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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46058897 / 232쪽 153 x 224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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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세계금융위기 이후 금융 환경과 금융에 대한 시각의 변화 양적 성장보다 안정, 규제 완화보다 규제 강화가 강조되는 시대로 미국의 전 재무장관 로런스 서머스 교수는 금융 부문을 전력산업에 비유해 설명한 적이 있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전력산업은 대개 국내총생산에서 약 3%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만약 전력이 공급되지 않으면 온 경제가 마비되듯이, 금융산업은 오늘날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국내총생산의 약 7~8% 정도를 차지하지만 금융이 무너지면 국가경제는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된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경제보좌관을 지내고 현재도 중국 ... 세계금융위기 이후 금융 환경과 금융에 대한 시각의 변화 양적 성장보다 안정, 규제 완화보다 규제 강화가 강조되는 시대로 미국의 전 재무장관 로런스 서머스 교수는 금융 부문을 전력산업에 비유해 설명한 적이 있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전력산업은 대개 국내총생산에서 약 3%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만약 전력이 공급되지 않으면 온 경제가 마비되듯이, 금융산업은 오늘날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국내총생산의 약 7~8% 정도를 차지하지만 금융이 무너지면 국가경제는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된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경제보좌관을 지내고 현재도 중국 정부와 세계은행의 금융 개혁 과제에 자문 역할로 참여하고 있는 조윤제 교수는 새롭게 출간한 『위기는 다시 온다』에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금융 규제ㆍ감독 체계 개편을 중심으로 국제금융 환경의 변화와 한국의 현실을 진단한다. 이 책에서 조윤제 교수는 금융을 신체의 혈맥에 빗대어 설명한다. 금융이라는 혈맥이 건강하여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혈액이 잘 순환되어야 경제라는 신체가 건강하다는 의미다. 로런스 서머스의 비유와 마찬가지로 금융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한 것이다. 사실 오늘날 금융이 경제와 개개인의 삶에 핵심적인 요소라는 데는 누구나 공감한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더 들어가, 그처럼 금융이 중요한 것이므로 금융산업의 규모를 키워 이를 통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더 중요한지, 아니면 그러한 성장과 확대를 조금 희생하더라도 금융 부문의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규제하는 것이 더 중요한지, 그 우선순위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물론 그 판단은 경제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우리가 몸소 느끼듯이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아직도 건강을 완전히 되찾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라 불리는 금융위기를 겪었고, 확장적 통화정책과 초저금리라는, 제대로 된 임상시험도 거친 적 없는 치료법을 쓰고 있으니, 앞으로 예후가 어떨지, 또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어렵다. 『위기는 다시 온다』에서 지은이는 미국과 영국 등 거품 발생과 위기를 직접적으로 겪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금융에 대한 시각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요컨대, “2000년대까지 금융 자유화를 지지했던 견해와 달리 금융 부문의 성장과 발전이 어느 단계까지는 실물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어떤 수준 이상으로 발전이 진행되면 금융 부문의 성장과 확대가 실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금융 부문의 성장과 확대가 자칫 “실물경제에 거품을 일으키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조장해 경제성장의 불안정성과 경기 변동의 폭을 키움으로써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책에서 소개되듯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한 원인, 그리고 전 세계가 아직도 장기 경제 침체와 금융시장 불안을 겪고 있는 원인으로 1980년대 이후 금융 규제가 부적절한 방향으로 급속히 완화된 것을 꼽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자본주의 200년 역사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약 25~30년을 제외하고 금융위기는 거의 끊이지 않고 일어났다. 그리고 이 기간에(즉, 1970년대까지) 세계경제는 가장 빠르게, 그리고 성장의 과실이 가장 널리 공유되는 성장을 이룩했었다. 동시에 이 기간에 금융 부문에 대한 규제는 가장 강했다.” 요약하자면, 이 책에서 지은이는 세계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의 경제학계와 정책 담당자 사이에서 금융의 성장과 확대가 경제에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 그리고 금융위기와 금융 규제ㆍ감독 간 상관관계에 대한 인식이 널리 공유되면서, 관련 정책에서도 금융 부문의 규모 확대나 효율성 증진보다 안정성 강화가 우선적으로 고려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1970년대 이후 전반적으로 완화되는 추세를 보이던 금융 규제ㆍ감독 수준이 2009년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다시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더해 지은이는 금융 규제ㆍ감독이 필요한 좀 더 근본적인 이유를 이야기한다. 