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백제와 곤지왕 - 하

시리즈 : 백제와 곤지왕 [2]

정재수 저 | 논형 | 2016년 02월

북트리

정가
$33.00
판매가
$18.15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36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8일 수령예상일 안내
재고수
인터넷(1)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88963571683 / 376쪽 152 x 225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백제 곤지왕을 말하다 1500여 년 전, 한국의 한 사내가 처자식을 데리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사내는 일본에서 10여 년간 머물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돌연 어떤 사연으로 죽었다. 여기서 한국은 〈백제百濟〉를 일본은 〈야마토大和·倭〉를 말한다. 5세기 중엽, 백제사람 〈곤지昆支〉에 대한 이야기다. 왕족인 곤지가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이야기는《일본서기》(720년)에,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죽은 이야기는 《삼국사기》(1145년)에 실려 있다. 특히,《일본서기》는 곤지를 〈왕〉 또는 〈왕자〉로 기록하고... 백제 곤지왕을 말하다 1500여 년 전, 한국의 한 사내가 처자식을 데리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사내는 일본에서 10여 년간 머물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돌연 어떤 사연으로 죽었다. 여기서 한국은 〈백제百濟〉를 일본은 〈야마토大和·倭〉를 말한다. 5세기 중엽, 백제사람 〈곤지昆支〉에 대한 이야기다. 왕족인 곤지가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이야기는《일본서기》(720년)에,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죽은 이야기는 《삼국사기》(1145년)에 실려 있다. 특히,《일본서기》는 곤지를 〈왕〉 또는 〈왕자〉로 기록하고 있다. 곤지의 직계후손이 살았던 일본 고대국가 야마토의 중심지역인 가와치아스카河內飛鳥에는 〈아스카베신사飛鳥戶神社〉 일명 〈곤지왕신사〉가 지금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곤지왕은 5세기 한일 고대사에 있어 가장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많지 않은 기록이지만 한국과 일본 사서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특히《일본서기》는 461년 곤지가 야마토에 입경했는데 「5명의 아들이 있다.」라고 전하고 있으며 그의 아들들은 백제 동성왕東城王·무령왕武寧王이 되었고, 야마토의 천황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아마도 이런 사유로 곤지를 왕이라 칭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는 곤지를 〈백제百濟 곤지왕〉 또는 〈아스카飛鳥 곤지왕〉이라 부르고자 한다. 〈작가의 말에서〉 시대적 배경 5세기 동아시아 시대상황과 곤지의 역할 〈광개토왕비문〉에 의하면 고구려 광개토왕은 4세기말 5세기초 3차에 걸쳐 대대적인 남벌을 단행, 백제를 초토화 한다. 396년에는 금강유역과 한강유역이, 400년에는 낙동강유역이, 407년에는 영산강유역과 남해안일대(*추정)이다. 이때 한강유역의 백제 아신왕은 노객을 자처하여 항복함으로써 인적·물적 피해를 면하나 극심한 피해를 입은 금강유역과 영산강유역의 삼한세력 지배층과 백성은 대규모로 일본 열도로 망명하여 〈응신·인덕천황〉 계열의 야마토大倭를 오사카 일대에 건국한다. 한편 백제 아신왕은 태자 전지를 야마토에 볼모로 보내 기존의 삼한세력이 지배했던 곡나, 지침, 현남, 동한 등 한강유역을 제외한 나머지 삼한영토 대부분을 인계받는다. 이때부터 백제는 한강유역에 국한되지 않고 삼한 전체를 아우른다. 그러나 야마토의 열도 안착이 안정화되면서 야마토왕들은 망명 이전 지배했던 삼한영토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이 문제로 백제와 갈등을 일으킨다. 영유권 주장은 438년 야마토왕 진珍이 유송에 요구한 왜, 백제, 신라, 임나, 진한, 모한 등 6국제군사 요구에서 확인된다. 그 와중에 백제 왕통이 온조계열의 해解씨에서 구태계열의 부여夫餘씨(비유왕)로 바뀌어 백제와 야마토는 형제국임에도 불구하고 삼한영토를 두고 정치적 헤게모니 싸움을 벌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61년 곤지가 야마토에 파견되었다. 