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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충격 모든 것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원제 : Present Shock: When Everything Happens Now

더글러스 러시코프 저 | 박종성, 장석훈 역 | 청림출판 | 2014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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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5210152 / 384쪽 / 665g / 153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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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앨빈 토플러 ‘미래의 충격’을 잇는 세계적 미디어 이론가 더글러스 러시코프의 현대사회에 대한 통찰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20세기 마지막을 ‘미래주의’가 장식했다면 21세기는 ‘현재주의’가 지배할 것이다! 미국 주요 언론 매체가 한목소리로 격찬한 화제의 신간 모든 것이 라이브이고 실시간이며 현재진행형이다! “우리 시대에는 변화의 가속화 그 자체가 하나의 기본적인 요소를 이루고 있다.” 1970년 출간된 앨빈 토플러의 《미래의 충격》(원제: Future Shock)은 이렇게 시작된다.... 앨빈 토플러 ‘미래의 충격’을 잇는 세계적 미디어 이론가 더글러스 러시코프의 현대사회에 대한 통찰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20세기 마지막을 ‘미래주의’가 장식했다면 21세기는 ‘현재주의’가 지배할 것이다! 미국 주요 언론 매체가 한목소리로 격찬한 화제의 신간 모든 것이 라이브이고 실시간이며 현재진행형이다! “우리 시대에는 변화의 가속화 그 자체가 하나의 기본적인 요소를 이루고 있다.” 1970년 출간된 앨빈 토플러의 《미래의 충격》(원제: Future Shock)은 이렇게 시작된다. 현대사회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기념비적 저작인 이 책에서 토플러는 미래에 예상되는 기술적ㆍ사회적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개인과 사회가 적응하지 못하고 엄청난 충격에 빠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앞을 내다보고 새로운 트렌드를 예상하는 일에 익숙해진다면, 변화 앞에서 크게 충격을 받는 일이 줄어들 거라고 주장한다. 그로부터 43년. 저명한 미디어 이론가 더글러스 러시코프는 《미래의 충격》의 연장선상에서 현대사회를 진단하고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이 책 《현재의 충격》(원제: Present Shock)에서 러시코프는 사회가 과거의 순간이나 미래의 순간보다 지금 이 순간의 일시성에 크게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트위터, 이메일 그리고 이른바 실시간 기술의 변동 덕분에 우리는 끝없이 이어지는 ‘현재’ 속에서 살아가게 됐다. 24시간 연결 상태를 유지하며, 동시다발적인 자극에 대응하고, 순간적인 결정에 집중하다보니 앞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우는 능력이 퇴화되고 있다. 디지털 자아와 아날로그 육체의 불일치로 인해 우리는 새로운 불안 상태에 빠져들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현재의 충격이다. 오늘날의 우리는 미디어가 양산해내는 과거와 미래가 혼재된 정보 속에서 철저하게 현재의 경험에 집중하며 살아간다. 저자는 이런 ‘현재주의(presentism)’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어 새로운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한다. 서사 구조를 갖춘 콘텐츠가 사라지고,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하면서 디지털 분열이 생겨난다. 시간을 초 단위로 잘게 쪼개 활용하며 무모한 시도를 계속한다. 다양성이라는 명목 하에 종합적인 현상 해석을 시도하지만 비슷한 결과물이 재생산되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판타지가 범람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현재주의의 폐해를 심층 진단하고, 현재주의가 작게는 일상에서부터 크게는 전 세계적으로 어떻게 혼란을 가중시키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인간관계를 조정하고, 정치 행위를 하며, 미디어와 교류해 나가야 할지 논한다. 이 책은 지난해 영미권에서 출간된 직후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관해 깊이 있게 다뤘다’는 평가와 함께 주요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이 책을 두고 “우리가 그 절반만 알고 있는 것의 나머지를 온전하게 파악하게 해주는 아주 귀한 책”이라 평했으며, 미국의 저명 서평지 〈북리스트〉는 “환영받지 못하는 미래에 기습당하기 전에 시간과의 관계를 전면 재설정하라며, 정신이 번쩍 들게 해주는 모닝콜 같은 책”이라고 말했다. 어떤 소설보다 강력한 흡인력을 지닌 이 책은 현실의 시간 속에서 인간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통찰의 결과물이다. 