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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46056893 / 408쪽 152 x 223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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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중대한 전환점에 선 오늘의 라틴아메리카가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 수 있는가는 식민성을 똑똑히 인식하고 여기에서 탈피할 식민적 전환(giro decolonial)을 마련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오늘날과 같은 전 지구적 시대에 이 문제는 우리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아메리카 대륙은 발견된 것이 아니라 은폐된 것이다
콜럼버스가 바하마 제도의 어느 섬에 도달해 최초로 뭍에 올랐을 때 근처에는 원주민들이 몇 사람 있었다. 인도로 가는 신항로 개척이라는 원대한 포부로 미지의 바다, 미지의 땅에 뛰어든 그였으니 의당 자신이 도착한 곳이 어디인지 그곳 사람들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이 정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콜럼버스는 우리로서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일을 먼저 했다. 자신이 그 섬을 점유했노라 하는 내용이 담긴 공증 서류를 만든 것이었다.
이 일화는 그 후 아메리카 대륙과 카리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말해주는 예고편 같은 것이었다. 아주 오랫동안 우리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에 도달한 사건을 ‘발견’이라고 불렀다. 그 땅에 버젓이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그 땅의 주인이 그들이라는 사실은 무시되었다. 그래서 엔리케 두셀은 그 사건이 ‘발견’이 아니라 ‘은폐’였다고 규정한다. 아메리카 대륙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은폐하고, 원주민들의 존재를 은폐하고, 이들이 아메리카의 주인이었다는 사실을 은폐했다.
나는 잉카의 마지막 왕 아타왈파이자 그를 죽인 정복자 피사로이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식민성의 기원을 더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3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주정복민과 피지배원주민이라는 이분법의 경계가 희미해졌으며 본국과 식민지, 이주민과 원주민 사이의 부단한 상호영향으로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사회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면에서 페루의 학자 루이스 미요네스(Luis Millones)는 스스로를 정복당한 잉카의 왕이자 그를 살해한 스페인 정복자라고 칭하는 것이다.
우리가 라틴아메리카를 눈여겨보아야 하는 이유
라틴아메리카는 신자유주의의 무차별 공세 속에서도 살아남았고, 이론적 대안을 제시했고, 대항헤게모니를 구축하는 실천적 노력을 병행했고, 이를 통해 신자유주의 헤게모니에 균열을 낸 곳이다.
신자유주의의 첫 번째 실험장으로서 모범 사례가 되기 위해 강도 높은 희생을 강요받은 라틴아메리카는 이에 맞서 멕시코의 사파티스타 봉기, 베네수엘라의 미션, 칠레 교육투쟁, 최근 브라질의 시위까지 신자유주의 해체를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출판사 서평]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연구소는 2008년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인문한국(HK)사업에 선정되어 21세기 인류 역사에서 라틴아메리카가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2년 이미 1단계 연구결과물로 <라틴아메리카의 전환: 변화와 갈등>(상·하)을 출간한 바 있고 이번에 출간하는 이 책 <라틴아메리카의 형성: 교환과 혼종>(상·하) 두 권은 그 2단계 연구결과다.
라틴아메리카에서 다양하게 펼쳐지는 대항헤게모니운동과 다양한 이념적·정치적 기획들이 표출되는 현재 모습의 원인이 지난 30~40년간의 신자유주의의 위기와 아메리카 발견·정복 후 500년간의 근대성의 위기가 중층적·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인식이 1단계 연구결과의 핵심 내용이라면 2단계 연구인 이 책에서는 아메리카 발견·정복 후 500년간의 근대성이 곧 식민성의 다른 얼굴이며, 근대/식민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성립과 성장 진화의 과정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단순히 화석화된 역사를 들추는 것이 아니라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통해 21세기 인류에게 트랜스모더니티의 가능성을 위한 길을 제시한다.
서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페인인은 어떻게 페루에 들어왔는가는 잉카 군주가 남긴 유일한 텍스트, 나아가 아메리카 전체를 통틀어 군주가 남긴 유일한 텍스트, 안데스 원주민이 남긴 최초의 텍스트, 아직 식민통치의 사슬에 얽매이지 않은 독립된 공간에서 탄생한 유일한 텍스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1877년까지 망각의 늪에 빠져 있었으니 단단히 홀대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하권 115쪽)
스페인 독립전쟁 기간 중에 일어난 근대 자유주의의 태동은 ‘구체제’와의 결별을 알리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비록 이 결별이 완전한 것은 아니었지만, 주권재민이라는 새로운 정치 토대가 마련되는 전대미문의 일이었다. 게다가 국가와 국민, 국왕과 의회, 국가와 종교 등 그동안 불문율에 붙여진 대상들에 대해 관계를 새롭게 재정립하려는 시도가 일어났다. 그러한 의미에서 카디스 헌법은 스페인 근대 자유주의의 결정판이자, 국가 체제를 완전히 뒤바꾸는 혁명적인 장전이었다. (하권 290쪽)
인디오 언어와 인디오를 둘러싼 제반 문제에 대한 연구와 정책에의 관심이 계속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그 과정의 초입에 서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그런 점에서 ‘이엥가투(Nheengatu, ie’engatú)’를 아마조나스 주 서웅 가브리엘 다 카쇼에이라 시의 공식언어로서 법적 지위를 부여한 것은 인디오 문제에 관한 건설적인 논의 환경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권 355쪽) 라틴아메리카의 형성: 교환과 혼종(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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