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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증발 사라진 일본인들을 찾아서

레나 모제, 스테판 르멜 저 | 이주영 역 | 책세상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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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311338 / 256쪽 141 x 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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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증발을 선택한 사람들 그들의 슬픔과 외로움을 추적한 5년간의 일본 탐사보고서 1989년 도쿄 주식의 급락을 시작으로 부동산 가격의 폭락, 경기 침체, 디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의 늪에 빠져버렸다. 이후부터 일본에서는 매년 1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증발’하고 있다. 그중 8만 5,000명 정도가 스스로 사라진 사람들이다. 체면 손상과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일본 사람들은 빚이나 파산, 이혼, 실직, 낙방 같은 각종 실패에서 오는 수치심과 괴로움을 참지 못해 아무... 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증발을 선택한 사람들 그들의 슬픔과 외로움을 추적한 5년간의 일본 탐사보고서 1989년 도쿄 주식의 급락을 시작으로 부동산 가격의 폭락, 경기 침체, 디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의 늪에 빠져버렸다. 이후부터 일본에서는 매년 1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증발’하고 있다. 그중 8만 5,000명 정도가 스스로 사라진 사람들이다. 체면 손상과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일본 사람들은 빚이나 파산, 이혼, 실직, 낙방 같은 각종 실패에서 오는 수치심과 괴로움을 참지 못해 아무 말 없이 집을 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길을 택한다. 그리고 그들은 신분을 숨긴 채 도쿄의 슬럼 지역인 ‘산야’ 등에 숨어 산다. 프랑스 저널리스트 레나 모제와 그녀의 남편이자 사진작가 스테판 르멜은 2008년 우연히 증발하는 일본인들에 대해 알게 되고, 이 이야기에 끌려 ‘인간 증발’의 어두운 이면을 취재하기 위해 일본으로 날아간다. 그리고 취재를 통해 파괴된 인간, 그리고 그들을 방기하고 착취하는 일본 사회의 충격적인 민낯을 만나게 된다. 도쿄에서부터 오사카, 도요타, 후쿠시마까지 5년에 걸쳐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며 증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개인들의 슬픈 과거와 시대의 암울한 초상을 취재한다. 과거 일본에서 일어났던 사회·문화적 현상들이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우리에게서 되풀이되는 모습을 계속 봐왔기 때문에, 또 증발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우리 사회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일이기에 그들의 아픔과 고통이 전하는 메시지가 묵직하게 느껴진다.

저자 소개

  • 저자 : 레나 모제, 스테판 르멜
글 | 레나 모제Léna Mauger
프랑스의 저널리스트로 신문, 잡지, 텔레비전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하다가 잡지 <21세기>와 <6월>에서 기자로 근무한다. 유년 시절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살아본 경험의 영향으로 역사를 전공했다.

사진 | 스테판 르멜Stéphane Remael
프랑스의 사진작가로 <르몽드매거진>, <르누벨옵세르바퇴르>, <뉴욕타임스>, <보그> 등 세계적인 여러 언론사와 일하고 있다. 르포 사진을 주로 찍고 있으며 특히 인간과 빛, 영상에 초점을 맞춘다.

역자 소개

  • 역자 : 이주영
숙명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불과 번역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일본학과에 재학 중이다. 출판번역가 모임 바른번역의 회원이며 한불상공회의소의 한국-프랑스 비즈니스 및 문화 잡지 <꼬레 아페르>의 번역, 프랑스 시사 월간지 <르몽드디플로마티크> 한국판의 서평 및 일본 관련 기사 번역을 담당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을 다룬 서구권 도서에 관심이 많다.

책 속에서

24~25쪽
‘증발한 사람들’의 운명은 비명횡사하거나 영영 잊히거나 둘 중 하나다. 다른 길은 없다. 세계에서 일본만큼 ‘증발한 사람들’이 많은 나라는 없다고 그가 말했다. 인구 1억 2800만 명의 일본에서 증발한 사람들의 흔적을 찾는 일은 무모하면서도 흥분되는 도전처럼 느껴졌다. 그날 저녁, 내게서 이 이야기를 들은 스테판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두 달 뒤, 우리는 문화적으로 낯선 일본으로 향했다. 불가사의한 현상을 취재할 수 있다는 확신만이 유일한 나침반이었다. 후지산이 보이는 아타미 해수욕장은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17세기 에도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명성이 이어지는 곳이다. 사람들은 여기에 상상력을 발휘해 온천과 증발자들의 운명을 연결시켰다. 다른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전에 유황 가득한 온천의 수증기 속에서 과거를 깨끗이 씻어내려고 찾아온 도망자들의 이야기는 책과 영화, 연극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은유에서 증발을 뜻하는 일본어 ‘죠-하츠蒸発’가 유래되었다.

