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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오래된 사회적 통념과 편견 아래 굳건히 자리매김한 ‘엄마 노릇’에 의문을 던지고자 기획되었다. 완벽한 모성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며, 엄마 역할 또한 여성과 아이의 외부에서 ‘만들어져’ 주입된 것임을 추적해 밝히려 했다. -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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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889488 / 288쪽 205 x 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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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임신부터 육아까지, ‘평범하지만 처절한’ 대한민국 엄마 분투기 사회가 만든 ‘엄마 노릇’에 억눌려온 진짜 엄마들의 목소리를 만나다 “지금은 그냥 버티는 거예요. 애들은 어리고, 내가 안 버티면 무너지니까.” 2010년대 한국에서 아기를 낳고 키운다는 것, 건강하게 양육한다는 것은 무얼 뜻하는 것일까? 그 의미를 저자들은 여성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분석하고 싶었다. 아이를 키우며 갈등과 고민이 생겼을 때 “엄마니까” “그땐 다 그래. 조금만 견뎌봐라”라는 말 말고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생경하고 때로는 괴상한... 임신부터 육아까지, ‘평범하지만 처절한’ 대한민국 엄마 분투기 사회가 만든 ‘엄마 노릇’에 억눌려온 진짜 엄마들의 목소리를 만나다 “지금은 그냥 버티는 거예요. 애들은 어리고, 내가 안 버티면 무너지니까.” 2010년대 한국에서 아기를 낳고 키운다는 것, 건강하게 양육한다는 것은 무얼 뜻하는 것일까? 그 의미를 저자들은 여성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분석하고 싶었다. 아이를 키우며 갈등과 고민이 생겼을 때 “엄마니까” “그땐 다 그래. 조금만 견뎌봐라”라는 말 말고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생경하고 때로는 괴상한 ‘엄마 노릇’에 의문을 던져보고 싶었다. 아이를 보살피고 키우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고 엄마 역시 부모 중 한 사람으로서 그 역할을 다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엄마는 아이를 위해 뭐든지 참고 견뎌야 하는 걸까? 대체 어디까지가 ‘엄마 노릇’이란 말인가? -프롤로그 ‘지금, 엄마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나’에서 엄마,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 《엄마의 탄생》은 2010년대 대한민국에서 ‘엄마’가 된다는 것에 대해, 여성의 관점으로 파고들어간 책이다. 당연시되고 때로 강요되는 ‘엄마 노릇’이 사실은 어떠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분석, 그 속에서 당사자인 여성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생생한 목소리, 그리고 대안을 제시한다. 신성불가침 영역인 ‘모성’을 철저히 현실에 비추어 구조적으로 해부했을 뿐 아니라, 이론과 당위에 가려져 간과되기 쉬운 실제 평범한 엄마들의 삶과 생각, 주체적인 분투까지도 담아냈다. ‘현신적인 어머니’와 ‘무개념 초보맘’ 사이에서 지워진 여성들 이 책은 오래된 사회적 통념과 편견 아래 굳건히 자리매김한 ‘엄마 노릇’에 의문을 던지고자 기획되었다. 완벽한 모성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며, 엄마 역할 또한 여성과 아이의 외부에서 ‘만들어져’ 주입된 것임을 추적해 밝히려 했다. 이러한 외부의 시선 아래서 육아를 해야 하는 여성들은 ‘헌신적인 어머니’로 찬양받거나,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엄마’로 비난받거나, 그도 아니면 ‘개념 없는 초보맘’으로 무시당하기 일쑤다. 