곤지는 야마토에 머무르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백제 개로왕은 고구려와 전면전을 준비하다 오히려 475년 장수왕으로부터 역공을 당하여 아차성에서 지배층과 함께 죽임을 당하고 한성의 백제는 멸망한다. 이후 신라의 지원을 받은 문주왕이 웅진(공주)에 수도를 정하고 백제를 일시 재건한다. 이 시기에 귀국한 곤지는 내신좌평의 중책을 맡아 왕권의 안정화와 전후 복구사업에 매진하다 정적에 의해 갑자기 암살당한다. 곤지의 죽음은 웅진내 정치적 기반이 빈약한 탓이었다. 그러나 역사는 또 반전을 한다. 문주왕, 삼근왕이 단명으로 끝나자 곤지의 직계인 동성왕과 무령왕이 백제왕통을 잇는다. 이후 백제는 660년 멸망하기까지 200여 년 간 곤지계가 왕통을 이어간다. 등장 인물 〈하권〉 여경餘慶 경사慶司. 백제 제21대 개로왕(455~475). 비유왕의 3자, 해씨 가문의 지원으로 등극. 고구려 첩자 도림의 꾐에 빠져 대규모 토목공사를 일으켜 백제를 피폐에 빠뜨림. 475년 고구려 장수왕의 남침으로 한성을 잃고 아차산에서 참수됨. 해부解夫 개로왕 치세를 이끈 해씨가의 수장으로 상좌평 역임. 유마태후와 함께 곤지를 끊임없이 정치적으로 견제함. 곤지를 야마토로 내쫓음. 여문餘文 문주文周, 백제 제22대 문주왕(475~477). 비유왕의 6자, 개로왕 말기 상좌평이자 태자 역임. 신라에 청병사로 파견되어 신라 원군을 동원함. 개로왕 사망이후 웅진으로 천도하여 백제를 재건함. 해구解仇. 내마奈麻왕후 백제 웅진시대 초창기 권력자로 문주왕의 왕후인 해씨가의 내마왕후와 결탁하여 곤지를 독살함. 곤지 사망 후 권력을 쥐고 결국 문주왕도 암살함. 목협만치木?滿致, 조미걸취祖彌桀取, 안체安? 곤지를 보좌한 좌청룡 우백호로 곤지의 평생 동지. 안체는 해적 출신의 곤지의 의형제. 연신燕信, 연화燕花 연길의 자녀. 곤지의 삼한여행을 보좌한 곤지의 처남과 무령왕을 낳은 곤지 넷째부인. 웅략雄略천황 유무幼武, 야마토 21대 왕으로 〈왕정국가〉 야마토를 확립한 강력한 군주. 곤지의 정치적, 군사적 후원자. [ 책속으로 추가 ] 고구려군의 총본영. 개로대왕과 왕실 가족, 내두좌평 연건, 조정좌평 백두는 포박되어 무릎을 꿇린 채 마냥 내팽개쳤다. 강보에 쌓인 어린 왕자는 울다 지쳐 대후 품에 곤히 잠들었다. 개로대왕의 목덜미에 맺힌 땀방울이 속절없이 흘러 내렸다. 고구려 장수들이 하나둘 천막 안으로 모였다. 한 장수가 포박한 한 사내를 끌고 나와 개로대왕 뒤쪽에 무릎을 꿇렸다. 그때 둥둥둥 북소리가 일었다. 장수태왕이 수뇌부를 대동하고 나타났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 어좌에 앉았다. 「백제왕 경사는 들으라. 너희 백제는 천손국인 우리 대고구려에게 노객의 맹약을 했음에도 조공은 커녕 호시탐탐 우리 영토를 넘본 이유가 무엇이냐?」 심문을 시작하였다. … 「참으로 어리석구나. 지금 신라군이 어디 있는 줄 아느냐? 북상하고 있다고… 어림없는 소리이다. 신라왕 자비는 겁이 많은 자이다. 우리 태왕폐하를 제일 무서워하지. 일모성에 발을 꽁꽁 묶어놓고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하더라. 하하하…」 화덕이 큰 소리로 웃었다. 천막 안에 있는 고구려 장수들이 일제히 따라 웃었다. 개로대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화덕의 말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개로대왕은 목줄 맨 강아지마냥 신라군의 도착만을 눈 빠지게 기다렸다. 그러나 신라군이 북상하지 않다니 통탄 그 자체였다. 마지막 순간까지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신라군에 대한 일말의 기대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개로대왕이었다. 모두 허사였다. 개로대왕은 고개를 떨군 채 눈을 감았다. …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느냐?」 개로대왕이 눈을 떴다. 언제 날아들었던지 까마귀 떼가 나뭇가지에 쭉 둘러 앉았다. 까마귀 떼는 개로대왕의 죽음을 재촉하였다. 「나는 패자가 되었으니 마땅히 죽어야 할 것이나 대후와 어린 왕자, 공주들 그리고 부덕하고 우매한 군왕에게 충성을 바친 신하들에게는 태왕의 하해와 같은 성은이 베풀어지길 바란다.」 개로대왕은 짤막한 말로 모든 것을 대신하였다. 제우가 신호하자 한 병사가 개로대왕에게 다가와 포승줄을 풀었다. 개로대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남쪽 한성을 향해 삼배를 올렸다. 그리고 대후, 어린 왕자, 세 명의 공주, 좌평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눈빛을 마주하며 작별을 고했다. 다시 처음자리로 돌아와 무릎을 꿇으니 한 장수가 다가와 장도를 빼어들어 개로대왕의 목을 내리쳤다. 개로대왕의 유언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개로대왕의 시신은 매장되지 않은 채 아단