마셜 매클루언 상을 수상한 저명한 미디어 이론가 러시코프는 미디어, 기술, 문화를 주제로 저술과 강연에서부터 다큐멘터리 제작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뉴욕대학과 뉴스쿨에서 강의하고 있는 그는, 《현재의 충격》을 비롯하여 국내에도 번역되어 널리 알려진 《통제하거나 통제되거나》와 《미디어 바이러스》 등의 저자이기도 하다. 바이럴 미디어(viral media),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소셜 화폐(social currency)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미디어 흐름과 디지털 문화를 명쾌하게 읽어온 그는 신간을 낼 때마다 주목받고 있다. 대중 계몽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제1회 닐 포스트먼 상을 받았으며 《당신의 지갑이 텅 빈 데는 이유가 있다》로 마셜 매클루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양한 이력을 통해 알 수 있듯, 러시코프는 전문적인 학자라기보다는 미디어 이론가나 언론인에 가깝다. 그가 쓴 책이나 글 또한 학술 서적이나 연구 논문이라기보다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특집 기사 같은 느낌과 재미를 준다. 정통 학자가 아닌 신분에다, 한 가지 분야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인접 학문들을 두루 원용하면서 자신의 논지를 전개한다는 점 때문에 러시코프의 글은 매우 자유롭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구체적이고 재미있다. 《현재의 충격》 역시 어렵지 않고 딱딱하거나 추상적이지도 않다. 러시코프는 이 책에서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부터 롤플레잉 게임, 좀비 소설, 월가 점령 운동, 시차 피로, 인터넷 매시업, 레이 커즈와일의 수확 가속의 법칙까지 표면적으론 서로 무관해 보이는 여러 개념들을 솜씨 좋게 연결하며 글을 풀어간다. 그는 기술의 진보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과제는 물론, 그것이 영원히 계속되는 현재 속에서 문화와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의 칼날을 들이민다. 서사가 사라지고 리얼리티쇼가 넘쳐난다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전통적인 서사를 흡수하는 능력을 잃게 됐는지를 기술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무엇으로 그것을 대체했는지 말한다. 한 줄로 꿰어지는 이야기를 하려면 시간이란 요소가 필요하다. 시간 개념이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야기를 할 것이며 중요한 의미를 담아낼 것인가? 전통적인 줄거리가 없다면 대중문화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을까? 대서사가 없다면 정체적 논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러시코프는 숱한 대중문화 콘텐츠와 다양한 사례, 뜻밖의 통찰을 통해 각 분야에서 서사의 몰락 과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 보인다. 모든 것이 서사 구조를 갖추고 있었을 때는 TV 광고조차도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고 시청자들은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그 해결 수단이 된 제품을 선전하는 형식이었다. 좋은 광고란 적어도 광고업자의 관점에선 일관된 서사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시청자들은 그런 광고를 외면한다. 그것에 지루해하기보다는 화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시청자들은 ‘내가 믿지 않는 누군가가 내 구매 욕구를 자극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광고가 미처 나가기도 전에 채널을 돌려버린다. 저자는 서사 구조를 갖춘 콘텐츠의 빈자리를 현재 진행 상태에 초점을 맞춘 리얼리티 TV가 채우고 있다고 말한다. 이 대목에서 미국의 인기 TV 만화 시리즈 〈심슨 가족〉을 사례로 소개한다. 미국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페이소스를 담고 있는 〈심슨 가족〉은 영화나 TV 드라마 등 다른 양식의 미디어를 패러디하는 구성을 띠고 있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호머의 서사시에서 영웅들의 행적을 배웠다면 우리에겐 〈심슨 가족〉의 호머 심슨이 있다고 말한다. 심슨은 흐르지 않는 무한한 현재에 체류하고 있으나 시청자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심슨 가족〉은 서사에 까다로운 시청자에게 비서사적 방식으로 전통적인 스토리가 제공해온 만족감을 채워준다. 뉴스 보도에서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오늘날 세상은 24시간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뉴스로 모두 연결돼 있다. 이 책에 따르면 1980년대에 시작된 ‘CNN 효과’, 즉 24시간 실시간 보도로 인해 정치인들은 현재 충격을 겪고 있다. CNN의 출범으로 시청자들은 전국 네트워크 방송사들이 세심하게 다듬어 깔끔한 결말이 있는 스토리로 바꿔놓은 뉴스를 받아보는 대신,

