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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악마다 안창근 장편소설

안창근 저 | 창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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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9195880 / 416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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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사상 최강의 연쇄살인범이 등장했다. 신출귀몰하는 ‘유령’을 잡기 위한 전무후무한 작전이 시작된다. 숨 막히는 사건 전개와 송곳 같은 범죄 프로파일링, 우리는 이런 스릴러를 기다렸다. 백과?사전적 지식이 동원된 암호와 예고살인, 갈수록 대담해지는 범행수법과 상식을 깨는 행보 거기에 담긴 유령의 메시지를 읽어라! 전 세계를 무대로 테러리스트를 쫓는 스파이들의 활약과 액션을 그린 첩보 스릴러 『블랙』으로 제1회 황금펜영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 안창근의 두 번째 장편소설 『사람이 악마다』가 도서출판 창해에서 출... 사상 최강의 연쇄살인범이 등장했다. 신출귀몰하는 ‘유령’을 잡기 위한 전무후무한 작전이 시작된다. 숨 막히는 사건 전개와 송곳 같은 범죄 프로파일링, 우리는 이런 스릴러를 기다렸다. 백과사전적 지식이 동원된 암호와 예고살인, 갈수록 대담해지는 범행수법과 상식을 깨는 행보 거기에 담긴 유령의 메시지를 읽어라! 전 세계를 무대로 테러리스트를 쫓는 스파이들의 활약과 액션을 그린 첩보 스릴러 『블랙』으로 제1회 황금펜영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 안창근의 두 번째 장편소설 『사람이 악마다』가 도서출판 창해에서 출간되었다. 테러와 스파이라는 소재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박진감 넘치고 흡인력 있는 이야기를 펼쳐 보이며 독자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 작가가 이번에는 전대미문의 지능적인 연쇄살인범을 등장시킨 밀도 높은 범죄스릴러를 선보인다. 홍대 앞에서 마이클 잭슨의 플래시몹이 펼쳐지는 가운데 한 여성이 수차례 칼에 찔려 살해된다. 스스로를 ‘유령’이라고 명명한 연쇄살인범은 예고한 대로 세 번째 살인을 저지른 뒤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유유히 사라진다. 무능한 경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경찰은 모험에 가까운 비밀 작전을 개시한다. 한때 최고의 프로파일러였지만 자신의 여자 친구를 비롯한 세 명의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 중인 희대의 연쇄살인범 강민수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한 것이다. 과연 그는 유령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그의 모든 것을 읽을 수 있을까. 이 소설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연쇄살인범을 쫓는 연쇄살인범이라는 구도다. 이는 우리 소설에서 일찍이 없었던 대범한 설정으로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단번에 빨아들인다. ‘연쇄살인범이야말로 최고의 프로파일러다.’라는 명제를 충실히 따르듯 소설은 프로페셔널한 범죄 프로파일링을 바탕으로 닮은 듯 다른 두 인물의 팽팽한 대립과 경쟁, 예측 불허의 두뇌 플레이를 숨 가쁘게 전개한다. “My name is Phantom.” 사형수로 수감 중인 전직 프로파일러와 세 명의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한 연쇄살인범의 자존심을 건 두뇌 게임 유령을 잡기 위해 사형수로 수감 중인 민수를 끌어들이는 작전에는 경찰의 숨은 의도가 있었다. 경찰은 유령과 민수의 범행수법이 유사하다는 점 때문에 유령이 민수의 모방범이거나 민수가 유령을 조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던 터라 수사 협조를 받으면서 민수를 관찰해 사실을 확인하자는 계산이었다. 이에 따라 과거 민수의 연인이자 동료였던 노희진이 민수를 만나러 감옥을 오가는 임무를 맡게 된다. 민수는 처음엔 희진을 가지고 놀 뿐 수사에 협력할 마음은 추호도 없었지만 신출귀몰하는 유령을 잡을 자신이 있느냐는 희진의 도발에 발끈해서 수사에 참여한다. 그는 유령에 대한 경찰 조사 자료를 보며 유령에 대한 프로파일링에 착수한다. 유령은 첫 번째 범행 이후 줄곧 사회부 기자 황종철을 통해 암호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첫 번째 메시지는 ‘My name is Phantom’이라는 선언이었고, 두 번째 피해자의 시신 위치와 세 번째 살인 예고도 암호로 알려왔다. 황 기자는 유령에 대한 기사로 일약 스타가 되었다. 민수는 유령이 남긴 단서들을 통해 유령이 『오페라의 유령』을 유난히 좋아하고 숫자 5에 강박관념을 가졌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그러다 경찰이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분노하여 수사에서 손을 떼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밀려 다시 참여하게 된다. 