이 극단적인 평가들 모두 실제 여성의 현실이 아니라 ‘위대한 모성’‘어머니는 강하다’ 식 이데올로기의 산물일 뿐이다. 그 어느 쪽에도 살아 있는 ‘진짜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진짜 엄마들의 목소리가 새어나올 통로는, 가깝게는 남편을 비롯한 가족부터 친구와 이웃, 고정관념, 상업화, 경쟁 논리, 생활공간, 언론 등에 의해 몇 겹으로 막혀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 겹겹이 쌓인 막을 뚫고 직접 엄마들을 만났다. 때때로 울음과 함께 터져나오는 그녀들의 목소리를 길어올려 세상에 드러내고자 했다. ‘모성담론 비판’에 더해진 실제 엄마들의 삶 사실 ‘완벽한 어머니란 없다’는 비판적 모성담론 자체는 연구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것, 이미 익숙한 것이 되었다. 문제는 이 담론의 영역과 실제 엄마들의 생활 영역이 만나지 못하고 ‘따로 논다’는 데 있다. 무리한 엄마 노릇이 강요되어왔고 여기에 단호히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아무리 ‘학습’받더라도,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의 아이가 바로 눈앞에 있고 당장 전쟁 같은 육아와 날마다 씨름해야 하고 끊임없이 외부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당사자 여성들로서는, 단숨에 이루어지는 변화나 실천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한 면에서 적절한 균형감을 보여준다. 페미니스트이자 각각 노동사회학 연구자, 여성학자,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글을 쓰는 작가인 3인의 저자들은, 무엇보다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엄마 노릇에 무작정 던져진 공통의 경험으로 인해 뭉쳤다. 때문에 연구만으로는 담아내기 역부족인 ‘엄마들의 한恨과 고독’까지도 놓치지 않고 담아낼 수 있었다. 또한 사회과학적 분석의 방식을 따라가면서도, 주체인 엄마들을 바깥에서 관조하거나 무조건 ‘계몽’하려 들지 않는다. 엄마들은 사실 자신들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으며, 사회적 압박과 현실적 어려움에도 이미 떳떳한 주체로서 ‘완벽한 엄마라는 환상에 대한 의미투쟁’을 시작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임신부터 출산 그리고 육아까지 곳곳에 설치된 자본의 덫 저자들은 “세상은 바뀌며, 엄마 역할도 시대에 따라 변해간다”고 말한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엄마 노릇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도, 사실 지난 세대의 유물이 ‘신자유주의’의 논리를 만나 진화하며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그 모든 과정마다 촘촘히 자본의 친절한 손길이 뻗쳐 있고, 엄마들은 노력 여하와 관계없이 그 덫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그렇게 철저히 상업화된 우리 시대의 엄마 노릇이 재구성된다. 친정엄마 보살핌에서 산후조리를 하던 시절은 지나가고, 최근 10여 년 사이 산후조리원은 널리 자리를 잡았다. 만신창이가 된 산후의 몸으로 조리원에 들어선 그 순간부터 모유수유법, 신생아 마사지, 모빌이나 아기 손발도장 만들기 등 회복과 교육을 빌미로 한 상업적 프로그램들의 고객이 된다. 이뿐 아니다. ‘육아도 과학’이라는 미명 아래 좀 더 전문적인 육아법으로 ‘완벽한 아이’를 만들라는 환상이 부추겨진다. “자외선 소독을 해야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살모넬라균, 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없앤다”는데 ‘젖병 소독기’를 안 살 재간이 없으며, 아이의 월령 발달에 따라 세분화된 제품이라고 홍보하니 그 또한 ‘과학의 권위’를 믿고 일단 써보는 수밖에 없다. 자투리땅도 없는 아파트촌에 갇혀 아이를 키우다 마음먹고 나들이라도 나갈라치면 백화점이나 키즈카페가 개중 갈 만한 곳이다. 