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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

도박하는 인간

원제 : Homo Aleator

이경희, 조성애, 김성현 외 저 | 한국문화사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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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8173738 / 191쪽 153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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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속으로 추가 「놀이의 유혹 - 세기전환기 오스트리아 문학텍스트에 나타난 놀이의 양상 연구」는, 도박을 포함한 여러 놀이가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문화적 현상이라는 점에서 논의를 시작하는데, 놀이의 가치를 설명한 요한 하위징아와 놀이의 성격을 체계적으로 규정한 로제 카이와의 논의를 중심으로, 커다란 ‘문화적 변혁기’로 평가받는 세기전환기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놀이와 문화가 오스트리아 작가들의 문학텍스트에서 어떻게 형상화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특히 아르투어 슈니츨러와 슈테판 츠바이크의 문학텍스트 속에 나타난 놀이 ‘미미크리... 책속으로 추가 「놀이의 유혹 - 세기전환기 오스트리아 문학텍스트에 나타난 놀이의 양상 연구」는, 도박을 포함한 여러 놀이가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문화적 현상이라는 점에서 논의를 시작하는데, 놀이의 가치를 설명한 요한 하위징아와 놀이의 성격을 체계적으로 규정한 로제 카이와의 논의를 중심으로, 커다란 ‘문화적 변혁기’로 평가받는 세기전환기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놀이와 문화가 오스트리아 작가들의 문학텍스트에서 어떻게 형상화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특히 아르투어 슈니츨러와 슈테판 츠바이크의 문학텍스트 속에 나타난 놀이 ‘미미크리’, ‘아곤’, ‘알레아’에 대한 분석을 통해 시대의 사회문화에 대한 고찰을 보여주고자 한다. 「언어적 세계상에서의 놀이와 도박 : 러시아어와 한국어를 중심으로」는 놀이와 도박이 언어에서 개념화되는 과정을 통해, 특히 놀이와 도박이 태생적으로 동일한 바탕에서 출발했지만 언어권에 따라 상이한 방향으로 수용되고 하나의 범주 안에서 갈라지는 양상을 보이는 과정을 통해 해당 현상에 대한 민족 고유의 시각을 알아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노름이나 도박은 운이나 우연에 의한 승패뿐 아니라 돈을 걸고 하는 내기를 전반적으로 지칭하지만, 러시아어에서는 운에 의해 순전히 승패가 결정되는 게임만을 도박이라 규정한다. 운에 의존하는 도박의 예측불가능성과 미지의 운명과의 결투 등의 속성은 러시아 특유의 사회체제와 귀족문화가 결합해서 19세기 러시아 문학에서 독특한 도박의 유형을 창조한다. 당시 도박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이긴다는 실용적 목적보다 운명에 계속 도전을 한다는 것이었다. 「도박, 범죄, 정신분석의 영화적 사유실험-프리츠 랑의 무성영화 연작을 중심으로」는 다중역할을 수행하는 분열적 인물을 다룬다. 정신분석학 교수이며 도박꾼인 마부제 박사는 불확정적인 상황과 우연의 세계에서 극단적인 삶을 유희한다. 마부제 박사를 통해 무성영화 시대, 빛과 어둠, 범죄와 공권력, 지식인과 범죄자, 과학과 정신분석의 주제들을 영화화한다. 시리즈는 정신분석학의 중요한 성찰 영역인 도박, 범죄, 정신분석에 관한 지적 담론을 당시의 첨단 미디어였던 영화를 통하여 확대 재생산하고 논쟁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포커, 예술작품을 위한 영감인가 혹은 악의 산물인가?」에서는, 포커를 비롯한 카드게임은 여가를 위한 흥미진진한 게임이자 진정한 뇌스포츠로 간주되기도 하며, 또한 많은 예술가의 영감을 자극하는 뮤즈이기도 하다. 그러나 서구 예술사에서 모든 도박의 중심소재였던 카드게임은 방탕과 악의 관점에서도 표현되어왔다. 이 글에서는 예술 소재로서의 카드게임 특히 포커게임이 지닌 이런 양면성을 카라바조의 ‘사기꾼’과 라 투르의 ‘다이아몬드 에이스를 가진 사기꾼’, 세잔의 ‘카드 놀이꾼’, 이 세 회화작품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연과 확률의 門 사이에서* 이경희 1. 들어가는 말 현대 사회의 시민들에게 도박은 뉴스를 통해 접하는 대표적 사건 사고 가운데 하나로 이제는 낯설거나 충격적인 것이 아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기업대표의 도박 사례나 도박 금액의 규모는 우선 가장 자극적인 형태로 언론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시민에 노출된다. 도박 금액의 수직적인 상승 규모도 끝없이 치솟고 있지만, 수평적인 사회구성원들로의 확대 측면에서도 도박행위는 일상의 저변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이제 그 실태조사에서 대학생들도 주요 조사대상으로 떠오를 만큼 사회현상의 측면에서 도박은 가장 뜨거운 사회적 관심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매체의 발전과 상업자본주의의 결합은 폭발적인 시너지업을 가져왔다. 