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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812045 / 287쪽 / 374g / 151 x 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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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푸른사상 산문선 [24]
출판사 리뷰
사는 것은 이야기다 임성용 시인의 첫 산문집 『뜨거운 휴식』이 [푸른사상 산문선 18]로 출간되었다. 일하고 노래하고 웃고 사랑하고 눈물 흘리는 우리 이웃들의 삶의 이야기를 구체적이고 재미있게 전하고 있다. 지극히 세속적이면서도 지적이고 신랄하면서도 해학적이고 이 세계를 공격하면서도 인간적인 이야기들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질펀하다.
10여 년 동안 써놓은 글들을 묶는다. 생활글도 있고 산문글도 있다. 한때 소설가가 되고 싶어 소설을 쓰려고 준비한 글도 있다. 자기 내면을 탐색하거나 주제가 깊은 내용은 아니다. 일하면서 겪은 이야기들이다. 내 주변의 이웃과 동료, 가족들의 모습이다. 가끔, 별 볼 일 있는 세상사를 별 볼 일 없는 눈으로 훑어보기도 했다.
사는 것은 이야기다. 나보다 앞선 부모 세대들이 흔히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모으면 책 한 권도 넘는다.”고 말한다. 어디 한 권뿐이겠는가. 세계 70억의 인구들은 70억 명이 겪은 70억 개의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삶은 이야기의 연속이며, 한 사람의 가슴에 쌓인 이야기가 끊기면 그 사람의 생애도 끊긴다.
각자 살아온 인생의 책갈피를 넘겨보라. 슬픈 일, 기쁜 일, 고통스러운 일, 분노한 일, 눈물 흘린 일, 웃음 짓는 일들이 끊임없이 되살아난다.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어쩌면 인간은 희극보다는 비극을 위해 태어났다. 비극은 비참하고 불행한 형식은 아니다. 비극미라는 아름다움이 인간을 영원에 이르게 한다. 그중에서도 웃음이 살해당하는 비극! 웃으면서도 슬프고 슬프면서도 웃는, 버스를 놓치고 마냥 빈 정거장에서 서성이는, 그런 헛헛한 기다림을 나는 사랑한다.
일상에서 우리는 찌부럭찌부럭 화를 내는 일이 많은가, 떠들고 웃는 일들이 많은가? 술집에서, 회식자리에서, 친구들 모임에서, 여행지에서, 우리는 즐겁다. 눈물 나게 웃을 일이 많을수록 살맛이 난다. 정말 안타까운 일들도 생긴다. 그때 흘리는 눈물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웃음이 그 눈물을 치유해준다. 따뜻한 웃음과 가슴 저린 눈물이 만나 차갑고 비릿한 웃음을 지운다. 가슴 속에 상처로 남은 눈물을 처량한 웃음이 닦아줄 수 있다.
저명인사들과 학자, 예술인들의 산문집을 보면 철학적 사유들이 넘쳐난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깊은 사람도 있고 단순한 사람도 있다. 따뜻한 사람도 있고 차가운 사람도 있다. 세상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이, 무슨 대단한 통찰력과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듯이, 선승도 아닌데 선승인 것처럼, 철학자도 아닌데 철학자인 것처럼, 미려한 문장과 유식한 논리로서, 글을 글로 치장하는 사람들은 많다. 시인들의 책은 얼마나 감성적이며 소설가의 책은 얼마나 융숭하며 비평가의 책은 또 얼마나 무거운가. 하지만 아내 앞에서 밥상을 뒤집어엎는 시인이 더 인간적이다. 철공장에서 무거운 철을 들고 일 하는 노동자의 생각이 더 무거울 수도 있다.
사람의 감정이 다르면 얼마나 크게 다를 것인가. 나는 글을 말이라고 본다. 내가 하고 싶은 말, 내가 들려주고 싶은 내력들을 무람없이 썼다. 그러니까 이 산문집은 내 생활이고 체험의 기록이다. 저잣거리에서 주워 담은 가벼운 농담도 섞여 있으니, 두고두고 잊지 못할 기억도 남아 있으니, 그저 흘려들어도 좋다.
솔직히 나는 매우 위악적이다. 노동의 진실과 사람들의 진실 외에는 뭔가 그럴듯하게 시를 한 편 써보기 위해 지어낸 글들은 모두 겉치레였다. 나는 겉치레로 살았다. 생활은 늘 불안정했고 가정에도 성실하지 못했다. 자애롭지 못한 남편이었고 못마땅한 아빠였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친구였다. 형제와 가족들에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멀리했다. 더구나 좀체 화를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인격으로 본다면 빵점이다. 삼거리슈퍼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세 남자 중의 한 명이다. 앞으로 어찌어찌 살아갈 날들이, 함께 부대끼며 살아갈 사람들이, 이토록 실없는 나를 끊임없이 깨우쳐주기를……. 뚜렷한 목적도 없이 헤매는, 온갖 변명으로 믿을 수 없는 말을 흘리고 가는 나를, 이 광대무변의 세상이 너그러이 용서해주기를!
작가의 말
1부 달리고, 달리고
오줌 싸는 여자
트랙터를 몰고 가는 사내
변태의 잠
식권 도둑
한국 성관계 안전 관리
삼거리슈퍼의 세 남자
고라니를 보았다
주제를 넘는 주제
2부 손바닥에 털 났다
손바닥에 털 났다
큰 놈, 작은 놈, 조막만 한 놈
꿈꾸는 테러리스트
딸기 먹을래?
노래는 즐겁다
생일
노루목 산장
첫사랑을 찾아서
3부 자명종은 언제 울리는가
빈집을 지나치다
소울음 소리가 한 방울
꽃 같던 누이가 탔던 첫차
명자꽃 필 때
동심(童心)
석류 아가씨
자명종은 언제 울리는가?
4부 낯선 시간이 다가와서 물었다
눈물에 자신을 비추어 보라
낯선 시간이 다가와 물었다
『하멜 표류기』와 『조선왕국기』
내일이면 온다더니 죽어서 오다니
남양군도에서 온 편지
세월호 세대와 촛불공화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