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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25585404 / 464쪽 130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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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Ignoramus et ignorabimus. 우리는 모른다. 앞으로도 모를 것이다. 그러니까 Amor pati, 운명을 사랑하라. “남자와 호텔에 온 이유가 뭐겠어요?” “왜 나야?” “나쁜 사람 같지 않아서요. 그리?고…… 잘생겼잖아요.” 단 한 번만이라도, 정말 단 한 번만이라도 원하는 대로 살고 싶었다. “나를 아니?” “몰라요.” “아는 느낌이 들어.” “아저씨도 그랬어요. 처음 보는데 아는 사람처럼 봤어요.” 본심을 숨긴 채 절제만 하고 살아온 기태준. 인생이 타인에 의해 결정... Ignoramus et ignorabimus. 우리는 모른다. 앞으로도 모를 것이다. 그러니까 Amor pati, 운명을 사랑하라. “남자와 호텔에 온 이유가 뭐겠어요?” “왜 나야?” “나쁜 사람 같지 않아서요. 그리고…… 잘생겼잖아요.” 단 한 번만이라도, 정말 단 한 번만이라도 원하는 대로 살고 싶었다. “나를 아니?” “몰라요.” “아는 느낌이 들어.” “아저씨도 그랬어요. 처음 보는데 아는 사람처럼 봤어요.” 본심을 숨긴 채 절제만 하고 살아온 기태준. 인생이 타인에 의해 결정되어 자유가 없는 여자 나미유. 그들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일탈. “내가 두렵지 않아?” “전혀요.” “나는 네가 두려워. 모든 게 상상을 엇나가.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겁이 나.” 그림 속 여자에게 빠진 남자와 모델이 된 여자. , 우릴 어디로 데려가는 거니? ◆이 책은 허순정 작가의 대표작 시리즈, 그에 담긴 미스터리. 허순정 화가는 생전 꽃을 배경으로 한 여자 초상화를 12점 발표했다. 로 통칭되는 이 시리즈는 동양의 라고 칭송받으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다양한 꽃을 배경으로 한 소녀가 여자로 성장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데, 선과 악, 생과 사가 생생히 전달되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강렬한 욕망을 품게 한다. 허순정 화가는 유명 인사부터 일반인까지 여러 인물을 그렸으나 시리즈의 모델만은 유일하게 밝히지 않았다. 허순정 재단이 만든 곡두 미술관 관장이자 허순정 화가의 손자인 기태준 관장도 유감스럽지만 모델에 대해서 실존 여부를 비롯해 어떠한 정보도 없다고 답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플로라는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야. 기태준은 광화문 한복판에서 외친다. 그러나 그림에서 튀어나온 듯한 여자는 다른 사람보다 두 배쯤 느린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꽃의 여신 플로라. 11월인데 그녀 혼자 봄을 통과하고 있다. 착각이다. 그림과 닮았을 뿐이다. 아니, 신기루다. 하지만 그의 몸은 이미 차에서 내려 그녀의 뒤를 쫓고 있었다. 낯선 사람이 가득한 거리에서 한 남자가 자신을 보고 있다. 복잡한 미로 한가운데에 선 듯 막막한 표정으로. 나미유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거리의 소음이 사라지고 시야에 그 남자만 남는다. 온기가 필요하다. 따듯한 팔로 그녀를 안아 주었으면 좋겠다. 이 남자는 두렵지 않다. 누군지 알지 못하지만 동질감이 느껴진다. 그녀가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선택은 이 남자다. 꼭 이 남자여야 한다. “아저씨…… 나랑 자요.” “그래, 가자.”
왜 안아 주지 않을까. 왜 키스해 주지 않을까. 속상한 마음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미유는 입술을 떼고 그에게서 천천히 떨어졌다. 잔잔한 호수 같던 태준의 눈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이렇게 흔들리면서 왜 버티는 거예요?
미유는 그의 가슴팍에 손을 얹고 조용히 속삭였다.
“아저씨를 원해요. 진심이에요.”
그의 손이 미유의 등에 닿았다가 떨어졌다. 갈등하지 마요. 아저씨가 원하는 대로 해요. 미유는 애가 탄 나머지 울먹였다.
“안아 줘요. 제발요.”
멀어졌던 손이 등에 닿는가 싶더니 두 팔이 허리를 감싸 안았다. 순간 발밑이 허전해지더니 깃털처럼 가볍게 몸이 들렸다. 얇은 옷을 사이에 두고 두 개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이 느껴진다. 그저 안고만 있을 뿐인데도 미유의 입술에서 가쁜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네가 원하면 언제라도 멈출게.”
그런 일은 절대로 없을 거예요.
미유는 대답 대신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방금 그가 한 말은 진심이 아니었다. 몸을 감싼 힘이 점점 강해지고 목덜미에 닿은 숨이 델 듯 뜨거웠다. 그들은 몇 걸음만에 침대 위에 부드럽게 안착했고, 그녀의 몸 위로 태준의 몸이 무겁게 겹쳐 왔다.
침실 조명 아래 그의 표정과 눈빛이 그대로 드러났다. 동요하던 눈동자가 어느새 단단해지고 딴사람을 보는 것처럼 인상이 변해 있었다. 부드러움과 다정함 위에 불꽃이 더해진 것 같았다. 어쩌면 태준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뜨거운 사람인지도 모르겠다고 미유는 생각했다.
“두렵지 않아?”
그의 붉은 입술이 움직였다. 미유는 도톰한 입술의 움직임을 보느라 뒤늦게 말뜻을 헤아렸다.
“응?”
“내가 두렵지 않아?”
“전혀요.”
“나는 네가 두려워. 모든 게 상상을 엇나가.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겁이 나.”
말과 달리 태준의 눈은 두려움이 조금도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원하는 게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의 눈빛.
“좋을 거예요. 난 알 수 있어요.”
환하게 미소를 지어 주니 긴장한 눈빛이 비로소 풀어졌다.
“그래…… 알아. 그래서…… 두려운 거야.”
목차
프롤로그
시간은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
내 앞에 나타나다
플로라
2 더하기 2
아저씨, 미안해
아모르 파티Amor Fati
내가 싸워야 하는 이유
록산느의 탱고
운명의 타격
내 손을 잡아
에필로?그
작가 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