범죄의 문제로 치부되는 현상만 넘쳐나는 것이 아니다. 소시민들도 주말마다 로또를 사며 한 주일의 위안을 함께 산다. 문제는 이런 사회적 현상으로의 두드러진 부각이 그저 가치중립적이거나 단순 기술의 대상으로, ‘아, 그렇구나’의 측면에서만 소진되고 있는지의 여부이다. 한쪽에서는 큰 문제라고 끊임없이 충격요법과 함께 자극적인 부정적 평가를 퍼붓는다. 그러나 열기는 금방 식어버리고 또 다른 충격적인 사건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한쪽에서는 복권이 사회의 열악한 계층에 큰 도움을 주는 일이라며 장려하는 홍보자료를 방송하며 은연중에 도박을 장려한다. 도박은 현대사회에서 이렇게 이중적 관리의 대상으로 존재한다. 이제 우리는 도박을 새롭게 조명해야할 시점에 섰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듯 언제나 있어왔던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도박은 현대사상과 과학, 문화와 사회현상의 주요한 맥락을 함께하며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빠르게 현대의 공간을 삼키는 괴물로 성장하고 있다. 그리하여 도박은 단순히 괴물로 머물 것인지의 기로에서 이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도박은 현대 사회의 큰 퍼즐 조각 가운데 하나이구나 하는 관조적인 관찰자의 입장에서만, 젠체하는 스노비스트의 관점에서만 읽힐 것인가? 이제 괴물은 새 시대에 걸맞는 분류와 해석을 통해 새로운 진정한 초모던적hyper-modern(저자 조어) 상징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관건은 이러한 해석의 역할이 단순히 현상적 기술에만 주목하는 관점에서는 수행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나 경제계의 은밀한 부추김도 의료계 등 병리학적 관점에서 소수 중독자의 부정적 폐해에만 주목하는 관점에서도 도박의 실체를 이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심지어 도박 근절에 목표를 두고 이런 소수 중독자만을 주목하는 방식이 실제 도박의 근절을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존재하고 현실의 도박 파급력을 보면 이런 접근법은 실패일 수밖에 없음을 압도적으로 보여주는 통계자료가 더 많은 실정이다. 지금까지 언제나 그래 왔듯이 이러한 관점들은 일시적으로만 작동하거나 실제 목표가 한정적인 단편적인 호들갑에 그칠 뿐이다. 따라서 이번 기획은 인문학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근본적이며 총체적인 인간의 삶에 대한 조망을 통해 인류역사와 함께해 온 도박의 참 모습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것이다. 도박의 본성에 대한 논의는 삶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이 글은 도박이 현대사상과 과학, 문화와 사회현상의 주요한 맥락을 해석하는 데 주요한 핵심적 특성을 공유하고 있음에 주목한다. 특히 이 글에서는 이런 특성 가운데 도박의 특성을 ‘우연’과 ‘확률’ 개념에 기초해 논의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여 과연 도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떤 관점을 채택해야 하는지 탐구해보고자 한다. 우연이나 확률 개념은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 주요 장치로 논의되어 왔으며 따라서 도박의 본성과 존재의 본성에 대한 이해가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보일 수 있는 여러 사상적 배경을 드러내보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도박에 대한 단순히 병리학적이거나 사회학적인 관점을 넘어서는 철학적 관점의 의미를 모색하고자 한다. 도박에 대한 사회적이거나 병리학적 접근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현대사회의 도박에 대한 시선은 이중적이다. 병리학적 접근을 통해 의료계는 소수의 도박 중독자의 문제에 천착함으로써 질병, 해악 나아가 범죄 등 비정상적인 현상으로서 도박을 근절되어야 할 부정적 문제로 분류한다. 정부와 경제계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도박을 은밀하게 묵인하고 장려하기까지 한다. 부정적 시각만을 노출하는 것은 현상적 근절의 목표마저도 이루지 못하며 긍정적인 장려 역시 피상적인 탐색에서 스스로 모순의 지점을 해결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따라서 이제 철학과 인문학이 도달할 수 있는 근본적이며 총체적인 인간의 삶의 시야에서 인류역사와 함께해 온 도박의 참 얼굴, 진정한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즉 도박의 전면에 등장하는

저자 소개