저자 소개

전북 김제에서 출생. 
전주영생고, 전북대학교, 학사장교를 통해 배움의 길을 닦았다. 
교보생명은 삶의 공간이었다. 
현재 한일고대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책 속에서

해구가 칼을 빼들었다. 그리고 복면사내들에게 신호하였다.
복면사내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대략 양측의 숫자는 20여 명으로 엇비슷하였다. 자연스레 각개의 싸움이 벌어졌다. 해구가 비유를 향해 일장을 가했다. 순간 조미미귀가 해구의 칼을 받아쳤다. 호가부는 해충과 어울렸다. 양측이 백중지세였다. 그러나 잠시였다. 복면사내들이 하나둘 쓰러지며 이내 수세로 몰렸다. 그때 조미미귀가 해구를 향해 일장을 가했다. 해구의 칼이 땅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복면사내들이 일제히 주춤하였다.
「모두 칼을 버려라. 목숨은 살려 줄 것이다.」
…
비유가 신호하자 사내들이 일제히 복면사내들을 포박하였다. 해구와 해충도 포박하였다. 무리는 포박한 사내들을 구이신왕 앞에 무릎을 꿇렸다.
「왕전하. 왕실을 기만하고 조정을 해하려하는 역도들을 잡았나이다.」
「뭐라… 역도라 하였느냐?」
모두 웅성거렸다.
「그러하옵니다. 왕전하! 이 역도들은 조정을 해할 목적으로 상좌평과 내두좌평을 비롯하여 여러 조정신료들을 참살할 계획을 모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려 한 자들이옵니다.」
「…!」
구이신왕의 낯빛이 새하얗게 변했다.
「역모를 꾀했다면 필경 주모자가 있을 터… 주모자를 잡았는가?」
…
「역모의 주모자는 병관좌평 해구와 위사좌평 해충이옵니다.」
비유였다.
모두 일제히 술렁거렸다. 비유를 주시하였다.
「이 두 역도는 오늘 이곳 연회장에서 역모를 꾸몄습니다. 이것이 역도가 만든 살생부입니다.」
상권 ․ <하늘을 열다> 중에서
다음날 곤지일행은 사냥에 참가하지 않았다. 굴내를 떠나 인접 무시이武尸伊(전남 영광)로 발길을 돌렸다. 무시이에는 백제에 불법을 전한 마라난타 존자가 창건한 불갑사가 있었다. 불갑사를 찾아보라 주문한 사람은 비유어라하였다.
불갑사 경내에 들어서자 한 젊은 승려가 곤지일행을 가로막았다.
「혹 왕자님이 아니신지요?」
「그렇습니다만 어찌 저희를 알아보십니까?」
「법사님께서 두 분의 왕자님을 정중히 모시라 하였습니다. 한 분은 한성에서 한 분은 야마토에서 오신 왕자님이라 하였습니다.」
곤지와 유무는 놀란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젊은 승려는 곧장 대웅전 전각으로 안내하였다.
전각 안에는 목조로 만든 3구의 좌불상이 자리하였다.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왼쪽에 약사불, 오른쪽에 아미타불이 위치하였다. 삼존불이었다. 한 승려가 삼존불을 등지고 좌부좌를 틀었다.
