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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700159 / 224쪽 147 x 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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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사회적 낙인에 끊임없이 저항하는 새로운 페미니즘 운동 이 책의 저자이자 성노동자였던 멜리사 지라 그랜트는 낙인이 자부심이 될 수 있는 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퀴어의 낙인을 퀴어의 프라이드로 만든 운동처럼, ‘잡년’의 낙인을 ‘잡년’ 프라이드로 바꿔낼 수는 없을까? 잡년 되기 운동이야말로 최종심급의 여성 당사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권리와 인권을 주장하면서도 ‘다른’ 여성들과 함께하는 ‘잡년’ 페미니즘으로 연대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우리가 이 책을 마땅히 읽어보아야 할 이유다. ... 사회적 낙인에 끊임없이 저항하는 새로운 페미니즘 운동 이 책의 저자이자 성노동자였던 멜리사 지라 그랜트는 낙인이 자부심이 될 수 있는 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퀴어의 낙인을 퀴어의 프라이드로 만든 운동처럼, ‘잡년’의 낙인을 ‘잡년’ 프라이드로 바꿔낼 수는 없을까? 잡년 되기 운동이야말로 최종심급의 여성 당사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권리와 인권을 주장하면서도 ‘다른’ 여성들과 함께하는 ‘잡년’ 페미니즘으로 연대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우리가 이 책을 마땅히 읽어보아야 할 이유다. 임옥희(『젠더 감정 정치』의 저자) 사회운동의 역사는 폭력과 낙인에 대한 싸움이며 그것을 넘어서려는 투쟁이기도 하다. 흑인이라는, 여성이라는, 퀴어라는, 장애인이라는 낙인들은 오히려 운동을 만들어냈다. ‘창녀’라는 낙인 또한 세계적으로 성+노동운동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책은 논쟁의 와중에 있는 매춘에 대해 ‘범죄화’와 ‘국가 페미니즘’을 넘어설 것을 요구한다. 성노동운동은 저자가 말하듯이 다양한 운동과 연대와 연결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고정갑희(『페미니즘은 전환이다』의 저자) 이전에는 여성이라 불리던 존재를 이제 매춘부라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 경찰력의 목적이다. 이는 사회적으로 용인된 여성 훈육방식이며 법과 질서에 대한 열망으로 움직인다. 이 열망은 ‘상상된 매춘부’, 즉 우리가 매매춘에 대한 관념과 논쟁을 만들어내는 방식의 핵심에 있다. 상상된 매춘부는 매매춘을 통제하거나 근절하려는 과정에서 이득을 보려는 이들을 움직이고 있으며, 이런 이들이 만들어낸 수사적 생산물이기도 하다. 상상된 매춘부는 성에 대한 환상, 두려움, 인간적 삶이라는 가치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본문 중에서) ◆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과 연대하기 위하여 이 책은 단순히 성(Sex)을 다룬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인권의 시각지대에 놓인 이른바 ‘매춘부/창녀’로 불리는 이들이 처한 암울하고 불평등하며 위험한 현실을 공유하고 사회적 인식의 전환을 촉구하는 약자들의 인권을 다룬 책이자 엄연한 노동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의 원제는 ‘Playing The Whore: The Work of Sex Work(창녀 연기하기: 성노동이라는 일)’인데 한국어판은 ‘성노동’이라는 ‘일’에 더 주목하여 ‘Sex Work: 성노동의 정치경제학’이라는 제목을 채택했다. ‘성노동’라는 용어는 1970년대에 미국에서 발명되었다. 이후 서구에서는 상식이 된 반면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이 용어마저도 낯설어하는 이가 많은 게 현실이다. 이 책은 성노동자를 사회적 낙인인 ‘창녀’가 아닌 ‘성노동’을 하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이 책은 ‘성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잘 이해하고 있는 저자가 그들이 단지 ‘창녀’로 낙인찍혔다는 이유만으로 음지에서 스스로를 지켜내는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상황,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와 시선, 경찰력을 위시한 사회적 폭력성을 생생히 보여준다. 일찍이 여성학자 정희진은 “성노동은 단순한 일이 아니라 중노동이며 위험한 노동이고 죽을 수도 있는 노동이다”라고 갈파한 바 있다. 성노동은 외딴섬에 홀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오래전부터 들어와 정치?경제?