조성애는 연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소르본 누벨 대학에서 에밀 졸라에 대한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연세대 강사, 연세대 유럽사회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연구 분야는 19세기 프랑스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문학, 대중문화(영화) 연구, 축제 문화 연구 등이다. 저서로는 ≪목로주점≫, ≪자연주의 미학과 시학≫, ≪사회 비평과 이데올로기 분석≫, ≪축제 문화의 제 현상≫(공저), ≪축제와 문화적 본질≫(공저)이 있으며 역서로는 ≪로마에서 중국까지≫, ≪사실주의 문학의 이해: 비평, 역사, 시학에 대해≫, ≪상투어−언어, 담론, 사회≫, ≪유토피아≫, ≪소설 분석−현대적 방법론과 기법≫, ≪중세 미술≫, ≪잘못된 길−1990년대 이후의 급진적 여성운동에 대한 비판적 성찰≫ 등이 있고, 프랑스 문화예술학회, 한국불어불문학회의 학회지 등에 졸라, 영화, 축제를 다룬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러시아과학아카데미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교에서 관련 분야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으며 현재 북아시아 원형 스토리 발굴과 번역 프로젝트 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머리말

2014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술, 마약, 도박, 인터넷이라는 4대 중독 늪에 빠진 사람이 전국적으로 600만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는 한국인 8명 중 1명이 중독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도박 중독은 심각한 상황인데, 현재 대한민국은 도박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10대 청소년부터 대학생 그리고 중년에 이르기까지 한탕주의 대박 환상에 빠져있다. 지금 한국인들에게 도박 관련 뉴스는 더는 낯설거나 충격적인 것이 아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기업대표의 도박 사례나 도박 금액의 규모는 언론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보도된다. 도박 금액의 규모는 매년 10조원씩 증가하여 이미 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사회현상의 측면에서 도박은 가장 뜨거운 사회적 관심사 가운데 하나이다.
매체의 발전과 상업자본주의의 결합은 도박에 폭발적인 시너지업을 가져왔다. 도박에 대해 한쪽에서는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간주하면서 끊임없이 충격요법과 함께 자극적인 부정적 평가를 퍼붓는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사행산업이 사회의 열악한 계층에 재정적 도움을 주는 일이라며 이를 장려하는 홍보방송을 하면서 은연중에 도박을 권장한다. 현대사회에서 이렇게 이중적 관리의 대상으로 존재하는 도박은 현대의 공간을 삼키는 괴물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런 기현상을 이해하려면 도박을 새롭게 조명해야 할 때라고 본다.
소수 도박 중독자의 부정적 폐해에만 주목하는 사회병리학적 접근이 실제로 도박 중독의 근절을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더욱이 현실의 도박 파급력을 보여주는 통계자료들을 보면 이런 접근이 실패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도박의 실체에 대한 심층적 이해 없이는 중독 예방과 치료에도 한계가 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근본적이며 총체적인 인간의 삶에 대한 조망을 통해, 인류역사와 함께해 온 도박의 참 모습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적 시각이 요청된다. 이 책은 도박에 대해 이제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전방위적이고 심층적인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지금까지의 개별적이고 국소적인 연구를 넘어서는 새로운 토양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 책에 실린 6편의 글이 이러한 첫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내딛으면서 이 분야에서의 초석을 놓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호모 알레아토르Homo Aleator: 우연과 확률의 門 사이에서」, 이 글은 도박의 본성에 대한 논의가 삶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점을 보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도박이 현대사상과 과학, 문화와 사회현상의 주요한 맥락을 해석하는 데 주요한 핵심적 특성을 공유하고 있음에 주목하고자 한다. 특히 도박의 특성을 ‘우연’과 ‘확률’ 개념에 기초해 논의하고 있는 점에 초점을 두고 도박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떤 관점을 채택해야 하는지 탐구해보고자 한다. 우연이나 확률 개념은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 주요 장치로 논의되어 왔으며 따라서 도박의 본성을 이해하는 일이 존재의 본성에 대한 이해와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몇 가지 사상적 배경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탐구를 통해 도박에 대한 단순히 병리학적이거나 사회학적인 관점을 넘어서는 철학적 관점의 의미를 모색해 보고자 한다.
