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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틴 마이 러브

시리즈 :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3]

양호문 저 | 자음과모음 | 2014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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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430449 / 280쪽 140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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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정의의 이름으로』 『악마의 비타민』 작가 양호문 신작 열여섯 예쁘고 풋풋하고 슬프고 가슴 시린! 세상에는 운명적인 만남이 존재한다! 슬프고도 가여운,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만남! 온 영혼을 다해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이 있었는가? “열여섯 살 어린 소녀의 순수하고 애절한 사랑에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꼴찌들이 떴다』로 블루 픽션상을 수상한 양호문 작가가 청소년 강연을 통하여 만난 십대들에게 읽고 싶은 소설을 요청 받아 쓴 작품이다. 불치병에 걸린 십대 소년, 소녀들의 영혼을 담은 첫사랑 이야기. 어른들 ... 정의의 이름으로』 『악마의 비타민』 작가 양호문 신작 열여섯 예쁘고 풋풋하고 슬프고 가슴 시린! 세상에는 운명적인 만남이 존재한다! 슬프고도 가여운,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만남! 온 영혼을 다해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이 있었는가? “열여섯 살 어린 소녀의 순수하고 애절한 사랑에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꼴찌들이 떴다』로 블루 픽션상을 수상한 양호문 작가가 청소년 강연을 통하여 만난 십대들에게 읽고 싶은 소설을 요청 받아 쓴 작품이다. 불치병에 걸린 십대 소년, 소녀들의 영혼을 담은 첫사랑 이야기. 어른들 세대에서 아직도 존재하는 지역감정의 골도 순수한 감정으로 눈 녹듯 녹이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눈물과 감동을 일으킨 소년 소녀의 사랑 이야기가 한 송이 꽃처럼 피어난다. 중학생 소현은 살이 3kg나 빠졌다며 기뻐하고, 친구인 희정과 선아와 만나 수다를 떨고 노래방에 가서 스트레스도 푸는 평범한 학생이다. 그런데 수학시간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더니 결국 그 자리에 쓰러진다. 그리고 병원에서 전이성 악성 뇌종양 판결을 받는다. 수술 때문에 머리를 밀어야만 하는 소현을 위해 친구 희정과 선아는 빡빡머리를 하고 병원을 찾아와 소현을 위로한다. 전자기기도 사용할 수 없고, 외출과 면회가 통제되는 특수병실에서 반복되는 검사와 치료로 점점 지쳐가는 소현. 결국 자살 시도까지 생각하게 되고 부모님의 걱정에도 아랑곳없이 짜증만 늘어간다. 어느 날 엄마를 졸라 밖으로 나간 소현은 우연히 마술쇼를 구경하다 자신이 들고 있는 과자를 무심코 집어 먹는, 어디선가 본 듯한 눈빛의 소년과 만난다. 그리고 매점 앞에서 다시 만난 소년의 이름은 ‘민혁’. 경상도 김천에서 병간호 해줄 작은어머니가 계신 전라도 전주의 병원까지 오게 되었다. 소현과 민혁은 비슷한 처지에서 만나, 가끔 산책을 하기도 하고, 서로를 위로하면서 점점 호감을 갖게 된다. 병 때문에 만남이 자유롭지 못한 둘은 밤중에 몰래 만나기도 하고, 병원을 빠져나와 돌아다니다 불량배를 만나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남아 있는 짧은 시간 정말 아름다운 추억을 만든다. 민혁과 소현의 병세는 점차 악화되어 가지만 서로를 걱정하고 위하는 두 사람의 감정은 애틋하게 깊어만 간다. 결국 세상을 떠난 후에도 남아 있는 가족, 친구들에게 경상도와 전라도, 동서 화합의 장을 마련하며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 독자 감상평 예쁘고, 풋풋하고, 슬프고, 가슴 시린 러브 스토리! 우리에게 잔잔한 울림과 뉘우침을 주는 사랑 이야기! 어른들은 아직 ‘덜 자랐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행동을 시시하고, 의미 없고, 하찮은 일로 여긴다. 하지만 나이, 지역감정, 병마 등 다른 어떤 외부적 조건에도 흔들리지 않고 감정에 충실한 채 직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쩌면 진짜 삶의 의미와 맞닿아 있는 게 아닐까? 우리 학생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 김보라(전주 신일중 국어교사) 예쁘지만 너무 힘든 사랑 같았다. 읽으면서 계속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의 의미도 느꼈다. 또한 우리나라의 고질병인 동서 지역감정의 병폐도 읽혔다. 그 지역감정 때문에 소현과 민혁의 사랑이 더욱 빛나 보였다. 이 땅에서는 슬픈 사랑을 했던 두 사람이 부디 하늘에서는 즐겁고 행복한 사랑을 하길 바란다. - 손예지(충북 보은고 2학년)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소설이다. 두 주인공의 만남부터가 독특했는데 결말 또한 전혀 예상 밖이었다. 읽고 난 뒤에도 오랫동안 가슴이 울렸다. 감동이 한참이나 밀려왔다. 그리고 소년 소녀의 귀엽고 순수한 사랑의 메시지 외에 작가가 전해주는 2차적인 메시지도 의미심장했다. - 박현우(서울 명덕고 1학년) 예쁘고도 슬픈 사랑 이야기. 로미오와 줄리엣의 만남처럼 소현과 민혁의 만남도 어떤 운명적인 힘이 작용한 것이었다. 그들의 가슴 설레는 만남과 애틋한 사랑은 동경을 자아냈다. 나의 마음속에 아름답게 간직될 것 같다. - 정미화(서울 화원중 2학년) 슬프지만 순수한 사랑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다. 친구들도 읽고 가슴 찡함을 느껴봤으면 좋겠다. - 김규환 (서울 신화중 2학년) ■■ 작가의 말 몇몇 학교에 초청 강연을 가서 생기발랄한 십대 학생들을 많이 만나보았다. 그들 중에 적지 않은 학생이 러브 스토리를 써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마 하고 선뜻 약속을 했다. 하지만 막상 집필을 하려니 망설여졌다. 러브 스토리? 너무 진부한 소재에 뻔한 이야기가 될 거라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게다가 기존의 유명한 사랑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약속을 저버릴 수가 없어서 자료부터 수집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고전인 『춘향전』부터 시작해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투르게네프의 『첫사랑』, 에릭 시걸의 『러브 스토리』등을 다시 읽고 한국 영화는 물론 미국 영화와 일본 영화까지 수십 편 보았다. 또 로맨스 만화도 여러 권 살펴보았고 직접 목격도하고 듣기도 한 이야기도 생각해냈다. 그러고 났더니 차츰 이야기의 아우트라인(outline)이 잡혔다. 십대들의 풋풋하고, 상큼하고, 예쁘고, 그러면서 애틋하고 슬픈 사랑 이야기를 쓰되 무언가 다른 색깔과 새로운 메시지를 넣자고 마음 먹었다. 작년 9월부터 시작해서 올 2월 집필을 마치고, 3월초에 출판사에 원고를 넘기고 나서도 다섯 차례나 수정 보완을 한 기간까지 합치면 집필 기간이 1년이 넘었다. 그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우리 십대 중반 남녀 학생의 사랑 이야기에 빠져 즐거웠다.

