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나는 아이 없이 살기로 했다 아이 없는 삶을 선택한 작가 16인의 이야기

메건 다움 외 저 | 김수민 역 | 현암사 | 2016년 11월

미리보기 북트리

정가
$30.00
판매가
$16.5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33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9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88932318288 / 328쪽 140 x 21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 19,800
  • 21,600
  • 20,700
  • 31,500

책 소개

출판사 리뷰

★ 부모와 비부모 논쟁에 불을 붙인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 《버슬》, 《브레인피킹스》, 《일렉트릭 리터러처》 선정 2015년 최고의 논픽션!

“이 책에 담긴 열여섯 편의 에세이는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가 이기심 때문이라는 오해를 벗겨주고,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비부모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엄청나게 중대한 의미가 있는 책이다.” - 《애틀랜틱》

“몇몇 에세이는 감동적이고, 몇몇 에세이는 현실적이면서 단도직입적이며, 몇몇 에세이는 솔직하고 재미있다.” - 《가디언》


과연 아이는 충만한 삶을 위한 필수조건일까?
‘아이 없는 삶’이라는 논쟁적 주제에 대한 가장 솔직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


2015년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합계 출산율은 약 1.24명이었다. 이는 OECD 가입국 중 최저 수준으로, 몇 년 안으로 ‘인구절벽’이 현실로 나타날 거라는 우려가 크다. 때문에 뉴스에서는 매일같이 인구 고령화를 막기 위한 ‘저출산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이 언급된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아이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어마어마한 압박이 가해진다. 꼭 사회적 차원이 아니더라도 ‘대를 이어야 한다’는 기성세대의 강요,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사적인 의심, ‘철없고 이기적이다’라는 편견 등이 비부모들에게 끊임없는 압박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아이 없는 삶을 살기로 선택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부모가 되지 않는 삶’이 사실상 금기시되는 사회에서, 이러한 선택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책은 끊임없이 “왜 아이를 갖지 않는가?”라고 묻는 사회와 주변 사람들,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 주는 대답이다. 《케빈에 대하여》를 쓴 라이오넬 슈라이버와 제프 다이어 등 16인의 작가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아이를 갖지 않았다. 처음부터 아이를 좋아한 적이 없었거나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때는 아이를 원했지만 이제는 아이 없는 삶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은 사람도 있고, 자신이 아이를 원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진정한 바람이 아니었음을 깨달은 사람도 있다. 이들은 저마다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재치 있게, 하지만 모든 순간 솔직하게 자신이 어떤 과정을 통해 아이를 갖지 않게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결코 쉽지 않았던 이들의 선택은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될 것이다.

아이를 갖지 않는 사람은 미성숙한 이기주의자?
우리 사회에서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

비부모로서의 삶을 선택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마주치는 반응은 이들이 아이를 싫어해서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거리가 먼 편견이다. 이 책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필자들은 아이를 매우 좋아하며, 실제로 조카나 친구의 자녀들에게 가장 가까우면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어른이 되려 노력한다. 비부모에 대한 또 하나의 일반적인 편견은 이들이 철없고 미성숙한,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자라는 것이다. 이 역시도 많은 경우 사실이 아니다. 내가 아닌 타인(아이)의 요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부모들과 달리, 비부모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집중할 수 있다. 이들은 부모들에 비해 대체로 좀 더 많이 읽고, 사색하며, 어른다운 대화를 나눈다. 사실 몇몇 필자는 이러한 점 때문에 아이 갖기를 꺼리기도 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내가 왜 모르겠는가. 나 이외의 존재에게 깊은 사랑을 느끼고, 더 위대한 인간의 목적을 달성하는 일에 일조하며 얻을 수 있는 기쁨이 존재함을 안다. 하지만 매일 마주해야 하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현실을 직시하자. 아이들의 지적 능력과 대화 감각은 장점이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게서는 지루함과 지적 퇴보가 흔히 발견된다.(본문 25쪽)

