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시조를 읽는 풍경들 현대시조의 흐름을 읽다

오종문 저 | 이미지북 | 2015년 07월

북트리

정가
$24.00
판매가
$13.2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26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8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88989224303 / 271쪽 140 x 225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 18,000
  • 25,200
  • 16,020
  • 24,300

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986년 사화집『지금 그리고 여기 (혜진서관)에 겨울돈암동 외 6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조집 [오월은 섹스를 한다](태학사), 6인 시집 [갈잎 흔드는 여섯 악장 칸타타](창작과비평사), 사화집 [어둠은어둠만이 아니다](한국문연), [이 땅의 그리움을 알기 시작했다](문학세계사), [세상에 저녁이 오면](시간과공간사) 등이 있다. 그 외 [이야기 고사성어] 전3권(1권 처세편, 2권 교양편, 3권 애정편, 현실과과학), [시조로 읽는 삶의 풍경들](이미지북) 외 아동물 다수가 있다.중앙시조대상 및 오늘의시조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중앙일보 지상백일장 심사위원 및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활성화지원사업 심의위원(2011·2012, 시조부문), 강원문화재단 강원문화예술진흥사업 문학부문 및 다원예술부문 심의위원 및 심의위원장(2012, 2014, 2017), 충청남도 문학창작활성화지원사업 시조분야 심의위원(2012), 충북문화재단 충북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문학(단체) 분야 심의위원 및 심의위원장(2013, 2016, 2017), 부산문화재단 심의위원(2017), 오늘의시조시인회의 부의장을 역임했다.현재 (사)한국시조시인협회 부이사장 

책 속에서


울음 깬 그날부터 눈꺼풀 닫을 때까지
은밀한 경계선에 감시하는 저 시선들
일상의 그 모든 것은
프로그램 되어진다

그들은 왜 낯모르는 당신이 궁금할까
촘촘히 스크린 한 소름 돋는 미궁 세상
언제쯤 속내도 찍혀
다 배포될 것이다

두렵다 기억해선 안 되는 것 재생될 때
가면을 그때그때 상황 맞게 바꿔 쓰는
오늘 밤 빛나는 자해
내 두 눈은 정전停電이다

<해설>
CCTV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고발
이 시조의 제목「 천 개의 눈」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르고스 눈’에서 차용한 것입니다. 아르고스는 헤라의 명을 받아 암소로 변신한 제우스의 내연녀 이오를 감시한 눈이 100개 달린 거인입니다. 재빠르고 힘이 셀 뿐만 아니라 잠을 잘 때도 눈을 두 개 밖에 감지 않아 잠시도 그의 감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우리 주위에도 24시간 365일 사방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수천 개의 눈, 바로 CCTV(폐쇄회로 감시장치)가 있습니다. 사찰과 감시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순기능과 역기능의 논란이 있지만, 지금도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상의 모든 것을 프로그램화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단순한‘ 범죄^감시의 도구’라는 기능을 넘어 개개인의 은밀한 사생활까지 감시당하고, 도촬된 영상들이 불특정 다수인에
게까지 무차별하게 배포되고 있습니다. 시인은‘ 보고 싶고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지 않은 것과 남들이 신경 쓰지 않는 모든 것까지 기억’하는, 더 나아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까지 찍혀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내 두 눈은 정전이다”라고 말합니다. 시인 또한 자신의 눈을 자해해 두 눈을 멀게 해서라도 타인의 사생활에 관한 것을 듣지도 보지도 않겠다는 마음의 각오를 엿볼 수 있습니다.