84~85쪽
마사오는 이제 갓 스무 살의 청년으로 요 위에 앉아 담배 연기를 동그랗게 내뿜는다. 요 주변에는 여행가방이 열려 있고 노트북이 켜져 있다. 산야에서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데 벌써 삶의 희망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입시에 실패하고 교도소에 다녀온 후 살던 도시에서 스스로 증발했다고 한다. 부모님에게 사회적으로 못난 아들로서 수치심을 안겨드리고 싶지 않아서였다. 수치심과 증발은 모두 못할 짓이지만 마사오는 이 중에서 그나마 후자가 낫다고 생각해 그 길을 선택했다. “아마 가족은 제가 죽었다고 생각할 겁니다. 제가 왜 떠났는지는 이해했겠죠. 아무도 절 찾지 않을 겁니다.” 잠시 후 담배의 동그란 연기가 올라온다.
“낯선 사람은 두렵지 않습니다.”

140쪽
아들은 학교에 있었다. 남편의 봉급은 내가 관리하고 있었다. 우리 집 예금을 전부 인출했다. 그리고 대문도 걸어 잠그지 않은 채 그대로 나왔다. 아들을 버렸다. 이보다 더 나쁜 일이 있을까? 나는 이 나쁜 짓을 했다. 갈 곳은 알고 있었다. 나름 계획이 있었다. 열차를 타고 떠난다. 모자를 써서 얼굴을 숨긴다. 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 뭐든 각오가 되어 있다.

185쪽
회전 초밥집의 컨베이어 벨트 위로 생선회가 담긴 작은 접시들이 마치 조립 라인 위의 부품들처럼 퍼레이드를 벌인다. 도요타에서 은퇴한 반항적인 성격의 와카츠키 다다오는 오징어와 생선회가 담긴 접시들을 선택해 탁자에 놓는다. 노조의 그 어느 조합원도 용기를 내 발언하지 않지만 그는 더 이상 무서울 것이 없다. “도요타는 일을 고통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도요타의 잘못된 경영철학을 고발하는 것이 제가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압력은 많지만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공장의 조립 라인이 내는 지옥 같은 소리에 미쳐버린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과로로 죽어가는 사람들, 피로와 절망감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219쪽
그는 아들의 일기장을 몇 분 동안 넘겨본다. “아들의 집세는 지금도 계속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내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프면 치료비로 쓸 돈은 조금 저축해두어야 하니까요.” 아키라 씨는 울지 않는다. 침착한 그의 모습을 보니 이제까지 일본에서 실종자 당사자들은 물론 그 가족들도 속을 알 수 없는 얼굴로 눈물 한 방울 흘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아키라 씨가 상자를 닫더니 지친 표정으로 이렇게 덧붙인다. “아들의 사망 신고를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숲속에 위치한 이 차가운 거실에서 스피커로 비발디의 <사계>가 흘러나오고 있다.

243쪽
찌는 듯 무더운 저녁, 젊어 보이는 남자 세 명이 술집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세 남자는 희망을 위해 건배한다. 한 남자가 이들에게 다가와 일자리를 제안했다. 적어도 두 달 동안 숙식이 제공되는 일이다. 쓸고 닦고 쓰레기를 자루에 담는 작업이다. 쓰레기의 정체는 원전 폐기물, 핵먼지. 내일 이 세 명은 후쿠시마에서 원전 폐기물을 처리하는 일을 할 것이다. 어차피 가출한 사람들이라서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누구도 찾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현실이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목차

프롤로그 9

1. 야반도주 13
2. 증발하는 사람들 23
3. 은밀한 사업 37
4. 하시의 고백, 증발 26년 47
5. 일본의 불가촉천민 57
6. 시골에 숨어들다 71
7. 산야, 지도에도 없는 도시 79
8. 마키오의 고백, 증발 65년 95
9. 지옥의 캠프 101
10. 오타쿠의 성지 115
11. 실종자를 찾는 사람들 123
12. 아야에의 고백, 증발 21년 137
13. 실패에 관대하지 않은 사회 149
14. 사라진 청년, 그리고 북한 159
15. 토요타 시, 떠나거나 병들거나 미치거나 177
16. 덴지의 고백, 증발 33년 189
17. 자살 절벽, 도진보 195
18. 증발한 사람과 야쿠자 209
19. 테루오의 고백, 2년 만에 귀가 223
20. 후쿠시마의 연기 233

에필로그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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