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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050374 / 271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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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베이징 컨센서스’, 외부의 중국인식과 중국의 자기인식
중국은 오래전부터 중남미 지역의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 마오쩌둥 시대 이래로 ‘제3세계’를 중심으로 하는 외교 정책을 지속한 결과였다. 물론 개혁개방의 초기에는 소련과의 관계 개선과 더불어 미국 등 유럽 국가들과 협력 관계 증진을 위해 그 비중을 다소 줄이기는 했다. 그렇지만 개혁개방의 성과와 더불어 중남미 국가와의 유대는 여전히 강조되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면서 중국과 중남미지역 국가들의 협력과 교류는 급속한 신장세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중국이 21세기의 진로를 한창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2004년 5월 《파이낸셜타임즈》에 ‘베이징 컨센서스’라는 용어가 제안되었고, 이어서 영국의 외교정책센터를 통해 「베이징 컨센서스」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필자의 이름은 조슈아 쿠퍼 레이모였다. ‘베이징 컨센서스’는 중국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즉각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명칭에서 드러나듯이, 신자유주의적 세계 질서를 상징하는 ‘워싱턴 컨센서스’와 구분되는 발전모델이 중국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이러한 중국식 모델은 신자유주의의 폐해에 시달리는 개발도상국들에게 새로운 전망을 환기한다는 의미를 가졌기 때문이다. 레이모의 보고서는 ‘중국모델’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그것이 ‘워싱턴 컨센서스’와 뚜렷하게 대비되는 것인가 등 이 시기를 전후하여 지속적으로 논란이 된 문제들과 밀접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었다.
레이모의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2005년과 2006년에 연이어 ‘베이징 컨센서스’(중국어 표현으로는 北京共識)를 표제어로 내걸고서 본격적으로 관련 논의들을 수록한 서적이 중국에서 간행되었다. 《중국과 글로벌화-워싱턴 컨센서스인가 베이징 컨센서스인가》(2005)와 《중국모델과 베이징 컨센서스-워싱턴 컨센서스를 넘어서》(2006)가 그것들이다. 이 책은 거의 전적으로 베이징 컨센서스의 유효성과 현실성에 대한 검토 및 홍보에 주력한 결과물들이다. 앞의 책은 중국 사회과학원의 황핑과 칭화대의 추이즈위안이 편집자이고 뒤의 책은 중앙편역국 비교정치 및 경제 연구센터 주임인 위커핑이 책임 편집을 맡았다.
책 제목에서부터 잘 드러나듯이, 첫 번째 책이 ‘베이징 컨센서스’와 ‘워싱턴 컨센서스’를 대비시키는 구도에서 문제를 제기했다면, 두 번째 책은 ‘중국모델’이라는 용어를 전면에 내걸어 중국의 독자적 발전모델의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역자들이 이번에 번역하여 간행하는 이 책은 바로 이 두 권의 서적을 저본으로 삼았다. 두 책에 실린 글이 모두 책의 전체 구성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수준에서 편차가 있고 내용적으로도 다소 난잡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논의의 핵심에 해당된다고 역자들이 판단한 글 여덟 편을 간추려 번역하여 한 권으로 묶었다.
중국 학계와 담론장의 ‘중국모델론’에 대한 이해
중국 현지에서 간행된 지 거의 10년이 된 글들을 이제 번역해서 굳이 출판하려는 데에는 역자들 나름의 사정이 있다. 핵심이 되는 글 「베이징 컨센서스」는 이미 2009년에 김진공에 의해 번역·소개되었다. 역자들은 꽤 여러 해 동안 당대 중국 담론들을 읽고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당시는 중국모델론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었고, 역자들은 관련 정보와 논의를 정리하기 위해 중국의 주요한 학술 담론 관련 인터넷 사이트들을 뒤지고 다녔다. 그 양의 방대함과 분야의 다양함 때문에 속도를 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꽤 많은 시각과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의 담론은 1990년대 말에 현대성 논쟁을 중심으로 활성화되었고, 2004년을 전후하여 다양하게 분화된 쟁점이 중국모델론으로 다시 집약되었다. 따라서 역자들은 관련 논의와 맥락을 재구성하는 경로를 통해 중국 학계와 담론장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졌다. 그래서 번역을 시작했고, 더불어 한국적 상황에서 생산적 소통 가능성이 매우 높은 담론을 더듬어 보았다. ‘베이징 컨센서스’는 중국모델론에 관한 논의의 시작 지점에 있는 글이기 때문에, 논의 수준이나 문제의식에 공명하지 않더라도 정확하게 번역해서 여러 연구자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여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