유령에게 희생된 세 여성은 모두 20대 초반으로 170센티 전후의 훤칠한 키에 남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만한 미인들이었다. 첫 번째 피해자는 등산로에서 벗어난 곳에서 나무에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되었고, 두 번째 피해자는 무려 스물다섯 군데나 난자당한 상태로 산속에서 발견됐다. 희대의 예고살인으로 수많은 경찰과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희생된 세 번째 피해자는 다섯 번을 칼에 찔렸는데 한 방 한 방이 모두 치명적이었다. 이처럼 아리따운 여성들을 범행 대상으로 지목해 자연스럽게 접근하고,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으면서 납치해 살해할 만큼 유령은 용의주도하고 영리했다. 게다가 범행수법은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었다. 민수는 유령이 수사에 혼란을 주기 위해 남긴 가짜 단서들을 가려내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유령을 자극한다. 그러기 위해 황 기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데, 이는 황 기자가 유령과 연결되어 있거나 공범일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그는 유령이 외모도 별로고 자신감이 없어 여자에게 접근도 못 하고, 무능력자에 성불구자이며, 정신병력이 있어 군대 발끝에도 못 갔을 것이라는 내용의 인터뷰를 한다. 이 기사를 보고 화가 난 유령이 군대에 갔다 왔음을 밝혀 수사에 도움을 얻지만 민수의 도발은 큰 화를 부른다. 유령은 모욕당한 것에 분노해 한동안 침묵하더니 마침내 네 번째 살인을 예고하는 메시지를 보내온다. 네 번째 살인은 앞선 세 번의 살인과 비교할 수 없는 파괴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면서 경찰은 공포와 혼란에 빠진다. 연쇄살인범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라 그의 눈으로 모든 것을 보라 유령을 쫓는 민수와 희진을 따라가는 프로파일링의 세계 역시 흥미진진하다. 물증이나 결정적인 단서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들이 의지할 수 있는 건 범인에 대한 프로파일링과 피해자에 대한 조사, 피해자 주변 인물과의 인터뷰뿐이다. 범죄심리학과 프로파일링에 대한 작가의 해박한 지식은 민수와 희진이 유령의 메시지와 범행수법으로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입증하는 또 다른 단서를 찾아가는 과정을 치밀하고도 설득력 있게 그린다. 또한 문학과 수학, 수비학, 오컬트 등 백과사전적 지식이 동원된 암호를 풀어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마침내 단서를 발견해 의문이 하나씩 풀리고 모든 퍼즐 조각이 맞춰질 때의 짜릿함을 독자는 소설 속 인물들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시작일 뿐이다. 이제 유령이 누구인지 알아냈을 뿐 그를 잡기 위해서는 또다시 많은 장벽을 넘고 고통스러운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여기서부터 민수와 유령의 진검승부가 펼쳐지는데, 다시 수학과 애너그램, 음양오행에서 비롯된 암호가 등장한다. 정해진 시간에 암호를 풀지 못하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상황. 민수는 유령의 암호를 풀고 모두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동안 유령에게 던진 ‘왜?’라는 질문에 답을 얻을 수 있을까. “사람이 악마다.” 세 명의 여성을 죽인 연쇄살인범으로 체포되었을 때 민수는 이렇게 말했다. 누구보다 연쇄살인범의 세계를 깊이 연구한, 그리고 그 세계에 직접 발을 들인 사람다운 대답이었다. 그렇다. 항상 사람이 악마다. 연쇄살인범은 멀리 있지 않다.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다. 출근길에 같은 버스를 탄 사람, 옆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사람 중에 연쇄살인범이 있다. 경찰이라고 연쇄살인범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135~136쪽)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는 더 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삶이, 아니 사랑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많은 걸 변하게 하더군요.” 수년간 이어져온 장르문학 시장의 성장과 독자 취향의 다양화, 열혈 독자군의 증가 등으로 한국 장르문학의 토양도 점점 단단해지고 있는 추세이며 그 가운데 독자의 기대를 뛰어넘는 작품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안창근 작가의 『사람이 악마다』는 그중에서도 본격 범죄스릴러를 표방하는 작품으로 능란한 스토리 구성과 매력적인 캐릭터 창조가 돋보이는 동시에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