사회문제와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다. 성노동의 문제를 외부자의 시선이 아닌 성노동자의 시각에서 다룬 이 책은 그들이 처한 문제를 좀더 입체적으로 들여다보고 함께 문제의식을 공유하자고 초대한다. 더불어 성노동자만이 아니라 타인과 약자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함께 문제해결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 ‘성’이 아니라 ‘노동’에 방점 찍어야 2000년 군산의 한 성매매 업소에서 일어난 화재로 많은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밖에서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던 탓에 그들은 미처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어가야 했다. 이 끔찍한 사건을 계기로 2004년에 성매매방지특별법이 발의되었다. 2014년에는 자신과 자식의 생계를 위해 성노동을 해왔던 젊은 미혼모가 이 법에 따른 단속으로 이뤄진 함정수사를 피해 달아나려고 건물 창밖으로 몸을 던졌다가 안타깝게 사망하고 만 사건이 있었다. 1년 뒤인 2015년에는 한 성노동자가 현행 성매매방지특별법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위헌소송을 냈다. 헌법재판소는 이 법이 당대 한국 시민들의 도덕감정에 부합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합헌판결을 내렸다. 반면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성노동 비범죄화 지지를 밝혔고, 이듬해인 2016년에 이 입장이 표명된 상세한 정책자료를 발표했으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이를 지지한 바 있다. 선진국들이 오래전부터 성매매 합법화를 인정해온 것과는 달리 오랜 세월 보수적인 유교문화에 젖어온 한국 사회에서는 ‘성노동’ 문제를 둘러싼 논의를 공론장에서 펴나갈 기회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억울한 죽음처럼 자극적인 소재가 뉴스로 등장할 때나 잠깐 환기하고 말 뿐 대부분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인식이 강한 데다 사회적으로 낙인찍힌 이들에게 동조하는 것 자체가 모종의 피해를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소심한 냉담함도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페미니즘 진영 내에도 매춘 자체를 근절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과 하루 빨리 성노동을 비범죄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성노동’은 여전히 가장 뜨거운 논쟁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언제까지 남의 일이라고만 치부하는 한 우리 사회의 인권 수준은 지금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간통죄라는 죄목의 형사처벌이 사라지기까지 무려 62년이나 걸렸음을 감안하면 성노동이 범죄의 굴레를 벗어나기까지 또 얼마의 세월이 필요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간통죄로 인한 형사처벌이 개인의 사생활과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지나치게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위헌판결을 받은 것처럼 다시 성매매방지특별법에 대한 위헌소송이 시작될 것이고 성노동자들도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받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그날을 위해 이 작은 책자가 연대의 몸짓으로 읽히기를 기대한다. ◆ 매춘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매춘이란 게 없었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실제 지금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의미의 ‘매춘부/창녀’는 없었다. 아마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저자의 말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성노동 이전에 이야기된 매춘부와 창녀에 대해 참조하지 않고서 성노동의 정치학에 대해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용어들에 붙어 있는 특징이야말로 매춘부라는 상상물을 퍼뜨린 주범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성노동을 하는 사람들 모두가 여성은 아닌데도 왜 성노동의 정치학이 끈질기게 여성문제라는 틀 안에서 논의되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그리고 “모든 여성이 창녀 낙인 아래 살고 있으며” “여성이 타자라면 창녀는 타자의 타자”라는 저자의 말 속에는 성노동자들에 대한 단순한 동정이나 지지가 아닌 진정 어린 연대가 필요한 이유가 정확하게 드러나 있다. 매춘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을 가진 이라는 명예에 반해 우리가 ‘매춘부’라고 부르