「수년 전 만혜법사께서 입적하시면서 먼 훗날 왕자 두 분 왕자님이 찾아올 것이라 하셨습니다.」
「…?」
「어젯밤 스승께서 꿈에 나타나 오늘 오실 것이라 하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좌정하시지요.」
승려는 앉은 채로 자리를 권했다.
「법사께서 유언하시길…」
「…」
「왕이비왕비왕이왕王而非王非王而王. 이 말씀을 두 분 왕자님께 전하라 하였습니다.」
즉 <왕이되 왕이 아니고 왕이 아니되 왕이라>는 뜻이다.
「법사님의 말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가르침을 주소서.」
유무가 승려에게 물었다.
「소승은 두 분 왕자님께 스승의 유언을 전할 뿐이옵니다. 스승의 유언이 무얼 말하는지 알지 못하옵니다.」
「…!」
「다만 두 분 왕자님이 서로 믿고 의지하면 만사가 형통할 것이라 했습니다.」
「만사형통?」
「소승은 스승의 유언을 전하게 되어 다행입니다.」
승려는 먼저 자리를 떴다.
곤지와 유무는 한참 동안 대웅전에 머물렀다. 말없이 만혜법사의 유언을 되새겼다.
<왕이되 왕이 아니고 왕이 아니되 왕이로다.>
상권 ․ <삼한여행의 장정> 중에서

오래전 이야기였다. 수레바퀴 불꽃 출현사건이 있던 해였다. 비유어라하는 자문을 얻기 위해 북한산의 현인을 찾아 갔었다. 때마침 임나에서 모자도태자와 모자가왕자가 왕위 다툼을 벌였는데 싸움에서 패한 모자가왕자가 덜컥 신라로 망명하였다. 이를 두고 비유어라하는 모자가왕자의 배신행위에 대해 곤지에게 물었었다.
「지금 왕자님의 상황이 자가왕자의 상황이군요. 그땐 제가 왕자님의 말씀을 흘려들었습니다.」
「백성이 우선이고 나라가 우선입니다. 한 개인의 욕심으로 이를 무너뜨려선 안 됩니다.」
「흠…」
연길이 가벼이 신음하였다.
「왕자님.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도대체 권력이란 무엇입니까?」
「권력은…」
곤지는 잠시 망설였다.
「쌓고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나누고 베푸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권력은 탐하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두 꾀꼬리의 맑은 소리만 좋아하고 매의 거친 영혼은 싫어합니다. 권력에 집착하면 웃음거리만 될 뿐입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곤지는 또박또박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알겠습니다. 왕자님의 뜻 받아들이겠습니다. 다른 분들께는 왕자님의 뜻을 다시 전하고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연길은 시선을 접었다.
하권 ․ <흑룡의 출현과 좌절> 중에서