그리고 그러한 사색의 결과로 많은 비부모들은 우리 사회희 문제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한 발 더 나아가 사회를 바꾸기 위해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으로 제프 다이어는 아이 없는 사람들을 이기주의자로 매도하는 사회 분위기에 대해, “아이를 가진 사람들은 마치 자신들이 멸종 위기에 놓인 종족의 생존을 확보하고, 거대하고 인구가 부족한 이 나라를 사람으로 채우기 위해 스스로를 용감하게 희생하기라도 한 것처럼” 군다며 비판한다. 그들은 단지 자신들이 아이를 낳고 싶어서 낳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많은 비부모들은 그저 낳고 싶지 않아서 아이를 낳지 않는다. 그들 중 상당수가 인구나 종족 번식의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는 있지만 자신의 인생과 자유, 행복을 희생해서 그에 일조할 마음은 없다고 못 박는다.

아이를 갖지 않는 남성들에 대한 편견

이 책의 필자 중 13인은 여성, 3인은 남성이다. 엮은이 메건 다움은 머리말에서 “이 이슈는 지나칠 정도로 자주 여성의 문제로만 국한되어왔다”라며, 이 책에 꼭 남성 필자의 글을 넣고 싶었다고 말한다. 다움은 이 숫자가 사실상 태어나는 순간부터 어머니가 되는 일에 대해 생각하도록 주입받는 여성과, 아버지가 되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남성의 비율과 비례한다고 여긴다. 실제로 이들의 에세이를 읽어보면 아이 문제에 대해 때로는 방어적으로, 때로는 통렬하게 이야기하는 여성 필자들에 비해 남성 필자들은 다소 거리를 두고 냉철하게 이야기하는 경향이 짙다. 제프 다이어는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스스럼없이 고백하고, 팀 크라이더 또한 “사람들이 아이를 갖는 이유는 하나다. 그렇게 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폴 리시키는 게이로서 이 문제에 있어 이성애자에 비해서는 한발 물러서 있다. 그럼에도 아이를 가지려 하지 않는 남성들 역시 배우자에게 진심으로 헌신할 마음이 없어서라거나, 영원히 소년에 머물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거나, 제 짝을 만나자마자 가정적으로 변할 거라는 오해들에 시달리곤 한다.

여성을 옭아매는 모성 본능이라는 개념과
‘아이는 소중한 보물’이라는 신화의 탄생


울프도 어쩔 수 없이 여성으로서 자신의 부족한 모습에 초조해했고, 때때로 스스로를 마구 때리기도 했다. 의사들은 그녀의 정신장애 병력을 이유로 아이를 갖지 말라고 강력하게 충고했고, 그녀와 남편 역시 이에 반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삶을 되돌아보면 작가로서 성취한 그 모든 성공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신의 삶이 실패작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을 피할 수는 없었다.(본문 128쪽)

그러나 아이를 가지지 못했던 작가 버지니아 울프가 때때로 자신의 인생을 실패작이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그의 남편도 그렇게 생각했을까? 시그리드 누네즈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전통적으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에 대해 여성에게 부과하는 기대치가 남성에 비해 분명 높기 때문이다. 그는 “저는 무엇보다도 먼저 어머니입니다”라고 선언한 미셸 오바마의 예를 든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가끔씩 “저는 아버지입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누구도 그 말 앞에 ‘무엇보다도’라는 수식어가 붙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이 같은 현실은 여성에게 가해지는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남성과는 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가늠케 한다. 모성에 대한 이런 압박감으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삶이 실패작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괴로워하다가 결국 아이를 낳게 된다고 누네즈는 주장한다.
이토록 여성을 옭아매는 모성이란 무엇일까? 로라 키프니스는 모성 본능이 “산업혁명 무렵에 만들어진 개념”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 이전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집에서 일했던 반면, 산업혁명을 거치며 남성은 일터에 나가고 여성은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성적 분업이 합의되었다. 이후 이러한 성향은 선천적으로 타고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또 이 시기에는 농업사회와 달리 아이들의 노동력이 쓸모없는 것이 된다. 아이러니한 것은, 바로 이렇게 아이들의 경제적 가치가 떨어지면서, 이들이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대단히 귀중한 작은 보물’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 시기에 출산율이 극적으로 떨어진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아이들이 가족 경제에 기여하는 것보다 양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커지자 아이를 낳기 위한 이유가 필요하게 되었고, 아이들이 주는 정서적 충족감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낙태법을 둘러싼 논란,
원치 않는 아이를 낳지 않을 권리