요컨대, “금융 부문은 실물시장과 달리 ‘약속’을 사고파는 시장이라 그만큼 경제 변화의 불확실성에 취약하고, 뱅크런이나 유동성 위기, 건전성 위기에 쉽게 노출된다. 신발회사나 조선회사가 무너질 때보다 은행이 무너질 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크며, 이때 자칫하다가는 경제 전체의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강력한 감독과 규제가 필요하고, 금융기관이 도산 위기에 놓이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해 구제하기도 한다. 또한 그만큼 금융산업은 민간이 소유ㆍ경영하더라도 일반 기업에 비해 공공성이 강조되는 산업이다.” 이러한 금융의 속성에 따라 금융 부문에 대해서는 각종 보호 장치와 더불어, 자산(대출) 규제, 자본 규제, 유동성 규제, 인허가 규제, 가격(금리) 규제, 경영진 및 임원의 자격 적정성 심사, 정보 공개 의무, 공시제도, 내부자거래 규제, 예금자보호제도 등 제조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규제가 존재하게 된 것이다. 특히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러한 금융 규제ㆍ감독 강화와 관련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다른 나라보다 먼저 광범위한 체계 개편이 이루어졌다. 이 책에서는 두 국가의 규제ㆍ감독 개편 과정을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강조된 사항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한다. 첫째는 거시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는 세계금융위기 이후 개별 금융기관에 대한 미시적 감독만으로는 시스템 위기를 피할 수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인식 변화에 따라 거시건전성 감독을 담당할 새로운 기구를 설립하거나 기존 감독기관 간의 협력 강화, 역할 재조정으로 감독체계 개편이 이루어졌으며, 자본적정성 규제의 방법과 수준 역시 강화되었다. 둘째는 이른바 ‘대마불사’, 즉 대형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불러오는 문제에 대한 대책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이후 선진국에서는 대형 금융기관이 부실화되면 이를 구제하기에 너무나 큰 국민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들의 부실화를 막고 만약 부실화되었을 때 경제에 큰 충격 없이 파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그 방안으로는 특별히 관리가 필요한 대형 금융기관을 특정해 이들에 대해서 더 높은 자기자본 비율 및 세금을 부과하는 한편으로 파산정리 계획 책정을 의무화하는 조치가 논의되었다. 셋째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를 정비할 필요성이 강조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에서는 감독 당국 내에 관련 부서의 기능을 강화하거나 관련 정책을 주관할 기관을 새로 설립하는 등의 노력이 이어졌다. 특히 영국에서는 미국의 집단소송제도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것과 관련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이 세 가지 측면과 더불어 신용평가사에 대한 감독 강화나 자본시장의 투명성 강화와 관련한 정책적 논의도 진행되었다. 이러한 논의와 실천은 대부분 현재진행형이며, 그 효과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것도 많다. 하지만 이들 국가가 위기로부터 무언가 배우고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해온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이 책에서 지은이는 “2008년 이후 세계가 한 세대 혹은 한 세기에 한 번 겪을 법한 경제위기ㆍ금융위기를 맞게 된 것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 중에서도 근본적으로 오늘날 세계경제가 가지고 있는 제도와 시장 현실 간 괴
세계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거시건전성 규제·감독의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되어 각국은 이와 관련한 정책 수단을 도입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한국은 박근혜 정부 들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같은 거시건전성 규제 수단을 완화했으며, 가계부채가 축소된 다른 나라들과 달리 지난 수년간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해오고 있다. 금리도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에 놓여 있다. 초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국민총생산액 대비 기업 부채의 비율도 어느 나라보다 높다. 이것이 앞으로 한국 경제의 진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금 속단할 수는 없으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_ 20~21쪽
지난 1997년의 외환·금융 위기는 이후 한국 경제의 지평을 크게 바꾸어놓았다. 수많은 사람이 직장에서 쫓겨나 일자리를 잃었고, 소득격차도 빠르게 확대되었다. 자영업이 늘고 이들의 절반은 평균 3년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다. 수많은 금융기관과 기업이 간판을 내리고 시장에서 사라졌다. 한편에서는 우리 국민의 희생 위에 세워진 많은 금융기관과 대기업이 외국인의 수중으로 싼값에 넘어갔다. 그러한 위기를 맞은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왜곡된 경제정책과 더불어 금융 규제·감독의 실패였다. _ 21쪽
