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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5402274 / 352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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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헤르만 헤세 시집 『벗에게 시집을 들고』 Einem Freund Mit dem Gedichtbuch 젊은 날 한때 헤세에 몰입해 열병을 앓은 적이 있다. 하긴 누군들 아니었으랴. 그의 소설 속에 그려지는 작가 개인의 성장, 성숙과 함께 오는 심리적 갈등과 역사적 사회적 사건 사이의 섬세하게 조율된 상호작용이 조성하는 위기의식을 성장통처럼 앓으며, 장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안정되지 못한 현실 속에서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당시세대에 “내면으로의 길”, “자신으로의 길”을 제시해 주는 헤세는 시대의 현자이고 큰 스승으로 여겨... 헤르만 헤세 시집 『벗에게 시집을 들고』 Einem Freund Mit dem Gedichtbuch 젊은 날 한때 헤세에 몰입해 열병을 앓은 적이 있다. 하긴 누군들 아니었으랴. 그의 소설 속에 그려지는 작가 개인의 성장, 성숙과 함께 오는 심리적 갈등과 역사적 사회적 사건 사이의 섬세하게 조율된 상호작용이 조성하는 위기의식을 성장통처럼 앓으며, 장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안정되지 못한 현실 속에서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당시세대에 “내면으로의 길”, “자신으로의 길”을 제시해 주는 헤세는 시대의 현자이고 큰 스승으로 여겨졌다. 헤세 작품의 주인공들이 굴곡이 심한, 그러나 결국 한결같이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내적 순례는 산업화된 사회에서 고도로 고양된 감성적 정신적 정화에로 다다를 길이기도 하였다. 거기에 나 자신도 동참하는 듯한 착각 속에 한 동안 빠져있다 현실로 되돌아오면 나 자신이 한없이 왜소해 보이는 것이었다. 분단된 나라, 세계 최빈국이라는 여건 속에서 그 세대는 아직도 여전히 정신적 가치가 물질에 앞선다는 확고한 신념하에 살고 있었다. 고도의 지적, 순수의 경지에 이르리라는 착각의 열병을 앓고 난 후 심신이 녹초가 되는 건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착각과 몽상이 허용되던 사춘기 청년기를 벗어나며 그러나 멀기만 한 감성적 정신적 순화의 길은 부차적인 가치 체계에 속하는 것이었다. 헤세는 19세기 말, 20세기 초 시인으로 등단하여 그 생의 마지막 날(1962. 8. 9.)까지 손질하고 있던 작품도 서정시였으니(「꺾인 가지의 신음소리Knarren eines geknickten Astes」실로 60여 년의 문학적 삶을, 그가 바라던 대로, 서정시인Lyriker으로서 마감 짓는다. 대략 1,400여 편의 시를 썼고 그 중 800여 편이『낭만적 노래들Romantische Lieder』(1899)이라는 첫 시집을 필두로 모두 15권의 시집에 수록되어 출판되었다. 헤세가 30세가 되던 해에 쓴 한 문학적 묘비명은, “여기에 서정시인 H. 가 안식을 취하고 있다.”고 시작된다고 한다. 그 자신 “서정시인”으로 인정받고 명성을 얻기를 진정 원했던 그의 내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일화이다. 자신의 산문작품이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사실을 의식하며 그는 잡지「Symplizismus」의 편집인인 라인홀트 게에프Reinhold Geheeb에게 1909년 이렇게 내심을 드러낸 적도 있다. “자네가 내 시를 좋아해 주어 참으로 고마우이. 내게도 시들은 가장 소중한 것이라네. ... 어리석은 대중들은 내 소설들에 더 열광하지만 내게는 훌륭한 시 한 편 한 편이 각기 세 편의 소설보다 더 소중하다네.” 