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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꽃 아래서 2

시리즈 : 등꽃 아래서 [2]

이금조 저 | 가하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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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6478842 / 388쪽 130 x 1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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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눈물로 차오른 달이 기울고 창백한 별들이 밤을 건너면 새벽이 오겠지요. 짙푸른 서리가 내리고 매운 삭풍도 지나가면 머나먼 봄이 오겠지요. 봄날의 꿈을 꾸어요. 흔들리는 등꽃 너머 당신과 함께 거니는 오랜 꿈. 나는 보랏빛 꿈속에 잠겨 봄을 기다려요. 저 등꽃 아래서.

저자 소개

글을 쓰는 것은 꿈꾸는 것과 같다.
나는 가슴 설레는 꿈을 꾸는 중이다.


저서 《바람의 딸》, 《등꽃 아래서》


 

책 속에서

“지금 질투하는 건가?”

“질투라니요? 그런 흰소리나 할 생각이면 저리 비켜요.”

몸을 돌려 떠나려는 파사를 이리하가 재빨리 붙잡았다. 뿌리치려는 그녀의 팔을 단단히 움켜쥔 그는 고개를 숙였다.

“내가 원하는 여자는 단 하나뿐이고, 난 그녀가 아니면 누구도 필요 없어. 내가 너 외에 다른 여자의 손길을 참을 것 같나?”

그의 긴 눈매가 둥근 선을 그리며 휘어진다고 생각한 순간 따뜻한 것이 입술에 닿았다.

파사의 숨이 멎었다.

거칠고 딱딱할 거라 생각했는데 마주 닿은 입술은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고작 입술이 닿는 것뿐인데도 온몸이 결박된 듯 움직일 수 없었다. 살며시 누르는 입술은 애틋할 만큼 다정했다. 조심스레 그녀의 입술을 머금은 이리하의 얼굴이 너무 가까워서일까.

두근.

갑자기 귓가에 심장소리가 울렸다.

입맞춤은 생각했던 것처럼 역겹거나 끔찍하지 않았다. 강제적인 몇 번의 경험으로 참을 수 없는 통증만 유발하던 그 행위가 지금은 묘한 울렁거림과 생소한 떨림을 가져왔다.

맞닿은 입술이 뜨거워서 자신이 그대로 녹아버리지나 않을까 두려우면서도 뿌리치고 싶지 않았다.

감정이 고스란히 흘러드는 것 같은 입맞춤이었다. 감정 따위 읽지 않아도 상대가 얼마나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었다.

“나를 사랑해.”

“뭐라고요?”

“이제부터 날 사랑하라고.”

이리하는 똑바로 그녀와 눈을 맞추며 천천히 되뇌었다.

“대신 날 네게 주지. 내 마음과 목숨, 혼까지도. 네가 원하면 무어라도 주겠다.”

그녀는 사랑을 할 수 없다.

누구도 그녀에게 사랑을 원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의 몸만을 원할 뿐이다.

하사신 황자조차 그녀의 사랑을 기대하진 않았다.

“……난.”

목이 바짝 말라버린 듯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말을 잇지 못하는 파사를 바라보며 이리하가 다시 한 번 웃었다.

“괜찮아. 얼마든지, 평생이라도 기다려줄 테니까. 그러니 언제든 내게 오기만 하면 돼.”

어처구니없는 말을 달콤한 밀어처럼 들리게 만드는 이상한 사람. 분명히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아는데도 왜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까. 파사는 떨리는 손끝을 힘주어 움켜쥐었다.

이건 진짜가 아니다. 그녀는 연혼 외에는 사랑할 수 없는 존재였다. 감정이 말라버린 그녀는 자신의 연혼조차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직은 괜찮다. 그저 그의 마음을 얻는 이 작은 유희에 지나치게 열중해버린 것뿐이니까.

하지만 사랑하라고 억지를 쓰는 이 사내가, 뇌물 대신 자신을 주겠다는 그 말이 싫지 않았다.

 

목차

목차
11장.
12장.
13장.
14장.
15장.
16장.
17장.
18장.
19장.
20장.
21장.
22장.
23장.
혜 치백의 미망(未忘)
숨겨진 이야기
작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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