「도박과 돈」에서는, 도박의 본질을 오락과 금전 추구라고 보는 시각, 또는 금전 추구보다 존재론적 안전성을 찾기 위한 시도로 보는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도박과 돈이 ‘관계있다’와 ‘관계없다’의 단순한 논리를 벗어나 돈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통해 도박과 돈의 새로운 관계를 탐색하고자 한다. 돈이 심리적 보상이거나 억압된 욕망의 투사라고 보는 심리학적 시각은 도박과 돈의 관계에 대해 개인의 병리적 차원에 그치며 집단적, 사회적 차원에서의 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한계점을 보인다. 도박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 거다 리스의 경우, 도박의 본성이 금전적 추구가 아니라 스릴과 흥분이라고 하지만, 이는 현대에 와서 중하층이나 근로자 계층이 도박에 더 빠지는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돈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다양한 새로운 시도가 오히려 도박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제시한다고 본다.
「놀이의 유혹 - 세기전환기 오스트리아 문학텍스트에 나타난 놀이의 양상 연구」는, 도박을 포함한 여러 놀이가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문화적 현상이라는 점에서 논의를 시작하는데, 놀이의 가치를 설명한 요한 하위징아와 놀이의 성격을 체계적으로 규정한 로제 카이와의 논의를 중심으로, 커다란 ‘문화적 변혁기’로 평가받는 세기전환기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놀이와 문화가 오스트리아 작가들의 문학텍스트에서 어떻게 형상화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특히 아르투어 슈니츨러와 슈테판 츠바이크의 문학텍스트 속에 나타난 놀이 ‘미미크리’, ‘아곤’, ‘알레아’에 대한 분석을 통해 시대의 사회문화에 대한 고찰을 보여주고자 한다.
「언어적 세계상에서의 놀이와 도박 : 러시아어와 한국어를 중심으로」는 놀이와 도박이 언어에서 개념화되는 과정을 통해, 특히 놀이와 도박이 태생적으로 동일한 바탕에서 출발했지만 언어권에 따라 상이한 방향으로 수용되고 하나의 범주 안에서 갈라지는 양상을 보이는 과정을 통해 해당 현상에 대한 민족 고유의 시각을 알아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노름이나 도박은 운이나 우연에 의한 승패뿐 아니라 돈을 걸고 하는 내기를 전반적으로 지칭하지만, 러시아어에서는 운에 의해 순전히 승패가 결정되는 게임만을 도박이라 규정한다. 운에 의존하는 도박의 예측불가능성과 미지의 운명과의 결투 등의 속성은 러시아 특유의 사회체제와 귀족문화가 결합해서 19세기 러시아 문학에서 독특한 도박의 유형을 창조한다. 당시 도박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이긴다는 실용적 목적보다 운명에 계속 도전을 한다는 것이었다.
「도박, 범죄, 정신분석의 영화적 사유실험-프리츠 랑의 무성영화 <마부제 박사> 연작을 중심으로」는 다중역할을 수행하는 분열적 인물을 다룬다. 정신분석학 교수이며 도박꾼인 마부제 박사는 불확정적인 상황과 우연의 세계에서 극단적인 삶을 유희한다. 마부제 박사를 통해 무성영화 시대, 빛과 어둠, 범죄와 공권력, 지식인과 범죄자, 과학과 정신분석의 주제들을 영화화한다. <마부제 박사> 시리즈는 정신분석학의 중요한 성찰 영역인 도박, 범죄, 정신분석에 관한 지적 담론을 당시의 첨단 미디어였던 영화를 통하여 확대 재생산하고 논쟁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포커, 예술작품을 위한 영감인가 혹은 악의 산물인가?」에서는, 포커를 비롯한 카드게임은 여가를 위한 흥미진진한 게임이자 진정한 뇌스포츠로 간주되기도 하며, 또한 많은 예술가의 영감을 자극하는 뮤즈이기도 하다. 그러나 서구 예술사에서 모든 도박의 중심소재였던 카드게임은 방탕과 악의 관점에서도 표현되어왔다. 이 글에서는 예술 소재로서의 카드게임 특히 포커게임이 지닌 이런 양면성을 카라바조의 ‘사기꾼’과 라 투르의 ‘다이아몬드 에이스를 가진 사기꾼’, 세잔의 ‘카드 놀이꾼’, 이 세 회화작품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책 속에서

호모 알레아토르Homo Aleator
-우연과 확률의 門 사이에서** 이 글은 2015년 10월 24일 연세대학교 유럽사회문화연구소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수정 보완한 것임.