서정시 특성상 대중의 인기를 누리기는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로 흔한 현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헤세에게 있어 대중이 기대하는 척도와 헤세 자신의 창작욕구 사이에는 항상 대립관계가 조성되어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시는 자신을 위해 쓰지만 소설은 생활을 위해 쓴다.”는 씁쓸한 고백은 서정시 쓰기에 대한 그의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 한편, 독자의 관심은 별로 끌지 못하고 있는 실상을 파악하고 있는 작가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는 듯하다. 장편소설들Romanen은 “대중을 위해 쓰지만 시는 대중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나 자신만을 위해 쓴다.”고 이미 1902년 4월 어떤 지인에게 보낸 초기 서간문에 토로하고 있기도 하다. 헤세에게 있어 모든 쓴다는 것은, 특히 서정시의 경우 전적으로 개인적이고 사적인 것으로서, “고립화된 자아 속에서의 세계 반영(Spiegelung der Welt im vereinzelten Ich)이다.” 시들은 그러므로 “세상을 향한 자아의 답변이고 비탄이며 극히 의식적으로 이루어진 고립과 고독을 통한 성찰이고 유희이다.” 고 같은 서간문에 자신의 소견을 밝히고 있다. 헤세의 시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거론하는 건 헤세에게 대단히 ‘실례’되는 일일 듯하다. 1958년 어느 여대생과 한 생도의 질문에 보내는 답장에서는, “각개의 문학작품은 무엇보다 하나의 미학적 가치이며, 아름다움을 파악하고 인식하고자 하는 미학은 어떤 시도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코 학문은 아니다. 따라서 모종의 방법론을 동원하여 가르칠 수도, 배울 수도 없는 게 예술작품”이라고 시에 대한 학문적 접근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다시 헤세 자신의 말을 빌러 그의 서정시에 대한 정의를 들어봐도 서정시란 결코 해설이나 분석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그 태생적 특성으로써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서정시란 그 생성의 특성상 체험하는 영혼erlebende Seele의 폭발이며, 부름이고 절규이고 한숨이며, 몸짓이고 체험하는 자아를 지키는 영혼의 자발적인 반작용이고 광란이다. 인지된 제반 인상들을 고도의 기율紀律을 갖춘 언어형식으로 정리하고 표현하는 것이 이때 가장 중요한 작업방식이다”라고 스스로 정의하고 있다. 또 다른 곳에서 헤세는 “한밤에 꾼 꿈에 대해 무슨 분석이 가능하고 평가가 가능할 것인가?”라고 함으로써 서정시의 특성(꿈)이 결코 해설이나 분석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확인하고 있다. 결국 헤세가 내리는 정의란 서정시의 강요되지 않은 자발적 생성과 그 표현에 있어서의 음악성임을 강조하고 있는 듯하다. 아닌 게 아니라, 헤세는 동시대 표현주의 작가들의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 기존의 틀과 질서를 벗어나고자 안간힘 하던 세대의 한복판에서 이단적일 정도로 전통과 인습을 중요하게 여기며 서정시의 정형성을 고수하여 빈축을 사기도 하였다. 한 예로 베를린의 비평가 투촐스키Kurt Tucholsky(1890-1935)는 1913년 헤세의 최근 시집의 출간에 즈음하여 이 답답한 시인의 시들을 가리켜, “그의 시들은 감동스럽도록 잘못된 시ruehrend schlecht ... ”라고 평했었지만 물론 나중에 진심으로 정중히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한편 토마스 만Th. Mann 같은 작가는 헤세의 엄격한 정형성을 갖춘 시들을 가리켜 1929년, “헤세의 마력적인 서정시들은 민속적인 낭만주의의 음향 속에 감성적인 현대성이라는 옷을 입힐 수 있는” 작업들이라고 극찬한 바 있고, 헤세 시의 “매혹적인 음악성”에 대해 로만 롤랑Romain Rollands (1866-1944)은 1915년 헤세의 새로운 시집의 발간에 즈음하며 보낸 서간문에서: “선생께서는 제가 작곡가가 아닌 것을 기뻐해야 할 것입니다. 