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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481188 / 430쪽 / 602g / 153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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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공자가 생각한 ‘인간의 길’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나아가 공자가 꿈꾼 ‘대동 세상’은 무엇이기에 공자 스스로 깨달은 바를 세상에 펴기 위해 13년 가까이 죽음의 위협마저 겪으며 천하를 주유하였을까? 저자는 이런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공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그러나 이 책의 더 큰 미덕은 저자의 문제의식보다도 그 치밀한 논증 과정에 있는지도 모른다.『논어』에는 제자들이 ‘인(仁)’에 대해 묻는 대목이 모두 일곱 번 나온다. 그런데 그때마다 공자의 대답은 다 다르다. 공자는 인의 개념을 정의하기보다는 묻는 사람의 상황에 맞춰 가장 절실한 것을 중심으로 대답했기 때문이다. 이처럼『논어』에는 ‘인’과 ‘예’가 무엇인지 개념적으로 밝히는 대목이 한 군데도 없기 때문에, 과장해서 얘기하면, ‘인’과 ‘예’에 대한 해석은 논어를 공부한 사람 숫자만큼 많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저자의 선명한 문제의식에 비추어 보면 오히려 답답하게 느껴질 만큼 하나하나 근거를 확인하는 논증의 과정을 거치는 저자의 접근이 가치있게 다가온다. 저자는 논어의 한 글자, 한 구절마다 살피면서 동서고금의 주석을 비교 검토하고, 그것으로도 해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을 때는 맹자 등 유가의 다른 이의 글과 역사적 사실을 참조한 이후에야 자신의 해석으로 나아간다.
동서고금의 주석을 넘나드는 치밀한 논증의 과정을 만난다
“나를 극복하고 예를 실천하는 것이 인을 행하는 것이다(克己復禮爲仁).” 안연의 물음에 대한 공자의 이 답에 대한 해석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 핵심이면서 저자의 관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 중 하나이다.
저자는 이 구절에 관해 주희의 해석을 비판한다. 주희는 사람이 사사로운 욕심을 제거하고(극기), 천리로 돌아가면(복례), 다시 그 마음의 덕이 온전해지니, 이것이 인을 행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인간은 태어날 때 이미 천리로부터 인의예지를 받아 태어났으므로, 본래 맑았던 거울에 먼지가 쌓여 지저분해진 것을 먼지를 깨끗이 닦아내면 다시 거울이 원래의 맑음을 회복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주희가 인과 예의 차별성을 인정하지 않고, 모두 천리라는 하나의 개념 속에 녹여버림으로써 극기복례가 왜 인이 되는지, 좀 더 나아가 왜 예가 인이 될 수 있는지를 밝히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이어서 하안, 다산 등의 논어 주석을 하나하나 검토하면서 예와 인의 의미를 찾아 나아간다. 유가에서 말하는 예란 남녀, 노소를 구분하듯, 신분, 문화, 교육 등을 기준으로 인간을 구분하여 각기 다르게 대접하는 것이다. 유가의 예에 법령을 비롯한 문물제도가 망라되는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국가의 법령이란 것도 결국 차별을 제도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본 것이다. 형법은 죄를 지은 사람과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고, 소득세법은 소득이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을 각기 그 위치에 맞게 달리 대하는 것, 즉 차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에 관해서 저자는 ‘옹야’ 편에 실린 ‘서(恕)가 인의 방법’이라는 공자의 말에 주목한다. 공자는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마라(己所不欲 勿施於人)’고 하면서, 그것을 서(恕)라고 하였다. 따라서 인은 내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서게 해주며, 내가 두루 통하고 싶으면 남도 두루 통하게 해 주는 것이다(夫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이런 과정을 거친 후에 저자는 극기복례위인을 최종적인 해석을 제안한다. “나를 내세우지 않고(克己), 남이 갖고 있는 차별성(특수성)을 인정하고 그에 맞게 대하는 것(復禮)이 바로 남도 나처럼 될 수 있게 해주는 것, 즉 나처럼 자신을 이루게 해주는 것이다(爲仁).”
나를 이루는 것과 세상을 바로 잡는 것은 하나
나를 이루고(成己) 싶으면, 남도 자신을 이루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 남도 자신을 이룰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유가에서 수신은 도를 배우고 익혀 자신을 이루는 것이고, 위정은 도를 실행하여 남도 자신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수신과 위정은 남도 나와 같다는 생각, 즉 서(恕)를 매개로 하나가 된다. 그래서 도를 배우고 익히는 수신과 도를 실행하는 위정이 동일시된다. 도를 배우고 익히는 것과 도를 실행하는 것이 같다는 생각은 공자 이래 유가의 전통으로, 도가나 불가 등 다른 유파와 차별되는 주요한 특징이다.