저자 소개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하였으며 캘리포니아 예술 대학교(Cal Arts)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저술, 강연, 라디오 논평, 다큐멘터리 제작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동하고 있는 탁월한 미디어 이론가이다. 『사이버리아(Cyberia)』, 『미디어 바이러스(Media Virus)』, 『카오스의 아이들(Playing the Future)』, 『당신의 지갑이 텅 빈 데는 이유가 있다(Coercion)』, 『거꾸로 본 혁신적 발상(Get Back in the Box)』, 『보이지 않는 주인(Life Inc.)』 등 미디어와 사회를 주제로 한 10여 권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했다. 대중 계몽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제1회 '닐 포스트먼 상'을 받았으며, 『당신의 지갑이 텅 빈 데는 이유가 있다』로 '마셜 맥루언 상'을 수상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사이버 문화 이론가 가운데 한 명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그는 뉴스나 소문을 마치 바이러스처럼 급속도로 유포하는 온라인 소셜 네트워킹 수단이나 환경을 가리키는 ‘바이럴 미디어(viral media)’, 소셜 네트워크상의 대화와 소통을 주도하는 농담, 스캔들, 가십 같은 온라인상의 화제를 비유한 ‘소셜 화폐(social currency)’,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와 함께 자라 신기술에 익숙한 젊은이를 지칭하는 ‘스크린에이저(screenager)’ 같은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현대 미디어의 흐름을 명쾌하게 읽어 왔다. 

미국의 공영방송 PBS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프런트라인」에서 ‘디지털의 나라’, ‘설득자들’, ‘쿨한 것들의 상인’ 등의 다큐멘터리를 직접 제작했다. 《데일리 비스트》와 《아서 매거진》의 고정 칼럼니스트이며 《뉴욕타임스》와 《디스커버》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NPR과 WFMU에서 라디오 논평을 진행하며, ABC 뉴스, 시사 풍자 프로그램 「콜버트 리포트」 등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바 있다. 

뉴욕 대학교와 뉴 스쿨에서 강의를 했으며, 실험적 뮤직밴드인 ‘사이킥TV’에서 키보드를 연주하는가 하면, 연극과 영화를 연출하고 연극의 무술 안무가로 일하기도 했다. 현재 아내 바버라, 딸 메이미와 함께 뉴욕 주에 살고 있다. 

역자 소개

번역가. KBS 라디오 PD.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KBS 라디오 PD로 일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외서를 번역해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생각의 탄생》《인간생태보고서》《감각의 매혹》《경제학이 풀지 못한 시장의 비밀》《마케팅의 교묘한 심리학》《천재의 탄생》《안녕하세요, 기억력》《유쾌한 크리에이티브》등이 있다.

책 속에서

190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가던 날 밤, 무언가 변한 것이 있었다. 미래를 향하던 모든 것이 수그러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미래에 대한 경도가 점점 더 현재를 굳건히 버티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세상이 어디로 향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지금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금융 분야를 예로 들면, 투자의 미래가치가 현재가치보다 덜 중요하게 된 것이다. 뉴밀레니엄에 들어선 지 10주 정도 지났을 무렵, 기술중공업 중심의 미래 지향적인 나스닥 증시가 5100포인트를 넘는 사상 최고치를 갱신할 때 주요한 변화도 정점에 이르렀다. 장세가 기울기 시작했고 다시 회복되지 않았다. 닷컴 거품에 그 문제의 원인을 돌리긴 하지만, 장세 약화는 현재 잘 돌아가는(아닐 수도 있지만) 디지털 기술과 아무 관련이 없었다. 모든 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로부터 현재가치로의 대규모 사회적 이동과 관련이 있었다. 사람들은 미래로부터 시선을 거두면서 현재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미래에 구현될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일은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언젠가’보다 오늘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화제주(話題株)에 대한 얘기, 즉 왜 그 주가가 오를 것인지에 대한 근거 대기보다 지금 현재의 실제 가치가 더 중요해졌다. 지금 현재, 내 주식 가치는 어떻게 되는가? 내가 지금 보유하고 있는 건 어떤 주식인가? 지금 현재 내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어떻게 되는가? _pp.23∼24

