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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미술관 일곱 가지 감정으로 만나는 예술가의 삶

유경희 저 | 아트북스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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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1962384 / 300쪽 153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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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감정을 표현할 때, 치유도 일어난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는 우리의 자화상


‘감정’이란 단어 곁에 무엇을 둘 수 있을까? ‘풍부하다’ ‘억누르다’ ‘메마르다’부터 ‘노동’ ‘수업’이란 단어까지 기쁨, 슬픔, 사랑, 분노 등 수많은 감정의 종류만큼 감정을 수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온몸과 마음으로 감정을 느끼는 것에 비해 우리는 그것을 표현하는 데 서툴고 미숙하다.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외면하고 숨기려 든다. 정확히 현재 내 감정이 어떠한 상태이고 또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하는 사이, 감정의 무게는 우리를 조금씩 짓누른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그들은 좀처럼 감정을 절제할 줄 모르며, 때로는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것으로 치부된다. 그러나 어쩌면 예술가들이야말로 감정을 표현하는 데 가장 능숙한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기쁘고 즐겁고 사랑하는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채색하고, 슬프고 밉고 욕망하는 ‘감정의 밑바닥’을 구체적이거나 추상적인 형태로 표현한다. 곧 그들의 감정은 그림이 되어버린다.

“여기 소개된 예술가들은 모두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탁월한 예술가들이지만, 삶 속에서는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서툴고 미숙한 경우가 많았다. 그들은 소심하고 비겁하며 때로는 강박적이고 이기적인 나르시시스트에 가까웠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감정을 드러내는 데에도 과잉과 결핍을 오락가락했다. 그런 만큼 그들은 자기감정에 몰입했으며, 자기표현에 충실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그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10쪽)

그림 앞에서 만나는 예술가의 삶

여기, 모든 이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작품이 있다. 이 매력적인 작품은 우리의 시선을 머물게 하고, 심지어 작품 속으로 우리를 끌어당기기도 한다. 결코 화려하거나 규모가 커서도 아니다. 그저 창작자의 감정이나 경험이 알게 모르게 감상자에게 온전히 전달되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영화나 그림을 보고 눈물이 고였던 경험, 논리적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감정의 파문을 가져온 그 무엇은 작품을 통해 전달된 예술가의 감정이며, 곧 그의 이야기이다.
하나의 예술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예술가는 자신이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수많은 고민에 휩싸인다. 그 고민은 무엇을 담고, 무엇을 전달할 수 있을지에 치중하기보다는 자신이 표현하고 전달하려는 감정을 위해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지난한 과정의 연속일 것이다. 결국 모든 작품은 예술가의 자화상이나 마찬가지다.
예술가들이 다양한 자화상을 그리듯이 지은이는 그들의 삶을 휘감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똑바로 비추어보고, 타자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마치 “고대의 주술사들이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그들을 치유”하듯이, 우리 곁에서 예술가들의 삶을 들려준다. 이때 ‘이야기’는 치유의 힘을 갖는다. “다시 말해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 손가락만 아픈 것이 아니며, 심지어 내 손가락이 아픈 것을 참 다행스럽게 여기는 데까지 나아간다. 이것이야말로 치유에 근간한 성찰이 발생하는 지점이다.”

예술가의 삶에서 찾은 지금 내 감정

그림은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고, 삶의 영감을 주며, 가끔은 부딪힌 현실에 해결책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지은이는 인간이 가장 인간다울 수 있는 감정,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이라는 일곱 가지 감정으로 다양한 예술가의 이야기를 분류했다.
먼저 ‘즐거움’에서는 페르난도 보테로, 앙리 마티스, 키스 해링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왜 보테로의 그림이 우리를 미소 짓게 하는지, 마티스의 색채에 담긴 즐거운 상상력의 근원은 무엇인지 작품의 의미를 한결 풍성하게 전한다. ‘욕망’에서는 피카소와 앤디 워홀이 왜 ‘욕망’이란 감정에 사로잡혔는지, 한스 홀바인의 「대사들」이 왜 욕망의 탁월한 비유로 해석되는지 이야기한다. ‘사랑’에서는 왜 보나르가 병든 여인 ‘마르트’의 모습을 거의 모든 작품에 걸쳐 그렸는지, 프리다 칼로와 조지아 오키프의 사랑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얽히고설킨 그들의 감정을 풍부한 도판과 미술평론가인 지은이의 입체적인 이야기로 녹여낸다.
사랑과 우정의 결렬, 질투, 신의 뜻을 거역한 데서 오는 ‘분노’의 감정은 신화 속 인물인 메데이아, 폴 세잔과 에밀 졸라, 클로델과 로댕의 관계를 통해 폭넓게 보여주며, ‘증오’에서는 에곤 실레와 살바도르 달리, 에드가르 드가의 결핍에 대해서 그들의 감정과 삶을 들여다본다. ‘슬픔’에서는 미켈란젤로의 조울증, 뭉크와 마그리트에게 유년시절 발생한 사건을 중심으로 그들의 삶을 조명하고, 마지막 ‘기쁨’에서는 독서, 반 고흐와 폴 고갱, 좋아하는 그림 등을 이야기하며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예술에 대해 말한다.
이 책은 작품 뒤에 가려진 예술가의 진짜 모습을 일곱 가지 감정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충분히 돕는다. 책장을 넘기며 우리가 예술가들을 만난 시간은 그들의 감정과 삶에 우리 자신을 비추게 만든다. 더불어 넌지시 내 감정을 돌보고 당당히 표현하는 것, 그 자체가 나 자신에 대한 치유이자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이라 알려준다. 어쩌면 그것이예술가들이 작품을 남긴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저자 소개

