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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7440395 / 432쪽 / 432g / 129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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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민란의 시대, 주인공 다래는 동학의 창시자 최제우를 따르지 않고 왜? 민란의 주역 이필제를 선택했는가 한 인간의 삶은 죽음으로 설명된다. ‘삶의 완성’은 죽음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다래는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와 함께 순교殉敎의 길을 걷지 않고 민란의 주역 이필제와 함께 고난의 길을 택한다. 다래는 오직 ‘행위만이 구원’이라는 믿음이었다. 민란의 한복판에서 동학 창시자 수운 최제우대신사 순교 140주년, 갑오동학혁명 120주년을 맞는 올해 다래와 같은 여인을 만나게 된 것은 이 책이 주는 선물이다. 【작가의 ... 민란의 시대, 주인공 다래는 동학의 창시자 최제우를 따르지 않고 왜? 민란의 주역 이필제를 선택했는가 한 인간의 삶은 죽음으로 설명된다. ‘삶의 완성’은 죽음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다래는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와 함께 순교殉敎의 길을 걷지 않고 민란의 주역 이필제와 함께 고난의 길을 택한다. 다래는 오직 ‘행위만이 구원’이라는 믿음이었다. 민란의 한복판에서 동학 창시자 수운 최제우대신사 순교 140주년, 갑오동학혁명 120주년을 맞는 올해 다래와 같은 여인을 만나게 된 것은 이 책이 주는 선물이다. 【작가의 말】 ‘삶의 완성’은 죽음이다. 주인공 다래가 어떻게 죽느냐, 즉 어떤 가치, 어떤 의미를 위하여 죽느냐 하는 것은 이 소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이냐 하는 것과 직결된다.(…) 주인공 다래는 수운 최제우와 함께 순교로 성녀聖女의 길을 걷지 않고, 여러 지역에서 반란叛亂을 도모하다가 비참하게 목숨을 버리는 이필제李弼濟의 길을 걷는다. 이필제의 반란은 성공하지 못하고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다. 반란의 한 축을 이루며 살던 다래의 목숨도 그렇게 마감되었을 것이다. 내가 그런 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행위만이 구원’이라는 나름의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책속으로 추가 246~247쪽 훈장은 낙관적인 사람이었다. “병법에도 있는 얘기야. 적의 적은 이 편이라는 말이 있어. 우리가 동학을 궁지로 몰아넣었으니 저들은 살아남으려면 도리 없이 우리와 손을 잡고 민란을 일으키는 수밖에 길이 없게 되었네. 우리가 원해서 그리 된 것은 아니지만 결과가 그리 되었으니 잘된 일이다, 그 말이지.” “맞습니다.” 둘러선 장정들이 동의했다. 훈장은 힘을 얻었다. “놈들이 쫓아오기 전에 밤을 도와 용담으로 가야겠어. 부딪쳐 보는 거지, 뭐. 일이 안 돼도 죽기 밖에 더하겠는가.” 목숨을 던지고 나니 만사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기왕 죽은 몸이니, 그 말이 지닌 힘이 예사롭지 않았다. “여보게, 자네는 이미 신사 어른과 구면인 데다 이번 거사에서 동학의 도를 기치로 내걸자고 제안한 사람도 자네니까, 우리보다 한 발 앞서 가서 그쪽의 형편을 살펴보고 가능하면 우리를 받아주도록 설득해 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331~332쪽 대신사는 오열嗚咽하고 있었다. 흐느낌이 문 밖에서도 들렸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촛농이 방바닥에 길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문득 바람인지 뇌성인지 웅얼거리는 소리가 있었 다. 