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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서울 아트숙소 11

임지선 저 | 미래의창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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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9893997 / 228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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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여행지보다 더 매력적인 곳, 열한 곳의 ‘아트숙소’를 만나다 서울 및 근교의 개성 넘치는 에어비앤비 숙소 열한 곳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 숙소의 호스트들은 대개 작가이거나 화가, 건축가 혹은 디자이너들이다. 호스트들의 예술적 기운이 배어있는 집집은 구조와 인테리어로 유명세를 떨친 곳이 많다. 갤러리와 스튜디오를 겸한 숙소도 있어 그곳에 묵는 것 자체가 예술 체험이 되는 곳들도 있다. 홍대 부근의 숙소는 무엇보다 젊은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이태원에 위치한 숙소들은 아예 집을 통째로 빌려주기도 한다. 호스트가 된 사연도 저마다 다... 여행지보다 더 매력적인 곳, 열한 곳의 ‘아트숙소’를 만나다 서울 및 근교의 개성 넘치는 에어비앤비 숙소 열한 곳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 숙소의 호스트들은 대개 작가이거나 화가, 건축가 혹은 디자이너들이다. 호스트들의 예술적 기운이 배어있는 집집은 구조와 인테리어로 유명세를 떨친 곳이 많다. 갤러리와 스튜디오를 겸한 숙소도 있어 그곳에 묵는 것 자체가 예술 체험이 되는 곳들도 있다. 홍대 부근의 숙소는 무엇보다 젊은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이태원에 위치한 숙소들은 아예 집을 통째로 빌려주기도 한다. 호스트가 된 사연도 저마다 다르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낯선 이들에게 내 집의 문을 열게 하였을까? 낯선 이들과 집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집은 어떻게 여행의 목적지가 되었는가? 여행자를 불러들이는 집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호스트와 게스트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출판사 리뷰 집이 새로운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러 그 집에 묵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시대. 에어비앤비가 만든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다. 칠성급 서비스로 무장한 호텔 대신 조금 불편하기까지 한 현지인의 집을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경제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현지인의 생활을 체험하고 집주인의 개성이 살아 있는 집의 디자인과 인테리어, 손때 묻은 가구와 가정집 음식을 통해 패키지 여행이나 호텔 여행에서 느끼지 못하는 여행의 속살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트숙소는 때로 호텔보다 더 뛰어난 편안함과 쾌적함, 아늑함 그리고 에술적 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 헤이리 모티프원의 블랙룸은 “특급 호텔보다 더 낫다”라는 게스트들의 평판이 자자하고 레몬하우스의 ‘레몬방’은 게스트가 며칠 동안 그 방에서 아예 나올 필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그래서 이곳을 방문한 한 노르웨이의 한 여행자는 “이 방 하나면 충분한 여행”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태원동에 위치한 백해영 갤러리 게스트하우스는 말 그대로 갤러리와 숙소가 한 지붕 안에 있다. 이곳의 게스트가 되는 것만으로도 수준 높은 예술품들을 가까이 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리빙랩 서울도 호스트가 김리아 갤러리의 전시기획자다. 건축가 부부의 손길이 곳곳에 배어있는 헤이리 작가의집은 부부가 만든 디자인가구로 숙소 곳곳을 꾸몄다. 서울 서촌에 위치한 도심형 한옥, 기비하우스는 12평의 공간임에도 넉넉한 안마당을 품고 있으며 한옥의 매력과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서울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홍대와 연남동 지역에 있는 아이하우스 친친과 바우하우스 그리고 민즈하우스는 톡톡 튀는 외관과 언니, 오빠 같은 호스트들 덕분에 젊은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러블리밤부와 앨리스앤폴은 모두 트렌디한 삶을 즐기는 젊은 부부가 호스트라는 점에서 닮았다. 집 전체를 여행자에게 빌려주고 그동안 자신들은 또 낯선 도시의 여행자로 살아가는 이들 부부는 어찌 보면 요즘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호스트로서의 삶에 얼마나 만족할까? 