선생의 시행들 아래에다 악보를 그려 넣고 싶은 욕망에 저항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선생께서 말씀하시는 모든 것은 단순하며 직접 가슴으로 와 닿고 있었습니다”라고 시의 민요를 연상시키는 단순성과 빼어난 음악성에 감탄하고 있다. 어쨌거나 헤세의 서정시들은 그 음악성으로 인해 더한 사랑을 받았으나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 그 특성을 살릴 수 없어 유감스럽기 그지없다. 언어 양식이 다르고 그들이 운문에 적용하는 전통적인 정형성, 헤세뿐 아니라 서구 서정시 전반이 요구하는 운률韻律은 옮긴이로서는 겨우 이해하기나 할뿐, 그것을 우리말로 옮겨 살릴 수 없음을 유감스럽기도 하지만 한편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므로 옮긴이로선 어휘의 선정과 화음, 거친 음을 피하는 등의 노력만 할 수 있을 뿐, 옮기는 작업 중에 어떤 한계성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헤세의 시를 읽어가며 통증으로부터 서서히 헤어나며 그 치유의 힘을 만끽하면서 젊은 날의 헤세와는 참으로 다른, 아니면 진정한, 헤세를 발견하는 듯하였다. 이 생산적인 몰입의 희열 속에서 문득, “오늘날 무엇 때문에 서정시를 쓰는가, 읽는가?Wozu
마지막 노래 네 곡 그리고 Vier letzte Lieder und andere
봄
Frühling
어스름한 무덤 속에서
나 오래, 오래도 꿈꾸었네라
너의 나무들과 파아란 하늘을
너의 향기와 새소리들을.
내 앞에 바야흐로 펼쳐졌구나
반짝이며 맵시낸 네 모습
눈부신 햇살 담뿍 받아
신비스런 기적이련 듯.
나를 다시 알아보는 듯, 너
이리도 살포시 나를 홀리니
쫘아악, 전율이 내 온 지체를 훑으며 지난다,
너 축복으로 여기에 와 있음에.
9월
September
정원은 한창 오열嗚咽 중이라,
빗물 서늘하게 가라앉네, 꽃송이들 속으로.
여름날이 몸을 떨고 있네
고요히 제 종말을 향해.
황금빛으로 한잎 두잎 톡톡 떨어져 내리네,
우람한 아카시아 나무에서.
여름은 경이로워 미소를 머금는다, 지칠 대로 지쳐
죽어가는 정원의 꿈속에서.
철늦은 장미꽃 곁에 한 동안을
멈춰선 채 여름은 안식이 그리워,
서서히 제 커다란
지친 두 눈을 감는다.
잠자리에 들며
Beim Schlafengehen
낮이 이리도 나를 고달프게 했으니
이제 나의 사무친 갈망을
별빛 영롱한 밤이 반가이 맞아주리라
곤한 아이처럼.
손들이여, 하던 모든 일일랑 내버려 두게나
이마여, 모든 상념을 잊어버리게나
내 모든 감각은 이제 더는 감시받지 않으면서
자유로운 비상으로 너울너울 떠다니리
밤이라는 마법의 영역 속에서
깊이깊이 수천수만 배로 살아가기 위해.
저녁노을 속에서
Im Abendrot Joseph von Eichendorff
우리 고난과 기쁨을
손에 손을 맞잡고 지나왔으니
방랑길에서 이제 우리 함께 휴식을 취해야 하리,
고요한 고장을 내려다보면서.
빙 둘러 골짜기들 드리워져 있네
어느새 대기는 어두워오는데
두 마리 종달새만이 여전히 날아오르네
자욱한 향기 속에 밤 꿈을 꾸면서.
이리로 오세요, 종달새의 날갯짓일랑 내버려 두어요
금세 잠들 시간이 올 터이니
우리 이 외로움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지 말아야 하니.
오오 이 광막한, 고요한 평화여!
이리도 깊숙이 저녁노을 속에서 얼마나 우린 지쳐있는가, 방랑하느라 ― 이게 어쩌면 죽음이라는 건지.
목차
서시
마지막 노래 네곡 그리고
Aus den Jahern 1895~1898
Aus den Jahern 1899~1902
Aus den Jahern 1903~1910
Aus den Jahern 1911~1918
Aus den Jahern 1919~1928
Aus den Jahern 1929~1941
Aus den Jahern 1944~1962
遺稿집에서 Nachlese
헤르만 헤세의 전기
옮기고 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