랜트가 마지막에 제안하고 있는 ‘창녀whore’라는 용어의 재전유는 반反성매매 입장에 있는 이들과 성노동론 입장에 있는 이들 모두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성을 부정적으로 보든 불가피한 것으로 보든 또 다른 어떤 시각에서 보든 어떤 이에게, 특히 여성에게 심각한 사회적 손상을 입히는 힘을 가진 언어로 ‘창녀’만한 것은 없다는 점에 동의할 것이다. 일단 ‘창녀’로 낙인찍히면 많은 것, 어쩌면 모든 것을 잃는다. 존중, 존경, 권리, 가족, 친구, 자식, 집, 이웃을 잃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말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기게 된다. 그녀가 하는 어떤 말도 당사자가 하는 ‘진정한’ 말로 인정받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점은 그랜트가 책에서 지적하고 있듯, 성노동을 해보지 않은 이들이 성노동에 대해 ‘상상’하고 그것을 성노동의 진실이라고 믿는 것과도 관련되어 있다. 상상이 아니라 현실을 알기 위해서는 성노동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그들의 다양한 입장에서 들어보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17~18쪽, 옮긴이 서문 중에서)
성노동자들이 맞닥뜨린 낙인과 폭력은 성노동 자체보다 훨씬 더 해롭다. 그러나 이 점은 성매매 자체를 폭력이 폭력을 낳는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성매매는 여성과 남성에게 허용되는 최대치가 어디까지이며 어디에서부터 권리가 사라지고 폭력이 정의가 되는지를 나타내는 표식이다. 이것은 가장 보호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이들을 위한 보호비용으로 받아들여진다. 성노동 반대론자들은 성매매가 폭력적인 제도라고 비난하지만 사람들이 그것에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행사되는 폭력은 허용하고 있다. (33쪽)
1970년대 중반 이후, ‘매매춘’은 ‘성노동’에 자리를 양보하기 시작했다. 성노동도 노동이라는 주장을 이해하려면 이것이 하나의 존재상태에서 일종의 노동형식으로 전환한 과정을 이해해야만 한다. 이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었는지,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인지, 누가 이를 추동했는지, 누가 이에 반대했는지, 누가 이로부터 이득을 얻는지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매매춘과 성노동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직접 성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성노동이라는 명칭을 발명했다는 점이다. (43쪽)
사회학자 엘리자베스 번스타인은 10년 넘게 이어온 현장연구에 기반을 두고 성노동자가 제공하는 것은 한도가 정해진 친밀성이라는 서비스라고 규정한다. 이 서비스는 신체적인 것부터 감정적인 것까지의 범위를 갖는 노동을 포함한다. (163쪽)
어떤 면에서는 성해방이라는 원칙에 입각해 페미니스트들과 대척점에 서 있었던 운동은 이제 왜 성이 불법이 되는지가 아니라 왜 성이 사람들을 불법화하는 수단이 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히 성의 가치를 복구하자고 주장하는 운동이 아니다. 물론 성이 없다면 즐거움과 삶에 대한 감각을 잃게 되긴 하겠지만 말이다. 이 운동은 특정한 사람들을 가치가 덜한 존재로 만들기 위해 성을 이용하는 체제를 거부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207쪽)
창녀라고 불리는 여성들이 있는 한 창녀가 되거나 창녀로 오해받는 일은 죽는 것과도 같다고 믿도록 훈육된 여성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일이 지속되는 한, 남성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창녀들을 죽게 내버려둘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창녀에 대한 두려움 혹은 창녀가 되는 두려움이 이 모든 것을 움직이는 동력이다. 이 동력은 ‘여성혐오mysogyny’로 불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용어로는 부족하다. 그 말은 창녀의 값쌈, 그녀가 얼마나 쉽게 여성으로서뿐 아니라 인종, 계급으로서 배척될 수 있는지를 고스란히 전달하지 못한다. 창녀는 이 모든 것을 교차하며 아우르는 근원적인 모욕이기 때문이다. (212쪽)
추천의 말 1: 임옥희
추천의 말 2: 고정갑희
옮긴이 서문
1장 경찰
2장 매춘인
3장 일
4장 논쟁
5장 산업
6장 구경 구멍
7장 낙인
8장 다른 여성들
9장 구원자들
10장 운동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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