한 젊은 호스트의 말을 들어보자. [아트숙소란?] 에어비앤비는 등록된 숙소 중에서도 품격 있는 곳을 골라 ‘아트숙소’로 선정해 발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일부 숙소가 아트숙소로 선정되어 2014 서울디자인위크에 공개된 바 있다. 일반인이 자신의 집을 공개하는 형태, 남의 집으로 떠나는 여행에서 ‘아트숙소’라 함은 무엇을 의미할까? 서울, 경기 지역 11곳의 아트숙소를 방문하고 집주인들을 만나며 마음속으로 정의내린 ‘아트숙소’는 크게 두 가지 특징을 지닌다. 우선 첫째, 집주인의 취향과 추억과 감흥이 살아 숨 쉬는 숙소라는 의미다. 에어비앤비가 추천한 아트숙소는 모두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며 구석구석까지 쓸고 닦고 매만진 공간이었다.그저 단정하게 정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조명 빛깔부터 디퓨져향에까지 자신의 예술적 감흥, 상상력을 불어넣고 취향을 입힌 공간이었다. 때문에 세련되고 깔끔하지만 획일적인 공간인 호텔방과 달리 ‘아트숙소’는 살아 숨 쉬었다. 둘째, 이익을 계산하는 차가운 머리보다 사람을 대하는 따뜻한 가슴이 우선인 공간이었다. 자신의 집에 온 여행자를 위해 따뜻한 식사를 준비하고 지도를 보며 여행 계획을 함께 짜고 밤에 늦게 들어오면 걱정을 해주는 숙소와 사람들. 사람을 향한 신뢰,순수한 마음이 살아 있는 모습은 예술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트숙소가 많아지고 서로가 서로를 믿으며 삶의 공간을 나눌 때, 세상은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이 될 수 있으리라. “나누세요! 문화든 집이든. 그럼 삶이 더 즐거워져요.” - 책속으로 추가 건축가인 부부는 자신들이 설계한 공간에 자신들이 만든 가구를 배치한 쇼룸형 게스트하우스를 꿈꿨다. 하지만 막연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지 게스트하우스 사업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는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우연히 페이스북을 하다가 에어비앤비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취지가 너무나 마음에 들고 그들이 생각한 바로 그거라는 생각에 한국에서 정식 오픈하기도 전에 호스트로 등록했다. 그러고 나서도 한참 동안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예약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 세상이 이렇게 변하고 있구나, 변화의 물결에 자연스럽게 올라탄 기분이 들었다. - P115 서울의 중심부, 서촌에 있는 기비하우스는 지금껏 내가 경험해본 곳 중에 가장 귀엽고 안락한 한옥이다. 새로 지은 듯한 깔끔한 외양의 대문을 밀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귀여운 한옥이 눈앞에 나타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기자기한 구조부터 곳곳에 있는 작은 새 모티브의 인테리어까지, 기비하우스는 ‘귀여움’ 그 자체였다. 동시에 ‘안락함’이기도 했다. 그 집에 다녀온 뒤 지금까지도 나는 머릿속이 복잡할 때면 기비하우스의 거실에 앉아, 집 안 어느 곳에서나 보이는 작은 정원을 내다보며 차를 마시던 순간을 떠올리곤 한다. 아담한 정원과 그 위로 펼쳐진 하늘, 하늘 끝에 살짝 걸친 산자락, 새하얀 이부자리, 창호지 문. 그리고 오롯이 서로의 이야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고요한 분위기까지! - P123 대나무 숲이 내다보이는 침실의 벽면에는 한가득 책장이 있었다. 책장에는 부부의 꿈이 빼곡히 꽂혀 있다. 인생의 어느 시점까지 앞만 보고 달렸을지도 모른다. 모두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기에 공부하고 시험을 보고 입사를 하고 일을 했다. 하지만 이제 부부는 지금 내가 발 딛고 있는 현재에 충실하자고 마음먹었고 이를 실행하고 있다. 아내에게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했고, 남편에게는 너무 일찍 찾아온 안정 대신 도전이 간절했다.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었다. 서울에서의 ‘생계’를 문득 내려놓은 그들은 어느 겨울의 한 달을 피렌체에서 그렇게 지냈다. 아름다운 부부의 여행은 계속됐다. 피렌체 이후에는 바르셀로나, 그 다음에는 코펜하겐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여행 간 시간 동안 그의 집에서는 다른 여행자들의 아름다운 여행이 계속됐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부부가 꿈꾸는 여행은 최근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다른 나라 사람의 예쁜 집을 빌려 여행하면서, 내 집은 또 다른 여행자에게 빌려주는 것이다. 아니면 내가 가고 싶은 나라에서 한국으로 여행오고 싶은 사람을 찾아 서로의 집을 바꿔 여행하는 패턴도 있다. 이 경우 서로의 집은 물론 자동차도 바꿔 탈 수 있어 효용이 높다. 이건 비단 서로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만 통하는 법칙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서로 다른 지역에 사는 이들끼리 서로의 집을 바꿔 여행하는 꿈을 꾸지 못할 이유가 없다. - P