저자 소개

본명 孫暘昊. 1960년에 충북 보은 출생. 청주 석교초등학교 졸업. 강원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철구조물 생산회사, 농산물 유통회사, 서적 외판원, 편의점 운영, 입시학원 강사 등 다양한 일을 하면서 많은 세상살이를 경험했다. 이런 특이한 이력 덕분에 양호문 작가의 글에는 서민들 삶의 애환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글을 쓰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후회할 것 같아 문학에 끈질기게 구애하여, 마침내 2000년 중편소설 「종이비행기」로 제2회 허균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2008년 제2회 블루픽션상 수상작품인 청소년소설 《꼴찌들이 떴다!》로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발표한 작품으로는 중편소설 「겨울 허수아비」, 「호수와 노인」 등, 장편 동화 《가나다라 한글 수호대》, 청소년 소설 《달려라 배달 민족》, 《웰컴 마이 퓨처》, 《정의의 이름으로》, 《악마의 비타민》, 《식스틴 마이 러브》등이 있다. 현재 춘천의 소양강변에서 밤낮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전업 작가의 삶을 살고 있다. 


 

머리말

몇몇 학교에 초청 강연을 가서 생기발랄한 십대 학생들을 많이 만나보았다. 그들 중에 적지 않은 학생이 러브 스토리를 써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마 하고 선뜻 약속을 했다. 하지만 막상 집필을 하려니 망설여졌다. 러브 스토리? 너무 진부한 소재에 뻔한 이야기가 될 거라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게다가 기존의 유명한 사랑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약속을 저버릴 수가 없어서 자료부터 수집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고전인 『춘향전』부터 시작해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투르게네프의 『첫사랑』, 에릭 시걸의 『러브 스토리』등을 다시 읽고 한국 영화는 물론 미국 영화와 일본 영화까지 수십 편 보았다. 또 로맨스 만화도 여러 권 살펴보았고 직접 목격도하고 듣기도 한 이야기도 생각해냈다. 그러고 났더니 차츰 이야기의 아우트라인(outline)이 잡혔다. 십대들의 풋풋하고, 상큼하고, 예쁘고, 그러면서 애틋하고 슬픈 사랑 이야기를 쓰되 무언가 다른 색깔과 새로운 메시지를 넣자고 마음 먹었다.
작년 9월부터 시작해서 올 2월 집필을 마치고, 3월초에 출판사에 원고를 넘기고 나서도 다섯 차례나 수정 보완을 한 기간까지 합치면 집필 기간이 1년이 넘었다. 그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우리 십대 중반 남녀 학생의 사랑 이야기에 빠져 즐거웠다.

