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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하는 입 혐오발언(Hate Speech)이란 무엇인가

시리즈 : 질문의 책 [4]

모로오카 야스코 저 | 조승미, 이혜진 역 | 오월의봄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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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889655 / 288쪽 13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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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단 한마디의 혐오, 그것은 ‘영혼의 살인’과 같다 타인을 혐오하는 것은 개인 취향의 문제일까? 혐오를 드러내는 것도 ‘표현의 자유’로 볼 수 있을까? 이 책은 일본의 여성 변호사이자 인종차별철?폐 NGO네트워크의 간사이기도 한 모로오카 야스코가 혐오발언의 심각한 실태와 규제를 둘러싼 논의들, 법률 제정을 비롯한 구체적인 규제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혐오발언의 본질이 무엇보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임을 명확히 한다. ‘단 한마디의 혐오’가 개인과 집단의 삶을 어떻게 짓밟고 있는지, 사회적·법적 측면에... 단 한마디의 혐오, 그것은 ‘영혼의 살인’과 같다 타인을 혐오하는 것은 개인 취향의 문제일까? 혐오를 드러내는 것도 ‘표현의 자유’로 볼 수 있을까? 이 책은 일본의 여성 변호사이자 인종차별철폐 NGO네트워크의 간사이기도 한 모로오카 야스코가 혐오발언의 심각한 실태와 규제를 둘러싼 논의들, 법률 제정을 비롯한 구체적인 규제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혐오발언의 본질이 무엇보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임을 명확히 한다. ‘단 한마디의 혐오’가 개인과 집단의 삶을 어떻게 짓밟고 있는지, 사회적·법적 측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혐오발언을 적극 규제할 수 있을지, 현장과 법체계를 아우르는 지식과 세계 각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파헤쳐나간다. 1 다양한 혐오의 포장을 벗기면 나오는 하나의 속살: ‘차별’ 올해 상반기, 대한민국 각종 매체를 장식했던 주요 단어로 ‘혐오’를 빼놓을 수 없다.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혐오와 배제를 드러내는 표현들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등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댓글로 활동하던 혐오 세력들이 세간의 ‘무시’를 깨고 바깥세상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로 볼 수 있다. 언뜻 이들의 혐오는 다양한 양상을 띠는 듯 보인다. 한창 주가를 누리던 남성 인기 개그맨이 ‘여성혐오’ 발언들 때문에 자숙에 들어가야 했던 것처럼, 성차 자체에 근거해 일상적으로 행해져온 성적 혐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리고 전라도 등 특정 지역과 지역인에 대한 혐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외국인 체류자에 대한 혐오 등도 수위가 매우 심각하다. 혐오 세력이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 퍼레이드’ 공간을 공공연하게 점유하면서 자신들의 혐오를 적극적으로 설파하는 그로테스크한 풍경도 이제는 그리 낯설지 않다. 그런가 하면 그리 오래되거나 본질적인 특성이 아니라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특정 정체성’으로 ‘취급되는’ 것을 갖게 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 대한 혐오 또한 주목해봐야 할 지점이다. 최근 안산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지나가던 한 60대 여성이 유가족 대기실에 가서 유가족의 뺨을 때렸다. 유가족들이 죄 없는 정부를 비판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것은 나이 든 여성이 상대적으로 젊은 남성을 구타한 희귀한 폭행 사건이 아니라,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동기로 한 혐오범죄 사건으로 봐야 할 것이다. 혐오 세력은 혐오를 투사할 특정 집단을 언제나 필요로 하며, 그러한 집단이 마땅치 않을 때에는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그들의 눈에 비친 이 갖가지 무리들은 이 나라의, 혹은 자신들 공동체의 발전과 안위를 파괴하는 적이며, 그 적을 혐오로써 단죄하는 행위가 그들 자신에게는 오히려 ‘사랑’과 ‘정의’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역사상 어느 때보다 혐오발언이 만연해 있고, 그에 관한 담론들도 만연해 있는 이때, 이 책 《증오하는 입》은 혼란스럽게만 느껴지는 혐오발언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고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명징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일본의 여성 변호사이자 인종차별철폐 NGO네트워크의 간사이기도 한 저자는 혐오발언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넓게는 인종, 민족, 국적, 성별, 성적 지향과 같은 속성을 갖는 소수자 집단이나 개인에게 그 속성을 이유로 가하는 차별표현이다. 