저자 소개

2006년 <한겨레>에 입사해 <한겨레21> 기획편집팀, 사회팀, <한겨레> 편집국 사회부 24시팀, 오피니언넷부를 거쳤다. 기자가 되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기자가 된 지금도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며 일하고 있다. <한겨레21>에서 일하던 때 30주 연속으로 인권 사각지대를 조명한 ‘인권 OTL’ 시리즈, 빈곤 노동 현장에 직접 뛰어든 ‘노동 OTL’ 시리즈, 국내 최초의 영구 임대 아파트 121가구를 심층 조사한 ‘영구 빈곤 보고서’ 등을 통해 인권 보도에 눈을 떴다. ≪왜 우리는 혼자가 되었나≫를 쓰며 더 낮은 곳, 더 소외된 곳을 찾아가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이 그 어디에 있는지 모를 ‘정의 사회’를 구현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 기자상, 국제 앰네스티 언론상, 민주 언론상을 수상했다. 

책 속에서

내 집의 일부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의도만으로 이 흐름을 이해할 순 없다. 깨끗하게 청소한 집 안에 여행자를 들이고, 그를 위해 커피나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그가 더 멋진 여행을 하도록 돕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 비용을 고려한다면 말이다. 취재를 하면서 만난 집주인들은 자신의 집을 여행자들과 함께 나눠 삶이 더 풍요로워졌다는 열린 생각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막힌 도시에서 이런 열린 생각은 큰 감동을 준다. 필요하다면 당신이 이 도시에 머무는 동안 내 집을 같이 써도 된다는 생각, 벽으로 막아 세운 내 공간에서 낯선 당신이 비바람과 어둠을 피해 밝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생각 말이다. 다시 말해 당신은,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 말이다. 공유할 수 있다면, 소유에 미친 세상에 온기가 돌 수 있다.
핵심은 ‘신뢰’다. 공유경제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경제활동이다. 너와 내가 서로를 믿을 수만 있다면 내 차의 문을 열어 너를 태우고, 내 집 안으로 당신을 들일 수 있다. 같이 사용하며 즐거울 수있다는 이야기다. 서로 믿기 때문에 만남도 즐겁다. -P11

이것은 내가 지금껏 경험한 가장 완벽한 싱그러움이었다. 이 방에서 자지 않았다면, 동틀 무렵의 레몬 창을 만나보지 못했다면 이 아름다움, 이 싱그러움, 이 여유를 알지 못한 채 살아갔을 거란 생각까지 들었다. 이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 내 선택에 감사하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주 잘 잔 듯, 몸이 가뿐했다. 라텍스 베개부터 하얀 침구까지 모두가 나를 도운 덕분이다.
이 방의 이름은 ‘레몬방’. 그러니까 레몬하우스의 얼굴 마담인 셈이다. 이 방에 커다란 레몬 모양 창문이 있기에 이 집은 레몬하우스로 불린다. 집의 3층에 있는 이 방은 손님을 위한 공간이다. - P23

“저는 여행을 할 때 먹는 건 좀 이상한 걸 먹더라도 잠을 어디에서 자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누가 어떻게 만든 공간인지, 그 사람이 여기 머물 손님을 얼마나 많이 배려했는지. 방에 들어갈 때의 공기부터 다른, 그런 경험을 하고 나면 여행이 정말 큰 기쁨이 되지요. 그렇게 사람들에게 감흥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 P57

이안수 씨가 모티프원을 지은 것은 2006년. 여행 기자, 잡지 편집장 등을 했던 그는 평생 여행을 다니며 살 수 없다면 차라리 여행자를 불러들이는 집을 짓자고 결심했다. “외국에서 경험해본 ‘아티스트 레지던스’를 떠올렸어요. 예술가들에게 집을 개방하고 창작 작업을 돕는 공간을 만든다면 어떨까 생각한 거죠.” - P69

이안수 씨는 모티프원을 단순한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 자연과 문화, 예술을 총체적으로 경험하고 예술적 영감과 에너지를 온몸에 받아 가는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첫째, 자신을 만나는 곳, 둘째, 책을 만나는 곳, 셋째, 타인을 만나는 곳, 넷째, 자연을 만나는 곳’이 이안수 씨가 정의하는 ‘모티프원’이다.
많은 예술가들이 모티프원을 찾았다. 프랑스의 아코디언 연주자인 파스칼 콩테, 환경조각가인 일본의 다나베, 독일 출신으로 세계 최고의 포슬린 페인팅 장인 한스 바우어, 프랑스의 바이올리니스트 피에르 올리비에 퀘라스, 스트링그라피 앙상블 프로듀서인 미도리, 마이니치 신문의 대기자 하루오 산다, 중국미술관 관장 판디안, 홍콩의 건축가 개리 창, 이 밖에 이름을 밝히기 어려운 각 장르의 대가들이 직접 찾아와 작업을 하기도 했다. - P73

