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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서 만나는 신뢰의 즐거움

원제 : TRUST

알폰소 링기스 저 | 오늘의책 | 201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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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7183490 / 276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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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나는 누구인가? ‘진정한 나’를 찾아 떠나는 신뢰로의 여행 알폰소 링기스는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보고 느끼는 것들을 자신의 철학에 녹여내 논리를 펼치는 것으로 손꼽히는 철학자이다. 이번에 출간된 [[길 위에서 만나는 신뢰의 즐거움]]는 특히 사람들은 누군가를 만날 때 진실 된 나를 보이고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나 몸동작, 복장, 그리고 머리 모양 등을 상대하고 있음을 지적하는 데서 시작한다. 즉 우리가 매일같이 마주치는 사람들은 상호간 잘 정의되고 인가받은 행동으로 만들어진 사회 체계... ■나는 누구인가? ‘진정한 나’를 찾아 떠나는 신뢰로의 여행 알폰소 링기스는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보고 느끼는 것들을 자신의 철학에 녹여내 논리를 펼치는 것으로 손꼽히는 철학자이다. 이번에 출간된 [[길 위에서 만나는 신뢰의 즐거움]]는 특히 사람들은 누군가를 만날 때 진실 된 나를 보이고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나 몸동작, 복장, 그리고 머리 모양 등을 상대하고 있음을 지적하는 데서 시작한다. 즉 우리가 매일같이 마주치는 사람들은 상호간 잘 정의되고 인가받은 행동으로 만들어진 사회 체계에서 일정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접촉하는 사람들은 진정한 나 또는 그들과의 만남은 아니다. 물론 그런 경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때의 나와 그들은 모든 껍데기를 벗어던진 진정한 그 무엇, 우리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우리들의 외형을 꿰뚫고 들어왔을 때 발생하며 이때야말로 신뢰가 만들어지는 바로 그 순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누군가를 신뢰한다는 것은 알고 있는 지식을 넘어서 진정한 그에게 의지하는 일이다. 우리는 고향과 공동체를 떠나 한동안 먼 곳에서 지내는 경우 매일같이 낯선 사람들을 신뢰한다.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그가 어떤 부족의 일원인지도, 그가 사회와 자연과 우주 속에서 어떤 부문을 차지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신뢰한다. 사회적으로 잘 정의된 공간을 뛰어넘어 나 자신과 함께 있는 진짜 그들을 곧바로 접촉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저자는 진정한 신뢰를 갖게 될 때 우리 모두는 유일한 실재를 만나고 진정한 나를 볼 수 있다고 얘기한다. ‘나는 누구인가’라고 자신이 혼잣말로 의문을 품고 대답하는 끝없는 물음에 대한 연결고리를 풀어내는 명쾌한 키워드가 바로 신뢰임을 얘기하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이 책에서 지나간 삶의 흔적들과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공포와 용기, 웃음, 성적인 갈망 등이 어떤 점에서 신뢰와 공통점이 있는지를 밝혀낸다. ■신뢰는 죽음과 같은 공포요, 용기이다 알폰소 링기스가 말하는 신뢰에는 심상이나 개념을 꿰뚫고 오간다는 점에서 여러 현상들과 공통점이 있다. 우선 누군가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누릴 때면 위험이라는 요소와 함께 신뢰도 생겨나며, 그 결과 즐거움은 환희의 경계를 향해 치닫는다. 공포를 느낀다는 것은 위험하고 파괴적인 힘을 인식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상상력에 의해 위험의 존재감은 더욱 크게 부풀려지고, 그 결과 공포감은 깊어간다. 일례로 우리가 죽음을 직면하면 나라는 존재의 배경이 되는 것들은 완전히 지워버리고 나의 개별적 존재들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소멸시켜버린다. 하지만 우리 앞에 죽음이 등장하면 우리 자신 깊은 곳 어딘가에서 용기가 솟아오른다. 용기와 신뢰는 심상이나 개념을 대하는 태도의 일종이 아니다. 용기는 우리의 기대, 예상, 희망이 산산이 부서질 때 솟아올라서 단단해지는 힘이다. 솟아오른 용기는 자리를 잡은 후 제 힘으로 자라난다. 그리고 신뢰란 죽음만큼이나 동기를 짐작할 수 없는 어떤 인물에게 의지하게 만드는 힘이다. 낯선 이를 신뢰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신뢰는 웃음이나 성적인 갈망처럼 아찔하고 탐욕스럽다 웃음과 성적인 매력 또한 이미지나 개념, 사물의 이름들을 꿰뚫고 오가는 힘이다. 웃음은 말과 행동에 의미와 목적을 제공하던 미래와의 연결이 끊어지는 순간 터져나온다. 또한 웃음에는 전염성이 있다. 원주민들은 연구하려던 인류학자가 물에 빠져 흙탕물을 뒤집어쓴 채 고개를 들었을 때 그를 지켜보던 원주민들 사이에는 웃음의 물결이 퍼져 나간다. 인류학자는 전파되는 웃음의 힘을 통해 원주민들의 현실적인 존재와 직접성을 느낀다. 그는 원주민들과 함께, 그들처럼 유쾌하게 웃는다. 신뢰는 위기가 닥쳤을 때 웃게 해준다. 무언가를 암시하면 눈을 치켜뜨는 행동, 손가락을 세우고 돌리는 행동, 도발적인 자세 등은 유혹의 수단이다. 그처럼 유혹적인 겉모습에 매료되면 우리는 여러 이미지 뒤에 숨겨져 있는 익명의 동물적인 육체를 관통하고픈 탐욕스런 욕구가 솟구친다. 이런 성적인 갈망은 우리를 괴롭히면서 평범하고도 실용적인 세계의 호소나 간구로부터 우리를 차단시킨다. 즉 이것은 익명성을 띠면서 전염되고, 우리로 하여금 서로에게 솔직하도록 만들어준다. 누군가에게 성적으로 푹 빠지면 한없이 끌려가게 되듯 무조건적인 신뢰도 마찬가지다. 이와 반대로 신뢰에도 성적인 매력이 있다. 그것은 타인의 알 수 없는 핵심에 집착하는 맹목적인 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 소개