유경희예술처방연구소를 만들어 사람들과 은밀히 소통하는 강의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자 ‘자기 안의 예술가를 발굴해내는 작업’이 가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성취 속에서 살고 있다는 자긍심이 활력 있는 삶 속에 있게 한다. 감히 타인의 행복을 돕는다는 의식은 없지만, 예술과 예술가에 관해 들려주는 아트 스토리텔러 혹은 아트 테라피스트로서 산다는 것 자체가 예술이 되길 원한다. 앞으로도 예술을 꿈꾸는 삶을 살고 싶다.
한양대학교에서 국문학,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했으며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시각예술과 정신분석학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술잡지 기자와 큐레이터로 일하던 중 뉴욕대학교에서 예술행정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다. 지은책으로 『교양 그림』 『그림 같은 여자 그림 보는 남자』 『치유의 미술관』 『창작의 힘』 『예술가의 탄생』 『아트 살롱』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이 즐거운 놀이인 것은 그들이 마치 아이처럼 스스로 자기의 욕망의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자기 욕망의 주인인 자만이 자기 세계를 가질 수 있으며, 그것이 바로 창조자의 쾌락이라는 겁니다.
_「樂 즐거움 | 숨겨진 모든 감각을 활용하라」에서(53쪽)

욕망이란 라틴어로 ‘별sidus로부터’라는 뜻입니다. 별이란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그래서 인간의 욕망이란 본질적으로 채울 수 없다는 겁니다. 인간은 끝없이 욕망하는 존재가 아니라, 욕망해야만 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욕망의 충족은 완성이 아니라, 또 다른 욕망의 시작일 뿐이지요. 욕망의 대상만이 바뀔 뿐, 욕망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_「慾 욕망 | 나는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에서(92쪽)

프리다 칼로의 예술은 그녀의 삶과 정확히 포개집니다. 칼로의 삶은 한마디로 사랑 그 자체였지요. 그녀의 사랑 근간에는 자신에 대한 포기가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서조차 자기 사랑의 궁극적 형태인 나르시시즘의 냄새가 나니 놀랍기만 합니다. 어찌 저리도 처절하게 한 남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_「愛 사랑 | 진짜 사랑은 창조하는 것」에서(112~113쪽)

좀 달리 생각해보면, 졸라의 혹독한 충고와 반목 그리고 결별이 세잔에게 철저히 자신의 예술에 귀의하고 몰입하는 힘을 부여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러니까 때론 호평과 찬사보다 악평과 비판이 예술가에게 좀 더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말이지요.
_「怒 분노 | 어떤 배반에 대한 이유」에서(161쪽)

실레의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여성들을 보면 여성에 대한 태도는 물론, 세상에 대한 태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실레가 그려내는 여자들은 전통적인 관점에서 아름답지도 이상화되지도 않았지요. 그녀들은 앙상한 뼈가 드러날 만큼 수척하며, 살결은 얼룩덜룩하고 거칩니다. (중략) 바로 이런 측면에서 실레의 모성 결핍과 자기혐오가 드러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_「惡 증오 | 적극적이고 생산적인 미움」에서(195쪽)

‘슬픔에도 불구하고’가 아닌, ‘슬픔 때문에’ 창조된 것. 그것이 바로 예술입니다. 이렇듯 그림은 예술가들을 치유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연금술이었던 것이죠. 예술가들은 그림으로 그들의 생명을 연장해 나갔고, 욕망의 충족을 지연시키면서 삶을 견딜 수 있었으며, 삶을 활력 있는 그 무엇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어쨌거나 예술은 곧 애도입니다. 예술 작업이야말로 충분히 애도하려는 안간힘과 노력임이 분명하니까요.
_「哀 슬픔 | 슬픔을 애도하는 몇 가지 방법」에서(259쪽)

수태고지가 조형예술의 메커니즘과 동일시되는 이유는, 형상을 만들어 내는 조형 미술이야말로, 영혼과 정신 같은 비물질이 물질화되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감과 천으로 만들어진 그림이 사람의 성격, 정신, 영혼, 감정의 진폭까지 드러내 주니까요.
_「喜 기쁨 | 순간의 만남, 영원이 되다」에서(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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