한 번뿐인 돌잔치는 업체에 맡겨 제대로 해야 하고(아니면 엄마가 DIY로 몇 배의 공을 들여 직접 기획하는 수도 있다), 요새 웬만하면 다들 하는 아기 성장앨범도 안 맞추면 섭섭하다. 아이가 조금 커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게 되면 그때부터는 학원, 학습지, 교구와 전집 등 ‘사교육’ 전쟁이 시작된다. 초등학교보다 과목이 많다는 악명 높은 영어유치원은 ‘7살 3년 차’가 되면 아예 미국 교과서를 가르치기도 한다. 아이를 위해 ‘쓰지 않을 수 없어서 쓴’ 돈인데, 불행하게도 이러한 소비 릴레이에는 끝이 없고, 그 한가운데 고립된 엄마와 아이는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큰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이 끝없는 ‘엄마의 상업화’ 속에서 고통받는 엄마들의 모습과, 스스로 악순환을 끊고 자신과 아이를 위해 새로운 삶을 향해가는 엄마들의 현재진행 경험담을 만날 수 있다. ‘금기’를 깨고 엄마 노릇의 ‘고통’을 언어화하다 엄마 노릇이 고통스럽다는 것은 당연하게 치부되지만, 사실 제대로 언어화되지 않는다. ‘엄마 역할이 너무 고통스럽다, 이렇게는 못살겠다’고 소리 내어 말하는 것 자체가 사회문화적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엄마의 고통은 가끔 언론에서 ‘산후우울증’을 다룰 때나 피상적으로 언급되곤 한다. 그런데 이마저도 ‘자기 우울을 못 이겨 아이를 해친 엄마’‘자살’‘가족을 파괴하는 무서운 병’이라는 공포만을 조장하는 왜곡된 언어만 노출될 뿐이다. 가족과 사회의 지지가 없고 돌봄노동 시스템도 부재한 상황에서 엄마들은 고립되고 우울감이 깊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우울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것이 모두 억누를 수 없는 충동이 되어 아이를 해친다는 것은 근거 없이 부풀려진 얘기다. 엄마의 고통이 언어화되지 못하는 것은, 엄마의 신성한 의무로 간주되는 모유수유에서도 마찬가지다. 시대 변화와 상업 논리에 따라 분유를 권장했다가 모유를 강권했다가 할 뿐, 정작 그 역할의 주체인 ‘
이렇게 모유수유는 새내기 엄마들에게 바람이고 희망인 동시에 강제이자 억압이 된다. 모유가 아이의 건강과 정서 발달에 더없이 좋다는 온갖 의학적, 과학적인 설득, 그리고 모유수유가 가장 자연스럽고 이상적인 수유 형태라는 예찬은 엄마들에게 모유수유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안겨준다. 그러나 정작 수유를 하는 기간 동안 여성이 감내해야 하는 불편과 고통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 ‘불편과 고통’을 공공연히 말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기 때문이다. 모유수유가 이른바 ‘엄마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치켜세워지는 사회적 풍토 속에서, 젖이 잘 돌지 않거나 직장 등 사회생활로 인해 모유수유를 할 수 없는 엄마들은 ‘죄인’이 될 뿐이다.
-1장 산후조리원, ‘엄마’를 찍어내다, 29쪽
아이를 거부하고 싶은 순간, 아이가 옆에 있다는 것을 더 견딜 수 없는 순간에 아이를 때리고 밀치거나 누르기도 한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아이에 대한 감정을 폭발시키고 울부짖기도 한다. 아이를 침대에 확 밀쳐 굴려버리거나 모든 것에 무기력해져 어질러진 깜깜한 방에 멍하니 앉아 있기도 한다. 이런 것들은 엄마가 된 여성들이 가장 말하기 힘들어하고 수치스러워하는 기억이다. 아이를 진심으로 거부하고 싶었던 그 몇 번의 일이 자신의 엄마 자질을 의심하게 하며, 스스로 손가락질하게 한다. 하지만 사람은 일시적인 분노를 느낄 수 있으며 그녀들은 그 후로도 충실히 엄마 노릇을 했다. 화가 났다고 해서 이성을 잃거나 아이를 죽이는 일이 일어날 거라고 두려워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상상이다.
산후우울증은 부당하게 고립되고 사회적으로 잊힌 여성이 자신을 찾고 싶어하는 막다른 몸짓을 일컫는 말이 될 수 있다. 여성들 스스로 그렇게 혹독하게 낙인찍어야 할 만큼 커다란 잘못이 아니다. 그녀는 아이를 사랑하고 자기 책임을 다하려 한다. 욕망과 감정을 직시할 수 없을 만큼 조여오는 완벽한 모성이라는 환상이 가혹한 것이다.