대신사는 고개를 들었다. “공중에서 들리는 소리는 상제님 당신입니까?” “우매愚昧한 인생이로다, 자네는.” “예. 저는 우매한 인생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을 살려주십시오.” “그래서 우매하다는 것이다. 사람의 목숨을 살리고 죽이는 일을 어찌 함부로 하려는 것이냐?” “죽이는 일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살리는 일은 상제님의 일이 아니더이까?” “흠, 그 아이를 꼭 살리고 싶으냐?” “그러하옵니다, 상제님.” “조건이 있다.” “어떤 조건도 좋습니다.” “네 목숨을 내놓거라.” “예?” “그것 봐라. 싫으면 없던 일로 하자꾸나.” “싫지 않습니다. 다만 조금 놀랐을 뿐입니다.” “당장 네 목숨을 거두어 가겠다는 것은 아니다. 나의 일을 세상에 홍포弘布하기 위해서는 밑거름이 필요하다. 너의 목숨이나 저 아이의 목숨을 밑거름으로 쓰려는 것이다. 택하 라.” “저의 목숨을 가져가십시오.” “그렇게 하마. 이제 백지를 펴고 내가 내린 부도符圖를 받아라.” 412~413쪽 “신사님.” 다래는 살아 있는 사람에게 하듯 말을 했다. “추운 날씨에 거기 그렇게 계시면 어떻게 해요. 몸은 어디에 버리시고 목만 따로 나와 계신건가요. 오늘 약을 드려도 잡술 수가 없잖아요.” 대신사는 대답이 없었다. “아,” 다래는 가슴을 쥐어뜯었다. 이대로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왜 혼자 가십니까? 남겨진 우리는 어떻게 살라하고 홀로 가신 것입니까? 그러나 대신사의 머리는 말이 없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문도들이 부모상을 당한 것처럼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우는 문도의 수는 처음에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으나 해거름에는 수백 명으로 늘어나고 밤이 되자 수천 명이 장대에 꽂아 걸어놓은 대신사의 머리 아래에서 울부짖으며 몸부림쳤다. 밤이 가고 새벽이 되었으나 매달린 머리 앞에서 우는 무리의 수는 줄지 않고 늘어만 갔다.
【작가의 말】
‘삶의 완성’은 죽음이다. 주인공 다래가 어떻게 죽느냐, 즉 어떤 가치, 어떤 의미를 위하여 죽느냐 하는 것은 이 소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이냐 하는 것과 직결된다.(…)
주인공 다래는 수운 최제우와 함께 순교로 성녀聖女의 길을 걷지 않고, 여러 지역에서 반란叛亂을 도모하다가 비참하게 목숨을 버리는 이필제李弼濟의 길을 걷는다. 이필제의 반란은 성공하지 못하고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다. 반란의 한 축을 이루며 살던 다래의 목숨도 그렇게 마감되었을 것이다. 내가 그런 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행위만이 구원’이라는 나름의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22~23쪽
“최 아무개라는 자가 자신의 도를 동학東學이라 하고 한울님과 접신接神을 했다 하니 한울님은 상제이니 동학은 곧 무속巫俗이라 할 것이고, 근래 동방의 어진 범절을 흩뜨리고 있는 천주학쟁이들의 서학 또한 한울님과 접신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으니 서학과 동학은 동근同根이라 동학은 곧 서학이니 이번 범죄는 동학의 무리가 저지른 것이오. 알겠소?”
“예.”
알 턱이 없었으나 일단 대답해놓고 형방은 상대하기 싫은 영장 앞에서 물러났다.
26~27쪽
입속에서 가만히 중얼거렸는데 그 소리를 들었는지 신사님이라는 남자가 필제에게 눈길을 던졌다.
“자네는 도적 같이 생겼구만.”
“잘 보셨습니다. 나는 세상을 훔치러 왔습니다. 한데 선생 또한 빈손으로 거들먹거리는 형용形容이 도적 같은데 대체 무엇을 훔치려 하십니까?”
“나는 하늘을 훔쳤다네.”
“하늘?”
필제가 반문하자 신사는 한 번 더 확인해 주었다.
“그렇지. 하늘을 훔쳤어.”
“하늘을 어떻게 훔칩니까?”