2016년 미국 대선, 모두의 예상을 깨고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대권을 차지했다. 트럼프는 선거 전, 낙태에 반대하며 ‘생명을 존중하는’ 대법관을 임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여성의 팸 휴스턴이 지난 2012년 대선 때 우려했던 문제가 다시 한번 부상하게 되었다. 휴스턴은 당시 보수 후보였던 밋 롬니가 대통령이 되면 낙태가 불법화될지 모른다고 지적했었다.

로 대 웨이드 사건이 합헌 판결을 받은 후로 많은 주의 보수적인 의원들은 조정 기간과 의무적인 상담, 부모의 동의, 그리고 인디애나 주에서는 사후 피임약을 구할 수 있는 경로에 대한 법률을 추가하면서 낙태를 까다롭게 만들었다. (……) 현대 미국의 정책들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나는 어떤 정책에 강한 불만이 있더라도 반대편을 이해하고 존중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토드 아킨처럼 생식에 대한 기초적인 의학 지식조차 없는 남성들이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 최소한 18년이라는 세월과 평균 23만 5,000달러라는 거액을 쏟을지 말지를 결정할 내 권리를 앗아가려 할 때 이 나라에 진정한 평등이 존재하는지 의심스럽다. 이런 결정권을 잃으면서 좌절하고 무기력해진 엄마 밑에서 너무나 많은 아이들이 매일 고통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본문 200~201쪽)

로 대 웨이드 사건은 1973년 미국 연방 대법원이 여성은 임신 후 6개월까지 임신중절을 선택할 헌법상의 권리를 가진다고 판결한 판례다. 그때까지 대부분의 주에서는 여성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가 아닌 한 낙태를 금지하고 있었다. 이 판결 후 여성들은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이라는 고통에서 벗어나 좀 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 역시 얼마 전 보건복지부가 불법 낙태 수술을 한 의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입법 예고했다가 산부인과협회와 여성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이를 철회한 일이 있다.
‘원치 않는 아이’라는 것은 아이의 삶이라는 시각에서 보아도 쉽게 넘겨서는 안 되는 문제다. 원치 않았더라도 일단 태어난 아이를 보는 순간 그 아이에게 모든 것을 쏟아붓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심지어 자신이 원하는 줄 알았더라도 아이를 낳은 뒤에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많은 부모가 있는 현실에서, 심리적이든 물질적이든 아이를 낳을 준비가 되지 않은 여성들에게 무조건 아이를 낳게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처사일까 휴스턴은 묻는다.
“어머니는 자신이 아이들을 원한다고 생각했지만 일단 아이들을 낳은 뒤에는 원하지 않았다. 이것이 그녀의 진심이었다. 우리는 그녀에게 행복을 안겨주지 못했다.” 당뇨병을 앓던 어머니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미셸 허니븐은 이렇게 말한다. 실제로 그녀를 비롯해 많은 필자들이 자녀를 충분히 보살피지 못하는 자신의 부모를 보고, 자신 역시 자녀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할 것을 걱정해 아이 갖기를 포기했다.