-2장 ‘나’와 ‘엄마’ 사이에 가로놓인 산후우울, 55쪽
육아과학은 아이를 돌보고 기르는 것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변화시켰다. 신체적, 정서적, 지적 발달을 도모하여 완벽한 아이를 만드는 프로젝트이다. 몸의 다양함에 너그럽지 않은 사회, ‘몸도 스펙’이라 공공연히 이야기하는 한국 사회는 여성들이 이 프로젝트를 완수해야 할 절박한 이유가 된다. 한 엄마에게 맡겨진 의무와 책임은 육아과학의 발달로 더 다양해지고 세분화되고 있다. 육아과학은 엄마 개인들에게 아이의 상태를 이해하고 과학의 언어로 설명하는 능력을 가져다주었다. 여성들은 과학적 육아의 수용자이자 실천자이자 전파자가 되기도 했지만, 과학적 모성은 엄마의 돌봄 매뉴얼을 쏟아내며 돌봄 노동을 증대시켰으며 좋은 엄마라는 이상 역시 변화시켰다. 방대한 육아 지식은 아이를 존재 그 자체라기보다 불완전한 개체이자 엄마의 노력에 따라 개선될 수 있는 존재로 만들었다. 유아용품 광고는 현명한 엄마라면 발달 단계에 맞춰 적절한 상품을 아이에게 선물해야 한다고 설득한다. 노동집약적이며 소비적인 과학적 모성은 육아산업의 성장으로 강화되고 있다.
-3장 전문적으로 키우고 있나요? 105~106쪽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있는 데가 이렇게 없다니! 그러나 이런 고민은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었다.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있는 데라곤 마트나 백화점이 전부’라거나 ‘밖에서 뛰어놀지 못해 집 안에서 별나게 뛰어다니는 아이 때문에 힘이 든다’는 호소가 귀에 익숙하다. 아파트에는 그나마 놀이터라도 있으니 다행이다. 주택이나 빌라, 오피스텔이 밀집해 있는 지역의 부모들은 떼를 쓰는 아이 손을 붙잡고 인근 아파트로 ‘놀이터 원정’을 가기도 한다. 공공 놀이터나 어린이 공원이 있더라도 시설이 파손되거나 노후화되어 아이들을 마음 놓고 놀게 할 수 없다는 불만도 많다. 분위기 있는 식당에서의 한 끼, 영화관, 공연장, 전시회장 방문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다.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곳도 잘 없거니와, 함께 간다고 하더라도 주변 눈치를 보고 극성떠는 아이의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며 말리다 오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4장 도시에서 아이 키우기, 111쪽
내가 알기로 아토피는 좋아지다 나빠지다 한다는데 우리 아이는 계속 나빠지는 거예요. 끝이 안 보이고 내일을 생각하면 더 불안하고, 그 과정을 내일 똑같이 겪어야 하는데…… 해가 뜨는지, 달이 뜨는지, 맨날 실내에만 있으니까 모르죠. 돌아다닐 시간이 없고, 잠잘 때도 피 진물에 홈뻑흠뻑 옷이 젖거든요. 그거를 네다섯 번 갈아입혀야 해요. 당연히 못 자죠. 잠도 못 자지. (...) 애 아빠 보이지도 않지. 이 사람도 나름대로 노력하긴 했지만 나한테 도움이 안 되었어요. 도와주는 친정엄마가 없으면 어떻게 할까, 그러니 남편이 미운 거예요. “니가 아냐? 니가 하숙생인데 애한테 필요한 걸 아냐?” 이 말이 되게 폭력적이란 건 알지만 나는 또 미치겠는 거예요. (...) 그때 그려졌던 그림들이 있었어요. 그게 언어로는 표현이 안 되는데, 내가 매번 일어날 때마다 느꼈던 건, 하루를 지나서 뼈가 하나씩 떨어져요. 내 몸에서. 프리다 칼로의 그림처럼. 내가 하나씩 떨어져요. 처음에 골반이 내려가고 다리뼈 하나 빠지고 손뼈 구부러지고. 오후가 되면 거의 다 떨어졌어요. 뼈가 없어서 힘이 없어 서 잠자리에 확 누워요. 누워 있다가 아침이 되면 다시 끼우는 거예요. 뼈가 붙는 게 아니라 하나씩 끼우는 거예요. 아, 내가 지금 이렇게 버티고 있구나. 내가 표현이 된다면 꼭 표현하고 싶어요. 엄마들의 삶이라는 거에 대해서.