디지털 기술과 달리 아날로그 기술은 우리를 일시적으로 붙잡아둔다. 책이나 두루마리에서 보면 과거는 우리 왼편에 있고, 미래는 우리 오른편에 있다. 책에서 지금 읽고 있는 부분을 기준으로 선형적 시간상에서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가늠한다. 낱장의 쪽으로 이루어진 책이 두루마리보다는 좀 더 순차적이긴 하지만, 컴퓨터 화면과 비교하면 둘 다 시간 지향적이다. 맥락 혹은 타임라인상의 위치와 관계없이 프로그램의 어떤 화면이 됐든 지금 우리가 열어보는 화면이 디지털의 관점에서는 현재다. 블로그상에서 미래는 화면상에서 오른쪽에 있지 않고 임시 저장된 포스트 형태로 위쪽에 놓여 있다. 그리고 과거는 왼쪽에 있는 게 아니라 예전 포스트들과 함께 아래쪽에 놓여 있거나 아니면 하이퍼텍스트 링크로 이어진 다른 화면에 놓여 있다. _pp.163∼164

유기적 흐름과 유기적 흐름과 디지털 과정을 구분 지으면 적절한 타이밍이 올 여지는 생기고 적절치 못한 실수를 범할 여지는 줄어든다. 루시가 작업대에서 미친 듯 초콜릿을 포장하는 유명한 텔레비전 장면처럼, 우리는 문자가 오는 대로 그리고 일이 주어지는 대로 일일이 답하고 처리하려고 한다. 그러다 결국 루시처럼 엉뚱한 곳에서 일을 엉뚱하게 망쳐놓고 만다. 지메일에선 잘못 보낸 메일을 몇 분 내에 발송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기능이 있다고 해서 시간을 쪼개 서둘러 답을 하고 시그널보다 노이즈를 더 많이 만들어내는 짓까지 멈추게 할 순 없다. 댓글란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은 생각의 속도보다 손놀림이 빠른 사람들이며 단지 이 토론을 다시 찾아와 볼 짬이 없음을 알기에 오히려 무언가를 끼적거리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단 댓글에 누군가 링크를 걸거나 리트윗을 할 수 있기에 사람들은 더 많은 댓글을 달게 되고, 결국 댓글 달기는 이메일을 열어보는 것만큼이나 강박적인 행동이 된다. 존경받는 저명인사라는 사람들이 트위터에 정말 무의미한 잡생각들을 올리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시간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시간을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텐데 왜 그러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애슈턴 커처와 같이 대중문화의 단순성을 체현하고 있는 배우가 문득 생각 없이 올리는 포스트가 자신의 대중적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우리로서도 잠시 숙고할 여지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두 순간이나마 카이로스에 따라 살아야 할 것이다. _pp.171∼172

흐르는 정보와 저장된 정보를 뒤섞어 처리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 그런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디지털 환경에선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의 정보와 활동들을 겉보기에 다름이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래서 우리는 전자책이나 논문을 읽을 때도 마치 트위터 스트림이나 페이스북 업데이트 목록을 볼 때처럼 쓱 일별하고 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식이기에 긴 글을 읽을 때도 골자만 잡아내고자 빠르게 훑고 지나간다. 그러나 골자는 행간에 깊이 스며 있으므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서두르다보니 우리는 심오한 사고를 우리의 기억 체계 가운데 일시적인 것을 담당하는 영역으로 몰아넣게 되고 결국 숙고라는 것을 할 수 없게 된다. 선형적으로 길게 이어지는 과정을 흐름의 한순간으로 압축하고자 한다는 의미에서 우리는 과도하게 태엽 감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혹은 우리는 헛되게도 트위터 피드를 따라잡으려고 한다. 마치 놓치고 못 본 텔레비전 연속극을 챙겨 보듯 어제 날짜의 트윗을 보려고 한다. 그러나 트위터는 흐름 자체로 받아들여질 필요가 있다. 사람들의 살아 있는 흐름이자 그 적정성 여부는 순간순간의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그런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트위터란 스포츠 중계방송 중에 문제가 되는 장면을 바로 돌려보기 해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늘어놓거나, 속보로 전해진 교내 총격 사건을 두고 불안한 마음을 나누거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시위에 대해 연대의 목소리를 내거나 혹은 시위대에게 경찰이 지키고 있는 장소를 알려주는 등의 것이다. 지나간 트위터를 따라잡는 것은 어제의 주식시세 라이브 스트리밍을 밤새 지켜보고 있는 것과 같다. 그것들이 지닌 가치는 ‘현재’에 있었다. 그 ‘현재’란 지금의 시점으로 보자면 ‘그때’인 것이다. _p.201