“허공을 비틀어 매듭을 짓고 끌어오지.”
“그렇게 하늘을 끌고 와서 어디에 씁니까?”
“사람들에게 돌려주려고 하네. 자네 하늘을 자네에게 돌려주려는 거지.”
“신사님.”
부르는 소리에 살기가 묻어 있어 남자는 흠칫했다.
32~33쪽
필제의 말 속에는 노골적인 비아냥이 묻어 있었다. 스물을 갓 넘긴 나이인데도 구레나룻이 시커멓고 체통이 커서 장년의 사내 같은 중압감을 지닌 필제였으나 신사 앞에서는 한
없이 작아지는 기분이었다. 그것이 스스로 생각에도 불만스러웠는지 말꼬리를 잡자 머리를 쳐들고 나선 것이었다.
“제가 비록 한울님의 목소리를 들을 정도로 도통하지는 못했으나 하늘의 뜻을 헤아려 짐작할만큼은 식견을 갖추었으니 제 갈 길을 가겠습니다.”
“그리 하시게.”
신사라 불리는 최제우도 이 대목에서는 기분이 나빠진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만 일로 노여워하십니까.”
필제는 계속 이죽거렸다. 그런 필제를 향하여 돌아선 신사의 얼굴에는 노여움 같은 것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37~38쪽
필제가 다래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신사님을 도와서 용화세계龍華世界를 이룩하시오. 나는 다른 길로 가서 이승에서 미륵님의 후천개벽後天開闢을 앞당겨 보겠소.”
“오해 마세요. 신사님의 도는 불도佛道의 용화세계가 아니라,”
“내가 보기에 그게 그거요. 조상 적부터 내려오던 신도神道가 분명하나 신도가 이루고자 하는 것도 결국은 미륵 부처님의 용화세계일 뿐이고, 천주학天主學에서 말하는 천당天堂 또한 그게 아니겠소? 나는 성질이 급하고 마음이 갑갑해서 그런 세상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만들어야겠소. 그러니 좋은 세상 오거든 우리 부부의 연으로 다시 만납시다. 알겠소?”
다래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부부가 된 기분이었다.
85쪽
“자네를 북접 주인北接主人으로 삼으니 아무쪼록 이 일을 감당하라.”
“북접 주인라니요?”
최경상이 반문했다.
“우리 도가 남도지방에 그칠 것이 아니라 북으로 땅 끝까지 전파되어 창생을 구제할 것인즉 그 첨단에 자네를 세우는 것이야. 이 운상運上은 반드시 자네가 맡아 나가게 되어
있으니 거절해서도 안 되고 사양하지도 말라. 이후부터 우리도의 일을 통섭하여 나의 가르침을 어기지 말도록 두량斗量해 주기 바라네.”
87쪽
“올봄에 부중에서 사람을 죽이고 도망치다 스승님을 잠깐 뵈옵고 갔던 이필제라는 자가 충청도에서 스스로 황제가 될 운을 타고났다는 참설讖說을 퍼뜨리면서 역모를 꾸미고 있다 합니다.”
“그럴 거라고 짐작했네.”
“그 자가 스승님의 가르침을 비틀어 견강부회牽强附會하고 있다 하니 필시 그 여파가 좋지 않을 듯합니다.”
“그 자도 하늘이 준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야. 너무 걱정들 하지 마시게.”
신사는 태연했다.
227쪽
“대신사 어른께서 민란에 업힐까요?”
“저번에 만나보니 그 양반도 약은 서생書生이라 민란에 업히지는 않을 거야. 그러나 민란이 유리하고 관군이 허약한 기미를 보이면 언제든지 손을 맞잡고 나설 위인들이야. 워낙 그런 자들이야, 그들은.”
“장차의 종기 덩어리는, 나라에서 잡으면 될 것 아니에요?”
“우리 관군이 곧 나라니까. 한데 그 자가 걱정인가?”