책 속에서

“그래! 자, 준비! 하나! 둘! 셋!”
지혜의 구령이 끝나자마자 소현이, 희정이, 선아는 동시에 털모자를 벗었다. 그러자 지혜가 먼저 깜짝 놀랐다. 마치 못 볼 것을 보았다는 표정이었다. 엄마도 크게 놀라 눈동자가 주먹만 해졌다. 하지만 소현이는 눈물이 글썽이는 눈으로 아무 말 없이 희정이와 선아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희정이와 선아 역시 눈물 고인 눈으로 소현이의 머리를 살폈다. 세 사람은 그렇게 잠시 서로의 머리를 바라보다 마침내 와락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옆에서 지켜보던 엄마와 지혜의 눈가도 촉촉이 젖었다. 울음은 한참 동안 계속되었다.
희정이와 선아 둘 다 빡빡머리였다. 소현이까지 치면 세 명이 다머리카락을 완전히 밀어 여승이나 다름없었다. 강가의 둥근 돌처럼 반질반질했고 보석처럼 은은한 빛이 나기도 했다. (본문 63쪽)

“어렸을 때 친구들이랑 거의 매일 이 은행나무 밑에서 어울려 놀았어. 재밌게 놀다가 이 밑가지에 이렇게 매달리곤 했었지.”
소현이 왼쪽 은행나무의 수평으로 뻗은 가지를 두 손을 들어 움켜잡았다. 까치발을 하고서도 키가 모자라 껑충 뛰어서였다. 잡자마자 갑자기 몸을 솟구치는가 싶더니 두 다리를 나뭇가지에 턱 걸쳤다. 두 다리의 오금을 가지에 걸쳐 머리와 등을 밑으로 향하게 한 자세였다. 소현의 돌발행동에 민혁이 놀라서 바짝 다가갔다.
“어어! 위험해! 그러지 마!”
“괜찮아.내가 이거 친구들 중에서 제일 잘했어. 사실 이거 해보고 싶어서 이리로 온 거야!”
그 말을 마침과 동시에 소현은 아예 나뭇가지를 잡은 두 손을 놓아버렸다. 그리고 머리와 등을 쭉 펴고 두 손까지 직선으로 내렸다. 이제 오금만 이용해 거꾸로 매달린 자세가 되었다. 민혁이 기겁을 해 더 가까이 다가갔다. 소현을 잡으려고 두 팔을 쭉 펼쳤다.
“아냐! 그대로 둬! 이렇게 거꾸로 세상을 보면 세상이 다 뒤집어져 보여. 마치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 같아. 오빠도 나처럼 해봐!”
“나는 못해!”
“이렇게 흔들흔들하면서 보면 더 재미있어! 저 산들이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그러거든. 그리고 한참 이러고 있으면 자신의 미래를 볼 수도 있다고 그랬어, 예전에 동네 언니들이. 그래서 우린 더욱 세게 흔들곤 했었지. 하하!”
소현은 거꾸로 매달린 자세로 몸을 흔들기까지 했다. 민혁은 너무 조마조마해서 간이 콩알만 해졌다. 그것도 모르고 소현은 더세게 몸을 흔들었다.
“안 돼!”
떨어질까 겁이 난 민혁은 반사적으로 소현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 순간 둘의 눈길이 정확하게 마주쳤다. 눈길은 한 뼘밖에 안 되는 아주 가까운 거리였다. 잠시 서로의 눈동자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현과 민혁의 눈동자 속에는 잔잔한 호수가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아주 깊고도 맑은 호수였다. 너무 맑아 눈이 부셨다. 소현은 스르르 눈을 감았다. 민혁이도 살며시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 채 서로의 호수를 향해 조금씩 조금씩 다가갔다. 숨소리가 나지막이 들렸다. 곧 부드럽고 따스한 입술이 살짝 맞닿았다. 마치 자목련 꽃잎이 입술에 떨어져 내린 듯한 느낌이었다. 소현과 민혁의 입맞춤을 축복하려는 듯 멀리 서편하늘에 저녁놀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고운 분홍빛이었다. 은행잎 하나가 공중을 날아 땅에 떨어지자 소현이도 나뭇가지를 놓고 땅으로 내려와 바르게 섰다. 손가락 끝으로 입술을 살며시 만져보았다. 노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첫 키스였다. 오 초가 될까 말까 한 짧은 입맞춤이었다. 꽃잎에 스쳐간 봄바람 같았다. 조금 창피했다.얼굴이 화끈거렸다. 세상에! 원숭이처럼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 첫 키스를 하다니? 완전 몽키 키스였네! 엄마 아빠는 함박눈이 내리는 겨울 날 나무 벤치에 앉아 로맨틱한 첫 키스를 나눴다는데. 돌아보니 너무나도 황당하고 우스웠다. 하지만 싫지 않았다. (본문 196~198쪽)

