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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530276 / 135쪽 / 136g / 127 x 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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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전북 무주의 푸른꿈고등학교, 전남 담양의 한빛고등학교, 광주광역시의 지혜학교. 대안학교를 세 곳이나 운영하는 열정으로 공교육의 커리큘럼에서 소외된 많은 청소년들의 삶에 새로운 희망의 숨결을 불어넣은 교육운동가 김창수 씨가 삶의 행간에서 흐르고 있던 언어들을 건져내어 『꽃은 어디에서나 피고』(문학들 刊)라는 한 권의 시집을 엮었다.
저자의 이번 시집은 야학을 시작으로 평생 아이들을 가르쳤고 생명·생태운동을 하며 대안교육운동에 헌신해 온 저자의 고독과 고통에 대한 진정성, 핍진성의 극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심장판막수술, 간이식수술, 뇌수술 등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긴 탓에 정작 자기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진 저자는 인연이 맞닿았던 존재의 죽음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고등학교 이후 5.18학살과 후배의 분신자살 등 권력과 자본에 의해 죽임 당한 존재들에 대한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분노가 시간이 지날수록 덧나는 마음의 상처가 되어 저자의 인생에 결코 지워질 수 없는 궤적으로 남았다.
긴 슬픔도 욕심이다 말하지 마라
천명 다해 죽은 어미아비 슬픔이야 세월에 묻는다 해도
비명횡사 당한 자식을 어찌 세월에 묻으랴
5.18 어미, 4.16 아비 평생 울어도 목인들 쉬랴
-「멈출 수 없는 행진」 부분
그러나 이 시집이 비단 슬픔과 아픔, 분노의 소용돌이 속에서만 헤엄치고 있는 건 아니다. 시들을 정리하던 과정에서 온갖 죽음들로 물든 종이들 속에서 저자는 여과하지 않은 민낯의 언어로 실낱같은 희망을 노래하기도 했다. 곧은 정신을 가진 이에게 “…배를 갈라주세요,/…하루라도 빨리 흉골을 톱으로 썰어주세요,/머리뼈를 들어내어 뇌에 고인 피를 빼주세요.”(「빨리 내 배를 갈라주세요」 부분)라며 애원하는 그의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오랫동안 병마가 주는 엄청난 고통과 싸웠다. 그로 인해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어떤 지점에 도달하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육체적인 고통보다 더욱 심한 희망의 죽음을 목도하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저자는 “몸이 약한 사람은 행복하다./너희가 약한 존재와 함께 살 수 있기 때문이다./치료를 받은 사람은 행복하다./너희가 감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수혈을 받은 사람은 행복하다./너희 속에 타인이 함께 살 수 있기 때문이다./장기를 이식 받은 사람은 행복하다./너희가 이식자의 마음으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경제적 도움을 받은 사람은 행복하다./너희가 어려운 이를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몸이 아파 중보기도를 받은 사람은 행복하다./너희가 아픈 이를 위해 기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몸이 회복 된 사람은 행복하다./너희가 아픈 이를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약한 자여, 그대 행복하다」, 부분)라고 말한다. 온몸으로 아픔보다 더 나은 게 있다고 말이다.
장미에도 가시가 있다는 말
수없이 들었지만
이제는 가시에서도
꽃은 핀다고 말하리라
겨울날 탱자나무 위
여기저기 눈에서 핀
하얀 눈꽃을 보라
가시 위에 버젓이 저렇게 피어 있나니
-「꽃은 어디에서나 피고」 부분
고재종 시인이 말한 것처럼 김창수 씨의 시집은 “들뢰즈가 말한 소위 ‘육체적 고통이라는 사건’의 감동을 담은”, “어쩌면 너무도 당위적인 연민과 희망의 실천”이며 “이미 발생한 일이 사실이나 사고보다는 ‘사건’으로 끌어 올려져 그것으로 사람들과의 관계의 황홀을 경험케 하는” 언어의 물결이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자폐아를 위한 변주곡
자폐아를 위한 변주곡/ 네게서는/ 희망/ 시를 묻는 내게/ 울 엄니 치맛자락은
동행/ 너의 검은 옷/ 기도/ 화사한 장례식/ 내가 아는 사람은/ 휘파람
제2부 그를 들인다
그를 들인다/ 해질녘/ 허병섭 목사님!/ 중앙선/ 마지막 기차/ 와온臥溫에서
싸띠/ 선암사의 새벽/ 내비게이션/ 늦가을 금당산/ 월출산 샛길/ 그냥 미소 짓습니다
제3부 당신 앞에서는
당신 앞에서는/ 내과 중환자실/ 면회시간/ 아내의 셈 법/ 기저귀 사랑/ 큰아들에게
빨리 내 배를 갈라주세요/ 가슴 아픈 일/ 내가 아는 것은/ 중환자실의 일상/ 효녀손
아가 사랑/ 아뿔사, 선생이여!/ 배를 가르는 것은
제4부 깨어 있는 가슴
깨어 있는 가슴/ 프로메테우스/ 나, 기도했어/ 세 가지 기도/ 이해학 목사님!/ 노래가 왔다
한강/ 뼈아픈 고통도 지나가리라/ 약한 자여, 그대 행복하다/ 내가 사는 것은/ 광주행 고속버스
송년회
제5부 꽃은 어디에서나 피고
꽃은 어디셍서나 피고/ 부처님 오신 날/ 멈출 수 없는 행진/ 빈 무덤/ 몸자보/ 진통제1/ 진통제2
우리는 현재다/ 오늘은/ 살풀이
제6부 그리운 날들
그리운 날들/ 황룡강에서/ 봄꽃/ 빨래를 게다가/ 한강2/ 복수復讐/ 복수초/ 생태적인 인간을 위하여
바다에서는/ 치매
발문/ 불편한 사람, 김창수_ 김형중 문학비평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