저자 소개

부산대학교 공과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제1회 황금펜 영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블랙』을 출간했다.
많은 작가들이 그러하듯 독서광이다. 분야를 가리지 않지만 장르문학을 특히 좋아한다. 마이클 코넬리, 제프리 디버, 할런 코벤, 리 차일드, 헤닝 만켈, 요 네스뵈 등 영미와 북유럽 작가에게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 언제부턴가 이런 작가들처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작품을 적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펜을 들게 되었다.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들춰내는 데 스릴러만 한 장르가 없다고 생각하며 상상력이 풍부한 소설마저도 따라가기 버거운 끔찍한 현실을 개탄한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불철주야 고민 중이다. 

책 속에서

살인예고
다음 주 어둠이 내려앉고 화려한 축제가 열릴 때 붉은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AABBBABBBAABBABAABBAAAABBAAAAAAABAA

“유령이라는 녀석 진짜 미친놈 아닐까요? 제목이 살인예고라니? 이건 미쳐도 단단히 미친 겁니다. 이 또라이 새끼 때문에 우리가 이 고생을 해야 하는 겁니까?”
이 한 통의 이메일 때문에 그들은 월요일부터 잠복근무 중이었다. 그들 외에도 백여 명의 인원이 요소요소에 배치됐다. 평소 이곳에 배치되는 인원을 제외하고도.
“놈을 얕보지 마. 그 새끼가 벌써 두 명이나 죽였어.” (8쪽)

연쇄살인범들은 사람을 조종하는 데 능숙하다. 처음 보는 여자를 아무런 의심도 받지 않고 낯선 곳으로 데려가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들은 그녀가 민수에게 세뇌되어 민수의 말도 안 되는 무죄 주장에 동조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중략)
그렇게 걱정하면서도 그녀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은 급박했다. 유령은 노골적으로 경찰을 조롱했다. 여론도 결코 경찰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무능의 극치였다. 심지어 범행을 예고하기까지 했는데도 경찰은 속수무책이었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이에 대해 언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경찰총장의 목이 날아가는 건 시간문제였다.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수사회의 때 누군가 무심코 던진 ‘연쇄살인범이야말로 최고의 프로파일러다.’는 말이 그녀를 여기까지 몰고 왔다. (41쪽)

민수는 여러 가지 면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었다. 그는 심리학 석사학위 소지자로 프로파일러로 특채됐다. 그는 예술을 좋아했고, 책 읽는 것을 즐겼으며, 컴퓨터에도 능숙했다. 거기다 운동능력과 격투실력도 탁월했다. 그가 검거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FBI 행동과학분과에서 연수를 받고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그는 촉망 받던 인재였다
그렇다고 해도 하룻밤 만에 실로 엄청난 정보를 알아냈다. 조사팀이 몇 개월이나 허비한 다음에 알아낸 사실들을. 의혹이 다시 고개를 내밀었다. 정말 그가 유령과 연관되어 있는 걸까? 희진은 그럴 가능성을 부정하기 힘들었다. 높이 올라갔던 만큼 추락의 고통 또한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컸을 것이다. 세상을 향해 복수의 칼을 갈 만큼. (74쪽)

“녀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고. 녀석은 아주 주의 깊게 피살자들을 관찰했어. 아무도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는 건 그만큼 녀석이 조심스러웠다는 걸 증명해줘. 녀석은 그들의 모든 스케줄을 알아낸 다음 이를 토대로 치밀하게 납치 계획을 세웠어. 더구나 녀석은 강박증이 있어. 범행을 하기 전에 수십, 수백 번 예행연습을 해봤을 거야. 장비도 꼼꼼하게 챙겼겠지. 납치할 때 사용할 밧줄, 살인에 사용할 칼, 심지어 속옷과 양말까지도 미리 준비해뒀을 거야. 그런데 핸드폰에 지문을 남긴다고? 참! 전에 핸드폰에 남아 있는 데이터를 완벽하게 지웠다고 하지 않았어?” (122쪽)