SF 작가이자 번역가. 2005년 ‘과학기술창작문예’ 중편 부문, 2014년 SF 어워드 단편 부문 최우수상, 2015년 SF 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각종 지면에 SF 단편 및 연재물을 실었으며 SF 관련 강의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영원의 끝》, 《뉴로맨서》, 《이중 도시》, 《유리감옥》, 《마일즈 보르코시건》, 《링월드 2 링월드의 건설자들》, 《스타워즈 백과사전》 등이 있다.
알폰소 링기스 Alphonso Lingis, 1933~
미국의 대표적인 철학자이자 작가 겸 번역자. 현재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로욜라 대학교를 졸업한 뒤 벨기에의 루뱅 가톨릭 대학교에서 프랑스의 현상학자들인 메를로퐁티와 사르트르에 관한 연구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링기스는 메를로퐁티, 레비나스, 클로솝스키의 저서들을 영어로 탁월하게 번역함으로써 학계에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80년대 중반 무렵 링기스는 경험과 이론을 종합하는 자신만의 철학을 발전시키기 시작한다. 특히 그즈음부터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겪은 다양한 체험들을 자신의 철학에 용해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그리하여 ‘인간의 자유로운 의사결정 행위보다는, 인간이 타자의 호소들과 요구들에 노출되는 현실에서 겪는 사건들·마주침들·대면행위들·접촉들이 인간의 삶을 자극하고 인도하며 지도한다’고 보는 그의 철학은 그의 개인적 체험들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그가 집필한 모든 저서를 관류한다. 이로써 선배 학자들의 성과를 해체하고 변형하여 다르게 사고하고 표현하는 독특한 철학과 문체를 창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저서들로는 『과잉들: 에로스와 문화Excesses: Eros and Culture』(1983), 『죽음에 강박된 주관성Deathbound Subjectivity』(1989), 『학대행위들Abuses』(1994), 『낯선 육체Foreign Bodies』(1994), 『정언명령The Imperative』(1998), 『위험한 감정들Dangerous Emotions』(1999), 『최초의 단독인간The First Person Singular』(2007), 『폭력과 영광Violence and Splendor』(2011)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지식이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에 대한 믿음, 또는 증거가 있고 증명이 가능한 조리 있고 일관된 설명에 대한 믿음을 낳는다. 반면 신뢰는 믿음만큼 강력하지만 지식으로부터 발생하지는 않는다. 무언가를 신뢰하는 사람은 부분적이나마 불분명하게라도 알 수 있는 것들만, 혹은 모호하고 잘 알 수 없는 것들만 신봉한다. 신뢰는 상대의 말이나 행동이 이해 불가능하거나 동기나 생각을 알 수 없을 때 생성되는 것이다.
자신이 신뢰받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 길을 잘 알고 있다. 주기적으로 여행을 했고, 바로 어제만 해도 그 길로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비가 내리면 산길이 무너지고, 어제 건넜던 길도 오늘은 다를 수 있다는 것 역시 안다. 자신이 모르는 것도 많다는 것을 안다. 그는 자신을 신뢰하기 때문에 미지의 상황이 닥쳤을 때 대처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리고 지식보다는 자신에 대한 신뢰에 더 의지한다. 누군가가 그를 신뢰하기 시작하면 그 신뢰는 더 많은 신뢰를 만들어낸다. 다른 사람이 그를 신뢰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힘은 자신에 대한 그의 신뢰를 내부적으로 지배적인 힘으로 만들어주며, 불안함과 망설임을 날려버리게 만든다.
신뢰는 두 사람을 더 튼튼하게 연결해준다. 신뢰는 점점 더 강해지고 중독성이 심해지는 에너지다. 자발송이 강을 건너 멀어지는 모습을 볼 때, 나는 저녁 내내 내가 아는 언어를 통해 인생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은 것보다도 그를 훨씬 더 잘고 있다고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pp. 96~98 <타이푼> 중에서

