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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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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1995년 1월, 저녁뉴스를 보던 저자(대표저자, 동국의대 임현술 교수)는 유리섬유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유리섬유 공장이 들어선 이후 인천시 고잔동 주민들이 피부병, 지방종, 암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였다. 자동차 내장제로 쓰인 유리섬유의 피해사례를 국내에서 최초로 연구했던 터라 유리섬유라는 말에 용수철처럼 뛰어올랐다. 자신이 나서면 지역주민들한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경주에서 고잔동까지 찾아가 연구를 진행하고 유리섬유의 문제를 최초로 학계에 보고하면서 일은 시작되었다. 1974년 이 마을에 유리섬유... 1995년 1월, 저녁뉴스를 보던 저자(대표저자, 동국의대 임현술 교수)는 유리섬유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유리섬유 공장이 들어선 이후 인천시 고잔동 주민들이 피부병, 지방종, 암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였다. 자동차 내장제로 쓰인 유리섬유의 피해사례를 국내에서 최초로 연구했던 터라 유리섬유라는 말에 용수철처럼 뛰어올랐다. 자신이 나서면 지역주민들한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경주에서 고잔동까지 찾아가 연구를 진행하고 유리섬유의 문제를 최초로 학계에 보고하면서 일은 시작되었다. 1974년 이 마을에 유리섬유 공장이 들어서고, 공장 주변과 마을의 우물까지 폐유리섬유로 뒤덮이면서 마을 주민들은 원인도 모른 채 앓거나 죽어가고 있었다. 이런 사실이 본격적으로 외부에 알려진 것은 1994년 무렵이었다. 저자가 학계에 고잔동 사건을 발표하자, 환경부는 우리나라 최초로 환경병에 1억5천만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용역을 발주했다. 그런데 용역은 전공과 무관한 서울대 교수에게 돌아갔고, 서울대 교수 팀을 꾸려 6개월간 용역조사를 벌이더니 유리섬유와 마을 주민들의 질병과는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앞서 학계에 발표했던 저자의 연구를 전면 뒤집은 것이다. 폐유리섬유에 장기간 노출되어 병에 걸렸을 것이 너무 분명한 사실인데도 이를 부인하는 서울대팀에 저자는 큰 충격을 받았다. 저자는 결국 이 문제를 풀 사람은 다름 아닌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고잔동을 다시 방문하여 재조사에 돌입한다. 저자들 네 명이 팀(동국의대팀)을 이루어 진행된 1년6개월간의 연구를 통해 고잔동 유리섬유에는 유리섬유 이외에 활석이라는 천연물질이 함유되어 있었고 이것이 지방종과 악성종양 같은 각종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음을 밝혀낸다. 그렇다면 서울대팀은 왜 유리섬유가 주민들의 질환과 관련이 없다고 했을까?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물이나 공기 속에 포함된 유리섬유를 판별할 수 있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서울대팀을 구성하는 연구진은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였지만 정작 핵심 전문가는 빠져 있었다. 저자팀(동국의대)은 고잔동 주민들의 몸에서 나온 지방종에 들어있는 유리섬유를 다시 분석하러 국내의 유수 연구소는 물론 일본의 연구소까지 찾아가면서 연구결과를 차근차근 쌓아갔다. 그리하여 마침내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힌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는 개가를 올릴 수 있었다. 고잔동 사건은 환경병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성을 갖는다. 환경병으로 정부가 나서서 조사한 최초의 사례인데다, 단일한 사건으로 이처럼 명확한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용역조사를 통해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정부 용역의 문제점을 드러낸 사건이었고, 객관성이라는 이름으로 자발적인 연구자를 배제하면 어떤 결과가 빚어질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 경우였다. ‘서울대 배지’는 진실을 가리는 결정적 구실이 되었다. 고잔동 사건은 젊은 시절 이 연구에 참여해 지금은 이 분야에서 이름을 얻고 있는 많은 연구자들에게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즉,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자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나, 현장은 왜 중요한가, 우리는 왜 현장을 소홀히 하고 있는가 등. 저자는 지난 20년간 고잔동 사건을 책으로 엮겠다는 생각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다. 그만큼 저자에게는 고통의 세월이었다. 진실이 외면되는 현실에 맞서 외로운 사투를 벌였다. 역학자로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한 이면에는 고잔동의 상처가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책은 모두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1장 ‘고잔동 사건은 이렇게 시작되었다’는 저자가 고잔동 사건에 뛰어들게 된 경위에서부터 아직 끝나지 않은 고잔동까지 고잔동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을 학자의 눈으로 접근하고 있다. 2장 ‘고잔동 메모’는 고잔동 사건을 겪으면서 기록한 저자의 일기와 법정 증언내용,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편지 등이 수록되었다. 일기에는 저자의 절절한 심정이 담겨있다. 3장 ‘고잔동 사건을 말한다’는 고잔동 사건에 관계했던 저자 임현술, 김정란, 정해관, 김지용 교수와 그리고 최초로 고잔동 문제를 외부에 알렸던 마을 주민 민면식 씨, 8년간 고잔동 사건을 맡아 법정을 드나들었던 김영해 씨, 변호를 담당했던 최원식 변호사의 증언이 들어있다.