“여태껏 나는 누군가를 온 영혼을 다해 사랑해본 적이 있었던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 뒤 고개를 가로젓곤 했어! 과거의 기억을 모조리 꺼내 펼쳐보았으나 찾을 수가 없었거든. 온통 무의미하게 스쳐 지나간 만남들뿐이었지. 진정성이 결여된 가식적인 만남들만 빼곡하더라고.”
그 말을 하고 나서 홍 간호사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 희정이와 선아는 휴지로 눈물을 닦고 서로의 손을 잡았다. 소현이 생각에 자꾸 눈물이 고였다. 목청을 가다듬고 난 홍 간호사가 안정된 목소리로 다음 말을 이었다.
“친구인 너희들에게 이런 말을 하기는 뭐하지만 소현이의 병은 애초에 가망이 거의 없었어! 좀 과장해서 말하면 병원에서 여러 실험도 하고 수익도 올리려고 잡아둔 것에 불과하지! 치료를 꾸준히 하면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 억지로 생명을 더 연장시킬 수는 있었겠지만……. 본인이 모든 치료를 거부하더라고. 민혁이를 따라가기로 결심했던 거지!”
그 말을 듣자 희정은 소현이가 어쩌면 민혁이를 만나기 위해 그 병원에 입원을 한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명적인 만남. 슬프고도 가여운,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만남을 위해.
“민혁이는 좀 달라! 그 애 병은 확실한 치료약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약이 있으면 뭐해? 수입을 중단해서 환자에게 쓸 수가 없는데. 뭐 수입을 계속했다고 해도 원체 고가의 약이라 그 애 집이 엄청난 재벌이라면 몰라도. 희정아, 선아야, 너희 너무 슬퍼만 하지 말고 소현이와 민혁이를 위해 뜻있는 일을 좀 해보지 않을래?”
(본문 248~249쪽)

“선생님, 무서워요!”
“괜찮아! 무섭기는 뭐가 무서워? 좋은 일 하자고 가는 건데.”
“그쪽 사람들은 왜 이쪽 사람들을 그렇게 싫어할까요? 이쪽 사람들은 또 그쪽 사람들을 무조건 싫어하고.”
“그러게 말이다. 서로 상대 지역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병적으로 고착되어 이젠 망국병이 되었어! 그 어느 불치병보다도 더 무서운 병이야! 이렇게 된 데는 정치인들이 자기들 이익을 위해서 일부러 조장한 측면도 없지 않지. 올 연말에 있을 대통령 선거 때 틀림없이 또 크게 불거질 거야. 어쩌면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구불구불 이어진 국도 변에 색색으로 피어난 꽃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눈으로는 창밖 풍경을 보고 귀로는 채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희정은 연신 고개를 끄덕거렸다. 인터넷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서로에 대한 비하, 비난, 비방, 중상, 모욕 등의 사례를 듣자 전적으로 공감이 되었다. 정말 보통 중병에 걸린 게 아니었다.
“특히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말조심을 해야 되는데 생각 없이 막말을 해대니. 그 고질병이 고쳐지지 않는 한 우리나라 미래는……. 고치려는 의지만 있으면 고쳐질 수 있을 텐데, 그 의지가 없는 것 같아!”
“하긴 우리 엄마 아버지도 우선 지역을 따지더라고요. 선아, 너네는 안 그래?”
“우리도 비슷해! 어떤 땐 나도 그러는 걸 뭐!”
“너희들도 어려서부터 그런 분위기에 젖어 살아서 그래! 나 역시 마찬가지고.”
가뜩이나 마음이 무거운데 기분 좋은 이야기가 아니라서 희정은 더욱 우울해졌다. 시선을 높여 하늘을 보았다. 같은 색깔의 하늘이 사방으로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도경계선을 지나서도 똑같은 색깔 똑같은 모습이었다. 도로변의 꽃들도, 산도, 들도 매우 닮은 모습이었다. (본문 253~254쪽)

목차

목차
제3교시
이집트 미라
반짝이 시스터즈
꿈속의 천사
과자 도둑
슬리퍼 데이트
할리웃 염소
첫 키스
너에게로 가는 길
식스틴 마이 러브
모두가 사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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