그리고 혐오발언의 본질은 소수자에 대한 ‘차별, 적대, 폭력의 선동(자유권규약 20조)’, ‘차별을 선동하는 모든 행위(인종차별철폐조약 4조 본문)’이자 표현에 의한 폭력, 공격, 박해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혐오발언의 바탕은 간단히 말해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 ‘혐오’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싫어하고 미워하다’)에 매이게 되면 마치 혐오발언이 개개인의 갖가지 취향, 호오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 그 현란한 포장들을 벗기고 보면 남는 것은 보잘것없는 한줌의 ‘차별’뿐인 것이다. 때문에 혐오 세력 또는 상식을 가진 보통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혐오’를 표현하면서도 “싫은 게 죄는 아니잖아” “싫은 걸 싫다고 말도 못하나”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변호하는 것에는 이미 심각한 모순이 있다. 혐오발언이 개인 취향이나 표현의 자유의 문제가 아니라 엄연히 ‘차별’의 영역이라고 한다면, 그중 어떤 것들은 분명히 도덕적·법적으로 ‘범죄’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2 일본 식민 지배 구조가 낳은 괴물: ‘재특회’의 재일조선인 혐오 이 책은 혐오발언 중에서도 재일조선인에 대한 ‘인종적 차별(인종차별철폐조약의 명칭 원문은 인종차별Race Discrimination이 아니고, 인종적 차별Racial Discrimination이다)’에 해당하는 말과 행동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일본에서 ‘혐오발언’이라는 말이 급속히 퍼진 것은 2013년이다. 일명 재특회(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가 인터넷 공간을 벗어나 도쿄, 오사카를 시작으로 거리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바퀴벌레 조선놈을 일본에서 내쫓아라”라는 식의 명백한 차별과 언어폭력이 난무하는 시위였다. 온라인 공간에서 활동하던 ‘일베’ 회원들을 비롯한 혐오 세력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단식투쟁 앞에서 ‘폭식투쟁’을 한다며 광장으로 나와 피자 100판을 먹는 쇼를 벌이고, 진상 규명을 위한 투쟁을 ‘시체장사’한다는 말로 매도해왔던 것을 떠올려보면, 우리나라도 일본의 형세와 비슷해져가는 면이 분명히 있다. 저자는 이렇게 재특회를 비롯한 ‘인종적 차별주의자’들의 배후에는 일본 정부와 사회의 뿌리 깊은 과오가 있다고 지적한다. 갑자기 인간 같지 않은 예외적인 이들이 튀어나와서 소란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식민지 지배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배상, 제대로 된 역사교육 등을 실시하지 않고 그 지배의 피해자들인 재일조선인들에게 여전히 공적·사적 차별을 일삼고 있는 일본 사회의 다른 얼굴일 뿐이라는 것이다. “배외주의 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라는 물음은 ‘시위를 하는 그들’은 자신과 달리 특이한 사람이라는 전제를 두고 있다. 그러나 ‘시위를 하는 그들’은 일본 정부의 배외성을 반영한 일본 사회의 일부이자 사회의 추악함이 노골적으로 표현된 것일 뿐이다.” 국제사회에서는 혐오발언에 분명한 법적 규제를 가해야 한다는 데 이미 합의를 이룬 상태다. 일찍이 1965년 인종차별철폐조약, 1966년 자유권규약을 채택하면서 법률로 혐오발언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각국은 이러한 국제 인권, 즉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엔을 중심으로 형성해온 인권 기준을 바탕으로 차별 철폐와 혐오발언 규제를 위한 각종 법 제도를 정비해왔다. 일본도 1995년에 이 조약에 가맹했으므로 차별을 철폐할 의무가 있으며, 혐오발언 금지 법률을 제정해 적극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2009년 재특회 회원들이 조선학교를 ‘습격’해 혐오발언을 일삼는 등 수위 높은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에서도 아직까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저자는 일본 법률계의 일원으로서, 또 양심적인 한 명의 시민으로서 이 사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래서 무고한 소수자를 무차별로 상처 입히는 악질적인 혐오발언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하에, 그에 대한 반대론도 검토하면서 법 규제의 필요성과 구체적 실행 방법을 신중하게 논하고 있다. 1장에서는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혐오발언의 현 상태와 배경, 2장에서는 혐오발언의 본질과 해악, 국제사회가 공유하는 인식, 3장에서는 여러 나라가 어떻게 혐오발언에 대처하고 인종차별 철폐 정책을 전개해왔는지에 주목한다. 4장