여성이 가정에만 머물지 않는 시대,
여성들은 자신들의 난소로 투표하고 있다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니제르로, 여성이 일생 낳는 아이가 7.6명에 달한다. 2014년 기준 미국 1.86명, 이탈리아 1.37명, 독일 1.47명, 일본 1.42명인 데 비해 엄청난 수치다. 니제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중국을 제외한 빈국들의 합계 출산율은 3.0명으로 선진국의 두 배에 이른다. 이러한 출산율의 차이는 어디서 비롯될까? 가장 일차적 답으로 피임 기술의 발전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출산율 하락을 부분적으로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아직 지금과 같은 피임 기구들이 없었던 시절 유럽의 출산율은 급감했고, 어떤 방법을 사용했든, 아이를 가질 여유가 없던 사람들은 아이를 낳지 않았다. 로라 키프니스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지적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고학력 여성일수록 아이를 적게 낳는다는 점이다. 개발도상국에서는 기본적인 읽고 쓰기 능력만으로도 출산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식자율이 높아질수록 출산율은 낮아진다. 여성들이 필수적인 기술을 습득하고 자신들의 선택을 저울질하기 시작하면, 오래지 않아 자신들의 노동의 대가에 걸맞은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눈을 뜨게 된다.(본문 32쪽)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대다수의 여성이 이제는 더 이상 그냥 엄마가 아니라 일하는 엄마인 현실에서, 아이를 키우기 위한 사회적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 여성은 과거와 달리 고등 교육을 받으며, 자아를 성취하고 욕망을 실현하라고 독려된다. 개인의 목표와 행복, 만족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충분한 사회적 지원 없이 아이를 낳았다가는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남김없이 빼앗기기 십상이다. 팸 휴스턴의 이 일화는 아이와 자기 자신 가운데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 모든 부모에게 있어 뼈아프게 다가올 것이다.

언젠가 내 창작 모임에서 탈퇴하겠다는 학생의 이메일을 받은 적이 있다. 그녀가 말했다. “저는 이 모임을 정말 좋아했고, 앞으로 그리워하게 될 거예요. 하지만 아이들의 교육에 써야 할 돈을 이 모임에 쓸 수가 없어요.” (……)
나는 그녀에게 이렇게 묻고 싶다. 왜 안 되죠? 왜 아이들의 교육이 당신보다 당연히 더 중요한 건가요? 당신은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가진 재능이 뛰어난 작가잖아요. 그렇게 비싼 교육비를 쏟아가면서 자녀들을 키웠는데 이들이 커서 그저 별 볼 일 없는 멍청이가 되면 어쩌려고요?
그녀가 사는 지역의 주택 평균 가격은 90만 4,000달러다. 그러니 그녀의 자녀들이 실제로 교육을 받지 못할 위험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나도 자녀들에게 최고의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고귀하다고 이해한다. 그러나 자녀를 위한 일에 엄마의 큰 희생이 따르는 상황에서도 이것을 여전히 고귀하다고 여긴다면 여성은 크게 한 걸음 퇴보할 것이다. (본문 208쪽)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했음에도, 여전히 많은 필자들이 언젠가는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이에 대해 팀 크라이더는 “지금까지 내가 한 일이나 하지 못한 모든 일들을 이미 후회하고 있는 마당에 이 결정이라고 예외가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담담하게 자신의 결정이 가져올 결과를 기다린다. 그들은 자신의 결정이 100퍼센트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 역시 확신할 수 없는 길을 가지만, 뒷날 생길지도 모를 후회 때문에, 혹은 주위의 압박 때문에 지금 원하지 않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며, 모든 선택에는 후회와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실린 다양한 작가들의 경험은 아이 없는 삶을 고려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될 것이며, 이미 아이를 갖거나 갖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들 역시 이 책에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주요 내용

