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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꽃의 이중주 1

나자혜 저 | 가하 | 2016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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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29595591 / 512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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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기억하니, 그 봄밤을? 그 노을과 그 꽃비를. 달빛보다 애틋했던 키스를. 평생보다 깊었던 우리의 순간, 순간, 순간들을. 슬픔이 무성했던 계절에도 빛나던 너는. 여자의 장미향 배인 입술이 그의 입술 사이에 갇혔다. 나의 꽃, 나의 가시. 나의 가시, 나의……. 여자가 관객들을 향해 손 키스를 날리는 것을 보다 하진은 눈을 감았다. 작은 가시 하나가 심장에 박힌 것 같았다. 온몸이 저리는데, 심장이 부서질까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손으로 가슴을 누르며 하진은 눈을 떴다. 여자의 까맣고도 투명한 눈동자가 늪처럼... 기억하니, 그 봄밤을? 그 노을과 그 꽃비를. 달빛보다 애틋했던 키스를. 평생보다 깊었던 우리의 순간, 순간, 순간들을. 슬픔이 무성했던 계절에도 빛나던 너는. 여자의 장미향 배인 입술이 그의 입술 사이에 갇혔다. 나의 꽃, 나의 가시. 나의 가시, 나의……. 여자가 관객들을 향해 손 키스를 날리는 것을 보다 하진은 눈을 감았다. 작은 가시 하나가 심장에 박힌 것 같았다. 온몸이 저리는데, 심장이 부서질까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손으로 가슴을 누르며 하진은 눈을 떴다. 여자의 까맣고도 투명한 눈동자가 늪처럼 그를 빨아들였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고혹적인 눈동자에 물고기 한 마리가 얼비쳤다. 바늘에 입을 꿰인 채 피 흘리는 어린 물고기였다.

저자 소개

저서 《아이스크림처럼, 레몬처럼》, 《별의 바다》, 《얼음불꽃》, 《13월의 연인들》, 《꿈꾸는 오아시스》, 《우리들의 시간꽃》
그리고 계속될 이야기들


느린 여행과 굽 낮은 신발과 승패가 가려지는 야구 경기를 좋아하며, 걷거나 뛰면서 글쓰기 노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기계가 발명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책 속에서

도시에 스며드는 밤의 겹들 사이로 안개비가 흩뿌렸다. 하진은 머리에 쓴 재킷의 후드를 넘겨 내리고 카페 문을 밀쳤다. 쟁그랑 종소리를 내는 유리문 안으로 들어서자 어둑한 카페 바닥에 불꽃들의 춤이 펼쳐졌다.

별의 형상으로 늘어선 양초들을 지나 고요한 카페 안쪽으로 걸은 하진은 작은 사각 나무 테이블과 의자를 보았다. 오로지 그만을 위해 준비된 듯한 테이블 가운데서 물고기 모양 티캔들이 타올랐고, 캔들 앞에 머그컵과 장미 두 송이가 놓여 있었다.

머그컵에는 막 내린 듯한 따뜻한 커피가 절반쯤 차 있었다. 수마트라. 그가 좋아하는 커피의 향기를 들이마시며 하진은 단정히 엇갈린 장미 두 송이를 어루만졌다. 어둠에 물든 꽃봉오리와 가시가 초야의 신부를 연상시켰다. 반려의 손길을 기다리는 다소곳한 자태와 삐주룩한 수줍음. 초를 녹이며 일렁이는 불꽃의 그림자를 안고, 붉음과 초록이 매혹과 애련의 이중주를 소리 없이 연주했다.

보드라운 꽃잎이 손끝을 간질였을 때, 바닥이 울렸다. 또각또각. 하진은 소리가 나는 테이블 맞은편을 주시했다. 천장 조명이 켜지고 카페 바닥보다 높은 무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또각또각. 검은 스틸레토를 신은 여자가 무대로 걸어 나왔다. 매끈한 다리 선을 드러내는 블랙진에 블랙 탱크톱을 입은 젊은 여자였다. 희고 갸름한 얼굴을 타고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맵시 있는 어깨 위에서 찰랑거렸다.

여자가 무대 가운데에 설치된 마이크 앞에 섰다.

『안녕하세요? 좋은 밤 보내고 계신가요?』

여자의 붉은 입술이 움직일 때 장미향이 났다.

하진은 의자를 빼서 테이블 앞에 앉았다. 여자가 마이크를 양손으로 붙들고 붉은 입술 너머 미지의 공간에서 노래를 흘려냈다.

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가 세상에 나올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사랑을 할 때만 피는 꽃 백만 송이 피워 오라는
진실한 사랑을 할 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고혹적인 음색이 아득한 시간 너머에서 추억을 불러들였다.
봄날의 미풍과 여름의 산들바람. 가을의 소슬바람과 한겨울의 삭풍.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도 내게로 불어들던 너.

진실한 사랑은 뭔가. 괴로운 눈물 흘렸네.
헤어져간 사람 많았던 너무나 슬픈 세상이었기에.
수많은 세월 흐른 뒤 자기의 생명까지 모두 다 준
빛처럼 홀연히 나타난 그런 사랑 나를 안았네.

“권하진 씨.”

유혹적으로 울리는 속삭임에 하진은 전율했다.
너의 입술에서, 너의 숨결로, 나는 다시 태어나지.
젊음의 이름으로.
사랑의 이름으로.
희망의 이름으로.
하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에서 장미를 집어 들었다. 무대로 올라가 장미를 여자에게 바쳤을 때 여자의 얼굴에 화사한 미소가 피어났다.

하진은 여자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고 고개를 숙였다.

기억하니, 그 봄밤을?
그 노을과 그 꽃비를.
달빛보다 애틋했던 키스를.
평생보다 깊었던 우리의 순간, 순간, 순간들을.
슬픔이 무성했던 계절에도 빛나던 너는.

여자의 장미향 배인 입술이 그의 입술 사이에 갇혔다.

나의 꽃, 나의 가시.
나의 가시, 나의…….

목차

목차
1. 장미를 닮은 여인
2. 바늘을 품은 물고기
3. 운명의 소용돌이
4. 그때 거기에 사랑이 있었네
5. 지금 여기에 사랑이 있는데
6. 진실 앞의 장님들
7. 나의 꽃, 나의 가시
8. 얼어붙은 강
9. 언젠가는? 우리의 상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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