언어와 얇은 언어: 디지털 시대의 문화 변동과 담론>(공저, 2012)이 있으며, “방송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비판적 담론 분석 연구”, “유료방송 채널사용사업자 육성을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의 언론정보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부교수로 있다. 대중문화와 팬덤, 페미니즘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논문으로 <온라인 상의 여성혐오 표현>, <소셜 웹 시대 팬덤 문화의 변화>, <해독 패러다임을 넘어 수행 패러다임으로 : 팬덤 연구의 현황과 쟁점>(김수정 공저) 등이 있고, 저서로는 《다시 보는 미디어와 젠더》(공저), 《한국 사회의 디지털 미디어와 문화》(공저) 등이 있다. 

책 속에서

P.13 : 그래서 한국 힙합이 무엇인지를 정의할 때면 모두들 어려움을 느낀다. 어떤 이는 서양인이 한복을 입고 판소리하는 합성 사진에 한국 힙합을 빗대어 폄하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힙합 골수팬임을 자처하며 ‘리얼 힙합이 다 죽었다’고 평하기도 한다. 이처럼 모호한 위치에 있는 한국 힙합은 다양한 논쟁거리를 양산한다.


P.22 : “경력직만 뽑으면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 경쟁 시스템을 즐기지만, 자신 역시 무한 경쟁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젊은 시청자를 뒤덮는다. 쇼미더머니를 그저 ‘힙합 오디션 방송’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P.25 : 힙합의 주체가 ‘가난한 청년’인 경우 성공은 더욱 극적인 효과를 낸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절, ‘개천에서 용 났다’는 의미로 어려운 집안 사정에도 열심히 공부해 가계를 일으킨 일명 ‘개룡남’이 성공 신화로 회자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식 힙합 스웨거’는 이처럼 일종의 과거 시험을 통과하고 장원 급제한 사람의 금의환향 퍼레이드가 됐다. 그가 몰락한 양반가의 자손이라면 더욱 의미가 커지는 장원 급제 설화 말이다.

목차

1_ 한국 힙합이란 무엇인가
한국 힙합이라는 ‘문제’
한국 힙합 씬은 온라인이다
레슨, 직업으로서의 래퍼
쇼미더머니, 성공으로 가는 사다리
자기계발 서사와 성공 신화
가장 인기 있는 동시에 가장 논쟁적인 장르

2_ 진정성을 논하다
미국 ‘리얼’ 힙합과 인종
산업; 기획사 vs 인디펜던트
공간; 방송국 vs 홍대
주제; 사랑 vs 삶
음악의 정체성; 모방 vs 독창
래퍼라면 랩으로
돈이냐 허슬이냐
3_ 여성 혐오는 당연한가
‘힙알못’은 누구인가
힙합은 원래 그렇다는 변명
여성 팬덤의 곤란함
그럼에도 변화는 있다
4_ 힙합과 페미니즘
불경의 정치 전략
‘bitch’의 재구성
‘여성’ vs ‘래퍼’
언프리티 랩스타의 젠더 정치
캣파이트
페미니스트 여성 래퍼
5_ 루저, 쌈마이, 상처뿐인 찌질이
블랙넛 주목하기
루저, 블랙넛이라는 텍스트
쌈마이, 나의 진정성
진정성, 남성성, 여성 혐오
6_ 한국 힙합의 남성과 사랑
흑인 남녀의 불가능한 사랑
한국 힙합; 유순한 남자들
여성의 모호함과 규격화된 사랑
환상 속의 연애
사랑과 이별이 힙합과 만났을 때
7_ 머니 스웨거와 한국형 랩스타
한국에선 안 된다던 음악
매 순간 있어, 난 작업실에
랩스타란 말 그건 옳은 표현 같아
자기계발의 주체, 한국형 랩스타
주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불확실한 시대의 가장 확실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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