모성 본능_로라 키프니스
키프니스는 신화화된 ‘모성 본능’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녀는 모성을 대하는 태도들이 지나치게 감상적이라며 비판하며, 자연적인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녀에 따르면 ‘모성’이란 개념은 산업 혁명기 남성은 일터에 나가고 여성은 아이를 키우며 집에 머물러 있는 성적 분업이 합의되면서 생겨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설사 모성이 ‘자연스러운 것’이라 하더라도 자연스러운 것을 반드시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자연은 여성의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천 가지 다른 일들_케이트 크리스텐슨
크리스텐슨은 한때 아이를 간절히 원했으나 당시의 남편이 이를 거부했고, 이로 인해 부부 사이에 금이 갔다. 이후 남편이 아이를 갖자고 했으나 그녀의 마음은 이미 돌아선 상태였다. 처음에는 자신이 갖지 못한 아이에 대한 갈망과 집착으로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으나, 결국 자신이 아이를 바랐던 마음이 진심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숲 속의 아이들_코트니 호델
호델은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서른 살 때는 서른둘이 되면, 서른둘이 되어서는 서른여섯이 되면 준비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다른 사람들처럼 아이를 갖고 싶은 열망은 끝내 찾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생각이 단편적인 데 머무르는 것에 놀라며, 그러한 사고에 머물지 않는 자신의 선택을 다행으로 여긴다.

새로운 로다_폴 리시키
그는 1980년대, 즉 에이즈가 창궐해 속수무책으로 많은 게이들이 죽어 나가던 시절을 관통한 게이에게 아이가 의미하는 바를 이야기한다. 그 시절 게이들은 내일을 예측할 수 없었고, 언제든 터질 수 있는 폭탄을 품고 있을지 모를 자신의 정액을 생명의 근원으로 생각할 수 없었다. 그는 혼자 다니는 남자를 경계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는, 사람들이 그런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정을 꾸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지금 여기에 있어달란 말은 나중에 가라는 말이다_라이오넬 슈라이버
빗나간 모성에 대한 고찰로 화제가 된 영화 <케빈에 대하여> 원작 소설을 쓴 그녀는 원래 아이를 좋아하지 않았고,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았기에 비부모의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며 모성에 대한 질문을 철학적 시각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녀는 통계를 통해 미국에서 약 30년 이내에 백인이 소수 인종이 될 현실을 지적하며, 서양 국가들의 출산율이 극단적으로 낮은 이유를 문화적 요인에서 찾는다. 즉, 현대의 우리는 사회적 목적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우선하는 태도를 갖게 되고, 일종의 인간 혐오를 갖게 됨으로써 출산율이 떨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_시그리드 누네즈
누네즈는 빈곤한 지역에서 자라며 가혹한 유년 시절을 겪었다. 그녀가 살던 동네에서는 아이들이 귀한 존재가 아니었으며, 언제나 두드려 맞기 일쑤였기에, 어린 시절 그녀는 세상에 아이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버지니아 울프 등 최고의 여성 작가들에게 자녀가 없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만약 자신이 작가로서 글을 쓰면서 아이를 낳았다면 자신이 되고 싶었던 ‘아이가 가장 중요한 존재인’ 엄마가 될 수 없었을 거라 말한다.

엄마 되기의 두려움_애나 홈스
홈스의 어머니는 평생 좁은 마을에 살면서 두 딸을 뒷바라지했는데, 홈스는 그것이 어머니가 진정으로 원한 삶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육에 있어 여성은 남성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책임을 져왔으며, 시대가 변했다고는 해도 여전히 여성에게 지워진 짐이 훨씬 무겁다. 한편 그녀는 엄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여전히 젊고 매력적인 외모를 유지하라는 사회적 압박이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립 초등학교에 입학 신청을 해야 하는 교육제도의 실패 등에 대한 거부감도 크다.