이경희


1. 들어가는 말

현대 사회의 시민들에게 도박은 뉴스를 통해 접하는 대표적 사건 사고 가운데 하나로 이제는 낯설거나 충격적인 것이 아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기업대표의 도박 사례나 도박 금액의 규모는 우선 가장 자극적인 형태로 언론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시민에 노출된다. 도박 금액의 수직적인 상승 규모도 끝없이 치솟고 있지만, 수평적인 사회구성원들로의 확대 측면에서도 도박행위는 일상의 저변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이제 그 실태조사에서 대학생들도 주요 조사대상으로 떠오를 만큼 사회현상의 측면에서 도박은 가장 뜨거운 사회적 관심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매체의 발전과 상업자본주의의 결합은 폭발적인 시너지업을 가져왔다. 범죄의 문제로 치부되는 현상만 넘쳐나는 것이 아니다. 소시민들도 주말마다 로또를 사며 한 주일의 위안을 함께 산다. 문제는 이런 사회적 현상으로의 두드러진 부각이 그저 가치중립적이거나 단순 기술의 대상으로, ‘아, 그렇구나’의 측면에서만 소진되고 있는지의 여부이다. 한쪽에서는 큰 문제라고 끊임없이 충격요법과 함께 자극적인 부정적 평가를 퍼붓는다. 그러나 열기는 금방 식어버리고 또 다른 충격적인 사건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한쪽에서는 복권이 사회의 열악한 계층에 큰 도움을 주는 일이라며 장려하는 홍보자료를 방송하며 은연중에 도박을 장려한다. 도박은 현대사회에서 이렇게 이중적 관리의 대상으로 존재한다.
이제 우리는 도박을 새롭게 조명해야할 시점에 섰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듯 언제나 있어왔던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도박은 현대사상과 과학, 문화와 사회현상의 주요한 맥락을 함께하며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빠르게 현대의 공간을 삼키는 괴물로 성장하고 있다. 그리하여 도박은 단순히 괴물로 머물 것인지의 기로에서 이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도박은 현대 사회의 큰 퍼즐 조각 가운데 하나이구나 하는 관조적인 관찰자의 입장에서만, 젠체하는 스노비스트의 관점에서만 읽힐 것인가? 이제 괴물은 새 시대에 걸맞는 분류와 해석을 통해 새로운 진정한 초모던적hyper-modern(저자 조어) 상징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관건은 이러한 해석의 역할이 단순히 현상적 기술에만 주목하는 관점에서는 수행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나 경제계의 은밀한 부추김도 의료계 등 병리학적 관점에서 소수 중독자의 부정적 폐해에만 주목하는 관점에서도 도박의 실체를 이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심지어 도박 근절에 목표를 두고 이런 소수 중독자만을 주목하는 방식이 실제 도박의 근절을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존재하고 현실의 도박 파급력을 보면 이런 접근법은 실패일 수밖에 없음을 압도적으로 보여주는 통계자료가 더 많은 실정이다. 지금까지 언제나 그래 왔듯이 이러한 관점들은 일시적으로만 작동하거나 실제 목표가 한정적인 단편적인 호들갑에 그칠 뿐이다. 따라서 이번 기획은 인문학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근본적이며 총체적인 인간의 삶에 대한 조망을 통해 인류역사와 함께해 온 도박의 참 모습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것이다.
도박의 본성에 대한 논의는 삶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이 글은 도박이 현대사상과 과학, 문화와 사회현상의 주요한 맥락을 해석하는 데 주요한 핵심적 특성을 공유하고 있음에 주목한다. 특히 이 글에서는 이런 특성 가운데 도박의 특성을 ‘우연’과 ‘확률’ 개념에 기초해 논의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여 과연 도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떤 관점을 채택해야 하는지 탐구해보고자 한다. 우연이나 확률 개념은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 주요 장치로 논의되어 왔으며 따라서 도박의 본성과 존재의 본성에 대한 이해가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보일 수 있는 여러 사상적 배경을 드러내보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도박에 대한 단순히 병리학적이거나 사회학적인 관점을 넘어서는 철학적 관점의 의미를 모색하고자 한다.