백해영 관장은 어쩌다가 이런 고급 주택에 낯선 여행자를 들일 생각을 했을까. 처음에는 전시를 위해 백해영 갤러리를 찾은 예술가들이 머물 숙소를 제공하는 목적에서였다. 갤러리 3층의 방은 예술가들의 숙소로 한동안 쓰였다. 갤러리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는 예술가들에게도 문을 열어주곤 했다.
갤러리에 머물다 가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아예 이 공간을 일반에 공개하면 어떻겠냐는 제안도 늘어갔다. 2013년, 에어비앤비에 갤러리를 숙소로 공개하자마자 첫 손님이 왔다.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중 한 사람인 네이선 블레차르지크였다. 서울에서 열리는 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숙소로 백해영 갤러리 하우스를 선택했다.
“첫 손님이 너무 좋아서 손님 받는 일을 멈출 수가 없었다”라고 백해영 관장은 말했다. 30대인 네이선과 60대인 백해영 관장은 갤러리 소파에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30대 초반에 성공하기까지의 스토리, 예술·건축·공유경제에 대한 생각까지 네이선의 거침없는 이야기에 백해영 관장은 매료됐다고 말했다. - P99

건축가인 부부는 자신들이 설계한 공간에 자신들이 만든 가구를 배치한 쇼룸형 게스트하우스를 꿈꿨다. 하지만 막연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지 게스트하우스 사업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는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우연히 페이스북을 하다가 에어비앤비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취지가 너무나 마음에 들고 그들이 생각한 바로 그거라는 생각에 한국에서 정식 오픈하기도 전에 호스트로 등록했다. 그러고 나서도 한참 동안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예약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 세상이 이렇게 변하고 있구나, 변화의 물결에 자연스럽게 올라탄 기분이 들었다. - P115

서울의 중심부, 서촌에 있는 기비하우스는 지금껏 내가 경험해본 곳 중에 가장 귀엽고 안락한 한옥이다. 새로 지은 듯한 깔끔한 외양의 대문을 밀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귀여운 한옥이 눈앞에 나타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기자기한 구조부터 곳곳에 있는 작은 새 모티브의 인테리어까지, 기비하우스는 ‘귀여움’ 그 자체였다. 동시에 ‘안락함’이기도 했다. 그 집에 다녀온 뒤 지금까지도 나는 머릿속이 복잡할 때면 기비하우스의 거실에 앉아, 집 안 어느 곳에서나 보이는 작은 정원을 내다보며 차를 마시던 순간을 떠올리곤 한다. 아담한 정원과 그 위로 펼쳐진 하늘, 하늘 끝에 살짝 걸친 산자락, 새하얀 이부자리, 창호지 문. 그리고 오롯이 서로의 이야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고요한 분위기까지! - P123

대나무 숲이 내다보이는 침실의 벽면에는 한가득 책장이 있었다. 책장에는 부부의 꿈이 빼곡히 꽂혀 있다. 인생의 어느 시점까지 앞만 보고 달렸을지도 모른다. 모두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기에 공부하고 시험을 보고 입사를 하고 일을 했다. 하지만 이제 부부는 지금 내가 발 딛고 있는 현재에 충실하자고 마음먹었고 이를 실행하고 있다. 아내에게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했고, 남편에게는 너무 일찍 찾아온 안정 대신 도전이 간절했다.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었다. 서울에서의 ‘생계’를 문득 내려놓은 그들은 어느 겨울의 한 달을 피렌체에서 그렇게 지냈다. 아름다운 부부의 여행은 계속됐다. 피렌체 이후에는 바르셀로나, 그 다음에는 코펜하겐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여행 간 시간 동안 그의 집에서는 다른 여행자들의 아름다운 여행이 계속됐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부부가 꿈꾸는 여행은 최근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다른 나라 사람의 예쁜 집을 빌려 여행하면서, 내 집은 또 다른 여행자에게 빌려주는 것이다. 아니면 내가 가고 싶은 나라에서 한국으로 여행오고 싶은 사람을 찾아 서로의 집을 바꿔 여행하는 패턴도 있다. 이 경우 서로의 집은 물론 자동차도 바꿔 탈 수 있어 효용이 높다. 이건 비단 서로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만 통하는 법칙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서로 다른 지역에 사는 이들끼리 서로의 집을 바꿔 여행하는 꿈을 꾸지 못할 이유가 없다. - P151