저자 소개

변호사 겸 오사카 경제법과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객원연구원. 인종차별철폐 NGO네트워크 공동간사. 2003~2007년 일본변호사연합회 인권옹호위원회 위원을 지냈으며, 도쿄변호사회 외국인인권위원회 위원으로 일본 내 재일조선인 차별 문제와 관련된 소송을 주로 담당해왔다. 2010년부터는 일본 내에서 발생한 혐한 시위, 혐오발언 문제와 관련하여 활발히 대응해오고 있다. 
일본에서 2013년 12월 출간된 《증오하는 입》은 인종적·민족적 소수자인 재일조선인을 둘러싼 혐오발언의 현황을 짚으면서, 혐오발언으로 인한 소수자 피해 실태 조사와 피해 구제, 포괄적인 차별금지법 제정 및 교육과 정책 구축 등을 제시하여 일본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공저로는 《왜, 지금 혐오발언인가(なぜ、いまヘイト・スピーチなのか)》 《일본의 인종차별 철폐―유엔의 심사와 활동(今、問われる日本の人種差別撤廃─国連審査と取り組み)》 《외국인, 민족적 소수자 인권백서 2010(外国人・民族的マイノリティ人権白書 2010)》 등이 있다. 

역자 소개

일본 쓰쿠바대학 인문사회과학연구과에서 사회학 박사학위(〈현대 일본의 한국인 노동자에 관한 사회학적 분석: 이동실천, 도시하층공간, 커뮤니티유니온, 2011〉)를 받았다. 현재 부산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에서 전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건국대 일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일본 문부성 장학금을 받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대 사회정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일본의 지역여성노동조합 ‘여성 유니온 도쿄’에서 1년간 인턴으로 일했고, 2010년 한국여성의전화 자료집 번역 봉사상을 수상했다. 한국여성민우회 회원으로 활동해왔으며, 현재 일본어 통역・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책 속에서


■ 본문에서

인종차별철폐조약은 1959년 말 독일에서 유럽 각국으로 퍼진 신나치운동에 국제사회가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긴급히 만든 것이다. 이 조약은 체약국이 혐오발언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철폐하는 정책을 지체 없이 취해야 할 기본적인 의무(2조 본문)와 “입법을 포함한 모든 적절한 수단으로써 금지하고 종결”(2조 1항 d)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각국은 이러한 국제 인권, 즉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엔을 중심으로 형성해온 인권 기준에 바탕을 두고 차별 철폐를 위한 각종 법 제도와 혐오발언을 규제하는 법 제도를 정비해왔다. 일본도 1995년에 이 조약에 가맹했지만 아직도 혐오발언을 규제할 법 제도가 없어 국제인권법을 위반하고 있는 상태이다. (들어가는 글)

2010년 2월 24일과 25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제네바 유엔인권고등판무관사무소22 회의장에서 일본 정부의 보고서를 심사하는 회의를 열었다. 회의 개최 직전인 24일 점심시간에 인종차별철폐 NGO네트워크와 일본변호사연합회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위원들에게 인종차별 상황에 관한 설명회를 열었고, 전체 위원 18명 가운데 9명이 참석했다. 설명회 초반에 교토조선학교 습격 사건 영상(학교 측이 촬영한 것에 영어 자막을 붙였다)을 보여주자 위원들의 안색이 변했다. 상영 후 사회자는 절차에 따라 다음 보고를 하려 했는데 위원들은 다음 절차 진행을 막고서 질문을 쏟아냈다. “이 단체는 합법인가?” “정부가 공인한 단체인가?” “일본에 이런 차별언동을 규제하는 법률이 없는가?” “경찰은 어떻게 대응했나?” 국제인권기준과 동떨어졌기도 하거니와 너무도 명백하게 조약을 위반한 인종차별을 목격하고 나서 이렇게 반응한 것이다. (1장)

재특회는 재일조선인이 ‘특권’을 갖고 있다며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재일조선인에게는 특권이 없다. 국적에 관계없이 재일조선인은 일본인과 동등하게 납세 의무를 지면서도 권리는 법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제한당하고 있다. 지금도 선거권이 없으며 원칙상 국가공무원도 될 수 없다. 지방공무원이 될 수 있지만, 지자체가 제한되어 있으며 정규 교원이 될 수도 없다. 국민연금의 경과후속조치가 없고, 고령자는 국민연금을 받지 못한다. 또 민족교육이 보장되지 않는다. 공적 차별이 있는 것이다. 민간 기업의 취직 차별이나 주거 차별, 결혼 차별도 뿌리 깊게 남아 있다.
혐오발언도 이러한 차별 구조의 요소이다. 소수자의 심신에 극히 심각한 해악을 불러일으킨다. 혐오발언은 한순간에 일어나는 말에 의한 공격이라고만 할 수 없다. 그것은 사회 전체가 가하는 차별의 공포와 폭력의 고통을 되살아나게 하여 후세대에 영향을 준다. 소수자 자신들에게도, 그리고 후세대 아이들에게까지도 평생 되풀이될지도 모를 절망을 심는다. (2장)

