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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810560 / 284쪽 159 x 2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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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푸른사상 평론선 [16]
반디앤루니스 리뷰
시 읽기의 참혹과 황홀
문학평론가 장동석의 평론집 『경계의 언어, 황홀의 시학』이 <푸른사상 평론선 28>로 출간되었다. 시는 언제나 독자의 안팎의 경계를 무너뜨려 독자를 참담함에 빠뜨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를 음미하는 것은 언제나 황홀한 일이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장동석의 평론집 『경계의 언어, 황홀의 시학』은 시를 읽는 이유와 시를 읽어야 하는 필요성을 사유하게 한다. 평론가이기 전에 시를 읽는 독자인 그는 좋은 시를 읽을 때면 ‘나’의 경계가 무너지고 평온이 파열되고 부랑하는 참담한 신세가 되지만, 인식을 넘어선 생경한 풍경으로 진입해버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홀하다고 한다. 그 참혹과 황홀이 있기에 시를 읽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학은 많은 가치와 기능을 지니고 있지만, 어쩌면 문학의 가장 본질적인 역할은 독자를 황홀경에 빠뜨리는 역할일지도 모른다. 이론과 학설로 무장하고 작... 장동석의 평론집 『경계의 언어, 황홀의 시학』은 시를 읽는 이유와 시를 읽어야 하는 필요성을 사유하게 한다. 평론가이기 전에 시를 읽는 독자인 그는 좋은 시를 읽을 때면 ‘나’의 경계가 무너지고 평온이 파열되고 부랑하는 참담한 신세가 되지만, 인식을 넘어선 생경한 풍경으로 진입해버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홀하다고 한다. 그 참혹과 황홀이 있기에 시를 읽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학은 많은 가치와 기능을 지니고 있지만, 어쩌면 문학의 가장 본질적인 역할은 독자를 황홀경에 빠뜨리는 역할일지도 모른다. 이론과 학설로 무장하고 작품을 비평하기에 앞서, 이 책은 시를 읽는다는 향락적인 경험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시 읽기는 곤혹스럽다. 난해하기 때문이 아니다. 가지 말았으면 하는 곳까지 가기 때문이다. 숨겼으면 하는 것까지 명명백백하게 기어코 내놓기 때문이다. 시는 ‘나’의 안팎을 향해 비수의 언어를 날려, 독자 ‘나’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나’의 타협에 평온에 안주에 파열을 일으킨다. 그때 ‘나’는 경계 위를 떠돈다. 부랑(浮浪)의 참담한 신세가 되고 만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때 ‘나’는 황홀하다. ‘나’의 인식 이상에서 펼쳐진 생경한 풍경으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시가 ‘나’를 참혹하게 할수록, ‘나’의 의식에 퍼지는 황홀의 순도는 높아진다. 좋은 시를 읽을 때 그렇다. 이렇게만 보면 ‘나’의 시 읽기는 변태적인 유희일지도 모른다. 건강하지 않은 욕망의 발로일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다. 참혹이 없다면, 황홀이 없다면 ‘나’는 시를 읽을 필요가 없었다.
시는 답(해결) 대신에 의문(문제)을, 치료 대신에 상처를, 봉합 대신에 갈등을 전면화한다. 읽는 자의 방어막을 하나하나 허물어뜨리며, 가장 깊은 곳의 진부하고 치욕스럽고 비루한 자신의 무엇을 끝끝내 확인하게 한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치부 앞에서 우리는 참혹할 수밖에 없다. 시의 힘을 굳이 따지자면 이러한 참혹을 아름다움으로 삼는 것, 즉 인간의 인식 테두리를 뛰어넘는 무한한 풍경을 소요(逍遙)하게 만드는 데에 있을 것이다. 좋은 시를 소요한다는 것은 시계를 보지 않는 걷기이다. 더 이상 시계를 쳐다보며 줄달음쳐 가야 할 목적지가 없는, 그러므로 목적지를 준거로 정의된 ‘나’를 상실한 부랑아(浮浪兒)의 두리번대기이다.
그런데 왜 황홀인가? 목적을, 경계를, ‘나’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풍경을 굳은 언어로 규정하는 개념어를 잃고, ‘나’의 개념 밖에 있는 풍경에 몰입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의 문학가들은 무아지경이라 말해왔다. 그리고 우리를 무아지경의 황홀에 빠지게 하는 시를, 900여 년 전의 뛰어난 시인이자 문학 연구자였던 이인로는 “욕심이 없을 때 쓴 시”라고 말했다. 상대적 존재인 ‘아(我)’로부터 벗어나 절대적 존재인 ‘오(吾)’에 이른 자의 언어로 이루어진 시이다. ‘아’를 잃는 참혹을 통해 절대적 자유를 획득한 ‘오’가 펼쳐놓는, 즉 ‘오상아(吾喪我)’의 시인이 펼쳐놓은 진풍경을 소요할 때 우리는 황홀하다.
그러므로 시 읽기의 소요는 쾌락이 아니고 향락이다. 시 읽기는 라캉이 말한 “수녀 안젤리나가 나병 환자의 발을 씻은 물을 기꺼이 마실 때, 그녀의 목에 걸리는 ‘나병 환자의 피부’”이다. 배설물로 뒤범벅된 성스러움, 이때의 전율을 체감하는 것이 시 읽기의 유희인 것이다. 그러므로 시를 소요하는 것은 느슨할 수 없다. 목적을 상실한 공포와 긴장을 껴안고 길 없는 세계를 천천히 걷는 행위에 유유자적은 어울리지 않는다. ‘나’의 시 읽기는 그래서 참혹과 황홀 사이를 경계 없이 부유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의문을 품는다. 나는 과연 ‘상아(喪我)’의 자유를 획득할 수 있는가. 절대 자유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한 언어를 사용한 시를 가끔 만날 때 참을 수 없는 질투가 솟아오른다. 감사한다. 나를 질투의 소용돌이에 빠뜨린 시인과 시에게.
목차
■책머리에
제1부 극(極)의 언어
생과 소멸의 무궁한 작용, 황홀의 무한 개진
붕새의 언어, 변별 이상의 언어
결핍에 응하는 방식, 포옹의 방식
‘허공’으로 생을 직조하는 언어, ‘아가’의 세계
색(色?)·참혹·경계의 언어, 전율의 언어
욕망과 화(和)의 언어, 황홀경의 언어
부랑, 투신, 합일의 언어
제2부 ’바깥’의 언어
‘바깥’의 시, ‘바깥’의 운명
세계의 경계 너머를 보여주는 시
시 쓰기 정신과 시적 현실
시와 현실 그리고 현실 너머
경계선 위를 부유하는 자의 노래
“공(空)”을 향한 자기소실의 여정
길 위에 서 있는 자들의 노래
제3부 자기 복원의 언어
아시아의 시, 자기 복원의 노래
성긴 언어 사이 ‘선림(禪林)’으로 가는 길
역사의 노래, 증언의 노래
불굴(不屈)과 낭만의 미학
그리움과의 연대(連帶)
무참(無慘)의 미어(美語), 서정의 생기(生氣)
자연을 전유한, 자연에 전유된 언어의 아름다움
제4부 문향(文向)·탈문(脫文)의 언어
언어이며 언어가 아닌 것으로서의 노래하기
시적 전략으로서 오브제화된 ‘당신’에 대한 언어
관찰의 언어, 역설의 언어
시의 정신, 혁신의 정신
시적으로 바라보기
성찰의 힘을 내재한 언어
문향(文向)·탈문(脫文)의 이접(離接)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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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