-우리는 완승했다. 진실을 반박할 용기도, 무기도 그들에게는 있지 않았다. 우리는 환경부에 전문가 공동 심포지엄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장들이 회의실을 들락날락하더니 할 수 없다고 했다. 아마 윗선에 보고하면서 의논을 거듭하는 것 같았다. ‘이런 나라가 다 있구나….’ 나는 치가 떨렸다.
-고잔동에 가지 않았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2년6개월간의 마음고생. 이제는 전부 증명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일이 쉽게 풀리지 않으니 답답하고 곤혹스럽다. “처음 하는 일이 쉽게 인정이 된 적이 있느냐?”며 어떤 은사 교수님이 반문하던 생각이 난다.
-한국인슈로산업(주)이 마을을 향해 후앙(환풍기)을 틀어놓았다. 해가 떠오르면 유리섬유 날리는 것이 무지개 같았고 안개비가 내려오는 것 같았다.그것을 쐰 야채를 다 먹고 살았다.
-우리는 피해 입는 것을 눈으로 다 봤으니까 네가 지나 내가 지나 해보자는 심정으로 끝까지 가보자고 했다. 그래서 8년이 걸렸다. 그런데 그 하루 때문에 판결다운 판결도 못 받고 끝나서 너무 아쉽다.
-정말 개개인은 보배고 구슬인데 연결이 안 되는 것이다. 우리는 엉성하지만(?) 꿔어져 연결이 되어 있었다. 거기는 낱개다. 모양은 엉성할지 몰라도 우리는 팔찌를 만든 것이다.
-완전히 매도당하고 온갖 비난을 받았다. 그때부터 같은 전공자끼리도 돌아서고, “재네들 왜 저래? 매스컴 타려고 그러는 것 아냐?”하는 시선이 무척 힘들었다.
서문
ㅣ1ㅣ 고잔동 사건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약자에 대한 관심을 논문으로
유리섬유 피부질환 국내 처음 진단
괴질환에 관한 뉴스를 접하다
고잔동 방문
우물에서 생긴 일
물속에서 유리섬유 발견하다
다량의 이물질 관찰
주민 피해, 학회에 처음 발표
엉뚱한 팀이 차지한 용역
꼬여가는 가운데
사라진 유리섬유
마음이 있어야 보인다
다시 고잔동으로
과학인 실종된 전문가들
일본에 분석을 맡기다
서울대 보고서의 문제점
한 날 한 자리에
일말의 양심에 기대어
\"참여 교수들은 우리 손을 들어주었다\"
유리섬유 재분석
고의로 누락시킨 논문
그 하루 때문에
끝나지 않은 고잔동
ㅣ2ㅣ 고잔동 메모
ㅣ3ㅣ 고잔동 사건을 말한다
해가 뜨면 유리섬유가 무지개처럼 날렸다
하루를 넘긴 게 끝내 흠이었다
인정받기 힘드니까 미쳐 정신병원에서 죽거나
모양은 엉성했지만 그래도 팔찌는 됐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의 경이로움
화려했더. 그러나 전문가는 없었다
법원까지 서울대 배지에 눌렸다
부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