“걱정은 무슨. 당신이 다칠까봐 그렇지.”
“팔자네. 걱정 말라고. 그 자의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난 절대로 안 죽을 테니까.”
호오, 다래는 한숨을 쉬었다.
246~247쪽
훈장은 낙관적인 사람이었다.
“병법에도 있는 얘기야. 적의 적은 이 편이라는 말이 있어. 우리가 동학을 궁지로 몰아넣었으니 저들은 살아남으려면 도리 없이 우리와 손을 잡고 민란을 일으키는 수밖에 길이 없게 되었네. 우리가 원해서 그리 된 것은 아니지만 결과가 그리 되었으니 잘된 일이다, 그 말이지.”
“맞습니다.”
둘러선 장정들이 동의했다. 훈장은 힘을 얻었다.
“놈들이 쫓아오기 전에 밤을 도와 용담으로 가야겠어. 부딪쳐 보는 거지, 뭐. 일이 안 돼도 죽기 밖에 더하겠는가.”
목숨을 던지고 나니 만사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기왕 죽은 몸이니, 그 말이 지닌 힘이 예사롭지 않았다.
“여보게, 자네는 이미 신사 어른과 구면인 데다 이번 거사에서 동학의 도를 기치로 내걸자고 제안한 사람도 자네니까, 우리보다 한 발 앞서 가서 그쪽의 형편을 살펴보고 가능하면 우리를 받아주도록 설득해 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331~332쪽
대신사는 오열嗚咽하고 있었다. 흐느낌이 문 밖에서도 들렸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촛농이 방바닥에 길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문득 바람인지 뇌성인지 웅얼거리는 소리가 있었
다. 대신사는 고개를 들었다.
“공중에서 들리는 소리는 상제님 당신입니까?”
“우매愚昧한 인생이로다, 자네는.”
“예. 저는 우매한 인생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을 살려주십시오.”
“그래서 우매하다는 것이다. 사람의 목숨을 살리고 죽이는 일을 어찌 함부로 하려는 것이냐?”
“죽이는 일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살리는 일은 상제님의 일이 아니더이까?”
“흠, 그 아이를 꼭 살리고 싶으냐?”
“그러하옵니다, 상제님.”
“조건이 있다.”
“어떤 조건도 좋습니다.”
“네 목숨을 내놓거라.”
“예?”
“그것 봐라. 싫으면 없던 일로 하자꾸나.”
“싫지 않습니다. 다만 조금 놀랐을 뿐입니다.”
“당장 네 목숨을 거두어 가겠다는 것은 아니다. 나의 일을 세상에 홍포弘布하기 위해서는 밑거름이 필요하다. 너의 목숨이나 저 아이의 목숨을 밑거름으로 쓰려는 것이다. 택하
라.”
“저의 목숨을 가져가십시오.”
“그렇게 하마. 이제 백지를 펴고 내가 내린 부도符圖를 받아라.”
412~413쪽
“신사님.”
다래는 살아 있는 사람에게 하듯 말을 했다.
“추운 날씨에 거기 그렇게 계시면 어떻게 해요. 몸은 어디에 버리시고 목만 따로 나와 계신건가요. 오늘 약을 드려도 잡술 수가 없잖아요.”
대신사는 대답이 없었다.
“아,”
다래는 가슴을 쥐어뜯었다. 이대로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왜 혼자 가십니까? 남겨진 우리는 어떻게 살라하고 홀로 가신 것입니까? 그러나 대신사의 머리는 말이 없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문도들이 부모상을 당한 것처럼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우는 문도의 수는 처음에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으나 해거름에는 수백 명으로 늘어나고 밤이 되자 수천 명이 장대에 꽂아 걸어놓은 대신사의 머리 아래에서 울부짖으며 몸부림쳤다. 밤이 가고 새벽이 되었으나 매달린 머리 앞에서 우는 무리의 수는 줄지 않고 늘어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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