영국에서 혐오발언 규제법과 각종 차별금지법이 제도화된 경위를 살펴보면, 차별 실태와 법적 규제의 실효성에 관하여 정부, 국회의 각종 위원회, 공공·민간 인권 기관 등에서 많은 보고서가 제출되어, 의회에서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문제의식이 공유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관련법 제정과 개정으로 연결되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인종과 민족 문제를 지속적으로 외면해왔고, 이를 조사하거나 연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차별 상황이 사회의 공통 인식으로 발전할 수 없었다. 이것이 양국의 법 제도가 큰 차이를 보이게 된 가장 주된 원인일 것이다. (3장) 혐오발언은 단순히 ‘사악하고’ ‘지지를 받기 어렵고’ ‘부적절하고’ ‘불쾌한’ 표현이 아니다. 협박과 명예훼손에서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듯이, 혐오발언 또한 인권을 침해하는 표현이며 허락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혐오발언을 ‘불쾌하다’거나 ‘부적절하다’는 식으로 가볍게 여기는 것은 혐오발언이 초래하는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인권침해와 사회 파괴라는 해악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혐오발언을 법으로 규제해야만 하는 것은 각국 정부의 자의적인 판단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인권의 근본 원칙이자, 집단살해와 전쟁 방지라는 국제사회의 공통적인 가치관을 토대로 도달한 원칙이다. 그래서 국제인권조약이라는 형태로 유엔 가맹국의 법적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인종차별 규제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식민 지배를 받았던 국가들과 평등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투쟁해 얻은 열매인 국제인권기준을 경시하는 셈이다. (4장)

권력이 규제 조항을 남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먼저 몇 가지 지점을 확인해두겠다.
규제 대상을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표현으로 한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소수자를 침묵시키고 사회에서 배제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혐오발언 규제가 외려 소수자의 표현 활동을 억압하는 데 쓰이는 것은 본말전도이기 때문이다. 명문으로 규제 대상을 소수자에 대한 표현으로 한정한 예는 많지 않지만 참고할 만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가령 중국의 형법 250조에는 규제 대상을 소수자에 대한 혐오발언으로 한정해 명문화되어 있다. 민족적 소수자를 차별하거나 모욕하는 문서의 출판에 직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자는 그 사안이 중대하거나 중대한 결과를 낳을 경우 “3년 이하의 형사 시설 수용, 형사 구금 또는 감시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중국은 인권 문제로 유럽과 미국에게 많은 비판을 사고 있지만, 이 규정은 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단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불명확하여 앞으로 조사 연구가 필요하다. (5장)

혐오발언 문제를 이야기하면, ‘배외주의 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하는 질문을 자주 받게 되고 그럴 때마다 나는 위화감을 느낀다. 물론 배외주의 시위를 막을 대책을 생각하려면 시위 참가자들을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특히 배외주의적인 동영상을 보면 충격을 받게 되니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해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우리가 무엇보다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혐오발언이 차별이라는 것, 이러한 차별 때문에 소수자들이 자살을 선택할 정도로 괴로움을 겪고 있다는 것,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멈출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많은 논의가 차별 실태와는 거리가 먼 탁상공론이 되기 쉬운 현재 상황은 문제의 핵심에서 상당히 비껴나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가는 글)




목차

목차
한국어판 서문 국가를 넘어 소수자 혐오와 차별에 맞서기 7
들어가는 글 21
1장 혐오, 소수자를 사냥하다
1. 끊이지 않는 배외주의 시위 32
2. 교토조선학교 습격 사건 50
3. 공격당하는 소수자들 64
2장 혐오발언이란 무엇인가
1. 혐오발언의 정의 74
2. 혐오발언의 해악: 영혼의 살인 87
3. 제노사이드 경험과 국제사회의 인식 98
3장 세계는 혐오발언을 어떻게 규제하는가
1. 영국: 다민족사회의 모색 124
2. 독일: 부끄러운 역사와 마주하다 142
3. 캐나다: 국제인권기준에서 바라본 하나의 모델 151
4. 호주: 다문화주의로 전환하다 164
4장 누구를 위한 ‘표현의 자유’인가
1. 미국: 사상마저 지배하는 시장 논리 178
2. 일본: 건재한 차별 구조 속 신중론 190
3. 법 규제 신중론에 반박한다 194
5장 차별금지,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1. 현행법으로 대처 가능한가 216
2. 차별 철폐 정책의 재구성 232
3. 혐오발언 규제 조항의 예시 258
나가는 글 263
옮긴이의 말 271
규약 전문 보기 282
참고 문헌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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