도박에 대한 사회적이거나 병리학적 접근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현대사회의 도박에 대한 시선은 이중적이다. 병리학적 접근을 통해 의료계는 소수의 도박 중독자의 문제에 천착함으로써 질병, 해악 나아가 범죄 등 비정상적인 현상으로서 도박을 근절되어야 할 부정적 문제로 분류한다. 정부와 경제계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도박을 은밀하게 묵인하고 장려하기까지 한다. 부정적 시각만을 노출하는 것은 현상적 근절의 목표마저도 이루지 못하며 긍정적인 장려 역시 피상적인 탐색에서 스스로 모순의 지점을 해결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따라서 이제 철학과 인문학이 도달할 수 있는 근본적이며 총체적인 인간의 삶의 시야에서 인류역사와 함께해 온 도박의 참 얼굴, 진정한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즉 도박의 전면에 등장하는 소수의 도박 중독자가 아니라 도박과 함께해 온 다수의 인류와 인간의 삶의 모습을 조망하고자 하는 것이다. 도박의 역사에서 주인공은 결코 부정적인 도박 중독자의 폐해가 아니며 또한 그 피폐함은 잉여일 뿐 결코 본질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핵심은 도박 그 자체이다. 도박의 특성과 장소를 둘러싼 철학적 조망은 인간의 운명에 대한 더 근본적인 지점으로 우리의 생각을 이끌어간다. 이제 현대 사회에서 결코 배제할 수 없는 도박의 본성과 도박 경험의 뿌리를 철학을 둘러싼 사상사의 두드러진 장면에서 발견할 수 있음에 주목하여 이를 근본적인 학술적 성찰의 기회를 삼고자 한다. 도박은 유한한 인간의 복합성을 그 욕망과 표현에서 가장 집약적으로 압축시켜 놓은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플라톤 이래 인간과 놀이, 삶과 우연의 공속의 문제는 인간에 대한 성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쟁점이 되어 왔다. 단순히 놀이나 게임의 층위를 벗어난 더 상위의 삶의 총체성에 주목하여 도박이야말로 각 사상사의 장면 전환의 패러다임 변동의 주요 개념의 역사와 함께해 왔음에 관심을 두고 각 사상가의 논의와 이에 대한 비판적 글들을 함께 검토하고자 한다. 도박의 본성에 대한 논의는 삶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특히 이 글에서는 도박의 특성을 ‘우연’과 ‘확률’ 개념에 기초해 논의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여 우연과 확률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목차

- 머리말
호모 알레아토르(Homo Aleator) : 우연과 확률의 門 사이에서__이경희
1. 들어가는 말
2. 도박에 대한 현대사회의 이중적 관리
3. 관점의 이동
4. 우연에 대한 확률의 태도
5. 도박과 삶
도박과 돈__조성애
1. 들어가기
2. 도박 동기와 돈
3. 도박과 돈의 관계 : 심리학적 측면과 존재론적 측면
4. 돈 다시 읽기 : 돈의 기원과 원형적 이미지
5. 매개자로서의 돈과 대안화폐의 등장
6. 나가기: 돈에서 도박으로
놀이의 유혹-세기전환기 오스트리아 문학텍스트에 나타난 놀이의 양상 연구__김성현
1. 들어가는 말
2. 미미크리의 유혹-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초록 앵무새』
3. 아곤의 유혹- 슈테판 츠바이크의 『체스』
4. 알레아의 유혹-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여명 속의 도박』
5. 나가는 말
언어적 세계상에서 놀이와 도박: 러시아어와 한국어를 중심으로__이경희
1. 들어가는 말
2. 놀이와 도박
3. 러시아어 언어적 세계상에서 놀이와 도박
4. 한국어 언어적 세계상에서 놀이와 도박
5. 나가는 말
도박, 범죄, 정신분석의 영화적 사유실험__유봉근
1. 서론
2. 가정하며 사유하기 - 철학과 물리학의 사유실험
3. 예술적 사유실험 - “만일 그렇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 티코 브라헤
4. 도박사 마부제 박사
5. 지식의 축적과 성장에 관하여
포커, 예술작품을 위한 영감인가 혹은 악의 산물인가?__박동준
1. 모든 예술가를 위한 진정한 뮤즈인 포커 !
2. 포커는 회화에서 영감의 샘
3.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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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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