부모는 아마추어_미셸 허니븐
허니븐은 아이에게 사랑을 주기보다는 여전히 그런 사랑을 받는 존재이고 싶었다. 그녀의 부모님은 무심하면서도 자녀들을 숨 막히게 하는 양육 방식을 고수했다. 어머니는 자신이 아이를 원한다고 생각했지만, 일단 아이를 낳고 나자 원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어머니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했고, 허니븐은 자신도 어머니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 구하기_대니엘 헨더슨
헨더슨은 미혼모였던 엄마가 재혼을 하면서 조부모의 집에 맡겨진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어머니의 삶에 기쁨이 되기는커녕 방해만 된다는 느낌을 받았고, 양육에는 고통과 아픔이 따른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엄마보다 더 나은 엄마가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에 불안해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것만이 자신이 아이를 갖지 않기로 선택한 이유가 아님을 역설한다. 어린 시절 학대를 당한 많은 사람들도 보란 듯이 아이를 낳아 잘 키우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이 선천적으로 아이를 원하지 않는 마음을 타고났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다는 환상_팸 휴스턴
첫 책 출간을 앞두고 임신을 했던 휴스턴은, 어머니에게 조언을 구한다. 어머니에게 “그 아이를 낳는다면 너의 인생은 완벽하게 평범해질 것”이라는 말을 들은 그녀는 낙태 수술을 받는다. 그녀는 만약 그때 아이를 낳았다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분명히 달라졌겠지만, 어느 쪽이든 모든 것을 가지진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엄마 되기를 뛰어넘어’ 이후_진 세이퍼
1989년 ‘엄마 되기를 뛰어넘어’라는 제목의 글을 썼던 정신과 의사인 세이퍼는 이후 25년간의 삶에 대해 술회하며 당시 이후 사회가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해 짚는다. 또 그녀는 “엄마가 되지 않는 삶은 끝없는 노력의 연속”이라고 말하며, 비부모의 삶을 선택한 여성들이 맞닥뜨리는 문제와, 후회 없는 인생은 없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통신 끝_제프 다이어
기혼인 사람이 아이가 없다고 하면 두 가지 반응을 경험한다. 하나는 아이를 가질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연민, 다른 하나는 인류의 존속을 위협한다는 생각으로 인한 공포. 그러나 다이어는 아이를 갖지 않기로 선택한 사람들을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비웃는다. 그들은 자신이 인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기라도 한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은 그저 아이를 갖고 싶었기 때문에 가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의 네가 아니라면, 너는 좋은 엄마였을 텐데_M. G. 로드
로드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색맹이 되었다. 어머니의 사망 이후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는 아버지를 위해 요리와 청소, 빨래 등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야 했고, 겨우겨우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야 색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때 그녀는 집안일의 고단함을 알게 되었고, 수십 년 후 그녀의 파트너가 아이를 입양하자고 했을 때 또다시 색맹이 된다. 그녀는 파트너를 위해 아이를 받아들이려 노력했지만, 결국 아이를 원하지 않는 자신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최상의 예술_로즈메리 머호니
머호니는 35세가 넘으면 여성의 생식 능력이 떨어진다는 통계를 보고 당시 연인에게 아이를 갖자고 하지만 거절당한다. 이후 연인과 헤어진 뒤 조바심 끝에 정자 은행을 찾아 인공 수정을 한다. 그러나 임신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자 하루는 기뻤다가 하루는 불안감에 휩싸이는 등 마음이 오락가락하기 시작한다. 결국 13주 뒤에 유산을 하면서 실망하지만, 그 실망만큼이나 명확하게 자신은 아이를 원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이모로도 좋다_엘리엇 홀트
홀트는 어린 시절 정신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또한 30대에 깊은 우울증을 앓았기에 그녀에게 아이가 없는 것은 선택이라기보다는 정신적 고통에 따른 결과였다. 그녀는 산후 여성이 사망하는 원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자살이라는 통계를 언급하며, 불안증과 우울증을 앓았던 자신이 아이를 낳았을 때의 정신 상태를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자신이 운이 조금 더 좋았다면 엄마가 될 수도 있었을 거라 생각하지만 지금 인생에 불만은 없다.

멸종_팀 크라이더
그는 인간이 아이를 낳는 것은 그렇게 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아이를 키우는 것이 인생의 궁극적 목적이라면 그 아이들의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며 그는 사람들이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들을 내릴 때 얼마나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곤 하는지 되묻는다.