게릴라의 인원은 14명이었다. 그 아수라장 속에서 인질이었던 대법관 한 사람이 심장마비로 죽었다. SWAT 부대원 30명은 살해당한 게릴라들의 시체를 둘러싸고 각 구당 머리에 한 발씩 확인사격을 했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언론 카메라 앞에서 훼손된 시체를 당당하게 밟고 올라섰다. 시체들은 군 기지로 운반되었다가 기록도 남기지 않고 알려지지도 않은 장소에 매장되었다.
그런 일이 있기 하루 전에 네스토르 세르파 카르톨리니가 아홉 살짜리 아들에게 남겼던 편지가 발견되었다. 네스트로의 아들은 처지를 동정한 프랑스 인 덕분에 페루에서 빠져나가 프랑스로 이주할 수 있었다. 편지의 내용은 이렇다.
나는 네가 꿈꾸던 그대로 엄마가 감옥에서 나오고, 네가 엄마를 다시 만나서 어루만지고 엄마와 함께 놀고 엄마의 품에 안길 수 있기 전까지는 이 일본인의 건물에서 절대로 나가지 않을 것이다.
-pp. 138~139 <순수의 노래> 중에서

다른 사람을 염탐하면서 웃음을 참을 수 없는 경우, 그 웃음은 우리 몸을 뚫고 나가 무책임하고 자유분방한 충동과 함께 퍼져나간다. 우리는 지저분한 농담을 주고받는다고 해서 더 뛰어난 사람이 될 수도 없고 탐욕스러운 충동과 분리될 수도 없다. 그런 행위는 우리를 감각적인 본성에 푹 빠지게 만든다. 우리는 웃음을 통해 서로에게 투명해진다. 터져나오는 웃음은 당신이나 나 개인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웃음은 조약돌을 호수에 던질 때 발생하는 물결처럼 퍼진다. 개인의 구별은 그 물결 속에 녹아버리는 것이다.
육체의 기능과 진지함에서 육체 자체를 떼어낸 다음, 타인의 노곤하고 흥분된 몸에 그 육체를 풀어놓는 욕망은 바로 몸이 터뜨리는 웃음이다. 성적인 흥분상태에서 오는 몸의 떨림과 발작적인 반복과 몸이 움찔거리는 반응과 부조리한 쾌감은 육체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육체 안에서 터지는 웃음이다. 문을 잠그고 장막을 치는 것은 그런 웃음이 금지되지 않고, 나뉘지도 않고 온전히 남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오르가즘은 일반화된 신체의 웃음들이 모이는 소용돌이이다.
-p. 160 <사랑 중독자> 중에서