금융거래는 거래가 완결되기까지 일정 기간에 거래 당사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일, 주위 경제 환경의 변화 등 불확실성에 늘 노출되며, 그 결과 거래의 약정이 지켜지지 않을 위험이 늘 따르게 된다. …… 또한 금융시장에서는 거래 당사자들 간의 ‘비대칭적 정보’에서 유래하는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의 문제가 상품시장이나 노동시장에서보다 훨씬 심각한 폐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신의 성실, 투명성, 정보 공개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유리그릇처럼 쉽게 깨질 수 있는 것이 금융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금융시장은 공공의 이익과 투자자·예금자를 보호하고 나아가 금융체계와 경제의 안정을 지키기 위해 상품이나 일반 서비스산업보다 훨씬 엄격히 규제되어왔다. _ 26쪽
금융 감독 당국은 신용 급증에 따른 위험을 정확히 인지하고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경기 호황을 지속시키기 위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중산층 이하 미국인들이 자기 집을 가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신용 확대를 조장했다. 그뿐 아니라 금융 감독 당국이 새로운 상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탓에 규제 갭이 발생하고 주요 금융회사가 규제 차익을 추구하는 행위에 침묵했다. 특히 바젤 II가 발효되면서 은행들은 규제자본이 요구되지 않는 방식으로 자산을 확대해나갔다. …… 과거에 비해 명백히 위험이 증가했는데도 금융 감독 당국이 위험 관리에 대해 과신함으로써 규제상 허점을 보완하지 않았던 것은 정책 실패였다고 하겠다. _ 57쪽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확산된 미국 금융위기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발생했다. 위기가 전례 없을 정도로 빠른 확산 속도를 보이고 확산의 범위도 광범위했던 가장 큰 원인은 그림자금융의 급팽창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마불사(too big to fail)’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대형 금융회사의 실패가 시스템 위기를 초래했던 것은 과거의 금융위기에서도 경험했던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주요한 특징은 복잡하게 얽힌 금융의 연계성이 시스템 위기를 초래했다는 점이다. 소규모 은행의 대출이 타 은행의 대출과 함께 유동화되고, 유동화 자산을 기초로 또 다른 파생금융상품이 생산되며, 이러한 투자상품에 위험도에 대한 선호가 상이한 투자자들이 연계되어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가 국가 간 금융 권역을 넘나들면서 진행된 것이다. 이렇게 금융의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부실이 발생했을 때 이에 대응할 수단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졌고, 이것이 결국 부실화를 더 깊고 더 빠르게 진행되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_ 62쪽
한국처럼 국내통화가 국제결제통화로 사용되지 않는 국가에서는 기업이나 은행이 자국통화로 해외에서 기채를 할 수 없어 외화표시(주로 미 달러) 부채를 많이 안을 수밖에 없으며, 중앙은행의 최종대부자 기능은 오로지 국내통화로 된 부채의 유동성 위기에서만 발휘될 수 있다. 반면에 오늘날처럼 상품 교역과 자본이동이 개방되고 세계금융시장이 마치 하나의 시장처럼 통합된 경제 환경에서 국내 은행들의 영업구조가 해외 은행들의 영업구조와 크게 다를 수는 없다. 특히 한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글로벌 대기업들이 많아 이들의 금융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은행들의 영업구조가 국제화될 수밖에 없고, 또한 외화자산과 외화부채에 대한 노출(익스포저)이 클 수밖에 없다. 이는 세계화의 산물이자 세계금융시장 통합의 결과이기도 하다. _ 67~68쪽
세계금융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합병과 인수를 통한 대형화의 바람을 부추기거나 방관하던 주요 선진국 정부는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시각을 크게 바꾸어 규모가 큰 은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것이 G20을 통한 금융 규제 개혁의 주요한 의제로 채택되어 논의되어왔다. _ 93쪽
소비자 보호 강화는 금융위기 이전부터 영국 정부가 추진해온 과제였으나 금융위기를 계기로 확실히 도입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동일한 금융상품 및 금융서비스 관련 피해를 당한 소비자를 대표하는 대표자를 통해 소송을 진행하여 판결에 따라 집단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집단소송제도’의 도입이다. _ 124쪽
과거에도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타국의 금융기관에 영향을 주었지만, 그동안 진행된 글로벌화로 이제는 어떤 국가나 금융회사도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더욱더 분명해졌다. 그만큼 금융기관들의 국제적 연계성이 커진 것이다. 그 결과 특정한 금융회사의 부실이 시스템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할 때 해당 국가의 금융체계만 고려해서는 안 되며 세계금융체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국제적으로 일관성 있는 접근을 취하지 않으면 규제 차익 추구 행위로 규제의 실효성이 약화되고 결국 과거처럼 규제의 하향평준화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 대해서 공감대가 확산되어왔다. 이에 따라 이번 금융 개혁 논의는 G20, 그리고 FSB라는 국제적 협의체를 통해 주로 진행되어온 것이다. _ 175~176쪽
2008년 이후 세계가 한 세대 혹은 한 세기에 한 번 겪을 법한 경제위기·금융위기를 맞게 된 것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 중에서도 근본적으로 오늘날 세계경제가 가지고 있는 제도와 시장 현실 간 괴리의 확대에서 기인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이전부터 제도와 시장 현실 간의 이러한 간극이 점점 크게 벌어졌는데도 세계가 그동안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그것은 시장과 제도의 괴리가 불러온 ‘제도의 실패’라고 할 수 있다. _ 180쪽