고구려군의 총본영.
개로대왕과 왕실 가족, 내두좌평 연건, 조정좌평 백두는 포박되어 무릎을 꿇린 채 마냥 내팽개쳤다. 강보에 쌓인 어린 왕자는 울다 지쳐 대후 품에 곤히 잠들었다. 개로대왕의 목덜미에 맺힌 땀방울이 속절없이 흘러 내렸다.
고구려 장수들이 하나둘 천막 안으로 모였다. 한 장수가 포박한 한 사내를 끌고 나와 개로대왕 뒤쪽에 무릎을 꿇렸다.
그때 둥둥둥 북소리가 일었다.
장수태왕이 수뇌부를 대동하고 나타났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 어좌에 앉았다.
「백제왕 경사는 들으라. 너희 백제는 천손국인 우리 대고구려에게 노객의 맹약을 했음에도 조공은 커녕 호시탐탐 우리 영토를 넘본 이유가 무엇이냐?」
심문을 시작하였다.
…
「참으로 어리석구나. 지금 신라군이 어디 있는 줄 아느냐? 북상하고 있다고… 어림없는 소리이다. 신라왕 자비는 겁이 많은 자이다. 우리 태왕폐하를 제일 무서워하지. 일모성에 발을 꽁꽁 묶어놓고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하더라. 하하하…」
화덕이 큰 소리로 웃었다. 천막 안에 있는 고구려 장수들이 일제히 따라 웃었다.
개로대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화덕의 말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개로대왕은 목줄 맨 강아지마냥 신라군의 도착만을 눈 빠지게 기다렸다. 그러나 신라군이 북상하지 않다니 통탄 그 자체였다. 마지막 순간까지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신라군에 대한 일말의 기대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개로대왕이었다. 모두 허사였다. 개로대왕은 고개를 떨군 채 눈을 감았다.
…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느냐?」
개로대왕이 눈을 떴다.
언제 날아들었던지 까마귀 떼가 나뭇가지에 쭉 둘러 앉았다. 까마귀 떼는 개로대왕의 죽음을 재촉하였다.
「나는 패자가 되었으니 마땅히 죽어야 할 것이나 대후와 어린 왕자, 공주들 그리고 부덕하고 우매한 군왕에게 충성을 바친 신하들에게는 태왕의 하해와 같은 성은이 베풀어지길 바란다.」
개로대왕은 짤막한 말로 모든 것을 대신하였다.
제우가 신호하자 한 병사가 개로대왕에게 다가와 포승줄을 풀었다. 개로대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남쪽 한성을 향해 삼배를 올렸다. 그리고 대후, 어린 왕자, 세 명의 공주, 좌평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눈빛을 마주하며 작별을 고했다. 다시 처음자리로 돌아와 무릎을 꿇으니 한 장수가 다가와 장도를 빼어들어 개로대왕의 목을 내리쳤다.
개로대왕의 유언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개로대왕의 시신은 매장되지 않은 채 아단성 돌 더미 위에 던져졌다. 대후, 왕자, 공주와 좌평들 역시 모두 목이 베였다.
하권 ․ <한성의 몰락> 중에서

나는…
1500년 이상을 현해탄 바다에 머물며
내 나라 후손이 때론 서로에게 기쁨을 주고 때론 서로에게 아픔을 주는
모습들을 지켜보았습니다.
나는 같이 즐거워하고 아파하면서 그 긴 세월을 버텨왔습니다.

누군가 나를 부릅니다.
이제 그만 굴곡진 업을 내려높고 당당히 앞으로 나서라 합니다.
그러나…
나는 부름에는 응하겠지만 결코 앞으로 나서지 않겠습니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나의 미완의 삶을 여러분 <한국인>과 <일본인>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모든 욕심을 버렸지만 꿈은 버리지 않았습니다.
내가 만들고자 했던 나라는
서로 아끼고 도와주며 혹이 잘못하면 용서하고 화해하는 평화의
나라입니다.
그것이 <곤지의 나라>입니다.
나는…
또 다시 가슴 벅찬 꿈을 꿉니다.
그러나 <곤지의 나라>는 나의 몫이 아닌
여러분 <한국인>과 <일본인> 모두의 몫으로 남겨놓고 싶습니다.

나는…
이제 고향 한성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하권 ․ <곤지의 나라> 중에서

목차

목차
작가의 말
들어가며

흑룡의 출현과 좌절
현해탄을 건너
강대한 야마토의 길
개로대왕의 늪
한성의 몰락
문주와 곤지
곤지의 나라
후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