<시조>

사랑 이미지 1―직선과 곡선

이지엽

직선의 힘으로
남자는 일어서고
곡선의 힘으로
여자는 휘어진다
직선과 곡선이 만나
면이 되고 집이 된다

직선은 길을 바꾸고
지도를 바꾸지만
곡선은 그 길 위에
물 뿌리고 꽃을 피운다
서로가 만나지 않으면
길은 길이 아니다

<해설>
사랑을 시작했을 때 삶도 시작된다
사랑의 이미지는 초콜릿처럼 달콤 쌉싸래하고 가을날 거리를 뒹구는 낙엽의 쓸쓸함이나 겨울의 삭풍처럼 아픈 이미지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시인이 말하는 사랑 이미지는 직선과 곡선입니다.“ 꺾이거나 굽은 데가 없는 곧은 선”인 직선과“ 모나지 아니하고 부드럽게 굽은 선”인 곡선의 사랑…. 어쩌면 서로 화합할 수 없는 관계이지만, 시인은“ 직선과 곡선이 만나 면이 되고 집이” 되고,“ 서로가 만나지 않으면 길은 길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남자의 사랑은 곧고 강한 이미지로, 여자의 사랑은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부드러운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강함은 항상 부러지고, 부드러움은 혼자 설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직선은 곡선을 만남으로써 유연해질 수 있고, 곡선은 직선의 힘을 빌려 곧게 설 수 있습니다. 이처럼 남녀의 사랑은 항상 불완전하기에 유리처럼 언제든지 깨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부로 산다는 것은 서로 기댈 수 있는 어깨가 되어주는 배려가 필요하고, 아픔을 고백하고 나누는 것이며,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것입니다. 남편이 낸 길 위에 아내는 “물을 뿌리고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탈무드에서는“ 부부가 진정으로 서로 사랑하고 있으면 칼날 폭만큼의 침대에서도 잠잘 수 있지만, 서로 반목하기 시작하면 폭이 십 미터나 되는 넓은 침대로도 너무 좁아진다”고 했습니다. 인간이 사랑을 시작했을 때 비로소 삶이 시작됩니다.


<시조>

눈물로 낳은 알처럼

정수자

인적 끊긴 밤 갯벌을 만삭으로 기어가
기어이 땅을 파고 알을 낳는 바다거북
하나씩 낳을 때마다 눈물이 길게 흐른다
저토록 눈물 젖어 시를 쓴 적 없다고
슬며시 눈 붉히며 창가로 돌아서니
어둠 속 가로등이 또 알을 낳는 중이다
갓 낳은 보얀 알들 숨소리가 뜨거워서
치받는 말을 안고 뒤뚱대는 긴 저녁
한 생을 서늘히 울린 섧은 시가 그립다

<해설>
뼈를 깎고 피를 말리는 창작의 고통
바다거북은 대부분 바다에서 생활하지만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땅으로 올라옵니다. 모래를 파 구덩이를 만들고, 그 안에 한 번에 80개에서 150개 정도 알을 다른 동물들의 눈에 잘 띄지 않도록 밤에 낳습니다. 이때 바다거북은 눈물을 흘리는데, 사실은 몸에 쌓인 소금기를 눈물샘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는 자연 현상입니다. 그 모습이 우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이렇게 태어난 바다거북은 바다로 가는 도중에 바닷새 등에게 잡아먹히고, 바다에 진입한 새끼들 또한 물고기에게 잡아먹혀 8% 정도만 살아남습니다.
시인은 바다거북이 힘들게 알을 낳고, 알에서 깨어나 살아남는 일생을 두고“ 저토록 눈물 젖어 시를 쓴 적 없다”면서 그러한 시조를 쓰고 싶다고 말합니다. “갓 낳은 보얀 알들 숨소리가 뜨거워”시인의 마음은 쿵쾅거리고, 이내 가슴 깊은 곳을“ 치받는 말을 안고”긴 저녁“ 한 생을 서늘히 울린 섧은 시”를 쓰고 싶은 것입니다. 시인이 한 편의 시조를 생산하기 위해 뼈를 깎고 피를 말리는 고통을 두고 바다거북이 산고를 겪으면서 알을 낳는 과정과 일치시킨 것입니다. 또한 알에서 깨 바다 생물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거듭나는 길이 멀고도 험난한 것처럼, 시인이 생산한 모든 작품이 독자의 마음을 울리는 일 또한 어렵다면서 독자와 공감하는 작품을 쓰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목차

목차
머리말 삶을 사랑할 때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 됩니다
산수유|강경화
함박눈 태왁|강문신
데칼코마니|강정숙
길|강현덕
개기월식|경규희
·
·
[중략]
·
·
폐광산촌에서|현상언
소풍|홍성란
아그배나무 그늘에서|홍성운
몽돌|홍오선
포석|황삼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