"이 건축물은 견고한 석조 위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하늘에서 내려온 금빛 둥근 지붕이 허공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건축물의 세부 전체는 믿기 어려운 기술로 공중에서 결합되어 있고, 서로 분리된 채 공중에 떠서 옆 구조물에 살짝 걸쳐져 있으며, 하나의 작품처럼 단일한 최상급의 조화를 이루고, 관람객이 일부분을 자세히 보려고 머무르게 내버려두지 않고 각각의 세부 구조 전체가 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 눈을 잡아끈다. 그 결과 관람객의 시선은 전체의 원형 구조들을 계속해서 따라다니게 된다." 바깥에서 보면 돌로 된 산이지만 안에서 보면 그 물질성이 사라진다. 이곳에서는 부피와 무게가 현실성을 상실한다. 물리성은 표면적인 것으로 바뀌는 것이다......
하기아 소피아는 공간의 신성함 속에서 물질성을 부정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그 공간은 정확한 경계가 없으며 광대하고 빛을 발한다. 번쩍이는 표면도 공간을 한계 짓지 않는다. 방문객이 이처럼 희미하게 빛나는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광대하다는 인상은 점점 짙어지며, 마침내 그는 자신이 하늘에 떠 있는 신성한 원형 공간에 들어와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하기아 소피아는 지상에 있는 모든 것들이 결국은 영광을 되찾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숙명을 지녔다는 통찰을 제시한다. 하기아 소피아는 물질이 번쩍이는 빛과 광채로 변신하는 장소이다.
"이런 작품을 완공할 수 있을 만큼 나를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들어주신 전지자를 찬양하고 숭배하라." 유스티니아누스는 하기아 소피아를 바치며 경이에 차서 선언했다. "솔로몬이여, 내가 당신을 이겼나이다!"
-pp. 177~178 <이해> 중에서

카이로에 갔을 때 수단에서 피난 온 와엘이라는 젊은이를 만났다. 그는 자신이 사는 곳으로 나를 데려갔다. 그곳은 광활한 불모지로서 도시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수세기 동안 모아 놓은 장소였다. 그 지역은 풀 한 포기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이 심했다. 카이로에서 가장 궁핍한 사람들이 그곳에서 오물을 이용해 벽돌과 그릇을 만들고 있었다. 그곳에는 물과 젖은 점토를 담아 둘 수 있는 구덩이들이 맞붙어 있었고, 벽돌공과 도공들 자신은 쓰레기 더미 속에 파놓은 굴 속이나 진흙으로 벽을 세우고 녹슨 철판을 주워다가 덮은 오두막집에서 살고 있었다. 오두막들의 위아래에는 진흙 벽돌을 굽는 가마가 있었고 그곳에서 흘러나온 검은 연기가 그 지역을 낮게 떠다니고 있었다. 마치 도시 문명이 멸망하고 난 뒤 새 출발하는 장소 같아 보였다. 그들은 사방에서 오물과 직면하고 있었고, 그들의 움직임도 그 안에 사로잡혀 있었으며, 그들의 시선과 감각도 그 안에 갇혀 있었고, 그들의 생각도 어쩔 수 없이 지상에 종속되어 있었다. 나는 그들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곁눈질만 했다. 언론을 통해 접했던 것처럼 그들의 외국인에 대한 적대적인 시선을 느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잘 사는 외지인이 그들의 집과 궁핍함을 보고 있을 때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핍박받는 자들의 증오를 느꼈기 때문이다.
-p 252~253 <탈주> 중에서

목차

목차
머리말
아라오유안
노리아의 노래
파사드
미지의 지성
고리들
옛 병원
타이푼
상파울루
남자
편지
순수의 노래
아디스아바바
사랑 중독자
이해
무시무시하고 신비로운 연회
소멸했던 종교의 회?귀
랄리벨라
부두
탈주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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