미국, 영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금융위기를 맞아 전대미문의 초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대응해왔다. 미국과 영국은 이러한 정책으로 일단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경쟁적 초저금리와 통화팽창 정책에 따른 또 다른 통화전쟁과 마주하게 되었다. 이러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오래 지속되면서 세계금융시장의 근저에 초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이 가져온 또 다른 리스크 요인이 태동하고 있지만, 시장이 이러한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전히 세계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불안정성도 커지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언제 다시 위기가 세계경제를 덮칠지 알 수 없다. _ 182쪽
세계경제의 불안정성과 위기의 이면에는 단순히 국제자본시장 환경의 변화나 취약한 환율제도뿐 아니라 중국 등 거대 신흥공업국의 급부상에 따른 국제정치의 역학 구도, 세계경제의 구조 변화가 있다. 지난 약 20년은 세계 정치·경제의 큰 변혁기였다. 지난 20여 년, 좀 더 짧게는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과 인도 경제의 부상은 일찍이 세계경제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현상이었다. 국제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세계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그들의 부상 속도는 미국이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 영국의 자리를 추월하면서 보여준 것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1870~1913년 미국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3%대로 추산되는 데 비해, 지난 20년간(1988~2008년) 중국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은 10%에 달한다. 1870~1913년 당시 미국 경제는 상당히 폐쇄적이었고 국내총생산 대비 수입의 비중이 대략 4~7% 사이로 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중국 경제는 그보다 훨씬 개방되어 무역이 국내총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가깝다. 이러한 중국의 급속한 부상이 세계경제에 불러일으키는 문제가 결코 만만한 것일 리 없다. 지난 세계 역사를 돌아보건대, 새로운 세력이 부상할 때면 어김없이 세계 곳곳이 소용돌이와 격동에 휩싸이곤 했다. 오늘날에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_ 183쪽
금융 부문의 국가경제에서 담당하는 역할을 고려할 때 경제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가려면 금융 부문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금융 부문도 국가경제의 주요 산업 중 하나로서 수익성과 효율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안정성과 효율성, 나아가 오늘날처럼 개방된 서비스 시장에서 금융기관의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점까지 고려해 금융 관련 정책과 규제·감독을 추구해나가야 한다. 안정성과 효율성, 이 둘 사이의 목표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어나가는 것이 금융 감독정책의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나라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고 금융시장과 금융기관, 금융 감독체계의 상황과 관행이 달라 일률적으로 해답을 구하기는 어렵다. 각국이 현재 서 있는 지점을 고려해 안정성과 효율성 간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오늘날 금융 감독 당국이 풀어야 할 과제다. 규제·감독은 시장과 금융기관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전 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추진되어온 주요 금융 규제 개혁 과제를 나름대로 분석·평가하고, 이러한 바탕 위에서 한국의 현실에 맞는 금융정책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_ 189쪽
필자는 한국이 바젤 Ⅲ가 요구하는 자본적정성보다 오히려 더 높은 규준을 적용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7대 시중은행 중 두 곳은 외국인 투자자가 100% 소유·경영하고 있고, 우리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의 지주회사 지분의 약 3분의 2를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레버리지를 높이고 위험 투자를 지속해 수익성을 높이면 그 열매는 거의 외국인 주주들 손에 들어가게 되지만, 부실이 커져 공적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가재정과 국내 납세자들이 떠안게 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_ 195쪽
정치적 동기에 의한 단기적 시계(time horizon)도 금융위기를 불러오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 정권의 임기 중에, 혹은 다음 선거 전에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동기에서 주요한 거시금융 감독 수단을 완화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그런데 그것은 결국 경제에서 부채 규모를 늘리고 금융 부문의 잠재적 리스크와 불안정성을 높이게 된다. 그러한 규제 완화는 정치적으로 많은 인기를 등에 업고 이루어지기도 한다. 위기를 조장하는 주체와 추후 위기를 맞고 감당해야 하는 주체가 다를 수 있는 데에서 비롯되는 일이다. _ 208쪽
목차
제1장 20세기 금융 규제의 변천사
제2장 1990년대 이후, 그리고 세계금융위기
제3장 금융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
제4장 세계금융위기 이후 금융 규제ㆍ감독
제5장 금융 규제ㆍ감독 개혁의 핵심 쟁점
제6장 금융 규제ㆍ감독의 세계적 흐름과 한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