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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활시위를 당기다

손태호 저 | 아트북스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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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1962919 / 248쪽 171 x 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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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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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서울 출생. 여행 다닐 수 있는 일,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을 찾다가 대학 졸업 후 여행사, 항공사 등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인도 서역 전문 여행사를 경영하고 있다. 30대 중반 세상살이에 지치고 힘겨워 어디론가 도망쳐 버리고 싶은 무렵, 우연히 옛 그림에 빠져 미술관, 고서화점 등 곳곳을 찾아다녔다. 대학 때는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우리 문화의 매력을 탐구해 보고자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 들어가 미술학을 전공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찍힌 ‘장무상망(長毋相忘, 길이 서로 잊지 말자)’ 인장을 보고 왜 ‘그림이 삶이고 삶이 그림’인지 확연히 깨달았다. 옛 화가들의 치열했던 삶과 고민 들이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전해지는 듯했다. ‘괜찮다, 다 괜찮다’며 토닥이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 후로 옛 그림은 선생이자 친구이며, 거울이자 나침반이 되었다. 40대 들어서 불교미술로 관심사가 넓어져 조선 후기 조각승에 대한 석사 논문을 썼다. 요즘은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전국의 사찰과 유적지를 돌아보며 우리 문화 유산을 연구하려 애쓴다. 불교미술과 조선 회화를 알기 쉽게 풀어내는 글을 계속 쓸 예정이다.

책 속에서

엘리자베스 키스를 감동시킨 것은 한국인의 진실한 삶, 그 자체였습니다. 그녀는 “한국인의 자질 중에서 제일 뛰어난 것은 의젓한 몸가짐”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한국인의 품성에서 우러나오는 기품과 풍모에 감탄하곤 했습니다. 「평양 강변」을 소개하는 글에는 한국 풍경의 아름다움으로 “저 먼 산 위의 푸른 색깔”을 뽑았으며, 원산 지역의 아침 풍경을 그린 「아침 안개」를 설명하는 글에서는 밥 짓는 연기를 보고 한국 특유의 문화인 온돌을 언급하며 생활 속 아름다움까지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_엘리자베스 키스, 「평양 강변」 | 우리가 잘 몰랐던 우리

힘껏 치켜든 방망이로 그림의 현장감은 높아지고 철썩하는 소리가 들릴 것 같습니다. 빨래터의 소리를 시각화한 것은 활 쏘는 곳에서의 침묵과 묘하게 대립됩니다. 예부터 활 쏘는 곳에서는 ‘습사무언(習射無言)’이라 하여 활을 쏠 때는 말을 삼갈 것을 강조했습니다. 남과 여, 양과 음, 침묵과 소리. 강희언은 이렇게 대비법을 슬며시 풀어놓았습니다. _강희언, 「사인사예」 | ‘활 쏘는 사람’에서

곡식을 키우고 성장시켜 백성의 주린 배를 채워주는 땅에게 감사 의식을 거행하는 사직단에서 자신의 몸을 낮춰 땅에 순종하려는 사직송은 그야말로 딱 맞는 수종일 것입니다. 또 그 소나무를 그린 정선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백성의 주린 배를 생각하며 뒤틀리고 꼬여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삶을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떠올리지 않았을까요? _정선, 「사직노송도」 | ‘삶을 포기하지 않는 생명력’에서

『능호필첩』 발문의 “이인상의 묘처(妙處)는 진함(濃)이 아니라 담담(淡)한 데에 있으며 익은 맛(熟)이 아니라 생생한 맛(生)에 있다”라는 김재로의 글처럼, 이인상은 스스로의 삶을 닦음으로써 예술적 성취를 피워냈습니다. 이인상에게는 서얼의 장애도 가난이라는 고난도 아무런 제약이 되지 못했습니다. 칼을 옆에 두고 자신을 돌아보고 경계하며 늘 깨어 있어야 함을 실천한 인물, 곧고 푸른 소나무 아래에서 당당히 앉아 있는 인물, 그런 품격을 지닌 인물이 오늘날 더욱 그리워집니다. _이인상, 「검선도」 | ‘오직 아는 자만이 이를 알리라’에서

사임당이 남긴 포도처럼, 포도는 같은 줄기에 달린 알갱이라도 저마다 익는 속도가 다릅니다. 터질 듯한 시커먼 알갱이에서부터 익을 기미가 안 보이는 연두색 알갱이까지 그 빛깔은 모두 제각각입니다. 때가 되면 저절로 익는다는 것을 알기에 덜 익었든 더 익었든 서로를 나무라지 않습니다. _신사임당, 「포도」 | ‘삶의 주체가 되다’에서

달빛 어스름한 정월 초하룻날 저녁, 어느 집의 누각 마루에 모여 술잔을 기울이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시대를 아파하며 자신들의 무능을 곱씹었을 것입니다. 그중 한 사람은 누각 아래 수풀이 자욱한 곳을 애잔하게 내려다보고, 그의 시선 너머에는 숲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하얀 탑 하나가 몸도 성치 않게 서 있습니다. 「탑원도소회지도」는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는 조선 후기 산수화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묻어나는 먹먹한 애잔함은 이 그림이 평범한 산수화가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_안중식, 「탑원도소회지도」 | ‘누각 마루에 모여’에서

 

목차

책을 내며
1부 다시, 활시위를 당기다
하나. 우리가 잘 몰랐던 우리 | 엘리자베스 키스, 「평양 강변」
둘. 활 쏘는 사람 | 강희언, 「사인사예」
셋. 삶을 포기하지 않는 생명력 | 정선, 「사직노송도」
넷. 오직 아는 자만이 이를 알리라 | 이인상, 「검선도」
다섯. 어느 우국지사의 초상 | 채용신, 「최익현 초상」
2부 가슴에 무얼 담고 사는가
여섯. 헐렁함 속에 담긴 배려 | 김홍도, 「윷놀이」
일곱. 절로 미소를 머금게 하는 | 김홍도, 「서당」
여덟. 내가 쥐고 있는 마음의 열쇠 | 전 이경윤, 「고사탁족도」
아홉. 가슴에 무얼 담고 사는가 | 흉배
열. 더 높이 뛰어오르는 힘 | 장승업, 「천도복숭아를 든 원숭이」
열하나. 삶의 주체가 되다 | 신사임당, 「포도」
3부 더없는 즐거움을 원하오니
열둘. 두려울 것도 거칠 것도 없다 | 최북, 「풍설야귀인」
열셋. 누각 마루에 모여 | 안중식, 「탑원도소회지도」
열넷.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 작자 미상, 「견우직녀도」
열다섯. 꿈속 나비의 바람 | 남계우, 「화접」
열여섯. 더없는 즐거움을 원하오니 | 작자 미상, 「호작도」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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