“나머지는 온전히 네 몫이야. 이 일을 시작할 때 얘기했지만 이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너야. 녀석이 눈치채지 않을 한도 내에서 녀석의 프로파일러로서의 육감을 자극하도록 해. 유령은 의심스러운 면이 많잖아? 예를 들어 무시당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고, 단 한 명의 기자와 연락하는 걸 보면 수줍음이 많아 보여. 하지만 대담하게도 수백 명의 사람과 경찰이 지켜보는 앞에서 살인을 저질렀단 말이야. 더구나 그가 납치해서 살해한 여자들은 꽤 매력적이었어. 그런 여자들을 손쉽게 요리한 걸 보면 수줍음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단 말이야.”
“그러니까 유령이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 아닐까 의심하도록 만들라는 말이죠?”(131쪽)

“정말 예측하기 힘든 녀석이야. 폭탄을 쓸 생각을 다 하다니.”
문 경감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
“그러고 보니 민수는 어렵잖게 폭탄을 예측했었지?”
“네. 어쩌면 민수 선배는 유령이 폭탄을 사용할 거라고 이전부터 예상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음. 유령을 도발할 때 그 정도까지 예상했을지도 모르지. 어쩌면 유령을 자극함으로써 대리만족을 느끼는지도 몰라.”
문 경감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 안을 서성이기 시작했다.
“민수 선배가 유령을 자극해 폭탄을 터트렸다는 건 너무 무리한 추측 같습니다. 민수 선배는 경찰에 불만이 있지 일반 시민에게 불만이 있는 건 아닙니다.”
“게임을 즐기는데 한 명이 죽든 두 명이 죽든 별 상관 없지 않을까?” (211쪽)

“그때 우리는 유령이 여느 살인범과 똑같을 거라는 가정하에 프로파일링을 했어요. 녀석이 살인을 저지르고 나서 심한 갈등을 겪었을 것이다. 적어도 마음 한구석에서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피해자에게 옷을 다시 입혀서 무의식적으로 범죄를 은폐하려 했다는 게 당시 우리 추측이었어요. 첫 번째 살인 역시 마찬가지예요. 아마도 피살자와 안면이 있거나, 이때까지만 해도 폭력성이 완전히 발현하지 않아서 이후의 끔찍한 살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했다고 봤죠. 심지어 나는 유령이 피살자에게 연정을 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213쪽)

어쩌면 녀석이 유령일지도 모른다. 모든 연쇄살인범들이 외톨이는 아니다. 수십 명의 여자를 잔혹하게 살해한 테드 번디는 잘생기고 언변도 좋았다. 민수는 녀석이 물리적인 증거를 발설하길 기대했다. 결국 범인을 잡는 건 프로파일링도 취조도 아닌 물리적인 증거물이다. 하지만 녀석은 구체적인 질문에는 계속 애매하게 대답했다. 문 경감의 충고를 가장한 지엄한 명령 때문에 녀석을 취조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248쪽)

다시 절망에 빠졌다. 사람의 얼굴이 다르듯 연쇄살인범도 제각각이다. 피해자들의 성향과 처해 있던 상황 또한 마찬가지다. 프로파일링에 정답이 없듯이 이것 역시 정답이 없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살인범의 요구사항에 순순하게 따랐던 사람들 중 살아서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렇다고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것 또한 답이 아니다. 강력하게 저항했던 사람과 순순히 복종했던 사람 모두 결과는 동일했다. 더구나 결박당한 상태라 저항도 무의미했다. (315쪽)

민수는 가쁜 숨을 가다듬으며 건물을 바라봤다. 그가 도착한 곳은 30평 정도의 아담한 단층 주택이었다. 집이 작아서 마당도 거의 없었다.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벨을 눌러봤다. 분명 벨 울리는 소리는 들리는데 아무런 응답이 없다. 그는 열쇠를 꺼내 대문을 열었다. 대문과 달리 현관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문을 열자 역겨운 냄새가 그를 맞았다. 좁은 거실에는 피투성이가 된 건장한 남자가 누워 있었다. 대충 봐도 상처는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그는 가까이 다가가 시신을 살폈다. 사후강직과 시반으로 미루어 이번 피살자 역시 금방 살해된 건 아니었다. 그 말은 유령이 오래전부터 이 모든 걸 준비해왔다는 걸 의미한다. 동시에 그가 이 근처에 없을 것이라는 것도. (374쪽)

 

목차

목차
프롤로그
1부
2부
3부
4부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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