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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25598145 / 432쪽 128 x 1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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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나는 먼저 마차에 올라탄 디네힌이 내미는 손을 잡고, 그 위에 올랐다. 마차 안에는 먼저 온 카야르와 위딘이 기다리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혹 오래 기다리셨는지요.”
“당치도 않습니다, 여왕 전하.”
내 말에 위딘은 화사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히려 얼마든지 더 기다릴 수 있었을 겁니다. 물빛 드레스를 입으신 그 자태는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군요. 평소 자태가 미의 여신이 현현한 것 같았다면 지금은 마치 샘물의 요정과도 같은 청초함이 느껴집니다.”
변함없이 아찔한 그 찬사에 내가 미처 대답을 하기도 전에 옆에서 카야르가 끼어들었다.
“잠깐. 한 가지 납득할 수 없는 점이 있군. 자리 배치가 왜 이렇게 된 거지?”
카야르의 말에 마차에 앉은 네 사람이 서로를 돌아보았다. 현재 자리는 마차 문에 가까운 쪽에 나와 카야르가 마주 보고 앉아 있고, 내 옆에 위딘이, 카야르의 옆에 디네힌이 각각 창가 자리에 앉은 구도였다.
“그거야 먼저 와 계셨던 두 분이 그렇게 앉아 계셨기에……. 저희는 빈자리에 앉았을 뿐 아닙니까.”
내가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자리는 조정하면 그만 아닌가. 짐이 뭐가 아쉬워서 남자와 나란히 앉아야 하지? 후작. 자네의 여왕과 자리를 바꾸게.”
그러자 위딘이 카야르를 보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폐하. 저 역시 버트로스 후작과의 동석을 반길 이유는 없습니다. 게다가 맨 처음 이 데이트를 제안한 것은 저라는 것을 잊으셨습니까? 그러므로 커플 남녀가 함께 앉은 이 자리가 가장 자연스러운 배치라고 생각되는데요.”
“개뿔 당치도 않는 소리. 여왕이 네놈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후작을 동행시키는 조건부가 아니었는가. 애초에 데이트가 아닌데 커플 같은 게 어딨나?”
“그리 말씀하시면 폐하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오히려 곁다리로 끼신 만큼 여왕 전하의 옆자리를 자청하실 자격은 저보다도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만.”
“뭐라고!”
위딘의 말에 카야르가 눈을 번쩍였다.
“그만들 하시지요. 자리 같은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디네힌이 끼어들었다. 그는 실로 한심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다.
“정 뭐하시다면 제가 여왕 전하의 곁에 앉겠습니다. 전하를 모시는 몸이니 그것이 가장 사리에 맞겠지요. 그리하면 되겠습니까?”
“그럼 짐더러 이 애송이와 나란히 앉으란 말인가! 결단코 그런 짓은―”
“으악, 그만 좀 해요!”
나는 진저리가 나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세 남자가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오래 탈 것도 아닌데 자리가 무슨 상관이에요! 됐으니까 제발 좀 출발해요! 너무 늦어서 파나올리스의 공연이 벌써 끝나기라도 했으면 폐하가 책임질 건가요? 위딘, 당신이 책임질 거예요?”
누구 하나 대답하지 않았다. 모두 각자 내 시선을 외면한 채로 자신에게서 가까운 창밖만 보고 있었다.
“출발시켜요.”
“예, 전하.”
디네힌이 마차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마부에게 출발을 지시했다. 곧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발굽이 다그닥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 모두 한참 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
나는 역시나 눈에 띄든 말든 마차를 세 대 준비시킬 걸 그랬다고 마음속으로 깊이 후회했다.
목차
서장
한 명의 기사와 두명의 구혼자
100점 만점에 2점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남자
가면무도회
마음이 이끄는 곳
배후의 적 혹은 아군
티아마칸에서
프러포즈
종장
외전. 첫날밤
작가 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