저자 소개

  • 저자 : 메건 다움 외
저자 : 메건 다움 (Meghan Daum)
이 책의 편집자이며 네 권의 책을 집필한 작가이다. 가장 최근작은 2014년에 출간한 『말로 할 수 없는 것들(The Unspeakable: And Other Subjects of Discussion)』이며, 이 밖에 여러 편의 에세이를 엮어 만든 『허송된 나의 청춘(My Misspent Youth)』과 소설 『인생 보고서(The Quality of Life Report)』, 회고록 『저 집에서 살았다면 내 삶이 완벽했을 텐데(Life Would Be Perfect If I Lived in That House)』가 있다. 10년 가까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뉴요커》와 《하퍼스》, 《엘르》, 《보그》를 포함해 많은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고 있다.  

역자 : 김수민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와 영어·영미문화학과를 졸업한 후 호주의 매쿼리대학교에서 통번역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펍헙 번역 그룹의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옮긴 책으로는 『크로마뇽』, 『세상의 엄마들이 가르쳐준 것들』, 『어느날 별이 내게 말했다』, 『나는 아이 없이 살기로 했다』, 『버니 샌더스, 우리의 혁명』(공역) 등이 있다.  

역자 소개

가톨릭 대학교 사회복지학과/영어영미문화학과를 졸업하고, 호주 맥쿼리 대학교 대학원에서 Translation and Interpreting과 Advanced Translation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옮긴 책으로는『2012/2013 세계경제대전망』(공역) 『크로마뇽』 『시크한 파리지엔 따라잡기』『세상의 엄마들이 가르쳐준 것들』가 있다. 다수의 정부기관 및 기업체, 논문 번역작업을 진행했으며 현재 번역그룹 펍헙에서 활동 중이다.



 

책 속에서

나는 낙태를 결정한 선택에 괴로워하거나 후회하지 않았다.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기꺼이 고려해볼 의사가 있었지만, 솔직히 말해 다른 엄마들의 집단에 끌려 들어가고 싶지 않은 두려움이 이를 방해했다. 놀이터와 어린이집, 그리고 오늘날 중상류층 가정에서 양육에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여겨지는 끝도 없는 사교 활동과 친목 모임 등 모든 것들이 두려웠다. 우선 나는 소소한 대화나 여성들의 관습에 언제나 익숙해지질 못했다. 또 내가 만난 엄마들은 이상하고 그다지 부러울 게 없는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받곤 했다. 정신없이 분주하고, 자유가 없고, 불만에 차 있었다. 어쩌다 실수로라도 이들과 한 무리가 되고 싶지 않았다. (본문 25쪽)

나는 오래전에 아기를 가지고 싶었던 맹목적이고 과열된 욕구를 선명하게 기억한다. 지금 와서 되돌아보니 그때의 내 감정은 호르몬의 영향을 받은 생물학적인 충동이었고, 적절한 순간이 왔을 때 요청받았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저 완성되지 못한 채 사라지는 과제 같은 것이었다. 내가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아이들을 낳았다면 만족스럽지 못한 외로운 결혼 생활을 유지하거나 이혼한 후 전남편과 공동 양육권을 가지고 오랜 세월 가족들의 스케줄을 조정해야 하는 삶 중에서 선택해야 했을 것이다. (본문 49~50쪽)

서양 국가들과 다른 국가들 사이에 존재하는 가족 규모의 극단적 차이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우선 손쉬운 피임 방법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의학 기술은 퍼즐의 한 조각일 뿐이다. 산업혁명 당시에도 서양인들의 출산율은 곤두박질쳤었다. 소위 ‘인구학적 천이(遷移)’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일반적으로 지방의 농업경제에서 도시의 산업경제로 전환되고, 이에 따라 경제적 자산이었던 아이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변하면서 발생한다. 그러나 20세기를 전후하여 가족 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든 현상이 피임 기구 없이 가능했다는 점은 흥미를 끌 만하다. 그 당시에는 질격막이나 자궁 내 장치, 살정제, 피임 스펀지, 에스트로겐 패치, 콘돔 같은 피임 기구가 없었다. 금욕이나 불법 낙태 수술, 영아 살해, 주기 피임법 등 어떤 방법을 사용했든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여유가 없었던 사람들은 아이를 갖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1960년 이후로 안전한 피임 방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출생률 급락을 부분적으로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독일과 니제르의 차이는 의학이 아닌 문화와 관련이 있다. (본문 99~100쪽)