-5장 엄마가 깐깐할수록 아이는 건강해진다, 인터뷰, 151~153쪽
영아 생존율이 낮았던 과거에 돌잔치는 가족이나 친지, 이웃 사람들과 함께 아이가 무탈하게 첫 생일을 맞이하는 걸 축하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제 돌잔치는 다양한 산업의 합작품이 되었다. 호텔, 뷔페, 패밀리 레스토랑, 한정식 등 외식 산업, 전문 사회자가 진행하는 돌잡이, 축하 공연 등 이벤트 산업, 현수막, 포토테이블, 답례품, 덕담보드, 덕담카드, 미니 실물 스탠딩 등 인쇄업, 아이와 부모의 의상 구매 및 대여, 헤어와 메이크업, 스냅 사진과 비디오 촬영, 그리고 이 모두를 대행하는 돌잔치 패키지 업체까지. 한 돌잔치 사업 관계자는 “돌잔치 관련 시장 규모가 1조 원이 넘을 것”이라 추정했다.
-6장 아기는 언제나 이벤트 중, 168쪽
언론과 전문가들은 시장과 결합한 조기교육론자들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며 부모들에게 충고한다. 언론은 조기 사교육을 소비하는 젊은 엄마들을 다루며,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극성 엄마’들이라고 윽박지른다. 조기교육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에 대한 보도는 부모의 비틀어진 욕망을 꾸짖으며 끝난다. 그렇다면 이 욕망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대중매체의 사교육 담론은 교육 역시 상품이라는 논리를 충실히 전하며 사교육 시장의 입이 되고 있다. 언론 사회면과 교육면은 사교육 폐해를 고발하며 적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대안 육아와 교육 실천을 소개한다. 조기교육에 대한 상반된 주장 속에서 부모들은 갈등할 수밖에 없다.
-7장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어요! 198쪽
휴직을 해보니 뭐든지 지나치면 소용이 없고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구나 생각해요. 아이를 키우는 것뿐 아니고 삶 자체가. 적당히 할 수 있다면 적당히 일하고 아이를 돌보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전처럼 풀타임으로 아침 6시에 애들 실어 나르고 밤에 들어와서 밥하고 책 한 권 못 읽어주고 먼저 잠들고 놀 시간도 없고 이런 것보다,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돌볼 수 있으면 차라리 그게 더 나한테도 아이한테도 도움이 될 거예요. ‘헬리콥터맘’처럼 너무 들여다보는 것도 아이한테 안 좋고 나한테도 힘든 일이고, 그렇다고 아이를 보지 않고 풀타임으로 밤늦게까지 일하면서 마음은 ‘정말 사랑해, 양보다 질이야, 하루에 30분만 잘 보면 돼’라고 하는 건 아닌 거예요.