자신보다 어린 여성 여행자들이 행여나 해코지라도 당할까 하는 마음에 발동하는 오지랖도 있다. “늦은 시간까지 연락도 없이 안 들어오면 걱정돼요. 찾으러 나가죠.” 이쯤되면 집주인이나 숙소 주인이라고만 부를 수 없다. 집 주변 맛집이나 관광지를 못 찾을까 봐 아예 지도도 제작해서 준다고 한다.
저녁 시간인데 여행자가 방에 있으면 “뭐 먹고 싶은지” 물어본다. 요즘 한류 바람을 타고 외국인들이 궁금해하는 ‘치맥’을 함께 하기도 한다. 이 언니들의 성격을 고려할 때 거실에 10인용 탁자를 놓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다. 덕분에 집 안 모든 이들이 언제든 둘러앉아 먹고 놀 수 있으니까.
그래서 이 집에는 한 번 왔던 이들이 자꾸만 다시 온다. 영국의 한 재즈 뮤지션은 벌써 여섯 번을 왔다 갔다. 그는 이들을 ‘한국 엄마’라고 부른다고 한다. 내가 갔을 때 만난 여행자도 여러 번 온 손님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식구를 늘려가고 있었다. - P164

이야기를 나누는데 홍콩에서 온 배낭여행자가 공항에 간다고 가방을 들고 내려왔다. 남편은 싱글벙글 지하철역까지 좀 데려다 주고 오겠다고 나간다. “우리 집에 오는 손님들은 거의 배낭여행자이니 하나하나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다들 젊고 긍정적이고. 그 사람들에게 길을 알려주고 도움을 주면서 큰 활력을 얻습니다. 그들의 기운으로 이 집에 에너지가 넘쳐요.”
여행자에게 마음이 열린 것이 먼저였는지, 여행자들이 집주인 부부에게 활력을 준 것이 먼저였는지는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 따지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중요한 것은 이 집에서 집주인과 방문자가 좋은 기운을 나누고 있다는 점이다. 중년 부부가 꿈을 담아 지은 집에 여행자들도 꿈같은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나누며 살 수 있다면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질 것 같다. - P185

집주인의 애정을 먹고 자란 집, 여러 건축가의 손길이 닿은 이 집은 ‘연남동 검은집’이란 이름으로 2015년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준공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이 집을 “시내에 있는 오래된 주택을 증·개축한 작품”이라고 소개하면서 “멀리서 보면 최상층의 작은 네 개의 맞배지붕이 귀여운 랜드마크”, “다락에 대한 건축 조례를 설계에 잘 연계한 건축가의 역량과 센스”, “작은 면적이면서 여러 아이디어가 살아 있는 매력적인 장소”, “한 번 머물면 다시 찾고 싶은 게스트하우스” 등 찬사를 쏟아냈다. - P200

디자이너의 집이라는 설명 때문인지, 집을 숙소로 제공해온 일 년여의 시간 동안 디자인, 건축, 예술 계통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여럿 이 집을 거쳐갔다. “저희가 올려놓은 집 사진 중에, 스크린을 내려 영화를 틀어놓고 찍은 사진 한 장만 보고 단박에 숙소를 결정했다는 예술가 게스트도 있었어요. 그때 저희가 보던 영화가 웨스 앤더슨 감독의 <로얄 테넌바움>이었는데 그걸 알아본 거죠. 색감과 구도에 강박적인, 디자이너가 찍은 것 같은 영화니까요.”
취향이 비슷한 손님들을 만나게 되면서 부부는 자신들의 방식으로 숙소를 꾸미는 데 자신감이 붙었다. “숙소를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그때 느낀 거죠. 아, 우리가 좋아하면우리의 취향을 좋아하는 손님이 오게 되겠구나. 우리 취향을 좋아하는 손님이 전 세계에 하나쯤은 있겠구나!” - P221

목차

목차
들어가는 글
Part.1 집, 예술을 품다
레몬하우스 19
리빙랩 서울 41
모티프원 57
백해영 갤러리 게스트하우스 79
작가의 집 101
Part.2 집, 개성을 품다
기비하우스 121
러블리 밤부 하우스 이태원 139
민즈하우스 153
바우하우스 169
아이하우스 친친 185
앨리스앤폴의 이층집 203
에어비앤비 소개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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