피드백과 반복의 세계, 프랙털이 기반하고 있는 주기적 순환 과정의 세계로 가보자. 정상적 상황이라면 피드백은 누군가가 행한 것에 대한 반응을 의미할 것이다. 그것은 계곡에 대고 소리를 지를 때 되돌아오는 메아리 같은 것이고, 생소한 것을 알려줬을 때 학생들의 얼굴에 떠오르는 야릇한 표정 같은 것이며, 새로 나온 비료를 뿌린 후에 거두게 되는 수확량 같은 것이다. 우리는 행동을 하고 피드백을 얻는다. 그리고 이 피드백을 가지고 다음에는 어떻게 조절하고 적응해야 할지 파악한다. 화살을 쐈는데 과녁 중심의 왼쪽에 박히면 다음에는 중심에서 오른쪽을 겨냥해 시위를 당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매 순간 조정을 하며 우리와 과녁 사이에 생긴 피드백 순환회로를 다시 돌린다.
피드백이 유용해지기 위해서는 우리가 행한 것과 그것이 초래한 결과 사이에 일정한 시간 간격이 존재해야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났고 무엇을 조정해야 하는지 파악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현재주의 세계에서는 이 피드백 회로가 너무 촘촘하다. 피드백이 너무 빨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마이크를 쥐고 있는데 갑자기 스피커에서 찢어지는 소리가 나는 상황을 누구나 경험해봤을 것이다. 이때 어떻게 해야 그 소리가 멈출지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다뤄야 하고 제어해야 할 피드백의 모습이다. 정상적인 경우, 마이크는 우리의 음성을 수음해 그것을 확성 스피커에게 전달한다. 그러나 우리가 이 스피커와 지나치게 가까운 위치에 있으면 마이크가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게 되고, 이 소리(소음)는 다시 증폭되어 스피커로 되돌아간다. 바로 이 순간에 마이크는 또다시 증폭된 소음을 받아들여 다시 증폭시킨 뒤 스피커로 되돌려 보내고, 또다시 이 소리는 마이크로… 다시 스피커로… 다시 마이크로… 이렇게 반복된다. 반복되는 각 단계에서 소리는 증폭을 거듭하고 수천 번 이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무한하면서도 즉각적인 피드백 회로가 내는 합성되고 혼란스런 비명을 듣게 된다. _pp.285∼286

목차

목차
1장 무너진 서사
서사의 붕괴 / 거대 담론 / 현재주의 대중문화의 탄생 / 가차 없는 현실 / 실시간 보도: CNN 효과 /
리얼리티를 점령하라 / 무한게임
2장 디지털 분열: 헤어짐은 쉽지 않다
시간은 기술이?다 / 시간생물학 / 속도의 조절 / 찰ㅋ가하는 사이의 공간 / 무인 폭격기 조종사가 /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
3장 태엽 감기: 짧은 영원
시간 속박 / 흐름과 저장 / 매시업과 메이크업 / 지금 구매하세요 / 시간은 돈이다 / 더욱 강조되는 현실 세계
/ 감아올리기
4장 프랙털 강박: 피득백에서 패턴 찾기
피드백 회로: 비명의 분석 / 혼돈의 관리 / 존재하거나 존재하기
5장 대재앙
좀비와 인간 / 인간성을 넘어 / 이 바보야, 중요한 건 정보라고 / 오래된 모든 것은 다시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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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참고문헌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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