이제 우리는 목적이 있는 진정한 좋은 삶보다는 그저 막연하게 좋은 삶을 살아가는 데 관심을 가진다. 우리의 선조들과는 달리 우리가 더 큰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살고 있는지 아닌지 좀처럼 자문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 자신이 행복한지 아닌지에 대해 더 자주 자문한다. 우리는 자기희생과 의무를 회피한다. 혈통이나 문화, 민족을 보존하겠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으며, 우리가 누리고 있는 유산의 진정한 가치는 잊고 아무 생각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우리는 역사에 무지하다. 삶의 가치를 우리 자신의 탄생과 죽음으로 측정하고, 죽은 뒤에 일어날 일에는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는다. (본문 100쪽)

이들의 문제라면 자신들이 바랐던 것보다 더 많은 아이를 낳았거나, 때때로 이들이 축복이기보다는 더 큰 짐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먹여야 할 입만 하나 더 늘었어! 아기는 어디서 재우지?)에서 생겼다는 점이었다. 나는 한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아이들을 한없이 원망하면서 동시에 사랑할 수도 있는지 역시 이해하기 시작했다. (본문 119쪽)

누가 알겠는가. 만약 내가 먼저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가졌다면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에게 일어난 일이 나에게도 일어났을지 모른다. 나는 글쓰기를 애써 멀리하기 시작했을지도 모르고, 아기가 글쓰기를 대신해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상상이 불가능한 모습은 아니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 훨씬 더 쉽게 그려지는 그림은 한 손으로는 타자기를 두드리고 한 손으로는 아기를 밀어내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 놓였다면 나는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답은 분명하다. 분함과 좌절감, 아이와 아이의 아버지를 향한 타오르는 분노였을 것이다. 자기혐오로 가득 차고, 내 아이를 내 일의 적으로 만든 상황에 죄책감을 느끼며 고통스러워했을 것이다. 세상에 나를 파괴할 수 있는 단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런 갈등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본문 134~135쪽)

엄마가 되지 않는 삶은 끝없는 노력의 연속이다. 너무나 근본적이면서 자신의 과거와 사회의 기대, 여성다움의 개념, 삶의 목적과 복잡하게 뒤얽힌 무언가를 선택하려면 자신이 가진 모든 의지를 하나도 빠짐없이 다 동원해야 한다. 순리라고 여겨지는 방향과 어긋나는 길을 선택할 때는 이런 각오가 없으면 안 된다. (본문 218쪽)

많은 사람들에게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은 삶에서 가장 큰 충족감을 준다.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던 상당수의 친구들이 의도치 않게 양육의 세계로 뛰어들게 된 뒤 이들의 삶에 이전에는 부족했던 의미와 목적이 생긴 경우도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즐겁고(여행, 사교 생활, 연애) 만족스러워(직업) 보였던 삶이 사실은 공허하고 무의미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한다. 그래서 이들은 우리에게 양육의 세계에 합류할 것을 강력히 권한다. 우리가 자신들의 풍요로움과 기쁨과 즐거움을 공유하길 바란다. 이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나는 이들이 그저 자신들의 비참함을 공유하고 퍼트리길 바랄 뿐이라고 생각한다.(누군가는 자유를 누리고 있거나 탈옥했음을 알게 되면 수감의 고통이 두 배로 견디기 힘든 법이다.)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한 모든 주장들 중에서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주장에 나는, 물론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지만, 가장 강력히 반대한다. 삶에 의미와 목적이 필요하다는 억지라니! (본문 232쪽)

아이들의 존재가 인생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등의 모든 거창하고 쓰레기 같은 주장에는 논박할 가치가 없는데, 이는 최면에 걸린 사람이 주입된 행동을 수행하면서도 자신들의 행동에 완벽하게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믿는 것처럼 명백한 자기 합리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아이를 갖는 이유는 하나다. 그렇게 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기 때문이다. (본문 307쪽)

목차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