-8장 일하는 엄마와 살림하는 엄마의 끙끙앓이, 인터뷰, 258쪽
목차
프롤로그
지금, 엄마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나 4
1장 산후조리원, ‘엄마’를 찍어내다 15
엄마 노릇의 첫 교육장
김보성
모유수유 캠프, 육아상품 박람회 / 산후조리의 상품화, 산후조리원의 등장 / 육아 소비 세계에 발 딛다 / 강도 높은 모성 이데올로기 / 고통을 말해선 안 되는 모유수유 / 모유에서 분유, 다시 모유로 / 소비하는 엄마로 거듭나라는 ‘교육’ / 스스로 정하는 행복한 엄마 노릇
2장 ‘나’와 ‘엄마’ 사이에 가로놓인 산후우울 39
여성 스스로의 언어로 이야기해야 할 때
안미선
산후우울증, 떠도는 이야기 / 가족을 파괴하는 무서운 병? / 출산율 증가에만 맞춰진 대책 / 사회문화적인 산후우울증 /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본 산후우울 / 산후우울을 설명하는 왜곡된 언어들 / 엄마로서 홀로 책임져야 하는 문제들 / 사회적 돌봄과 지원의 부재, 여전한 성별 분업 / 산후우울, 다양한 목소리로 바뀌다
[인터뷰] “내가 세상에 혼자 남겨진 느낌이 들어요” 70
결혼과 함께 찾아온 우울증 / 내가 괜찮다니까 정말 괜찮아 보여? / 난 한 번도 만족스럽지 않았어 / 아무도 못 찾는 곳에 숨어버릴 거야
3장 전문적으로 키우고 있나요? 85
유아용품 광고가 만드는 ‘완벽한 아이’ 신화
김향수
육아도 과학이다 / 임신의 다른 이름, 퍼펙트 베이비 프로젝트 / 육아과학과 과학적 모성 / 육아과학의 전도사가 된 엄마들 / 아이에게 성장 단계별 제품을? / 불안감을 조장하는 광고에 흔들리지 않기
4장 도시에서 아이 키우기 107
모성을 틀 짓는 공간의 문제
김보성
아이를 데리고 갈 데가 없다 / 모성을 틀 짓는 도시라는 공간 / 돈으로 산 놀이 공간 ‘키즈카페’ / 자투리땅조차 없는 거대한 아파트촌 / 도시에서 아이 키우기
5장 엄마가 깐깐할수록 아이는 건강해진다? 125
엄마 혼자 짊어진 ‘가족 건강’의 책임
김향수
방사능 괴담 / 위험사회와 신경질적인 주부들 / 과학사회 논쟁에 뛰어든 엄마들 / 유해 화학물질로부터 아기를 지켜라! / ‘탄광 속 카나리아’ 소리에 귀 기울이기
[인터뷰] “엄마가 잘못해서 아이가 아픈 게 아니야” 146
24시간, 365일 풀가동 / 아토피의 시간을 견디다 / 서울을 떠나 산에 들어가다 / 엄마와 아이는 다 연결되어 있다 / 나를 변화시키려고 온 아이
6장 아기는 언제나 이벤트 중 161
상업적 프로젝트가 된 아기 의례들
김향수
엄마인가, ‘사생팬’인가 / 사진 대중화와 가족사진 / 성장앨범과 돌잔치 시장 / 엄마표 DIY로 비용은 줄고 일은 늘고 / 의례에서 부모 사랑의 증표로 / 지금 이 순간을 놓칠 수 없다 / 힘겨운 엄마 노릇을 인정받는 장
7장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어요! 187
유아기까지 드리운 조기교육 경쟁
김향수
인적자원이 되어버린 아이들 / 자녀의 입신양명을 책임지다 / 유아기까지 내려온 고질적 사교육 문제 / 불안과 죄책감이 키우는 교육 시장 / 조기교육이냐, 적기교육이냐 / 모성의 덫, 끝나지 않는 엄마 역할
[인터뷰] “내가 불안해서 사교육을 시킨 거예요” 213
다른 애들보다 늦다는 한마디로 시작된 일 / 취학 전에 사오천만 원을 사교육비로 쓰다 / 이런 게 필요한 게 아니었구나 / 학교 가서 상처받지 말라고 그랬던 건데 / 비교할 수 없는 삶들
8장 일하는 엄마와 살림하는 엄마의 끙끙앓이 231
‘이상적 어머니’와 ‘이상적 노동자’ 신화에 갇힌 엄마들
김보성
일하는 엄마의 딜레마 / 살림하는 엄마가 빠진 덫 / ‘이상적 어머니’라는 환상과 어머니 찬양 또는 비난 / 풀타임 엄마인 동시에 풀타임 노동자 / 여성을 짓누르는 ‘이상적’ 규범을 넘어
[인터뷰] “육아도 삶도 균형이 중요해요” 249
내 새끼를 내가 왜 못 키우냐! / 워킹맘의 아킬레스건 /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돌볼 수 있다면 / 죽기 살기로 쫓아다닌 부모교육 / 아이는 평생 자라야 하니까
에필로그
엄마들은 이미 투쟁 중 265
참고문헌 270
미주 2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