이 책은 이런 공자의 정신을 따라 자신을 이루는 수신에서 시작해서 도를 실행하는 위정까지에 이르는 길의 단계마다 알고 검토해야 할 중요한 주제를 따라 전개된다. 각 과정마다 저자의 30년 가까운 오랜 연구와 사유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치밀한 논증과 비판의 바탕에 있는 세상과 사람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을 느끼게 될 것이다.
P.45~46
정이程頤(1033-1107)나 주희에게 공자의 도는 세상에 실행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도는 삶을 순조롭게 하고 죽음을 편안하게 하며 생사에 대해 어떤 한도 남기지 않게 하는 진실한 이치다. 황간의 『논어의소』에 인용된 난조의 말 대로 한다면 세상과는 무관하게 자신만을 구하기 위한 것이다爲濟身. 즉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의 숙명적 고민을 극복하게 해 주는 그 어떤 진리다. 그것은 세상 누구나 알 수 있는 그런 평범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한 번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비록 바로 그날 저녁에 죽게 되더라도 여한이 없게 되는 것이다. 알아듣는 순간 생사를 초월할 수 있게 되니까. 그러나 진실로 얻어 들어야지 잘못 얻어 들으면 안 된다. 잘못 얻어 들으면 생사도 초월하지 못하면서 공연히 목숨만 잃게 될 뿐이다.
정이와 주희의 해석에서는 세상에 대한 근심, 백성에 대한 근심은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다. 오직 생사의 괴로움을 초월하고자 애쓰는 수도자의 모습만 남아 있을 뿐이다. 정이나 주희가 그리는 공자의 모습은 보리수나무 아래 앉아 윤회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석가모니의 모습이요, 다산의 표현에 의하면 선방에 앉아 조주趙州(778-897)의 “뜰 앞의 잣나무庭前柏樹子”(어느 중이 조주에게 물었다. “달마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 무엇입니까?” 조주가 답했다. “뜰 앞의 잣나무다.”)를 화두로 삼아 용맹정진하는 선승禪僧의 모습이다. 정이나 주희같은 성리학자들이 결국 공자를 절의 화상和尙으로 만들고 말았다.
P.154~155
정이나 주희를 비롯한 성리학자들의 생각은 분명하다. 천하 만물이 인의예지의 본성을 타고 났기 때문에, 측은, 수오, 사양, 시비의 마음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처럼, 인을 타고 났기 때문에 효와 우애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효와 우애가 인을 행하는 근본이라고는 말할 수 있어도, 효와 우애가 인의 근본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오히려 거꾸로 인이 효와 우애의 근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산은 인仁의 근본과 인을 행하는爲仁 근본을 그처럼 뚜렷이 구분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즉 인의 근본이면서 인을 행하는 근본이라는 말이다.
P.180~181
자공이 말했다. “만일 널리 백성에게 은혜를 베풀고 능히 뭇사람을 구제한다면 어떻습니까? 인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인仁에 그치겠느냐. 꼭 말한다면 성聖일 것이니, 요순조차도 아마 어렵게 여기셨을 것이다. 무릇 어진 자는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서게 해 주며, 자기가 두루 통하고 싶으면 남도 두루 통하게 한다. 능히 가까운 것에서 비유를 취하는 것이 인仁의 방법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子貢曰, 如有博施於民而能濟衆, 何如. 可謂仁乎. 子曰, 何事於仁, 必也聖乎. 堯舜其猶病諸. 夫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能近取譬, 可謂仁之方也已. 「옹야」
자공은 남에게 널리 베푸는 것이 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자는 생각이 달랐다. 그것은 좋기는 하지만 너무 어려운 일이다. 천하의 성인이라는 요순도 어려워한 일이다. 인은 내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서게 해주며, 내가 두루 통하고 싶으면 남도 두루 통하게 해 주는 것이다夫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선다는 것立은 독립된 인격체로서 서는 것이고, 두루 통한다는 것達은 사방에 막히지 않고 두루 통하는 것이다. 즉 내가 독립된 인격체로서 사방에 두루 통하고 싶으면, 나만 혼자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남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1부 공자의 생각
1장 도
2장 학
3장 인과 예
4장 정치
2부 공자의 일생과 제자들
5장 공자의 일생
6장 공자의 제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